장미의 노래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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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아가 되던 날
그날, 내가 달려간 병원에서, 아버지는 너무 달라진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언제나 강하던 아버지, 언제나 차갑던 아버지, 누구에게나 두려움을 주었던 아버지…
그 분은 얼굴에 영화에서나 보던 산소마스크를 쓰고서 힘겹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가늘게 뜬 눈과 파리하게 꺼져들어간 볼은 마치 한 달을 굶은 사람의 얼굴같았다.
나는 고등학교 1학년이었고, 사태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심지어, 처음에 나는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이 정말 내 아버지인가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을 정도이니까.
아버지의 침대곁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늘 아버지의 곁을 지키던 우람한 덩치의 불곰형도 없었고, 웃으면 뺨에 난 상처가 묘하게 비틀리며 나를 겁나게 했던 솔개형도 없었다.
아버지의 곁에 선 남자는 내가 처음보는 키 크고 덩치가 좋은 사람이었다.
아버지보다 나이가 좀 많은 것 같았고, 턱이 네모져서 멋잇게 보였다.
아버지나 나나 둘다 얼굴의 선이 가늘고 체형이 마른 편이라, 나는 균형잡히게 덩치가 좋은 사람들을 보면 늘 부러워 했었다.
두 사람은 내가 들어온 줄도 모르고 낮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니, 주로 그 아저씨가 뭔가 이야기를 했고, 아버지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였다.
“그래, 네 식구들은 다 끝장난 것 같다. “
“. . . “
“웅이도, 솔개도… 아마 죽었을거다. 아니더라도 어디 한군데는 잘라졌을거야. 살아있기만 한다면… “
“면목... 없수… “
“이야기 하지 마라. 넌 지금 무조건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야. “
“. . . “
“도대체 어떻게 된거냐? 상우 놈, 아무리 개잡종이라지만 그래도 너한테까지 이렇게 할 줄은… 그 전갈 새끼, 어디까지 막가자는 거냐? “
“그만… 두슈… 내가… 약해서… 그런 건데, 뭐… “
“아니야, 내가 아무리 이 바닥 떠났다지만 이 꼴은 더 이상 못봐주겠다. 내 이새끼 가만 두지 않을 거야. 내 동생들 다 불러 모아서라도 이놈하고 사생결단을 내고 말 테다. 제놈이 아무리 독종이든, 악종이든 간에… “
“흐흐… “
“왜 웃는 거냐? “
“형님이… 언제부터 그렇게 나를… 좋아한 건지… 우욱!”
아버지는 말하는 도중에 크게 기침을 하며 몸을 웅크렸다.
그때에야 비로소, 나는 아버지의 몸을 칭칭 감은 붕대를 알아볼 수 있었고, 그 붕대사이로 온통 배어나오는 핏물을 보았다.
그때서야, 나는 내 아버지가 저렇게 다쳐 누워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으아아! “
나는 비명을 지르며 울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침대곁으로 달려갔다.
아버지는 힘겹게 눈을 떠 나를 바라보았고, 아저씨는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달래려 애를 썻다.
“자, 자… 얘야. 아빠는 괜찮을거야. 걱정할 필요 없다. 울지 말고 나가있어라. 응? “
“놔두슈, 형님… “
아버지가 힘겹게 손을 들어 내 머리에 얹었다.
그리고는 띄엄띄엄 말을 이었다.
“혀, 형님… “
“그래, 말해라. 아니, 네 아들은 일단 내보내자. 그리고 우리 둘이서 이야기하자, 응? “
“놔둬요, 아마… 이 녀석이 내 목소릴 들을 수… 있는 건 지금 뿐 일거요…”
“그, 그래도… “
“형님… 나한테 빚진 거… 기억하우… ? “
“으응? 빚? “
“형님… 오래 전에 수정이 놔줄 때… 그 때… 나한테… 쿨럭! “
아버지는 다시 핏물을 뱉아냈고, 온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저씨는 당황해서 아버지를 부축하며 침대에 기대 눕혔고, 나는 머릿속이 마구 헝크러져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뜻도 제대로 모르면서 멋내기로 듣고 다니던 NIRVANA의 노랫가락이, 커트 코베인의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고 있었다.
“그래, 기억하지. 기억하고 말고. 지금 갑자기 그건 왜 묻는 거냐? “
“내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 한테 남은 사람이… 없수… 이렇게 살았으니… 의리도, 우정도…부탁할 사람도… 친한 사람도… 아무도… “
아버지는 다시 배를 움켜쥐고 부들부들 떨었다.
한참 후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 때 아버지의 뱃속은 제대로 이어져 있는 것이 없었다고 했다.
그 상황에서 말은 고사하고 숨쉬기도 고통스러웠을 거라고, 보통 사람이면 신음소리도 힘들어서 못냈을 거라고…
그래도 아버지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내 머리를 잡은 손에 조금 힘을 주었다.
“그저 딱 하나… 형님 한테… 빚 준거 하나… 오직 그거 하나밖에… “
“그래, 걱정마라. 내가 무어라도 들어준다. 그러니까 우선은 쉬어라. 네 몸이 낫고 나면 내가 너 도와주마. 상우놈한테 이자까지 붙여서 복수하자. 그놈 계집들을 모두 회를 쳐서… 흠흠. “
아저씨는 말하는 도중에 나를 생각해내곤 헛기침을 해댔다.
“난 이제 틀렸수… 그래서… 형님한테 짐 하나… 부탁하고 가려우… “
아저씨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고, 나도 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채고선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우와앙! 안돼요 아버지! 안돼요, 죽으면! “
아버지는 아주 조금 손을 움직여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형님… 미안하지만… 정말 미안하지만… 이놈 좀 키워주슈… “
“이, 이놈… 지금 그걸 말이라고… 네 새끼 네가 키워야지, 누구한테 맡기는 거냐? 어서 털고 일어나서 네 새끼 거둬야 할 거 아니냐? “
“흐흐… 난… 도저히 안될 거 같아… 그러니까 형님… 나한테 빚 진거… 그거… 염치없지만… 이놈 좀 맡기는 걸로… 부탁… “
“이, 이놈아… “
아저씨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나는 무어라 말을 못하고 그저 울며 아버지의 손에 머리를 맡기고 있었다.
“혀, 형님… 약속, 약속… 나한테 지금 약속해… “
“그래 이놈아. 내가 약속하마. 네 자식 내가 키워주마. 걱정마라. 내가 약속한다. 내가 약속한다… “
“흐흐… 그, 그거 알우? 혀, 형님은… 마음이… 너무 약해… 다른 놈들 모두 내가 이꼴 되니까… 상우놈한테 밉보일까봐… 얼굴 한번 안보이는데… 형님만 이렇게… 흐흐… “
“이놈아, 그러니까 평소에 그렇게 독하게 살지 않았어야지. “
“후, 후회는 없수… 나는… 내가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대로… 살았으니까… “
“그래, 안다. 내가 안다… “
“그, 그럼… 염치없지만… 이놈… 형님 한테… “
“그래, 알았다. 걱정말고 이제 쉬어라. 넌 안죽어, 이놈아. 금새 털고 일어나서 네 자식 손잡고 병원 나갈거야. “
아버지는 버둥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나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신아… “
“예, 아버지… “
“너 한테… 어떻게 살아라고… 말하진 않는다… 그저, 그저… “
“아버지… “
“무얼 하든지… 나중에 커서 무얼 하든지… 믿을 수 있는 사람 하나만… 그게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다… “
“… 네. “
“나는 그렇지 못했어… 그 결과가 지금 이렇다… 비참하게 죽어가는 거야… “
“아빠, 죽지 말아요… “
“상우 놈은… 그게 비록 계집들이라도… 그런 년들이 셋이나 있었어… 목숨을 맡길 정도로… 믿을 수 있는 년이 셋이나… 크으윽! “
나는 아버지가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지금 아버지를 이렇게 만들어 놓았다는 것은 알 수 있었고, 온 몸을 타고 오르는 적개심에 몸을 떨었다.
“후후… 좋은 눈 이다… 아무래도 너는… 나 같은 길을 걸을 것 같아… “
“이놈, 무슨 소릴 하는 거냐? 이놈은 어엿하게 대학을 나와 내 사업을 이을거야. 네가 죽더라도… 아, 아니 무엇보다 네놈이 죽을 리 없지 않냐! “
아버지는 아저씨의 말이 전혀 들리지 않는 듯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명심해라…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한다… 했다 하더라도… 금방 무너지게 돼… 너는, 너는… 나 같은 길을 걸으면 안돼… “
“알겠어요, 아버지. 꼭… 그런 사람을 찾을께… 목숨을 걸고 지킬 수 있는 믿음을 찾을께… “
아버지가 싱긋이 웃었다.
내 기억속에 몇 번 본 적이 없는, 도대체 언제 저런 미소를 보았더라… 하고 생각할 정도로 보여준 적 없는 부드러운 미소였다.
아버지는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착한… 아이로구나… “
그 말을 끝으로 아버지는 잠 속으로 빠져들어갔고, 이틀 후, 돌아가셨다.
돌아왔어요, 그간 안녕하셨어요? 혹시 리플에 "넌 대체 누군데 친한 척 하냐?"이런 말 달리는거 아닌가 몰라...
오랬만에 **에 들어와보니, 여전히 활기차군요. 저는 이런 **의 분위기를 너무 좋아해요.^^
제가 생각하는 **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 생동감이라는 거죠. 무료싸이트의 대부다운면이랄까요?
이 글은 제법 길어질 것 같아요. 사실, 너무 길어질까봐 겁이나서 스토리라인 잡아놓고도 시작하기가 힘들었죠. 감당하기 힘들어지면 어쩌나 싶어서요. 이번에는 좀 천천히, 편하게 맘먹고 써나가려구 생각중이예요.
어쨌든 기왕에 시작했으니, 욕먹지 않도록 열심히 써 볼께요.
제가 별루 글을 빨리 쓰는 편이 아닌 데다, 시간도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고, 별로 잘 쓰는 실력도 아닌게 스토리까지 대강 틀만 잡고 시작하는 거라… 음, 푸념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죠.
어쨌거나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그날, 내가 달려간 병원에서, 아버지는 너무 달라진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언제나 강하던 아버지, 언제나 차갑던 아버지, 누구에게나 두려움을 주었던 아버지…
그 분은 얼굴에 영화에서나 보던 산소마스크를 쓰고서 힘겹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가늘게 뜬 눈과 파리하게 꺼져들어간 볼은 마치 한 달을 굶은 사람의 얼굴같았다.
나는 고등학교 1학년이었고, 사태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심지어, 처음에 나는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이 정말 내 아버지인가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을 정도이니까.
아버지의 침대곁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늘 아버지의 곁을 지키던 우람한 덩치의 불곰형도 없었고, 웃으면 뺨에 난 상처가 묘하게 비틀리며 나를 겁나게 했던 솔개형도 없었다.
아버지의 곁에 선 남자는 내가 처음보는 키 크고 덩치가 좋은 사람이었다.
아버지보다 나이가 좀 많은 것 같았고, 턱이 네모져서 멋잇게 보였다.
아버지나 나나 둘다 얼굴의 선이 가늘고 체형이 마른 편이라, 나는 균형잡히게 덩치가 좋은 사람들을 보면 늘 부러워 했었다.
두 사람은 내가 들어온 줄도 모르고 낮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니, 주로 그 아저씨가 뭔가 이야기를 했고, 아버지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였다.
“그래, 네 식구들은 다 끝장난 것 같다. “
“. . . “
“웅이도, 솔개도… 아마 죽었을거다. 아니더라도 어디 한군데는 잘라졌을거야. 살아있기만 한다면… “
“면목... 없수… “
“이야기 하지 마라. 넌 지금 무조건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야. “
“. . . “
“도대체 어떻게 된거냐? 상우 놈, 아무리 개잡종이라지만 그래도 너한테까지 이렇게 할 줄은… 그 전갈 새끼, 어디까지 막가자는 거냐? “
“그만… 두슈… 내가… 약해서… 그런 건데, 뭐… “
“아니야, 내가 아무리 이 바닥 떠났다지만 이 꼴은 더 이상 못봐주겠다. 내 이새끼 가만 두지 않을 거야. 내 동생들 다 불러 모아서라도 이놈하고 사생결단을 내고 말 테다. 제놈이 아무리 독종이든, 악종이든 간에… “
“흐흐… “
“왜 웃는 거냐? “
“형님이… 언제부터 그렇게 나를… 좋아한 건지… 우욱!”
아버지는 말하는 도중에 크게 기침을 하며 몸을 웅크렸다.
그때에야 비로소, 나는 아버지의 몸을 칭칭 감은 붕대를 알아볼 수 있었고, 그 붕대사이로 온통 배어나오는 핏물을 보았다.
그때서야, 나는 내 아버지가 저렇게 다쳐 누워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으아아! “
나는 비명을 지르며 울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침대곁으로 달려갔다.
아버지는 힘겹게 눈을 떠 나를 바라보았고, 아저씨는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달래려 애를 썻다.
“자, 자… 얘야. 아빠는 괜찮을거야. 걱정할 필요 없다. 울지 말고 나가있어라. 응? “
“놔두슈, 형님… “
아버지가 힘겹게 손을 들어 내 머리에 얹었다.
그리고는 띄엄띄엄 말을 이었다.
“혀, 형님… “
“그래, 말해라. 아니, 네 아들은 일단 내보내자. 그리고 우리 둘이서 이야기하자, 응? “
“놔둬요, 아마… 이 녀석이 내 목소릴 들을 수… 있는 건 지금 뿐 일거요…”
“그, 그래도… “
“형님… 나한테 빚진 거… 기억하우… ? “
“으응? 빚? “
“형님… 오래 전에 수정이 놔줄 때… 그 때… 나한테… 쿨럭! “
아버지는 다시 핏물을 뱉아냈고, 온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저씨는 당황해서 아버지를 부축하며 침대에 기대 눕혔고, 나는 머릿속이 마구 헝크러져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뜻도 제대로 모르면서 멋내기로 듣고 다니던 NIRVANA의 노랫가락이, 커트 코베인의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고 있었다.
“그래, 기억하지. 기억하고 말고. 지금 갑자기 그건 왜 묻는 거냐? “
“내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 한테 남은 사람이… 없수… 이렇게 살았으니… 의리도, 우정도…부탁할 사람도… 친한 사람도… 아무도… “
아버지는 다시 배를 움켜쥐고 부들부들 떨었다.
한참 후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 때 아버지의 뱃속은 제대로 이어져 있는 것이 없었다고 했다.
그 상황에서 말은 고사하고 숨쉬기도 고통스러웠을 거라고, 보통 사람이면 신음소리도 힘들어서 못냈을 거라고…
그래도 아버지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내 머리를 잡은 손에 조금 힘을 주었다.
“그저 딱 하나… 형님 한테… 빚 준거 하나… 오직 그거 하나밖에… “
“그래, 걱정마라. 내가 무어라도 들어준다. 그러니까 우선은 쉬어라. 네 몸이 낫고 나면 내가 너 도와주마. 상우놈한테 이자까지 붙여서 복수하자. 그놈 계집들을 모두 회를 쳐서… 흠흠. “
아저씨는 말하는 도중에 나를 생각해내곤 헛기침을 해댔다.
“난 이제 틀렸수… 그래서… 형님한테 짐 하나… 부탁하고 가려우… “
아저씨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고, 나도 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채고선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우와앙! 안돼요 아버지! 안돼요, 죽으면! “
아버지는 아주 조금 손을 움직여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형님… 미안하지만… 정말 미안하지만… 이놈 좀 키워주슈… “
“이, 이놈… 지금 그걸 말이라고… 네 새끼 네가 키워야지, 누구한테 맡기는 거냐? 어서 털고 일어나서 네 새끼 거둬야 할 거 아니냐? “
“흐흐… 난… 도저히 안될 거 같아… 그러니까 형님… 나한테 빚 진거… 그거… 염치없지만… 이놈 좀 맡기는 걸로… 부탁… “
“이, 이놈아… “
아저씨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나는 무어라 말을 못하고 그저 울며 아버지의 손에 머리를 맡기고 있었다.
“혀, 형님… 약속, 약속… 나한테 지금 약속해… “
“그래 이놈아. 내가 약속하마. 네 자식 내가 키워주마. 걱정마라. 내가 약속한다. 내가 약속한다… “
“흐흐… 그, 그거 알우? 혀, 형님은… 마음이… 너무 약해… 다른 놈들 모두 내가 이꼴 되니까… 상우놈한테 밉보일까봐… 얼굴 한번 안보이는데… 형님만 이렇게… 흐흐… “
“이놈아, 그러니까 평소에 그렇게 독하게 살지 않았어야지. “
“후, 후회는 없수… 나는… 내가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대로… 살았으니까… “
“그래, 안다. 내가 안다… “
“그, 그럼… 염치없지만… 이놈… 형님 한테… “
“그래, 알았다. 걱정말고 이제 쉬어라. 넌 안죽어, 이놈아. 금새 털고 일어나서 네 자식 손잡고 병원 나갈거야. “
아버지는 버둥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나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신아… “
“예, 아버지… “
“너 한테… 어떻게 살아라고… 말하진 않는다… 그저, 그저… “
“아버지… “
“무얼 하든지… 나중에 커서 무얼 하든지… 믿을 수 있는 사람 하나만… 그게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다… “
“… 네. “
“나는 그렇지 못했어… 그 결과가 지금 이렇다… 비참하게 죽어가는 거야… “
“아빠, 죽지 말아요… “
“상우 놈은… 그게 비록 계집들이라도… 그런 년들이 셋이나 있었어… 목숨을 맡길 정도로… 믿을 수 있는 년이 셋이나… 크으윽! “
나는 아버지가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지금 아버지를 이렇게 만들어 놓았다는 것은 알 수 있었고, 온 몸을 타고 오르는 적개심에 몸을 떨었다.
“후후… 좋은 눈 이다… 아무래도 너는… 나 같은 길을 걸을 것 같아… “
“이놈, 무슨 소릴 하는 거냐? 이놈은 어엿하게 대학을 나와 내 사업을 이을거야. 네가 죽더라도… 아, 아니 무엇보다 네놈이 죽을 리 없지 않냐! “
아버지는 아저씨의 말이 전혀 들리지 않는 듯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명심해라…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한다… 했다 하더라도… 금방 무너지게 돼… 너는, 너는… 나 같은 길을 걸으면 안돼… “
“알겠어요, 아버지. 꼭… 그런 사람을 찾을께… 목숨을 걸고 지킬 수 있는 믿음을 찾을께… “
아버지가 싱긋이 웃었다.
내 기억속에 몇 번 본 적이 없는, 도대체 언제 저런 미소를 보았더라… 하고 생각할 정도로 보여준 적 없는 부드러운 미소였다.
아버지는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착한… 아이로구나… “
그 말을 끝으로 아버지는 잠 속으로 빠져들어갔고, 이틀 후, 돌아가셨다.
돌아왔어요, 그간 안녕하셨어요? 혹시 리플에 "넌 대체 누군데 친한 척 하냐?"이런 말 달리는거 아닌가 몰라...
오랬만에 **에 들어와보니, 여전히 활기차군요. 저는 이런 **의 분위기를 너무 좋아해요.^^
제가 생각하는 **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 생동감이라는 거죠. 무료싸이트의 대부다운면이랄까요?
이 글은 제법 길어질 것 같아요. 사실, 너무 길어질까봐 겁이나서 스토리라인 잡아놓고도 시작하기가 힘들었죠. 감당하기 힘들어지면 어쩌나 싶어서요. 이번에는 좀 천천히, 편하게 맘먹고 써나가려구 생각중이예요.
어쨌든 기왕에 시작했으니, 욕먹지 않도록 열심히 써 볼께요.
제가 별루 글을 빨리 쓰는 편이 아닌 데다, 시간도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고, 별로 잘 쓰는 실력도 아닌게 스토리까지 대강 틀만 잡고 시작하는 거라… 음, 푸념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죠.
어쨌거나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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