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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날의 광시곡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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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04 회 작성일 23-12-11 22:2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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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정이냐? 오늘 복수전해야지”



알바를 돌려보내고 혼자 카운터에 앉아 있는데 석채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은 돈 마련이 안되는데요”



“얌마, 내가 빌려줄 테니 그냥 와”



“그것도 한두 번이죠. 형님”



“시끄럿. 8시까지 내 사무실로 와라”



기정이 S시에 정착하면서 맨 먼저 사귄 사람이 석채였다.

기정의 PC방 근처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는 석채는 기정에게 PC방을 중개해준 장본인이기도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그는 기정의 대학 3년 선배였다.

호인 스타일이었지만 여자를 지나치게 좋아해서 이혼당하고 혼자 사는 신세였다..

S시 토박이로 땅부자집 둘째 아들이었던 석채는 S시가 개발되고 엄청난 유산을 상속받으면서, 명목만 공인중개사일뿐 거의 백수로 생활하고 있었다.

기정이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며 도박에 빠진 것도 순전히 석채의 꼬드김에 의해서였다.

이미 카드판에서 기정은 천 만원이 넘는 돈을 잃었지만, 대부분은 석채가 대준 돈이었다.

그렇게 많은 돈을 주고서도 석채는 기정에게 갚으라는 소리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헉헉, 오빠 뒤 대주면 얼마 줄건데?”



미스한은 부동산 사무실 소파에 손을 짚은 채로 석채의 물건을 받아들이며 헐떡이다가 항문섹스 한번 하자는 제안에 대뜸 돈타령부터 했다.



“에라 이 잡것…두 배 줄게”



“근데, 오빠건 너무 커서…”



“거래 끝났다. 들어간다”



미스한이 말을 흐리는 사이에 석채는 미스한의 보지에서 자신의 물건을 꺼내 항문으로 향했다.



“악, 너무 아파!!!”



“알았다 이년아 세배 주마. 미스정은 두배 줬는데 넌 특별히 더 주는거야”



“정말이지?”



미스한은 고통으로 얼굴이 일그러진 상태에서도 세배라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항문을 힘껏 조였다.



“아, 오빠 너무 아파.아파.아파.아파”



“뺄까?”



“아냐, 그냥 해”



“조금만 참아라. 멋있게 싸줄게”



“아…아….아….아”



“저 왔어요”



기정이 석채의 사무실 문을 연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어, 기정이구나. 일찍 왔네”



“어? 미안해요, 이따가 다시…”



“그냥 봐. 나 아무래도 변탠가보다. 누가 봐줘야 흥분되는 걸 보니”



질펀한 광경을 보고 놀란 기정이 황급히 나가려는 순간 석채가 기정을 막았다.



“헉헉…기정오빠 안녕!”



그 와중에도 미스한이 기정에게 인사를 건넸다.

뜻하지 않게 이틀 연속으로 별다방 레지 두 사람의 정사장면을 목격하게 된 기정은 말문이 막혔다.



“응, 안녕, 하던 것 그냥 해”



말 해놓고 나니 뻘쭘해졌다.



“기정아 얘 후장 죽인다. 너한테도 한번 주라고 할까?”



“형님!”



“하하 농담이야. 너야 제수씨밖에 모르는 앤줄 다 아는데 뭐”



“오빠, 아파. 빨리 싸”



“알았다. 이년아”



“아냐, 천천히 싸. 인제 좋아지기 시작한다. 아…좋아..히히”



인상이 구겨져 있던 미스한이 이제 뭔가 느껴지기 시작했는지, 기정을 보고 찡긋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자 오늘 실탄이다”



미스한이 어기적거리며 돈을 챙긴 뒤 나가자, 석채가 수표 몇 장을 내 밀었다.



“괜찮아요”



“괜찮기는 임마, PC방 하면서 무슨 돈이 있냐? 나야 가진게 돈밖에 없지만 하하하”



사실 그랬다.

PC방에서 나오는 수입이래봐야 두 식구 생활비와 임대료 내기에도 빠듯했다.



“갚을 걱정 하지말고 오늘 잘 해봐. 아이구 그나 저나 저년 후장이 얼마나 빡빡한지 고추 아파 죽겠네”







“여보세요?”



기정 대신 카운터에 앉아 있다가 별 생각 없이 전화를 받은 은수의 얼굴이 굳어졌다.



“잘 지내지?”



등에 뱀이 기어가는 듯한 기분에 은수는 흠칫 몸을 떨었다.

박전무였다.



“여긴 어떻게 알았어요?”



“미스김, 아니 미세스김 찾는 정도야 일도 아니지. 1년만인데 반갑지도 않나? 흐흐흐”



“남편이 알면 전무님 또 험한 꼴 당해요. 다신 전화하지 마세요”



“어허, 이거 왜 이러나? 나한테 이럴 처지가 아닐텐데. 여러 말 할 필요 없고, 내일 낮 2시에 가게 근처에 있는 별다방으로 나와”



망연자실한 은수가 수화기를 내려 놓지도 못한 채 그대로 굳었다.









오늘따라 이상하리만치 기정의 패가 잘 떨어졌다.

승태는 이미 한번 올인된 후에 다시 돈을 마련해 왔고, 재모와 규석의 돈도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두 사람이 올인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였다.



“레이스!”



다시 한번 기정과 승태, 규석이 붙었다.

두 사람은 거듭되는 패배에 이미 반쯤 이성을 잃고 있었다.

기정의 자리에는 아직도 상당한 액수의 돈이 남아 있었지만, 승태와 규석은 가진 돈 모두를 배팅했다.

바닥에 3 원페어를 깔아 놓은 기정의 손에서 3이 한 장 더 나왔다.

승태는 에이스 투 페어, 규석은 퀸 투페어였다.

두 사람의 심리를 읽은 기정의 완벽한 승리였다.







“아무래도 이상해”



두번 째 올인된 승태가 시비를 걸고 나왔다.



“기정이 너 속이는거 아냐?”



어쩌다 도박판에서 어울리게 되었고, 동갑이어서 서로 반말을 하며 지냈지만 기정과 승태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았다.

승태는 야비하고 간사한 인간이었다.

어쩌다 자신이 돈을 잃으면 이유 없이 시비를 걸곤 했다.



“다 잃었으면 뽀찌 달래서 그냥 가라”



선배인 석채가 조용히 타일러도 승태는 판을 엎기로 각오한 듯 했다.



“이 새끼 속인 게 틀림 없어”



“아무래도 그런 것 같은데”



성격이 온순한 재모는 수수방관만 하고 있었지만 규석이 승태에게 동조하고 나섰다.



“그만 하자. 뽀찌는 충분히 줄게”



“우리가 거지냐? 새끼야!”



이쯤해서 마무리를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서 기정이 한 말은 기름통으로 날아간 불씨가 되어버렸다.

눈 앞이 번쩍 하더니 승태의 주먹에 기정과 소파가 동시에 뒤로 넘어갔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달려드는 승태에게 기정은 엉겁결에 피하면서 다리를 뻗었다.



“어? 어어억”



승태의 중심이 무너지는가 싶더니 콘크리트 바닥에 그대로 얼굴을 쳐박았다.

규석이 황급히 일으키자 피투성이가 된채 앞 이빨이 몽땅 나간 승태의 얼굴이 드러났다.







일이 이상하게 꼬여버렸다.

원인은 분명 승태가 제공했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게재가 아니었다.



“너는 일단 집에 가 있어”



승태를 병원으로 데려가려는 기정을 석채가 황급히 사무실 밖으로 밀어냈다.



“나중에 진정되면 내가 합의 주선할 테니까 집에 가 있으래두”



다시 들어가려는 기정을 석채가 억지로 말리는 바람에 기정은 어정쩡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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