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라고 하지마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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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언제였을까....지금은 이렇게 당연하게 생각되는 누나와 나와의 생활이 시작됐던 것은.
-3년전-
"야, 이태민~ 너 빨리 안내려와?"
아..또 시작이다. 누나의 잔소리로 시작되는 하루. 오늘이라고 다를 건 없었다. 누나하고 나는 1살 밖에 차이가
안 나지만, 유약한 성격인 나와는 달리 누나는 항상 똑부러지고, 가사전반이나 생활력이 강한 사람이었다.
거기에다 예쁘기까지해서 같은 중학교를 다녔었던 때에는 항상 내가 남자들의 러브레터 배달부역활까지
했었다. 물론, 누나에게 항상 욕먹기는 했지만 누나라는 빽 하나로 편한 학교 생활을 했으니 나야 환영할 만
한 일이지만. 그런 내 생활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작년 봄.
외가댁에 친적 중 하나가 사고를 당해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급히 문안을 가려던 중, 고속도로에서 마주오는
트럭에 치여서 두 분 모두 돌아가셨다. 난 기억은 잘 안나지만, 그 소식을 접하고 쓰러져서 병원에 3일동안
입원해 있었다고 한다. 아직도 돌아보면 부모님의 채취가 느껴지는 이 집. 난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겨우 17살이면서 가장 노릇하기에도 조금 벅차다. 뉴스에서 보면 나보다 더 어린애들도 가장 노릇 잘 하던데
내겐 먼 나라 이야기일 뿐. 항상 누나에게 기댈 뿐이다. 누나는 학교 수업 마치면 아는 사람 가게를 몇 시간 봐
주는 조건으로 돈을 벌어온다. 친척들도 우리가 안됐다며 몇 달에 한 번씩 돈을 부쳐주는데 그걸로는 한 달 생
활이 빠듯 하다는 것 쯤은 나도 눈치를 챈다. 이번 여름방학이 다가오면 나도 알바나 구해봐야지.
"야~밥 먹으랬지, 내가!"
"아아아~ 알았으니까 귀 좀 놓고 얘기해."
언제 올라왔는지 누나가 화난 얼굴로 내 방에 있었다. 새하얀 피부에 주먹만한 얼굴. 마치 인형같이 생겨서 어
렸을때부터 많은 사랑 속에 커온 누나. 그런데 지금은 1인 2역 하느라 예전만큼 웃는 일이 줄어들어 나를 가슴
아프게 한다. 이젠 나이가 차서 가슴도 꽤 나오기 시작했고, 다른 남자가 누나를 채갈까봐 가끔씩 걱정도 된다.
"벌써 6시란 말야. 너 지각하고 싶어? 밑에 도시락도 준비했으니까 얼른 밥먹고 학교나 가셔. 응?"
"응...알았어."
항상 누나에게는 미안한 맘에 큰 소리 한 번 못친다. 그런 내가 불안했던지, 태권도니 유도니 배울것을 여러번
권유도 했던 누나지만 내가 원체 약골이라 이제는 포기한 것 같다. 2사람만이 살기엔 좀 큰 2층 가정집이지만
부모님이 버신 돈으로 처음 장만한 집이었기에 우리는 이사따위는 생각하지도 않는다. 누나가 나중에 시집가더
라도 여기서 살 생각이란다. 그럼 난 어쩌지?
아침을 대충 먹고 서둘러 집을 나왔다. 아직도 싸늘한 새벽공기를 조금은 잠이 깨는 것 같네. 자~그럼 오늘도
열심히 살아야지.
난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로는 사람인란 언제든지 아무 이유없이 죽을 수 있느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내가 내일 죽더라도 후회없이 살아보자. 그것이 내 신조가 되었다. 평소 내 성격같으면 학교에서 따를 당
할 수준이라는 것 정도는 알지만,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도 누나에 대한 인기는 대단해서 애들이 날 절대 혼자
두지 않는다. 아..피곤해.
"여어~태민아. 어서 와~"
"이태민. 너 뭐 먹고 싶은 거 없냐? 이번에 매점에 새로 들어 온 카레빵이 죽인다더라."
"태민아~이번 시험범위는 내 쪽집게 평가집으로 열공만 하면 평균 80은 보장된다."
이게 내 학교 생활이다....겉으로는 내게 신경 써 주는 척 하면서 늑대의 얼굴을 가지고 있느 놈들. 내가 너희들에
게 누나를 넘길까보냐. 적어도 누나에게 어울리려면 키 5개에 공무원에 키는 180이상이 최소 조건이라구.
정신 없이 하루 반나절을 학교에 메인채 지친 몸으로 집으로 돌아와 보니 역시 누나는 집에 없었다.
부엌엔 아침에 누나가 준비했던 찌개와 부침개가 있었는데 아마 내가 돌아오면 먹으라는 무언의 메세지겠지.
가방을 방에 던져놓고 티비를 켜도 한심한 프로밖에 없다. 아...억지로 웃기려는 것 보면 불쌍해서 못 웃겠던데.
이참에 코미디 작가같은거나 할까. 적어도 쟤들보다는 더 잘할 수 있겠다. 시간이 흘러 9시가 넘어서야 누나가
대문을 여는 소리가 들린다. 잽싸게 뛰어서 현관문을 열어주는 나.
"뭐야..너 안잤어?"
"아직 9시 밖에 안됐는데 뭐. 나도 이젠 17살이라구."
"아이구. 그러셔요? 그러면 이 짐 좀 들어줄래? 좀 무겁다,야."
그러고보니 누나의 양 손에 종이가방이 들려있었다. 꽤 묵직한 걸...안에 뭐가 들었나.
"그거 가게 아줌마가 김치하고 다른 찬거리 넣어주셨어. 내가 가게 매상 올려준다고 신경 좀 썼대. 키키"
"와아~그럼 월급 좀 올려달라고 해. 매상의 절반만 달라고...아쿠."
누나가 내 말에 발끈해서 머리에 꼴밤을 먹였다. 은근히 아프다구...이런거.
"욘석이 못하는 소리가 없네. 이렇게 신경 써 주는 것만도 다행이지. 감사하게는 생각 안하고..."
"알았어..미안해 누나."
정말 반성하는 듯이 고개를 푹 숙이자, 누나가 날 살며시 자기 품으로 나를 안아왔다. 누나의 풋풋한 향기와 함께
가슴의 물컹한 감촉으로 내 이성이 마비될 지경이었다.
"이...이런. 또..서버렸다."
재작년인가...내가 몽정을 경험한 후로는 어찌된 일인지 누나에게 안기기만 하면 이렇게 발작적으로 서버리는
내 분신으로 당혹스러웠다. 아직 누나에게 들킨 적은 없지만 걸리면..다시는 날 안 안아주겠지. 그래서 나는 아쉽
지만 슬쩍 누나에게서 빠져나왔다.
"뭐야, 나도 이제 다 컸는데 날 덥석 안으면 어떻게 해."
누나는 내 말이 우스운지 낄낄 거리다 내 머리를 휘저으며 놀려댔다.
"네가? 너 머리만 기르면 다 여자로 보는데 뭐. 생각 안나? 어렸을때는 너하고 나하고 헷갈릴 정도였잖아."
"으윽....또 내 약점을...너무해."
"히히. 내게 이기려면 10년은 멀었다, 너."
항상 이런 식으로 끝나고 마는 우리의 대화. 그렇게 변험없이 있을 줄 알았던 우리 사이에 이변이 생긴 것은 1달
후에 있었던 여름 방학때였다. 누나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근처 까페집에 자리가 하나 생겨서 용기를
내어 찾아갔다.
"어서 오세요. 손님 혼자세요?"
"아...저...."
검은 웨이트리스복을 입은 직원이 날 맞이했는데 아무래도 내가 손님으로 착각한 모양이다. 눈도 크고, 몸매도 좋
아서 꽤 인기는 많을 것 같은데...우리 누나에게는 아직 모자르다. 물론 혼자만의 생각.
"손님?"
"에.,.그게. 저..여기 알바 자리 있다고 해서...."
"아~알바 알아보러 오셨군요. 실례지만 나이가?"
"네..17살입니다."
"어이~ 민지씨. 거기 무슨 일이야?"
카운터에 앉아 있던 30대 중반의 아저씨가 다가오며 내 얼굴을 쑥 훓어본다. 내가 동물원의 사파리도 아니고.
조금은 기분 나쁘네.
"알바?"
"네..사장님. 근데, 나이가...17살이라는데요."
"엑? 17? 안돼, 안돼. 그럼 미성년자잖아."
우...역시 안되나...솔직히 기대도 안했지만....나이가 문제로구나."
"저...근데 혹시 이...소연이라고 알아요?"
날 사장에게 소개시켜주던 여자가 누나의 이름을 꺼내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 아는 거지?
"에...저희 누나인데요..."
"아~역시! 어쩜 이렇게 똑같이 생겼을까. 너 이태민이지? 응?"
갑자기 나를 안으며 폴짝폴짝 뛰느라 나도 엉겁결에 같이 뛰기는 한다만.. 이젠 내 이름까지...대체 이 사람 정체가
뭐야?
"아는 사람인가?"
"네~. 저하고 친구거든요. 하도 동생 얘기만 해서 누군가 했더니...마침 여기서 만나네. 정말 닮았다. 머리만 길면
구분 못하겠는걸."
으...또 내 약점을. 당신 이제부터 호감도 -50이야. 첨보는 남자에게 여자같다니. 어..근데 누나하고 같은 나이면
18인데....그것도 미성년자 아닌가?
"야, 민지야. 그렇다고 네가 고등학생이란 걸 광고하면 어쩌냐. 다른 사람들이 보면 뭐라 생각 하겠니?"
"뭐 어때요 삼촌. 잠깐 일 도와주는 건데 뭐.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이젠 대뜸 말도 놓는다. 하긴...친구 동생에게 존대 하는게 더 웃기겠지.
"암튼, 알바는 안되겠다. 너무 어려. 너만해도 문제인데 이 녀석도 쓰다가는...."
사장이 난색을 표하자 민지누나는 심촌을 끌고 가더니 둘이서 뭔가를 얘기했다.
"삼촌..봐요. 저정도 얼굴이면 매상 팍팍 오른다구요. 안그래도 여기 남자들만 와서 장사 잘 안돼잖아요."
"으응....그렇지. 싸구려 커피만 시키고, 3시간동안 죽치니..그것도 다 너때문이잖냐. 좀 비싼거 시키면 만나준다
고 그러면 좋잖냐."
"으이구. 조카를 남자에게 파는 삼촌이 어딨어요. 그거야말로 접대부가 따로 없지. 그러니까 쟤를 스카웃해서
매상 좀 올리자구요."
어이...거기 다 들려요. 그러니까..결국은 나보고 얼굴 마담 같은거 하라는 거 아냐...무섭구만 이 사람들.
"좋다. 내 너를 봐서 특별히 채용하지. 내일부터 나올 수 있나?"
아....이유야 어쨌든 알바를 구했다. 이것도 다 누나덕분인가. 누나 고마워~헤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하, 이것참. 대신 여기서는 너는 20살로 해야한다. 알았지? 요즘 단속이 있어서 말이야."
"네~!!"
아싸. 구했다 구했어. 이 소식을 얼른 누나에게 알려야지. 난 급히 누나가 일하는 마트로 달렸다. 평소에는 100M
만 뛰어도 헥헥 거리는 나였지만 이번만큼은 거의 초인의 능력을 발휘해서 금방 도착했다.
"누나~~"
"어서...응? 태민이 아냐. 너 여기까지 무슨 일이야?"
"누나누나누나~~"
"얘가....왜 그러는데? 말을 해야 이 누나가 알지."
아..내가 좀 급했나보다. 난 심호흡을 몇번 하고나서 내가 알바를 구했다는 얘기를 하였다. 어때 대단하지 누나의
동생이 이 정도라고.
"야...잘 됐다. 어디인데?"
"응~ 여기서 얼마 안돼. 프린체라는 커피숍인데.....누나?"
누나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는 내 어깨를 잡으며 다그쳤다. 갑자기 왜 그러는거야...누나.
"너...너....어디라구? 프린체?"
"으응....아파 누나...이것 좀 놔줘."
"너..거기에 민지라는 애 봤어?"
민지? 그 누나라면..아까 그...
"너 당장 그만둬. 차라리 딴 데 알아보던가, 아니면 알바 하지마."
"갑자기 왜 그래.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건 거기 밖에 없다구."
"신문 돌리는 것도 있잖니. 응? 내 말 들어. 태민아..."
하지만 난 그 때 왜 그랬는지 누나에게 반항심이 일어 고집을 부렸고, 결국 누나도 포기 할 수 밖에 없었다.
"후우. 알았어. 네가 그렇게 고집을 부리기는 처음이네. 허락할게."
"헤헤~ 정말?"
진작 그럴 것이지. 난 의기양양해져서 어깨를 들썩였다.
"대신...그 민지라는 애 하고는 가까워지지마. 알았지?"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이게 내 조건이야. 이것만 지키면 거기 가는 거 허락할 테니까."
이제와서 생각해 보면 나는 누나가 왜 그런 조건을 달았는지 한 번 쯤 생각해야 했지만, 철이 없던지라, 대수로이
여겨 버리고 말았다. 사이가 안좋다거나...뭐 그런 정도겠지. 하지만 그것이 결국엔 누나와 나 사이에 있을 수 없
는 관계를 가져버리게 되는 이유가 된다는 것을 모른채, 어서 내일이 오기만을 바랬다.
~~~~~~~~~~~~~~~~~~~~~~~~~~~~~~~~~~~~~~~~~~~~~~~~~~~~~~~~~~~~~~~~~~~~
결국에는 이것도 올리고 마네요. 다른 거 쓰면서 생각 나길래 끄적여 본 건데 그냥 내버려 두기엔 아까워서 한 번
올려봅니다. 원래는 단편으로 하려고 했는데 써보니 한..3부정도면 괜찮을까 싶어서 이렇게 올립니다.
이 글을 쓰면서 생각했던 거라고는 오직...나도 누나가 있었으면...아니 여동생도...괜한 망상이겠죠?
-3년전-
"야, 이태민~ 너 빨리 안내려와?"
아..또 시작이다. 누나의 잔소리로 시작되는 하루. 오늘이라고 다를 건 없었다. 누나하고 나는 1살 밖에 차이가
안 나지만, 유약한 성격인 나와는 달리 누나는 항상 똑부러지고, 가사전반이나 생활력이 강한 사람이었다.
거기에다 예쁘기까지해서 같은 중학교를 다녔었던 때에는 항상 내가 남자들의 러브레터 배달부역활까지
했었다. 물론, 누나에게 항상 욕먹기는 했지만 누나라는 빽 하나로 편한 학교 생활을 했으니 나야 환영할 만
한 일이지만. 그런 내 생활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작년 봄.
외가댁에 친적 중 하나가 사고를 당해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급히 문안을 가려던 중, 고속도로에서 마주오는
트럭에 치여서 두 분 모두 돌아가셨다. 난 기억은 잘 안나지만, 그 소식을 접하고 쓰러져서 병원에 3일동안
입원해 있었다고 한다. 아직도 돌아보면 부모님의 채취가 느껴지는 이 집. 난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겨우 17살이면서 가장 노릇하기에도 조금 벅차다. 뉴스에서 보면 나보다 더 어린애들도 가장 노릇 잘 하던데
내겐 먼 나라 이야기일 뿐. 항상 누나에게 기댈 뿐이다. 누나는 학교 수업 마치면 아는 사람 가게를 몇 시간 봐
주는 조건으로 돈을 벌어온다. 친척들도 우리가 안됐다며 몇 달에 한 번씩 돈을 부쳐주는데 그걸로는 한 달 생
활이 빠듯 하다는 것 쯤은 나도 눈치를 챈다. 이번 여름방학이 다가오면 나도 알바나 구해봐야지.
"야~밥 먹으랬지, 내가!"
"아아아~ 알았으니까 귀 좀 놓고 얘기해."
언제 올라왔는지 누나가 화난 얼굴로 내 방에 있었다. 새하얀 피부에 주먹만한 얼굴. 마치 인형같이 생겨서 어
렸을때부터 많은 사랑 속에 커온 누나. 그런데 지금은 1인 2역 하느라 예전만큼 웃는 일이 줄어들어 나를 가슴
아프게 한다. 이젠 나이가 차서 가슴도 꽤 나오기 시작했고, 다른 남자가 누나를 채갈까봐 가끔씩 걱정도 된다.
"벌써 6시란 말야. 너 지각하고 싶어? 밑에 도시락도 준비했으니까 얼른 밥먹고 학교나 가셔. 응?"
"응...알았어."
항상 누나에게는 미안한 맘에 큰 소리 한 번 못친다. 그런 내가 불안했던지, 태권도니 유도니 배울것을 여러번
권유도 했던 누나지만 내가 원체 약골이라 이제는 포기한 것 같다. 2사람만이 살기엔 좀 큰 2층 가정집이지만
부모님이 버신 돈으로 처음 장만한 집이었기에 우리는 이사따위는 생각하지도 않는다. 누나가 나중에 시집가더
라도 여기서 살 생각이란다. 그럼 난 어쩌지?
아침을 대충 먹고 서둘러 집을 나왔다. 아직도 싸늘한 새벽공기를 조금은 잠이 깨는 것 같네. 자~그럼 오늘도
열심히 살아야지.
난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로는 사람인란 언제든지 아무 이유없이 죽을 수 있느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내가 내일 죽더라도 후회없이 살아보자. 그것이 내 신조가 되었다. 평소 내 성격같으면 학교에서 따를 당
할 수준이라는 것 정도는 알지만,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도 누나에 대한 인기는 대단해서 애들이 날 절대 혼자
두지 않는다. 아..피곤해.
"여어~태민아. 어서 와~"
"이태민. 너 뭐 먹고 싶은 거 없냐? 이번에 매점에 새로 들어 온 카레빵이 죽인다더라."
"태민아~이번 시험범위는 내 쪽집게 평가집으로 열공만 하면 평균 80은 보장된다."
이게 내 학교 생활이다....겉으로는 내게 신경 써 주는 척 하면서 늑대의 얼굴을 가지고 있느 놈들. 내가 너희들에
게 누나를 넘길까보냐. 적어도 누나에게 어울리려면 키 5개에 공무원에 키는 180이상이 최소 조건이라구.
정신 없이 하루 반나절을 학교에 메인채 지친 몸으로 집으로 돌아와 보니 역시 누나는 집에 없었다.
부엌엔 아침에 누나가 준비했던 찌개와 부침개가 있었는데 아마 내가 돌아오면 먹으라는 무언의 메세지겠지.
가방을 방에 던져놓고 티비를 켜도 한심한 프로밖에 없다. 아...억지로 웃기려는 것 보면 불쌍해서 못 웃겠던데.
이참에 코미디 작가같은거나 할까. 적어도 쟤들보다는 더 잘할 수 있겠다. 시간이 흘러 9시가 넘어서야 누나가
대문을 여는 소리가 들린다. 잽싸게 뛰어서 현관문을 열어주는 나.
"뭐야..너 안잤어?"
"아직 9시 밖에 안됐는데 뭐. 나도 이젠 17살이라구."
"아이구. 그러셔요? 그러면 이 짐 좀 들어줄래? 좀 무겁다,야."
그러고보니 누나의 양 손에 종이가방이 들려있었다. 꽤 묵직한 걸...안에 뭐가 들었나.
"그거 가게 아줌마가 김치하고 다른 찬거리 넣어주셨어. 내가 가게 매상 올려준다고 신경 좀 썼대. 키키"
"와아~그럼 월급 좀 올려달라고 해. 매상의 절반만 달라고...아쿠."
누나가 내 말에 발끈해서 머리에 꼴밤을 먹였다. 은근히 아프다구...이런거.
"욘석이 못하는 소리가 없네. 이렇게 신경 써 주는 것만도 다행이지. 감사하게는 생각 안하고..."
"알았어..미안해 누나."
정말 반성하는 듯이 고개를 푹 숙이자, 누나가 날 살며시 자기 품으로 나를 안아왔다. 누나의 풋풋한 향기와 함께
가슴의 물컹한 감촉으로 내 이성이 마비될 지경이었다.
"이...이런. 또..서버렸다."
재작년인가...내가 몽정을 경험한 후로는 어찌된 일인지 누나에게 안기기만 하면 이렇게 발작적으로 서버리는
내 분신으로 당혹스러웠다. 아직 누나에게 들킨 적은 없지만 걸리면..다시는 날 안 안아주겠지. 그래서 나는 아쉽
지만 슬쩍 누나에게서 빠져나왔다.
"뭐야, 나도 이제 다 컸는데 날 덥석 안으면 어떻게 해."
누나는 내 말이 우스운지 낄낄 거리다 내 머리를 휘저으며 놀려댔다.
"네가? 너 머리만 기르면 다 여자로 보는데 뭐. 생각 안나? 어렸을때는 너하고 나하고 헷갈릴 정도였잖아."
"으윽....또 내 약점을...너무해."
"히히. 내게 이기려면 10년은 멀었다, 너."
항상 이런 식으로 끝나고 마는 우리의 대화. 그렇게 변험없이 있을 줄 알았던 우리 사이에 이변이 생긴 것은 1달
후에 있었던 여름 방학때였다. 누나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근처 까페집에 자리가 하나 생겨서 용기를
내어 찾아갔다.
"어서 오세요. 손님 혼자세요?"
"아...저...."
검은 웨이트리스복을 입은 직원이 날 맞이했는데 아무래도 내가 손님으로 착각한 모양이다. 눈도 크고, 몸매도 좋
아서 꽤 인기는 많을 것 같은데...우리 누나에게는 아직 모자르다. 물론 혼자만의 생각.
"손님?"
"에.,.그게. 저..여기 알바 자리 있다고 해서...."
"아~알바 알아보러 오셨군요. 실례지만 나이가?"
"네..17살입니다."
"어이~ 민지씨. 거기 무슨 일이야?"
카운터에 앉아 있던 30대 중반의 아저씨가 다가오며 내 얼굴을 쑥 훓어본다. 내가 동물원의 사파리도 아니고.
조금은 기분 나쁘네.
"알바?"
"네..사장님. 근데, 나이가...17살이라는데요."
"엑? 17? 안돼, 안돼. 그럼 미성년자잖아."
우...역시 안되나...솔직히 기대도 안했지만....나이가 문제로구나."
"저...근데 혹시 이...소연이라고 알아요?"
날 사장에게 소개시켜주던 여자가 누나의 이름을 꺼내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 아는 거지?
"에...저희 누나인데요..."
"아~역시! 어쩜 이렇게 똑같이 생겼을까. 너 이태민이지? 응?"
갑자기 나를 안으며 폴짝폴짝 뛰느라 나도 엉겁결에 같이 뛰기는 한다만.. 이젠 내 이름까지...대체 이 사람 정체가
뭐야?
"아는 사람인가?"
"네~. 저하고 친구거든요. 하도 동생 얘기만 해서 누군가 했더니...마침 여기서 만나네. 정말 닮았다. 머리만 길면
구분 못하겠는걸."
으...또 내 약점을. 당신 이제부터 호감도 -50이야. 첨보는 남자에게 여자같다니. 어..근데 누나하고 같은 나이면
18인데....그것도 미성년자 아닌가?
"야, 민지야. 그렇다고 네가 고등학생이란 걸 광고하면 어쩌냐. 다른 사람들이 보면 뭐라 생각 하겠니?"
"뭐 어때요 삼촌. 잠깐 일 도와주는 건데 뭐.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이젠 대뜸 말도 놓는다. 하긴...친구 동생에게 존대 하는게 더 웃기겠지.
"암튼, 알바는 안되겠다. 너무 어려. 너만해도 문제인데 이 녀석도 쓰다가는...."
사장이 난색을 표하자 민지누나는 심촌을 끌고 가더니 둘이서 뭔가를 얘기했다.
"삼촌..봐요. 저정도 얼굴이면 매상 팍팍 오른다구요. 안그래도 여기 남자들만 와서 장사 잘 안돼잖아요."
"으응....그렇지. 싸구려 커피만 시키고, 3시간동안 죽치니..그것도 다 너때문이잖냐. 좀 비싼거 시키면 만나준다
고 그러면 좋잖냐."
"으이구. 조카를 남자에게 파는 삼촌이 어딨어요. 그거야말로 접대부가 따로 없지. 그러니까 쟤를 스카웃해서
매상 좀 올리자구요."
어이...거기 다 들려요. 그러니까..결국은 나보고 얼굴 마담 같은거 하라는 거 아냐...무섭구만 이 사람들.
"좋다. 내 너를 봐서 특별히 채용하지. 내일부터 나올 수 있나?"
아....이유야 어쨌든 알바를 구했다. 이것도 다 누나덕분인가. 누나 고마워~헤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하, 이것참. 대신 여기서는 너는 20살로 해야한다. 알았지? 요즘 단속이 있어서 말이야."
"네~!!"
아싸. 구했다 구했어. 이 소식을 얼른 누나에게 알려야지. 난 급히 누나가 일하는 마트로 달렸다. 평소에는 100M
만 뛰어도 헥헥 거리는 나였지만 이번만큼은 거의 초인의 능력을 발휘해서 금방 도착했다.
"누나~~"
"어서...응? 태민이 아냐. 너 여기까지 무슨 일이야?"
"누나누나누나~~"
"얘가....왜 그러는데? 말을 해야 이 누나가 알지."
아..내가 좀 급했나보다. 난 심호흡을 몇번 하고나서 내가 알바를 구했다는 얘기를 하였다. 어때 대단하지 누나의
동생이 이 정도라고.
"야...잘 됐다. 어디인데?"
"응~ 여기서 얼마 안돼. 프린체라는 커피숍인데.....누나?"
누나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는 내 어깨를 잡으며 다그쳤다. 갑자기 왜 그러는거야...누나.
"너...너....어디라구? 프린체?"
"으응....아파 누나...이것 좀 놔줘."
"너..거기에 민지라는 애 봤어?"
민지? 그 누나라면..아까 그...
"너 당장 그만둬. 차라리 딴 데 알아보던가, 아니면 알바 하지마."
"갑자기 왜 그래.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건 거기 밖에 없다구."
"신문 돌리는 것도 있잖니. 응? 내 말 들어. 태민아..."
하지만 난 그 때 왜 그랬는지 누나에게 반항심이 일어 고집을 부렸고, 결국 누나도 포기 할 수 밖에 없었다.
"후우. 알았어. 네가 그렇게 고집을 부리기는 처음이네. 허락할게."
"헤헤~ 정말?"
진작 그럴 것이지. 난 의기양양해져서 어깨를 들썩였다.
"대신...그 민지라는 애 하고는 가까워지지마. 알았지?"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이게 내 조건이야. 이것만 지키면 거기 가는 거 허락할 테니까."
이제와서 생각해 보면 나는 누나가 왜 그런 조건을 달았는지 한 번 쯤 생각해야 했지만, 철이 없던지라, 대수로이
여겨 버리고 말았다. 사이가 안좋다거나...뭐 그런 정도겠지. 하지만 그것이 결국엔 누나와 나 사이에 있을 수 없
는 관계를 가져버리게 되는 이유가 된다는 것을 모른채, 어서 내일이 오기만을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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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이것도 올리고 마네요. 다른 거 쓰면서 생각 나길래 끄적여 본 건데 그냥 내버려 두기엔 아까워서 한 번
올려봅니다. 원래는 단편으로 하려고 했는데 써보니 한..3부정도면 괜찮을까 싶어서 이렇게 올립니다.
이 글을 쓰면서 생각했던 거라고는 오직...나도 누나가 있었으면...아니 여동생도...괜한 망상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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