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시마 다케오의 추억 재회 - 1부 8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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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득... >
관능적인 키스를 하면서 세이꼬는 미야모또의 사타구니를 헤
치고 주무르기 시작했다. 자연히 그의 몸이 그것에 반응을
일으켰다.
입술을 땐 세이꼬는 미야모또의 귀에 속삭였다.
"오늘밤은 셋이서 자요. 중노동이 되겠지만 힘을 내요."
"아뇨. 아야꼬 씨는 그럴 생각이 아닌 것 같던데요."
"그럼 어떻게 하죠?"
"나하고 세이꼬 씨만 이층에서 자요."
아직 도모꼬가 깨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서로 귓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그건 안 돼요. 그럼 아야꼬가 불쌍해요."
"하지만 아야꼬 씨는 그럴 생각이던데요."
"당신은?"
"나는 어느쪽이라도 좋아요."
"당신은 좋죠? 셋이서 노는거 말예요."
"글쎄요……"
"됐어요. 그럼 갔다 올께요. 그 전에 조금만 키스하게 해
줘요."
세이고는 그의 것을 밖으로 꺼집어냈다. 아까부터 애무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것은 팽창해 있었다.
그 밑둥을 잡고 머리끝을 입에 물더니 두세 번 빨고 세이꼬가
일어섰다.
그것을 내놓은 채 미야모또는 술을 마셨다.
"아야꼬는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 세이꼬와는 성격이 다르
다."
이층에서 얘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보퉁 음성으로 얘기하
고 있을텐데 들려왔다.
그러자 옆방 장지문이 열리고 파자마 차림의 도모꼬가 나왔
다. 허둥지둥 미야모또는 아랫도리를 쑤셔 넣었다.
도모꼬가 다가와서 미야모또 옆에 앉았다.
"아줌마 왜 여기서 자죠?"
"엄마하고 할 예기가 있대."
"아저씨가 있어서 자지 않아도 되는데."
"아줌마끼리 할 얘기가 있다. 나하고는 할 수 없는 얘기도
있고."
도모꼬는 알았다는 표정을 하고 곧 일어섰다.
"그럼, 이번엔 정말 안녕히 주무세요."
"아이구 살았다."
미야모또는 급히 몸을 추스리고 술잔을 들었다. 그러자 세
이꼬가 내려왔다. 그녀는 미야모또 옆에 앉자마자 허리에 팔
을 감았다.
"설득했어요. 나중에 이층으로 온대요."
"믿을 수 없었요. 세이꼬 씨는 그렇게 해본 일이 있어요?"
"없어요. 오해하지 말아요. 나도 처음이니까요."
아야꼬가 내려왔으나 그 표정은 좀 굳어 있었다.
"자, 이제 잠자리에 들어도 돼요. 더는 마시지 않는 게 좋지
않겠어요?"
십 분 후 미야모또는 이층으로 올라갔다. 깔려 있는 침구는
하나뿐이고 베개도 두 개뿐이었다.
내의 바람으로 창가에 앉았다. 그러다가 반듯하게 누워 있
자니까 세이꼬가 들어왔다.
세이꼬는 미야모또의 눈앞에서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고,
벗으면서 옷을 하나하나 개어 놓았다.
마지막으로 브래지어를 벗고 알몸이 된 세이꼬가 미야모또 옆
자리에 들어왔다.
"아야꼬 씨는?"
"올 거예요."
미야모또는 세이꼬의 손으로 알몸이 되고 두 사람은 끌어안
았다. 곧 세이꼬가 그의 것을 잡았다.
"이리로 이사와도 지나치지 않도록 조심해요."
"그건 알고 있어요."
미야모또도 세이꼬의 사타구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세이꼬
는 평소보다 더 젖어 있었다.
서로 애무를 시작했으나 아야꼬는 올라오지 않았다.
"아야꼬 씨가 정말 온다고 했어요?"
"온다고 했어요. 하지만 일단은 아래층에서 자야 할 거예
요. 그랬다가 살작 올 테니까 좀 더 기다려요."
이윽고 세이꼬가 할딱거리며 미야모또의 몸을 자기 위에 올
려 놓으려고 했다.
셋이서 같이 즐기려면 아야꼬가 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도 도
리라고 그는 생각했다.
"괜찮아요. 당신만 사정해 버리지 않으면, 아뭏든 넣어 줘
요."
"하지만……"
하고 있을 때 들어온다면 아야꼬가 기겁을 하고 도망갈 염려
가 있었다. 그리고 유쾌하지도 않을 것이다.
미야모또는 머리를 저으며 세이꼬의 젖가슴을 쓰다듬었다.
"좀 더 기다려요. 역시 동시에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
"당신은 의리가 강하군요. 그럼 그 동안에 키스하게 해줘
요."
세이꼬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그의 것을 입에 물었다.
세이꼬가 그의 것을 애무하고 있는 동안에 미야모또는 계단
의 발자국 소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아야꼬가 좀처럼 올라오는 기색이 없었다.
"안 오는 것이 아닐가? 세이꼬에게는 온다고 했지만 역시 올
용기가 없는 것이 아닐까?"
미야모또는 허리를 빼서 세이꼬의 입에서 떨어져 그녀의 팔
을 당겼다. 세이꼬는 올라와서 상기된 얼굴로 입술을 더듬었
다.
짧은 키스 뒤 미야모또가 말했다.
"왜 안 올라오죠?"
"그러니까 그 전에 한 번만 해 줘요."
"올 생각이 없는가 보죠?"
"그렇지 않을 거예요. 당신 나보다도 아야꼬가 더 좋아요?"
"그런 뜻이 아니에요. 내가 좀 가볼께요."
"그럼 내려가 봐요. 하고 있으면 올 텐데, 당신도 참 고지식
하군요."
세이꼬가 한숨을 쉬었다.
미야모또는 이불 속에서 나와 잠옷을 걸쳤다.
"곧 돌아올께요."
"알았어요."
잠들어 있는 도모꼬를 깨워서는 안 되기 때문에 발자국 소리
를 죽이며 계단을 내려갔다.
침실은 어두웠다. 손으로 더듬어 들어가자 옆방과의 장지문
틈으로 불빛이 새어 나왔다.
잠시 생각을 하고 역시 도모꼬 쪽이 염려되기 때문에 장지문
에 손을 대고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용히 열었다.
희미한 전등 아래 두 벌의 이불이 깔려 있고, 아야고는 한쪽
자리에 누워 있었다.
아야고는 눈을 뜨고 있었다. 두 눈이 마주치자 아야고는 눈
짓을 하고 도모꼬 쪽을 돌아보았다.
도모꼬의 검은 머리만이 보였다.
얼굴을 든 아야꼬는 다시 눈짓을 하고 천천히 일어났다. 미
야모또는 장지문에서 물러섰다.
방에서 나온 아야꼬는 손을 뒤로 해서 장지문을 닫고 그대로
그에게 안겨왔다.
세이꼬를 안고 있었던 미야모또는 아야꼬의 몸에서 여자의 부
드러움을 느꼈다.
"도모꼬가 아직 안 자요?"
귓가에 속삭였다.
"자고 있어요."
"그럼 왜 안 올라와요?"
대답 대신에 그녀는 미야모또의 잠옷 앞자락을 헤쳤다. 그
밑에는 아무것도 몸에 걸치지 않았다. 우뚝 일어서 있는 그
의 것을 잡는 그녀의 손은 따뜻했다.
미야모또는 아야꼬의 귀에 입술을 대고 속삭였다.
"자, 가요."
아야꼬가 미야모또의 것을 꽉 잡고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
"벌써 했어요?"
"아니오."
"왜요?"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아! 하고 싶어요."
아야꼬가 더 세차게 그것을 잡았다.
"가요."
"하지만 괜찮아요. 세이꼬가 돌아간 뒤에 해도 돼요. 오늘
밤은 세이꼬를 즐겁게 해 주세요."
"오지 않겠어요?"
"난 보고 싶지 않아요. 괴로울 것이 번하니까요."
미야모또는 그녀의 잠옷 속에 손을 넣었다. 그녀는 뿌리치
지 않았다.
아야꼬도 팬티를 벗고 있었다. 미야모또의 손이 사타구니에
닿고, 숲속을 애무했다.
"이렇게 벗고 있는 것은 실은 이층으로 가고 싶은 것이다."
미야모또의 손가락은 꽃잎 속에 들어갔고 이미 그 속이 젖어
있는 것을 알았다.
"이런데도 그냥 잘 수 있어요?"
"잘 수 없죠. 아니 자지 않겠어요. 그래도 아침까지 기다
리겠어요."
"그럼 나도 이층에 안 올라가겠어요. 가서 주무세요. 나는
여기서 밤을 새겠어요."
"안 돼요. 그런 짓을 하면 감기 들어요."
"그럼 나를 옆자리에서 자게 해줘요."
"이층에 가지 않으면 세이꼬가 화를 내요. 그만 가세요."
"싫어요. 당신이 안 가면 나도 여기 있겠어요."
"나를 괴롭히지 말아요. 세이꼬가 화를 내면 큰일이에요."
"그러니까 가요."
"아! 난 무서워요."
아야꼬는 한 손으로 그의 몸을 움켜 주었다.
그래서 미야모또는 생각해 두었던 말을 그녀의 귀에 속삭였
다.
"아야꼬 씨, 난 무슨 일이 있어도 마지막에는 아야꼬 씨와
절정을 맞겠어요. 그러니까 자, 가요."
"……"
"세이꼬 씨에게는 사정하지 않겠어요."
"그럴 수 있어요?"
"할 수 있어요."
"그렇게 해서 그녀를 만족 시킬 수 있어요?"
"될 거예요. 약속을 지키겠어요. 그러니까 갑시다.
미야모또의 그것은 아야꼬의 손안에서 맥박을 치고 있었다.
마사오의 여자 관계에 대해서 미야모또는 아는 것이 없었다.
대개의 학생은 몸파는 여자에 의해서 욕망을 처리하고 있었
다. 모든 것을 허용하고 있는 애인이 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미야모또는 마사오 역시 그런 행운을 가졌다고는 생각하지 않
았다.
그래서 미야모또는 유부녀와 미망이라고 하는 예외적인 상대
를 동시에 사귀고 있는 자신을 자랑하려 했던 것이다. 비밀
을 털어놓고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마사오 또한 미야모또의 그런 심리에 맞추어서 신기한 얘기
를 듣는 자세가 되어 있었다.
애인과의 일이라면 구체적인 얘기는 그저 시시한 정사 얘기가
되어 버린다.
하지만 미야모또의 경험은 애인과의 정사에 견줄 수 없는 독
특한 것이기에 얘기할 이유가 있고 들어서 재미있는 것이다.
미야모또의 얘기는 열기로 가득차 있었다.
유부녀인 세이꼬와 애무를 하면서 점점 그녀가 결합을 재촉
했으나 그것을 제지하고 아야꼬에게 내려간 것은,
셋이서 즐기는 괴상한 섹스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야꼬의 심정
을 생각해서라고 강조하는 대목에 이르러서 미야모또의 얘기
솜씨도 보통이 아니었다.
그래서 듣는 쪽이 맞장구를 칠 정도로 그의 말투에는 아야꼬
에 대한 애정이 넘치고 있었다.
아야꼬는 다시 한번 도모꼬가 잠자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미
야모또를 따라서 게단을 오르고 있었다.
미야모또를 따라 들어온 아야꼬는 조용히 장지문을 닫고 이
불 속에 누워 있는 세이꼬의 베개 맡에 앉았다.
"이분이 기어코 오라는 거야."
변명 비슷한 말투였다. 세이꼬는 상체를 일으켰다. 알몸이
어서 어깨도 유방도 드러나 있었다.
"자, 너도 벗고 들어와. 둘이서 괴롭혀주자구."
"셋이서 자는 것은 무리야."
"괜찮아."
"안 돼."
"그럼 자리를 하나 더 깔아. 붙여서 깔면 돼."
"그렇게 할게."
아야꼬는 반침을 열고 요를 하나 더 깔았다. 손을 뻗쳐서
세이꼬가 그것을 바싹 붙였다.
"자, 당신은 여기. 빨리 여기 누워요. 이불을 따뜻하게 녹혀
놨어요."
서 있는 미야모또에게 세이꼬가 말했다.
그녀가 가리키는대로 미야모또는 잠옷을 벗고 세이꼬 옆자리
에 들어갔다.
아야꼬는 잠옷을 입은 채 새로 깐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이
쪽을 향해 누었다. 눈에 불안한 빛이 비쳤다. 미야모또는 두
여자 사이에 끼어 있었다.
미야모또는 공평을 기하기 위해서 반듯하게 천정을 보고 누
웠다.
"어느 쪽이라도 좋다. 나는 저멵 때부터 하고 싶었다. 빨리
했으면 좋겠다."
미야모또의 일어서 있는 육체는 그렇게 외치고 있는 것 같았
다.
마사오는 미야모또의 이사를 도왔다.
짐을 정리하면서 미야모또는 한 장의 사진을 마사오 앞에 내
밀었다. 머리카락을 세 갈래 땋은 소녀의 나체 사진이었다.
바닥 위에 길게 누워 팔베개를 하고 카메라를 향하고 잇었
다.
위로 무릎을 세우고 있으므로 비부의 숲이 확실히 보였다.
작은 덤불이었다.
가냘픈 몸매로 유방도 소녀 같았다.
"봄방학 때 찍은 거야."
"네가?"
"응."
"누군데?"
"지금 여고 2학년인 사촌이야. "예술 사진을 찍을 테니가
모델이 되줘"하고 말하니 결국은 승낙했어. 고분고분하고 착
한 애야."
"그러면 이것 외에도 또 있어?"
"있어. 하지만 이게 제일 좋아."
마사오는 사진을 되돌려 주었다.
"장난치진 않았어?"
"물론이야."
"이 애, 너한테 반한 거 아니야?"
"글쎄다. 그런 건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
"너와 아야꼬 씨의 일을 알면 슬퍼할 거야."
"남자나 여자나 인생의 비애를 맛보면서 성장하는 거야."
이윽고 짐을 싣고 날라간 집 현관에서 마사오는 아야꼬를 만
났다. 도모꼬도 만났다. 정원에 장미가 피어 있는 것이 보였
다.
아야꼬가 마사오에게 말했다.
"모처럼의 일요일인데 힘들지요? 미안해요."
그 얼굴에서 마사오는 청초한 인상을 받았다. 남편을 교통
사고로 잃고 일 연도 지나지 않았는데 학생과 음탕한 사이가
된 여자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확실히 여자는 얼굴만 봐선 몰라."
미야모또에게 구체적으로 들은 마사오는 마음 속으로 읊조렸
다.
곧 짐은 이층으로 옮겨져 예정된 위치에 놓여졌다. 학생의
이삿짐이라서 그런지 짐의 대부분은 책이었다.
책들을 진열하고 이사는 순식간에 완료되었다. 학생이 하숙
하는 것이므로 이웃에 인사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넌 그 아파트로 옮기면 이층 네 개의 방엔 국수라도
돌리는 편이 좋아."
미야모또가 마사오에게 말했다.
시계를 보니 세 시였다. 마사오와 미야모또는 아래층 거실
로 안내되었다. 중앙에 식탁이 놓여 있고, 펼쳐진 신문지가
그것을 덮고 있었다.
신문지를 젖히자 음식 접시와 컵이 있었다.
"자, 앉아요. 차린 것은 없지만 건배해요."
아야꼬는 맥주를 가져왔다. 마사오도 사양하지 않고 배불리
먹기로 하고 미야모또와 마주 앉았다. 도모꼬도 자리에 앉았
다.
"이 아이는 미야모또와 자기 엄마 일을 어떻게 생각할까?
유끼꼬와 달리 아직 아빠의 기억이 생생할 텐데."
세 사람은 맥주로, 도모꼬는 쥬스로 건배했다.
마사오는 머리를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이제부터 미야모또를 잘 감독해 주십시오."
"그럴 작정이에요. 이제부터는 통금도 있으니까."
"통금은 몇 시입니까?"
"몇 시로 하면 좋을까? 열 시면 어때요?"
"그건 너무 빨라요."
미야모또가 비명에 가가운 소리를 질렀다.
"여대 기숙사도 열한 시일 걸요?"
"안 돼요. 열 시예요."
아야꼬는 자신과의 사이를 미야모또가 마사오에게 말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싫은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학생을 하숙시킬 때 이렇게 주연을 여는 것은 보통집에선 생
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차린 음식이나 술만으로 한 달분 방값 따윈 가볍게 초과해 버
린다. 미야모또와의 사이를 마사오도 알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아야꼬는 태연한 걸가.
여자의 심리를 마사오는 느끼고 있었다. 도모꼬는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사람이 늘어 좋아하는 둣했다.
평소의 예절교육이 그 모습에서 배어 나왔다. 아직 가슴이
나온 것 같지는 않았다.
"유끼꼬보다 세 살이나 아랫니까 정말 어린 아이야."
도모꼬가 친구가 불러 밖으로 놀러 나간 뒤 자리에서 일어선
미야모또는 아야꼬 옆에서 몸을 밀착시켜 앉아 맥주병을 들었
다.
아야꼬의 컵에 맥주를 따르면서 미야모또가 말했다.
"이제 난 아야꼬 씨의 포로입니다. 너무 구박하지 말아 주
세요."
"구박하다니요? 그런……"
부끄러워하는 아야꼬의 어깨에 미야모또는 팔을 들었다.
"마사오가 나와 당신의 일을 신용하지 않는 것 같아요. 증
명하기 위해 이 녀석 앞에서 키스하게 해주새요."
아야꼬는 놀란 모습으로 저항했지만 결국 미야모또에게 입술
을 허락했다.
키스하면서 미야모또는 아야꼬의 가슴에 손을 대었다. 아야
꼬는 그것도 거부하지 않았다.
마사오도 고지식한 얼굴로 있을 수는 없었다.
"좋은 광경이군. 사람과 사람이 서로 좋아한다. 그것이 평
화지."
그런 말을 중얼대며 맥주를 비웠다.
크 키스 뒤 미야모또는 곧 본래 자리로 돌아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아야꼬는 앞섶을 단정히 고치고 마사오를 쳐다보았다. 그
눈에는 아까까지의 청초한 인상과는 전혀 다른 요염한 빛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마사오는 뜻밖의 말을 들었다.
"난 호색스런 여자예요. 그러니가 언제나 미야모또 씨가 곁
에 있어줬으면 해요. 알겠죠?"
결국 자신과 미야모또와의 사이를 미야모또 친구로서 마사오
가 분명하게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한 셈이다.
마사오는 끄덕였다.
"알았습니다. 뭔가 있으면 협력하겠습니다."
"그렇기도 하지만 아야꼬 씨는 네가 그걸 알아 주기를 바라
는 건 아니야. 즉, 날 사랑하기 때문에 하숙시킨 게 아니라
날 욕망처리 도구로 삼기 위해서지."
미야모또가 설명했다.
"아니, 그런!"
미야모또를 보는 아야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렇게 생각해요? 그렇지 않아요. 그런 혐오스런 말 하지
말아요. 당신을 좋아해요."
"그래. 네 말은 잘못됐어, 너, 악당인 척 하면 안 돼. 이분
은 내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염려해서 일부러 비
하했을 뿐이다. 나이 차이를 부끄러워 하기도 한 거고."
마사오는 아야꼬에게 동조했다.
아야꼬 쪽을 쳐다보며 마사오가 계속 말했다.
"겸연쩍어할 필요 없습니다. 아야꼬 시는 아직 젊어요. 스
물 다섯 살이나 여섯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아요."
"그런 인사치레는 좀 지나치군."
"아니, 사실이야. 이제 너의 주량이 줄고 이 집에서 공부하
는 시간이 늘면 만사형통이지. 음! 통행금지는 차라리 아홉
시가 좋겠군요."
잠시 후 미야모또가 세면장으로 갔을 때 아야꼬는 마사오에
게 가까이 왔다.
"저 사람, 지금 정말 여자 친구 없나요?"
은밀한 목소리였다.
"없을 겁니다. 그러나 장래는 모릅니다."
미야모또가 보여 준 나체 사진이 머리에 떠올랐다.
"지금 없으면 됐어요."
"만일 애인이 생겨 데리고 오면 어떻게 합니까?"
"도리가 없죠. 그때는 환영한다고 약속했어요."
"당분간 그런 염려는 안 하셔도 될 겁니다."
돌아온 미야모또가 자리에 앉아 아야꼬를 쳐다보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세이꼬 씨를 부를까요?"
세이꼬도 기어 요전엔 세 사람이 성교했음을 들은 마사오는
놀랐다.
"이 녀석 취해서 또 그때의 이상한 쾌락을 맛보고 싶어진 건
가?"
미야모또를 집에 들인 아야고는 이제 그런 것은 바라지 않을
것이다.
"여자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 말이군."
그런데 아야꼬는 미야모또의 제안에 수긍했고, 망설이듯 이
렇게 질문했다.
"마사오 씨에겐 말했나요?"
"아니, 아직입니다."
그리고 미야모또는 마사오를 쳐다보았다.
"너, 사귀던 여자가 졸업하고 지금은 상대가 없잖아?"
찌에와의 일은 미야모또에게도 말하지 않았었다.
"응. 그래."
"그러면 이건 내가 아니라 아야꼬 씨의 제안인데, 세이꼬 씨
를 만나 보지 않겠니?"
"내가?"
"응. 남의 부인이라는 것 너도 알고 있겠지만 상관없어.
부를 테니까 만나봐."
마사오는 이야기의 당돌함에 망연히 아야꼬를 보았다.
"부인의 제안인가요?"
"예. 하지만 세이꼬가 말한 적 있어요. 미아모또 씨 친구
중에 여자가 바람 피우는 걸 동정해 줄 사람이 없을까 하고
요. 매력있는 사람이에요."
세이꼬가 새로운 상대를 얻으면 자기도 안심할 수 있다. 아
야꼬는 그런 표정이었다.
"그렇게 되면 전 미야모또의 제자가 되는 셈이군요."
마사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그런 건 생각하지 말고 어쨌든 만나보면 어떻겠어요?"
"아니, 그만 두겠습니다. 전 아직 목숨이 아까워요."
"괜찮아. 현명한 여자니까 비밀이 밝혀지거나 하진 않아.
그리고 자기도 일하고 있으니까 돈을 갖고 있어. 여러 가지
사줄 거야."
"싫어. 만나고 싶지 않아. 만나도 그 사람은 날 마음에 들
어하지 않겠지만 어쨌든 만나지 않겠어."
"오늘은 그렇다 치고 생각해 봐. 다음엔 네가 그 방에 이사
하면 마음껏 여자를 부를 수 있을 테니까."
"생각할 것도 없어. 졸업했다 해도 인연이 끊긴 건 아니
고."
"너, 내가 이렇게 애절하게 말했는데 흥미가 당기지 않아?"
"흥미없어."
"여자로선 멋죠!"
마사오는 미야모또의 의도를 알았다. 마사오를 열심히 권유
하는 것으로 자신이 이제 세이꼬에게 전혀 미련이 없음을 아
야꼬에게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잠시 생각할 여유를 줘."
마사오는 그렇게 말함으로써 그 얘기를 결말 지었다.
이윽고 아야꼬가 부엌에 갔을 때 미야모또는 은밀한 목소리
로 물었다.
"저 사람 어떻게 생각해?"
"예쁘고 친절하고 착한 사람 같은데."
"그리고?"
"그뿐이야."
"남자를 망칠 여자상은 아니니?"
"난 점장이가 아냐. 그런 인상은 받지 않았어. 보통 선량
한 아줌마야."
"널 보는 눈에 유혹하는 기세가 있는데."
"그건 네 기분 탓이야. 널 보는 눈엔 정이 담겨 있더라."
"난 일 주일 이내에 여자를 데려와 자겠어."
"그건 네 자유야."
"그래, 자유야. 난 내가 자유라는 것을 가능한한 빨리 증명
해야겠어. 육체관계에 끌려다닐 수는 없어."
"그 결의를 잊지 않으면 괜찮아."
되돌아온 아야꼬가 말했다.
"목욕물 데웠어요. 얼른 땀을 씻고 또 한잔 하면 어때요?
이사로 먼지를 뒤집어 곰으니까."
"아,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목욕탕 사용을 할 수 있어요?"
미야모또가 기뻐하며 말했다.
"물론이죠. 자, 우선 손님부터 들어가고."
"아니, 함께 들어가겠어요."
마사오와 미야모또는 안내를 받아 목욕탕으로 갔다. 탈의장
에는 경대가 있었고 저녁해가 비쳐 들어왔다.
"이제부터 넌 공중목욕탕에 갈 필요가 없겠군."
"그렇게 되나? 그건 몰랐군."
나무로 만든 둥근 목욕통은 남자가 둘 들어가기엔 무리였다.
우선 미야모또가 들어갔다가 이내 나왔다. 그 뒤에 마사오가
들어갔다.
미야모또는 몸을 닦기 시작했다.
"아야꼬 씨, 너와 함께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네 등을 닦
아 주고 싶었을 거야."
"글쎄, 그럴지도."
"너, 씻는 거 중지해. 내가 먼저 씻고 나가겠어. 그리고 그
사람을 불러주지."
미야모또보다도 먼저 목욕탕에서 나온 마사오는 부엌에서 일
하는 아야꼬에게 말했다.
"미야모또가 부릅니다. 등을 닦아 달라고 하고 싶은 것 같
습니다."
아야꼬는 식탁에 앉은 마사오에게 새로운 맥주를 꺼내 주고
목욕탕으로 사라졌다.
마사오는 차가운 맥주를 마셨다.
"해가 지면 돌아가야겠군."
목욕탕은 조용했고 미야모또도 아야꼬도 좀체 나타나질 않았
다.
"정말 그녀도 벌거벗고 들어간 건가? 어쩌면 밤이 되기도
전에 관계를? 난 상관없어. 그 여자애가 돌아오지 않으면
좋겠는데……."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마신 맥주 한 병이 마침 빈병이 되었
을 때 아야꼬가 들어왔다.
"미안해요, 혼자 있게 해서."
"아니, 괜찮습니다. 좋은 정원이군요. 장미가 예쁩니다.
장미나무에 장미꽃이 판다? 뭔가 이상하지만."
"예?"
"시의 한 구절입니다."
아야꼬는 상기한 얼굴이었고 눈이 젖어 있었다.
목욕탕에서 성적인 뭔가가 있었던 것은 분명했고, 마사오는
아야꼬가 그것을 감추기 쉽도록 시 따위를 읊으며 정원으로
눈을 주었던 것이다.
아야꼬는 마사오 옆에 앉았다. 처음 접근해 온 것이다. 향
수 냄새가 났다.
마사오의 마음 속엔 아야꼬의 나이가 있었다.
"서른 둘인가 셋이므로 아직 젊다. 어쨌든 재혼하는 것이 자
연스러울 것이다."
"미야모또와의 사이가 재혼설에 어떤 영향을 줄까?"
그런 것도 생각하고 있었다. 당연히 미야모또의 친구로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했다.
아야꼬에게서 여자 냄새를 느끼고 마사오는 조금 당황했다.
은밀한 목소리로 아야꼬가 말했다.
"세이꼬와의 일도 들었나요?"
"예."
"세이꼬는 부르지 않더라도 올지 몰라요. 오늘 이사는 알고
있으니까. 벌써 이리로 향했을 거예요."
"예."
"그러니까 돌아가지 마세요."
이번엔 마사오는 여자의 입김을 느꼈다. 손이 마사오의 팔
에 감겼다. 그 팔에 아야꼬이 가슴도 느껴졌다.
좀 지나친 접근이었다. 보통이라면 나쁜 마음은 가지 않겠지
만 미야모또의 여자임을 알고 있는 만큼 꺼림칙함 비슷한 기
분이 들었다.
어쩌면 아야꼬에겐 목욕탕에서의 유희 여운이 남아 있는지도
관능적인 키스를 하면서 세이꼬는 미야모또의 사타구니를 헤
치고 주무르기 시작했다. 자연히 그의 몸이 그것에 반응을
일으켰다.
입술을 땐 세이꼬는 미야모또의 귀에 속삭였다.
"오늘밤은 셋이서 자요. 중노동이 되겠지만 힘을 내요."
"아뇨. 아야꼬 씨는 그럴 생각이 아닌 것 같던데요."
"그럼 어떻게 하죠?"
"나하고 세이꼬 씨만 이층에서 자요."
아직 도모꼬가 깨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서로 귓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그건 안 돼요. 그럼 아야꼬가 불쌍해요."
"하지만 아야꼬 씨는 그럴 생각이던데요."
"당신은?"
"나는 어느쪽이라도 좋아요."
"당신은 좋죠? 셋이서 노는거 말예요."
"글쎄요……"
"됐어요. 그럼 갔다 올께요. 그 전에 조금만 키스하게 해
줘요."
세이고는 그의 것을 밖으로 꺼집어냈다. 아까부터 애무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것은 팽창해 있었다.
그 밑둥을 잡고 머리끝을 입에 물더니 두세 번 빨고 세이꼬가
일어섰다.
그것을 내놓은 채 미야모또는 술을 마셨다.
"아야꼬는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 세이꼬와는 성격이 다르
다."
이층에서 얘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보퉁 음성으로 얘기하
고 있을텐데 들려왔다.
그러자 옆방 장지문이 열리고 파자마 차림의 도모꼬가 나왔
다. 허둥지둥 미야모또는 아랫도리를 쑤셔 넣었다.
도모꼬가 다가와서 미야모또 옆에 앉았다.
"아줌마 왜 여기서 자죠?"
"엄마하고 할 예기가 있대."
"아저씨가 있어서 자지 않아도 되는데."
"아줌마끼리 할 얘기가 있다. 나하고는 할 수 없는 얘기도
있고."
도모꼬는 알았다는 표정을 하고 곧 일어섰다.
"그럼, 이번엔 정말 안녕히 주무세요."
"아이구 살았다."
미야모또는 급히 몸을 추스리고 술잔을 들었다. 그러자 세
이꼬가 내려왔다. 그녀는 미야모또 옆에 앉자마자 허리에 팔
을 감았다.
"설득했어요. 나중에 이층으로 온대요."
"믿을 수 없었요. 세이꼬 씨는 그렇게 해본 일이 있어요?"
"없어요. 오해하지 말아요. 나도 처음이니까요."
아야꼬가 내려왔으나 그 표정은 좀 굳어 있었다.
"자, 이제 잠자리에 들어도 돼요. 더는 마시지 않는 게 좋지
않겠어요?"
십 분 후 미야모또는 이층으로 올라갔다. 깔려 있는 침구는
하나뿐이고 베개도 두 개뿐이었다.
내의 바람으로 창가에 앉았다. 그러다가 반듯하게 누워 있
자니까 세이꼬가 들어왔다.
세이꼬는 미야모또의 눈앞에서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고,
벗으면서 옷을 하나하나 개어 놓았다.
마지막으로 브래지어를 벗고 알몸이 된 세이꼬가 미야모또 옆
자리에 들어왔다.
"아야꼬 씨는?"
"올 거예요."
미야모또는 세이꼬의 손으로 알몸이 되고 두 사람은 끌어안
았다. 곧 세이꼬가 그의 것을 잡았다.
"이리로 이사와도 지나치지 않도록 조심해요."
"그건 알고 있어요."
미야모또도 세이꼬의 사타구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세이꼬
는 평소보다 더 젖어 있었다.
서로 애무를 시작했으나 아야꼬는 올라오지 않았다.
"아야꼬 씨가 정말 온다고 했어요?"
"온다고 했어요. 하지만 일단은 아래층에서 자야 할 거예
요. 그랬다가 살작 올 테니까 좀 더 기다려요."
이윽고 세이꼬가 할딱거리며 미야모또의 몸을 자기 위에 올
려 놓으려고 했다.
셋이서 같이 즐기려면 아야꼬가 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도 도
리라고 그는 생각했다.
"괜찮아요. 당신만 사정해 버리지 않으면, 아뭏든 넣어 줘
요."
"하지만……"
하고 있을 때 들어온다면 아야꼬가 기겁을 하고 도망갈 염려
가 있었다. 그리고 유쾌하지도 않을 것이다.
미야모또는 머리를 저으며 세이꼬의 젖가슴을 쓰다듬었다.
"좀 더 기다려요. 역시 동시에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
"당신은 의리가 강하군요. 그럼 그 동안에 키스하게 해줘
요."
세이꼬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그의 것을 입에 물었다.
세이꼬가 그의 것을 애무하고 있는 동안에 미야모또는 계단
의 발자국 소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아야꼬가 좀처럼 올라오는 기색이 없었다.
"안 오는 것이 아닐가? 세이꼬에게는 온다고 했지만 역시 올
용기가 없는 것이 아닐까?"
미야모또는 허리를 빼서 세이꼬의 입에서 떨어져 그녀의 팔
을 당겼다. 세이꼬는 올라와서 상기된 얼굴로 입술을 더듬었
다.
짧은 키스 뒤 미야모또가 말했다.
"왜 안 올라오죠?"
"그러니까 그 전에 한 번만 해 줘요."
"올 생각이 없는가 보죠?"
"그렇지 않을 거예요. 당신 나보다도 아야꼬가 더 좋아요?"
"그런 뜻이 아니에요. 내가 좀 가볼께요."
"그럼 내려가 봐요. 하고 있으면 올 텐데, 당신도 참 고지식
하군요."
세이꼬가 한숨을 쉬었다.
미야모또는 이불 속에서 나와 잠옷을 걸쳤다.
"곧 돌아올께요."
"알았어요."
잠들어 있는 도모꼬를 깨워서는 안 되기 때문에 발자국 소리
를 죽이며 계단을 내려갔다.
침실은 어두웠다. 손으로 더듬어 들어가자 옆방과의 장지문
틈으로 불빛이 새어 나왔다.
잠시 생각을 하고 역시 도모꼬 쪽이 염려되기 때문에 장지문
에 손을 대고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용히 열었다.
희미한 전등 아래 두 벌의 이불이 깔려 있고, 아야고는 한쪽
자리에 누워 있었다.
아야고는 눈을 뜨고 있었다. 두 눈이 마주치자 아야고는 눈
짓을 하고 도모꼬 쪽을 돌아보았다.
도모꼬의 검은 머리만이 보였다.
얼굴을 든 아야꼬는 다시 눈짓을 하고 천천히 일어났다. 미
야모또는 장지문에서 물러섰다.
방에서 나온 아야꼬는 손을 뒤로 해서 장지문을 닫고 그대로
그에게 안겨왔다.
세이꼬를 안고 있었던 미야모또는 아야꼬의 몸에서 여자의 부
드러움을 느꼈다.
"도모꼬가 아직 안 자요?"
귓가에 속삭였다.
"자고 있어요."
"그럼 왜 안 올라와요?"
대답 대신에 그녀는 미야모또의 잠옷 앞자락을 헤쳤다. 그
밑에는 아무것도 몸에 걸치지 않았다. 우뚝 일어서 있는 그
의 것을 잡는 그녀의 손은 따뜻했다.
미야모또는 아야꼬의 귀에 입술을 대고 속삭였다.
"자, 가요."
아야꼬가 미야모또의 것을 꽉 잡고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
"벌써 했어요?"
"아니오."
"왜요?"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아! 하고 싶어요."
아야꼬가 더 세차게 그것을 잡았다.
"가요."
"하지만 괜찮아요. 세이꼬가 돌아간 뒤에 해도 돼요. 오늘
밤은 세이꼬를 즐겁게 해 주세요."
"오지 않겠어요?"
"난 보고 싶지 않아요. 괴로울 것이 번하니까요."
미야모또는 그녀의 잠옷 속에 손을 넣었다. 그녀는 뿌리치
지 않았다.
아야꼬도 팬티를 벗고 있었다. 미야모또의 손이 사타구니에
닿고, 숲속을 애무했다.
"이렇게 벗고 있는 것은 실은 이층으로 가고 싶은 것이다."
미야모또의 손가락은 꽃잎 속에 들어갔고 이미 그 속이 젖어
있는 것을 알았다.
"이런데도 그냥 잘 수 있어요?"
"잘 수 없죠. 아니 자지 않겠어요. 그래도 아침까지 기다
리겠어요."
"그럼 나도 이층에 안 올라가겠어요. 가서 주무세요. 나는
여기서 밤을 새겠어요."
"안 돼요. 그런 짓을 하면 감기 들어요."
"그럼 나를 옆자리에서 자게 해줘요."
"이층에 가지 않으면 세이꼬가 화를 내요. 그만 가세요."
"싫어요. 당신이 안 가면 나도 여기 있겠어요."
"나를 괴롭히지 말아요. 세이꼬가 화를 내면 큰일이에요."
"그러니까 가요."
"아! 난 무서워요."
아야꼬는 한 손으로 그의 몸을 움켜 주었다.
그래서 미야모또는 생각해 두었던 말을 그녀의 귀에 속삭였
다.
"아야꼬 씨, 난 무슨 일이 있어도 마지막에는 아야꼬 씨와
절정을 맞겠어요. 그러니까 자, 가요."
"……"
"세이꼬 씨에게는 사정하지 않겠어요."
"그럴 수 있어요?"
"할 수 있어요."
"그렇게 해서 그녀를 만족 시킬 수 있어요?"
"될 거예요. 약속을 지키겠어요. 그러니까 갑시다.
미야모또의 그것은 아야꼬의 손안에서 맥박을 치고 있었다.
마사오의 여자 관계에 대해서 미야모또는 아는 것이 없었다.
대개의 학생은 몸파는 여자에 의해서 욕망을 처리하고 있었
다. 모든 것을 허용하고 있는 애인이 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미야모또는 마사오 역시 그런 행운을 가졌다고는 생각하지 않
았다.
그래서 미야모또는 유부녀와 미망이라고 하는 예외적인 상대
를 동시에 사귀고 있는 자신을 자랑하려 했던 것이다. 비밀
을 털어놓고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마사오 또한 미야모또의 그런 심리에 맞추어서 신기한 얘기
를 듣는 자세가 되어 있었다.
애인과의 일이라면 구체적인 얘기는 그저 시시한 정사 얘기가
되어 버린다.
하지만 미야모또의 경험은 애인과의 정사에 견줄 수 없는 독
특한 것이기에 얘기할 이유가 있고 들어서 재미있는 것이다.
미야모또의 얘기는 열기로 가득차 있었다.
유부녀인 세이꼬와 애무를 하면서 점점 그녀가 결합을 재촉
했으나 그것을 제지하고 아야꼬에게 내려간 것은,
셋이서 즐기는 괴상한 섹스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야꼬의 심정
을 생각해서라고 강조하는 대목에 이르러서 미야모또의 얘기
솜씨도 보통이 아니었다.
그래서 듣는 쪽이 맞장구를 칠 정도로 그의 말투에는 아야꼬
에 대한 애정이 넘치고 있었다.
아야꼬는 다시 한번 도모꼬가 잠자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미
야모또를 따라서 게단을 오르고 있었다.
미야모또를 따라 들어온 아야꼬는 조용히 장지문을 닫고 이
불 속에 누워 있는 세이꼬의 베개 맡에 앉았다.
"이분이 기어코 오라는 거야."
변명 비슷한 말투였다. 세이꼬는 상체를 일으켰다. 알몸이
어서 어깨도 유방도 드러나 있었다.
"자, 너도 벗고 들어와. 둘이서 괴롭혀주자구."
"셋이서 자는 것은 무리야."
"괜찮아."
"안 돼."
"그럼 자리를 하나 더 깔아. 붙여서 깔면 돼."
"그렇게 할게."
아야꼬는 반침을 열고 요를 하나 더 깔았다. 손을 뻗쳐서
세이꼬가 그것을 바싹 붙였다.
"자, 당신은 여기. 빨리 여기 누워요. 이불을 따뜻하게 녹혀
놨어요."
서 있는 미야모또에게 세이꼬가 말했다.
그녀가 가리키는대로 미야모또는 잠옷을 벗고 세이꼬 옆자리
에 들어갔다.
아야꼬는 잠옷을 입은 채 새로 깐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이
쪽을 향해 누었다. 눈에 불안한 빛이 비쳤다. 미야모또는 두
여자 사이에 끼어 있었다.
미야모또는 공평을 기하기 위해서 반듯하게 천정을 보고 누
웠다.
"어느 쪽이라도 좋다. 나는 저멵 때부터 하고 싶었다. 빨리
했으면 좋겠다."
미야모또의 일어서 있는 육체는 그렇게 외치고 있는 것 같았
다.
마사오는 미야모또의 이사를 도왔다.
짐을 정리하면서 미야모또는 한 장의 사진을 마사오 앞에 내
밀었다. 머리카락을 세 갈래 땋은 소녀의 나체 사진이었다.
바닥 위에 길게 누워 팔베개를 하고 카메라를 향하고 잇었
다.
위로 무릎을 세우고 있으므로 비부의 숲이 확실히 보였다.
작은 덤불이었다.
가냘픈 몸매로 유방도 소녀 같았다.
"봄방학 때 찍은 거야."
"네가?"
"응."
"누군데?"
"지금 여고 2학년인 사촌이야. "예술 사진을 찍을 테니가
모델이 되줘"하고 말하니 결국은 승낙했어. 고분고분하고 착
한 애야."
"그러면 이것 외에도 또 있어?"
"있어. 하지만 이게 제일 좋아."
마사오는 사진을 되돌려 주었다.
"장난치진 않았어?"
"물론이야."
"이 애, 너한테 반한 거 아니야?"
"글쎄다. 그런 건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
"너와 아야꼬 씨의 일을 알면 슬퍼할 거야."
"남자나 여자나 인생의 비애를 맛보면서 성장하는 거야."
이윽고 짐을 싣고 날라간 집 현관에서 마사오는 아야꼬를 만
났다. 도모꼬도 만났다. 정원에 장미가 피어 있는 것이 보였
다.
아야꼬가 마사오에게 말했다.
"모처럼의 일요일인데 힘들지요? 미안해요."
그 얼굴에서 마사오는 청초한 인상을 받았다. 남편을 교통
사고로 잃고 일 연도 지나지 않았는데 학생과 음탕한 사이가
된 여자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확실히 여자는 얼굴만 봐선 몰라."
미야모또에게 구체적으로 들은 마사오는 마음 속으로 읊조렸
다.
곧 짐은 이층으로 옮겨져 예정된 위치에 놓여졌다. 학생의
이삿짐이라서 그런지 짐의 대부분은 책이었다.
책들을 진열하고 이사는 순식간에 완료되었다. 학생이 하숙
하는 것이므로 이웃에 인사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넌 그 아파트로 옮기면 이층 네 개의 방엔 국수라도
돌리는 편이 좋아."
미야모또가 마사오에게 말했다.
시계를 보니 세 시였다. 마사오와 미야모또는 아래층 거실
로 안내되었다. 중앙에 식탁이 놓여 있고, 펼쳐진 신문지가
그것을 덮고 있었다.
신문지를 젖히자 음식 접시와 컵이 있었다.
"자, 앉아요. 차린 것은 없지만 건배해요."
아야꼬는 맥주를 가져왔다. 마사오도 사양하지 않고 배불리
먹기로 하고 미야모또와 마주 앉았다. 도모꼬도 자리에 앉았
다.
"이 아이는 미야모또와 자기 엄마 일을 어떻게 생각할까?
유끼꼬와 달리 아직 아빠의 기억이 생생할 텐데."
세 사람은 맥주로, 도모꼬는 쥬스로 건배했다.
마사오는 머리를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이제부터 미야모또를 잘 감독해 주십시오."
"그럴 작정이에요. 이제부터는 통금도 있으니까."
"통금은 몇 시입니까?"
"몇 시로 하면 좋을까? 열 시면 어때요?"
"그건 너무 빨라요."
미야모또가 비명에 가가운 소리를 질렀다.
"여대 기숙사도 열한 시일 걸요?"
"안 돼요. 열 시예요."
아야꼬는 자신과의 사이를 미야모또가 마사오에게 말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싫은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학생을 하숙시킬 때 이렇게 주연을 여는 것은 보통집에선 생
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차린 음식이나 술만으로 한 달분 방값 따윈 가볍게 초과해 버
린다. 미야모또와의 사이를 마사오도 알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아야꼬는 태연한 걸가.
여자의 심리를 마사오는 느끼고 있었다. 도모꼬는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사람이 늘어 좋아하는 둣했다.
평소의 예절교육이 그 모습에서 배어 나왔다. 아직 가슴이
나온 것 같지는 않았다.
"유끼꼬보다 세 살이나 아랫니까 정말 어린 아이야."
도모꼬가 친구가 불러 밖으로 놀러 나간 뒤 자리에서 일어선
미야모또는 아야꼬 옆에서 몸을 밀착시켜 앉아 맥주병을 들었
다.
아야꼬의 컵에 맥주를 따르면서 미야모또가 말했다.
"이제 난 아야꼬 씨의 포로입니다. 너무 구박하지 말아 주
세요."
"구박하다니요? 그런……"
부끄러워하는 아야꼬의 어깨에 미야모또는 팔을 들었다.
"마사오가 나와 당신의 일을 신용하지 않는 것 같아요. 증
명하기 위해 이 녀석 앞에서 키스하게 해주새요."
아야꼬는 놀란 모습으로 저항했지만 결국 미야모또에게 입술
을 허락했다.
키스하면서 미야모또는 아야꼬의 가슴에 손을 대었다. 아야
꼬는 그것도 거부하지 않았다.
마사오도 고지식한 얼굴로 있을 수는 없었다.
"좋은 광경이군. 사람과 사람이 서로 좋아한다. 그것이 평
화지."
그런 말을 중얼대며 맥주를 비웠다.
크 키스 뒤 미야모또는 곧 본래 자리로 돌아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아야꼬는 앞섶을 단정히 고치고 마사오를 쳐다보았다. 그
눈에는 아까까지의 청초한 인상과는 전혀 다른 요염한 빛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마사오는 뜻밖의 말을 들었다.
"난 호색스런 여자예요. 그러니가 언제나 미야모또 씨가 곁
에 있어줬으면 해요. 알겠죠?"
결국 자신과 미야모또와의 사이를 미야모또 친구로서 마사오
가 분명하게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한 셈이다.
마사오는 끄덕였다.
"알았습니다. 뭔가 있으면 협력하겠습니다."
"그렇기도 하지만 아야꼬 씨는 네가 그걸 알아 주기를 바라
는 건 아니야. 즉, 날 사랑하기 때문에 하숙시킨 게 아니라
날 욕망처리 도구로 삼기 위해서지."
미야모또가 설명했다.
"아니, 그런!"
미야모또를 보는 아야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렇게 생각해요? 그렇지 않아요. 그런 혐오스런 말 하지
말아요. 당신을 좋아해요."
"그래. 네 말은 잘못됐어, 너, 악당인 척 하면 안 돼. 이분
은 내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염려해서 일부러 비
하했을 뿐이다. 나이 차이를 부끄러워 하기도 한 거고."
마사오는 아야꼬에게 동조했다.
아야꼬 쪽을 쳐다보며 마사오가 계속 말했다.
"겸연쩍어할 필요 없습니다. 아야꼬 시는 아직 젊어요. 스
물 다섯 살이나 여섯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아요."
"그런 인사치레는 좀 지나치군."
"아니, 사실이야. 이제 너의 주량이 줄고 이 집에서 공부하
는 시간이 늘면 만사형통이지. 음! 통행금지는 차라리 아홉
시가 좋겠군요."
잠시 후 미야모또가 세면장으로 갔을 때 아야꼬는 마사오에
게 가까이 왔다.
"저 사람, 지금 정말 여자 친구 없나요?"
은밀한 목소리였다.
"없을 겁니다. 그러나 장래는 모릅니다."
미야모또가 보여 준 나체 사진이 머리에 떠올랐다.
"지금 없으면 됐어요."
"만일 애인이 생겨 데리고 오면 어떻게 합니까?"
"도리가 없죠. 그때는 환영한다고 약속했어요."
"당분간 그런 염려는 안 하셔도 될 겁니다."
돌아온 미야모또가 자리에 앉아 아야꼬를 쳐다보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세이꼬 씨를 부를까요?"
세이꼬도 기어 요전엔 세 사람이 성교했음을 들은 마사오는
놀랐다.
"이 녀석 취해서 또 그때의 이상한 쾌락을 맛보고 싶어진 건
가?"
미야모또를 집에 들인 아야고는 이제 그런 것은 바라지 않을
것이다.
"여자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 말이군."
그런데 아야꼬는 미야모또의 제안에 수긍했고, 망설이듯 이
렇게 질문했다.
"마사오 씨에겐 말했나요?"
"아니, 아직입니다."
그리고 미야모또는 마사오를 쳐다보았다.
"너, 사귀던 여자가 졸업하고 지금은 상대가 없잖아?"
찌에와의 일은 미야모또에게도 말하지 않았었다.
"응. 그래."
"그러면 이건 내가 아니라 아야꼬 씨의 제안인데, 세이꼬 씨
를 만나 보지 않겠니?"
"내가?"
"응. 남의 부인이라는 것 너도 알고 있겠지만 상관없어.
부를 테니까 만나봐."
마사오는 이야기의 당돌함에 망연히 아야꼬를 보았다.
"부인의 제안인가요?"
"예. 하지만 세이꼬가 말한 적 있어요. 미아모또 씨 친구
중에 여자가 바람 피우는 걸 동정해 줄 사람이 없을까 하고
요. 매력있는 사람이에요."
세이꼬가 새로운 상대를 얻으면 자기도 안심할 수 있다. 아
야꼬는 그런 표정이었다.
"그렇게 되면 전 미야모또의 제자가 되는 셈이군요."
마사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그런 건 생각하지 말고 어쨌든 만나보면 어떻겠어요?"
"아니, 그만 두겠습니다. 전 아직 목숨이 아까워요."
"괜찮아. 현명한 여자니까 비밀이 밝혀지거나 하진 않아.
그리고 자기도 일하고 있으니까 돈을 갖고 있어. 여러 가지
사줄 거야."
"싫어. 만나고 싶지 않아. 만나도 그 사람은 날 마음에 들
어하지 않겠지만 어쨌든 만나지 않겠어."
"오늘은 그렇다 치고 생각해 봐. 다음엔 네가 그 방에 이사
하면 마음껏 여자를 부를 수 있을 테니까."
"생각할 것도 없어. 졸업했다 해도 인연이 끊긴 건 아니
고."
"너, 내가 이렇게 애절하게 말했는데 흥미가 당기지 않아?"
"흥미없어."
"여자로선 멋죠!"
마사오는 미야모또의 의도를 알았다. 마사오를 열심히 권유
하는 것으로 자신이 이제 세이꼬에게 전혀 미련이 없음을 아
야꼬에게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잠시 생각할 여유를 줘."
마사오는 그렇게 말함으로써 그 얘기를 결말 지었다.
이윽고 아야꼬가 부엌에 갔을 때 미야모또는 은밀한 목소리
로 물었다.
"저 사람 어떻게 생각해?"
"예쁘고 친절하고 착한 사람 같은데."
"그리고?"
"그뿐이야."
"남자를 망칠 여자상은 아니니?"
"난 점장이가 아냐. 그런 인상은 받지 않았어. 보통 선량
한 아줌마야."
"널 보는 눈에 유혹하는 기세가 있는데."
"그건 네 기분 탓이야. 널 보는 눈엔 정이 담겨 있더라."
"난 일 주일 이내에 여자를 데려와 자겠어."
"그건 네 자유야."
"그래, 자유야. 난 내가 자유라는 것을 가능한한 빨리 증명
해야겠어. 육체관계에 끌려다닐 수는 없어."
"그 결의를 잊지 않으면 괜찮아."
되돌아온 아야꼬가 말했다.
"목욕물 데웠어요. 얼른 땀을 씻고 또 한잔 하면 어때요?
이사로 먼지를 뒤집어 곰으니까."
"아,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목욕탕 사용을 할 수 있어요?"
미야모또가 기뻐하며 말했다.
"물론이죠. 자, 우선 손님부터 들어가고."
"아니, 함께 들어가겠어요."
마사오와 미야모또는 안내를 받아 목욕탕으로 갔다. 탈의장
에는 경대가 있었고 저녁해가 비쳐 들어왔다.
"이제부터 넌 공중목욕탕에 갈 필요가 없겠군."
"그렇게 되나? 그건 몰랐군."
나무로 만든 둥근 목욕통은 남자가 둘 들어가기엔 무리였다.
우선 미야모또가 들어갔다가 이내 나왔다. 그 뒤에 마사오가
들어갔다.
미야모또는 몸을 닦기 시작했다.
"아야꼬 씨, 너와 함께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네 등을 닦
아 주고 싶었을 거야."
"글쎄, 그럴지도."
"너, 씻는 거 중지해. 내가 먼저 씻고 나가겠어. 그리고 그
사람을 불러주지."
미야모또보다도 먼저 목욕탕에서 나온 마사오는 부엌에서 일
하는 아야꼬에게 말했다.
"미야모또가 부릅니다. 등을 닦아 달라고 하고 싶은 것 같
습니다."
아야꼬는 식탁에 앉은 마사오에게 새로운 맥주를 꺼내 주고
목욕탕으로 사라졌다.
마사오는 차가운 맥주를 마셨다.
"해가 지면 돌아가야겠군."
목욕탕은 조용했고 미야모또도 아야꼬도 좀체 나타나질 않았
다.
"정말 그녀도 벌거벗고 들어간 건가? 어쩌면 밤이 되기도
전에 관계를? 난 상관없어. 그 여자애가 돌아오지 않으면
좋겠는데……."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마신 맥주 한 병이 마침 빈병이 되었
을 때 아야꼬가 들어왔다.
"미안해요, 혼자 있게 해서."
"아니, 괜찮습니다. 좋은 정원이군요. 장미가 예쁩니다.
장미나무에 장미꽃이 판다? 뭔가 이상하지만."
"예?"
"시의 한 구절입니다."
아야꼬는 상기한 얼굴이었고 눈이 젖어 있었다.
목욕탕에서 성적인 뭔가가 있었던 것은 분명했고, 마사오는
아야꼬가 그것을 감추기 쉽도록 시 따위를 읊으며 정원으로
눈을 주었던 것이다.
아야꼬는 마사오 옆에 앉았다. 처음 접근해 온 것이다. 향
수 냄새가 났다.
마사오의 마음 속엔 아야꼬의 나이가 있었다.
"서른 둘인가 셋이므로 아직 젊다. 어쨌든 재혼하는 것이 자
연스러울 것이다."
"미야모또와의 사이가 재혼설에 어떤 영향을 줄까?"
그런 것도 생각하고 있었다. 당연히 미야모또의 친구로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했다.
아야꼬에게서 여자 냄새를 느끼고 마사오는 조금 당황했다.
은밀한 목소리로 아야꼬가 말했다.
"세이꼬와의 일도 들었나요?"
"예."
"세이꼬는 부르지 않더라도 올지 몰라요. 오늘 이사는 알고
있으니까. 벌써 이리로 향했을 거예요."
"예."
"그러니까 돌아가지 마세요."
이번엔 마사오는 여자의 입김을 느꼈다. 손이 마사오의 팔
에 감겼다. 그 팔에 아야꼬이 가슴도 느껴졌다.
좀 지나친 접근이었다. 보통이라면 나쁜 마음은 가지 않겠지
만 미야모또의 여자임을 알고 있는 만큼 꺼림칙함 비슷한 기
분이 들었다.
어쩌면 아야꼬에겐 목욕탕에서의 유희 여운이 남아 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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