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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최상위 포식자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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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58 회 작성일 23-12-12 00:3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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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침입자




“으윽… 머리야…….”



이현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손으로 감싸며 실눈을 떴다.



‘몇 시지?’



커튼 사이로 빛이 보인다.

창문으로 햇빛이 들어올 때까지 침대에 누워 있어 본 적이 없다.

이현의 일과는 보통 새벽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머리가 왜 이렇게 아픈 거야.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이현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

정확히는 술을 마시지 못한다.

알콜 분해 효소가 몸 안에 없어서 흔히 말하는 [한 잔만 마시면 필름이 끊어지는] 그런 부류다.

술 냄새만 맡아도 취한다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이현에게는 제법 자주 일어난다.

그만큼 술에 약하고 또 술을 싫어한다.



술 대신 담배가 유일하게 즐기는 일탈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마약도 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혼외자식들 중에서는 마약으로 인생을 허비하는 이들도 몇몇 있지만 그들에게도 [이 집에는 절대로 약을 가지고 들어올 수 없다]는 규칙을 정해 줬었다.



그런데 머리가 왜 이렇게 아픈 걸까.

머리만 아픈 것이 아니라 속이 메스껍고 손발의 감각이 둔하다.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어제 내가 뭘 먹었더라…….’



먹은 것이 잘못되었을까?

저녁 식사는 밖에서 하고 돌아왔고, 내일을 위해 항상 잠들기 전에 챙겨 마시는 영양제를 마신 것 외에 다른 것을 먹은 기억은 없다.

그렇다면 영양제가 잘못되었을까?



[저게 왜 여기 있지?]



또 하나 기억나는 것은 한영주가 돌아왔다는 것이다.

누가 불러들인 건지 모르겠지만 한영주가 다시 이 집으로 들어왔고 오늘 아침에는 내보내려고 했었다.

그런데 몸 상태가 아주 최악이다.



‘영양제를 바꿔야 하나… 아니면 장례식을 치르며 무리했었나…….’



단순히 장례식을 치른 것으로 몸이 상하지는 않았을 거다.

며칠 밤을 새우고, 문상객들을 상대하고, 그러면서도 틈틈이 그룹 일을 결재하고, 그 후에는 다시 일선으로 복귀해서 쉬지도 않고 스케줄을 감당해 왔다.

지나가는 소나기처럼 몸살을 앓는 건지도 모른다.



“오늘 하루는 쉰다고 해야 하…….”



돌아누우려던 이현이 그대로 얼어붙었다.



“한영주?”



이게 무슨 미친 상황일까.

지금 제 옆에 누워 있는 것은, 제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은 틀림없는 영주다.

그것도 알몸의 영주가 곯아떨어져 있다.



“이게 도대체…….”



도대체 밤새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이 두통은 뭐고, 이 울렁거림은 또 뭐고, 제 침대에서 옷을 벗고 잠든 한영주는 뭐란 말인가.



‘일단 옷부터 입고…….’



조용히 침대에서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다리를 움직이는 순간 영주가 눈을 떴다.

그녀의 눈이 이현의 눈과 마주쳤다.



“그러니까 이건…….”




‘대체 내가 왜 변명을 해야 하지? 나도 기억나는 거라고는 없는데…….’



이 상황을 자기만 모르는 걸까?

아니면 한영주와 자신 둘 다 이 상황이 뭔지 모르는 걸까.



“으아아아악!”



그러나 이현이 말을 하기도 전에 영주가 비명을 질렀다.

이불로 벗은 몸을 가리며 비명을 지르는 영주를 보며 이현이 눈을 감았다.

머리도 아팠고, 무엇보다 비명을 지르고 싶은 건 자신이었다.

이게 대체 뭔 똥 같은 상황이냐고,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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