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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면회 - 3부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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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87 회 작성일 23-12-11 07:1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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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였다.

혹시나 눈물이 떨어진까바 얼굴을 손으로 세수하듯 문지른다.

편지를 접어서 조심스럽게 봉투에 넣었다.

담배를 하나 꺼내 피운다.

엄마의 편지를 다 읽고나자 가슴 한구석에 막막했던 무언가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고마워요 엄마... 정말 고마워요."

담배를 다 피우고나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막사로 돌아오는 동안 기븐이 좋아서 걷는내내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복귀하고나서 낮에 못한 밀린 빨래 등을 했다.

빡센 점호 청소도 신나게 달려다니며 했다.

점호가 끝나고 잠자리에 들었으나 쉽게 잠이 오질 않는다.

이찐 편안한 마음으로 엄마의 미소를 그릴 수 있게 되었다.

"나의 엄마..."

가족이 면회오고 나서 한동안 나자신이 좀 들떠 있었다.

하지만 지난 휴가를 다녀오고 나서부터 난 소대고참들에게 여러번 찍혔었다.

이등병 때는 빠릿빠릿 잘하더니만 일병 달고 빠졌다는 것이다.

사실 휴가에서의 일들이 나에게는 큰 혼돈을 가져다 주었다.

게다가 엄마에 대한 죄책감이 의욕 저하를 가져다 주었다.

엄마에 생각으로 가끔 말귀를 놓치는 경우가 생겼다.

덕분에 제대로 일처리 처리를 못하자 욕얻어먹기 일쑤였다.

보초교대자가 올라왔을 때 바로 코앞까지도 올라오는 줄도 몰라서 수화 타이밍을 놓쳐서 복귀해서

화장실에서 얻어터졌다.

취침하고나서 생각이 복잡해 늦게 자는 경우 많아지자 더 심각해졌다.

한두번 실수는 그러려니 넘어갔지만 계속되는 실수에 고참들 눈밖에 나기 시작했다.

집합에서 항상 주요 타겟이 되고 보초를 올라가면 보초 서는 내내 얼차려와 뛰어다니느라 땀에 젖었다.

휴가를 갔다와서 지금까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었었다.

이제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다.

엄마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많이 사라지고 다음에 볼 때는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들었다.

엄마의 밖은 미소에 나도 미소를 지어본다.



흰눈이 내린다.

아름다운 눈.

하늘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며 내려오다가 땅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거리에는 젊은 연인들이 팔짱을 끼고 흰눈을 맞으며 도심의 번화가를 걷고 있겠지.

내리는 눈과 쌓인 하얀눈으로 밤은 더욱 조용해진다.

"이런 좆같을 눈이 지겹도록 내리네. 에잇 씨펄!"

병장 하나가 너까래를 들고 침을 뱉으며 투덜댄다.

사회에 있을 때 첫눈 오면 애인을 만나 데이트를 하며 좋아했었다.

군에 와서 눈을 접하면서 느낀 것은 정말 지랄맞을 눈이란 것이다.

11월에 들어서면부터 눈이 오기 시작하더니 쌓이는 눈들이 우리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이미 취침시간도 지났건만 치워야할 눈은 아직도 많고 게다가 하늘마저 함박눈을 내려준다.

"이런 좆같은 대대장 새끼 전쟁만 나봐라. 맨먼저 총으로 쏴죽여버려야지."

계속되는 병장의 투덜거림이 오히려 짜증이 난다.

"지는 작업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속으로 중얼거린다.

제설작업이 이토록 빡세지게 된 이유는 야간에 초소를 둘러보던 대대장이 쌓인 눈이 살짝 녹았다 얼어버린

빙판에서 자빠지면서 허리를 삐긋해버린 사고로 시작이 되었다.

초소와 초소의 통로를 확보하라는 지시가 떨어지면서 전 중대는 눈이 쌓일라치면 전 인원을 동원해서라도

제설작업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점호도 생략하고 제설작업에 투입되었다.

병장들은 대부분 장비를 들고 다니며 지들끼리 농담을 하거나 담배를 피웠다.

오늘따라 유난히 눈이 많이 온다.

통로를 어느정도 치우고 다음으로 이동하여 치우다 뒤를 보면 어느새 눈이 쌓이기 시작한다.

이러다가는 날새기 똑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로 한번 다 훑으며 치우고 나서 다들 담배하나 피우며 쉬고 있는데 보초서던 쫄다구가 뛰어온다.

분대장을 하고있는 병장에게 달려가더니 일직사관이 그만 내려오라는 통보를 전해준다.

"아싸!"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병장들은 이미 어슬렁거리며 내려가고 있다.

주변을 정리하고 제설장비들을 챙겨서 내려왔다.

막사에 들어가자 훈훈한 온기가 우리를 반긴다.

일직하사가 세면세족을 간단히 하고 10분내로 점호 준비하란다.

다들 서둘러 씻고 침상끝에 앉아 점호를 기다린다.

조금 앉아있다보니 내무반의 따스한 공기에 얼굴이 벌개지고 졸음이 온다.

취침 시간이 지난지 한참이라 다들 졸린 기색이다.

다행이 점호는 거의 생략이 된 체로 끝났다.

취침에 다들 빠져들었다.

병장 몇몇이 뽀글이를 해먹느라 한참을 부스럭 거린다.

뽀글이 먹는 소리와 냄새가 내무실안에 퍼지자 나도 모르게 입안에 침이 고인다.

몸이 노곤노곤해진다.

이젠 나도 잠에 들어야겠다.

소리없이 쌓이는 눈들을 생각하이 힘이 쪽빠진다.

내일 아침부터 죽어 나겠군.

잠의 여신이 내머리에 잠의 가루를 뿌린다.

"내일 토요일이지? 면회라두 나갔으면 좋겠다."



깜빡 잠이 들었다싶었다 싶은데 기상 소리가 들린다.

몸이 천근만근인듯 무겁다.

몸을 일으켜 졸린 눈을 비빈다.

"얼마 잔 것 같지도 않은데 기상이라니?"

정말 이럴땐 집이 그립다.

늦잠의 달콤함이 그립다.

조금 정신을 차리고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점호는 인원체크만으로 끝내고 바로 제설작업이 시작되었다.

밤새 쌓인 눈이 막사주변에 어마어마하다.

다들 싸리비와 너까래를 들고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이너무 조카튼 눈은 꼭 주말에만 와요. 씨팔!"

"진짜 지겹다 지겨워."

다들 투덜거린다.

말년병장은 이미 내무실로 들어가버리고 병장들은 담배 피우고.

상병주임이 지시를 내려 흩어져 작업을 시작한다.

기상하면서부터 그렇게 제설작업은 시작되었다.

군인의 적.

눈.

누군가 이렇게 표현했다.

닭똥같은 눈.

정말 그 표현이 절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토요일 오전내내 식사전부터 시작해서 식사 마치고나서도 막사와 부대의 연병장의 눈을 치웠다.

이미 발과 코는 꽁꽁 얼었다.

하지만 몸에는 땀이 흠뻑이다.

점심을 먹고나서 내무실에 있으려니 자꾸 눕고 싶은 마음만 간절하다.

화장실로 간다.

열려있는 칸으로 들어가 걸쇠로 잠그고 좌변기에 앉는다.

상체를 숙여 무릅에 엎드린다.

"잠깐만 엎드려 있자."

눈을 감고 얼마되지 않았는데 밖에서 집합하라는 소리가 들린다.

잽싸게 일어나 내무실로 들어가니 텅비어있다.

"좆됐다!"

머리속이 갑자기 텅비어진다.

벗어두었던 장갑과 귀마개 등을 챙겨서 막사앞으로 뛰어나간다.

이미 집합한지 좀 되었는 듯 일직사관이 앞에서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잽싸게 뛰어가 대열의 맨끝에 섰다.

"이런 씨발놈의 새끼가 빠져가지고...너 이따 죽을줄 알아."

옆에 있던 상병주임이 나직막한 목소리로 앞을 보면서 말한다.

앞에선 일직사관이 뭐라고 이야기하는데 하나도 안들린다.

"아...씨발. 분명 잠깐 눈감은 것 같은데 어느새 잠들어가지고...이제 죽었다."

눈앞이 깜깜하다.

앞으로의 상황은 보나마나 줄줄이 사탕처럼 쏟아질 고참들의 할딱가리다.

일직사관이 말을 마치자 행정반으로 들어간다.

옆에 있던 일직하사가 한마디 한다.

"야이 씨발 상병주임!"

상병주임 둘이 관등성명을 댄다.

"아주 잘 한다. 엉! 말년병장도 일찍 나와서 집합하는데...너희 그딴식으로 계속 주임할래?"

"시정하겠습니다."

"조까 씨발놈들아!"

일직하사가 상병주임을 쏘아본다.

"암튼 한시간 동안 개인정비하고 14시부터 제설작업할꺼니깐 제발 시간 맞춰서 집합해라. 해산."

대열이 해산하면서 상병주임이 외친다.

"내 밑으로 체력단련장으로 집합!"

병장들은 막사로 어슬렁 거리며 들어가고 나머지는 체력단련장으로 들어선다.

다 들어가자 문을 닫는다.

벽쪽으로 서열대로 나란히 선다.

사병주임 하나가 갑작스레 차례대로 발로 가슴팍을 걷어찬다.

맞는 사람마다 벽으로 밀려 부딪힌다.

나역시도 걷어차이자 뒤로 밀리며 벽에 부딪힌다.

숨을 제대로 들이킬 수 없는 고통이 온다.

고통스럽지만 잽싸게 제자리에 다시 서며 열중쉬어 자세를 한다.

한번의 파도가 지나갔다.

"일병주임이랑 장도하 앞으로 나와!"

관등성명과 함께 앞으로 한발 나선다.

"일병주임들 똑바로 안할래?"

귀싸대기 연타가 차례대로 작렬한다.

머리가 멍해지고 볼에 통증이 온다.

얼굴이 화끈거린다.

"장도하."

"일병 장도하!"

"어쩐지 네가 요즘 잘한다 싶더라. 결국은 사고를 치는구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의 고개가 돌아간다.

아울러 몸이 휘청하더니 바닥에 고꾸라진다.

머리가 어질어질거린다

잽싸게 몸을 일으킨다.

볼이 얼얼하다.

일어나자 가슴팍으로 발이 날아온다.

이번엔 뒤로 자빠진다.

그렇게 서너번 주먹과 발로 맞고 걷어차인다.

문옆에 있던 상병주임 하나가 그만하라 말린다.

나를 때리던 고참이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

"장도하. 너 이래가지고 다다음달 주임 노릇이나 제대로 하겠냐? 응?"

"일병 장도하. 시정하겠습니다."

"암튼 정신 좀 차리고 살아라. 좀..."

그렇게 말하고는 뒤돌아 체력단련장을 나간다.

상병주임들이 나가자 상병들도 하나 둘 나간다.

몇몇 상병들이 나에게 똑바로 하라며 욕을 하고 나갔다.

상병들이 다 나가자 일병주임 하나가 다 나가고 나만 남으란다.

"또 맞겠구나."

남으라고 한 일병주임은 일병과 이등병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한번 걸렸다하면 가차없는 몽둥이 찜질이 가해진다.

중학교때 필드하키를 했다고 하는데 얌전하다가도 지자신이 머리가 돌면 무자비한 빠따를 안겨줬다.

전체 집합에서 두어대 맞아봤는데 칠때마다 허리가 자동으로 내려가고 나중에 엉덩이와 허벅지에 자국이

선명하게 남고 오래가도록 피멍자국이 지워지질 않았다.

얼마전에 보초서며 졸다걸린 쫄다구 하나가 따로 끌려가 제대로 맞은 적이 있는데 정말 무자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쫄다구 녀석은 일주일정도 제대로 앉기 힘들어 했고 엉덩이와 허벅지는 말그대로 검게 죽은 듯 검게

변해있었다.

다들 그걸보곤 치를 떨었었다.

오죽 했으면 상병 고참들이 다음부터는 심하게 하지 말라는 경고까지 했었다.

주임이 벽에 세워진 너까래의 판넬부분을 발로 우지근 밟자 모가지 부러진다.

"엎디라."

팔과 다리에 힘이 쭉 빠져버린다.

"올 것이 왔구나!"

그 자리에서 천천히 엎드려 뻗쳐 자세를 취한다.

"임마! 짱박힐라믄 좀 요령껏 안걸리게 좀 하지 그랬냐?! 상병들이랑 병장들까지 다 있는데...

네가 그나마 요즘 안걸린다 싶더니만 오래 못가는구나."

"시정하겠습니다."

"시정 많이 하세요. 내가 오늘은 간단히 끝낼꺼니깐 담엔 좀 잘해라. 알겠냐?"

"일병 장도하! 예 알겠습니다."

바람가르는 소리가 들린다싶더니 엉덩이가 푹 주저앉는다.

"윽..."

나도 모르게 입에서 고통의 소리를 내뱉는다.

엉덩이를 다시 들어올릴 때마다 엉덩이나 허벅지로 몽둥이가 날아든다.

다섯대 정도 맞자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비빈다.

"손 치라. 다친다."

다시 엎드린다.

"윽...윽...윽...."

나의 신음소리가 다섯번이 더 가해진 후 나즈막히 고참이 이야기한다.

"일어서."

허벅지를 부비면서 천천히 일어선다.

"낮이라서 그냥 간단히 하는거다. 알겠냐?"

"일병 장도하. 예 알겠습니다."

고참이 몽둥이를 한쪽으로 던진다.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더니 한개비를 나에게 주며 권한다.

불을 부쳐주고는 자기도 하나 피운다.

"군대란게 요령이잖냐. 요령을 피우더라도 긴장을 풀면 오늘같은 일이 앞으로 또 발생한다."

"..."

"요즘 그래두 잘한다 했는데 또 나사 풀렸냐?"

"..."

"좀만 조심하면 피해갈수도 잊으니깐 잘해라."

"예 알겠습니다."

"다 피웠으면 나가자."

같이 밖으로 나왔는데 눈송이가 하나둘 떨어진다.

고참은 막사로 들어가고 나는 막사 옆 외진곳으로 갔다.

담배를 꺼내 피운다.

가슴에서 뜨거운 기운이 올라다 얼굴로 번진다.

벽에다가 냅따 주먹을 내지른다.

"씨발 좆같아서...이렇게까지 하면서 군생활을 해야하나?"

끓어오르는 분개에 다시한번 주먹으로 벽을 친다.

하늘은 이런 나의 모습을 모르는지 눈을 뿌리기만 한다.

담배를 다 피우자 어느정도 화가 가라앉기 시작한다.

시계를 보니 벌써 30분이나 흘렀다.

그대로 다시 작업에 나가야 판이다.

몸에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엉덩이, 허벅지, 얼굴은 뜨끈뜨끈 열이 나고 벽을 친 주먹도 시큰하다.

문득 손을 들어보니 살이 벗겨졌는지 핏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흰눈이 쌓인 땅바닥에 피가 떨어져 있다.

하얀 눈위에 점점이 찍힌 붉은 점들이 선홍색을 띤다.

"색깔 좆같이 이쁘네. 참내 크크크."

나도 모르게 너털웃음을 내뱉는다.

눈을 한움큼 집어 피를 닦아내었다.



새벽부터 쌓인 눈은 발목이 넘어갈 정도로 쌓여 있었다.

초소 대대탄약고와 같은 시설들 사이의 통로 확보를 위해 부대전체가 작업에 투입되었다.

다들 눈을 맞으며 묵묵히 제설작업을 한다.

계속되는 작업에 허리가 뻐근하다.

짬밥이 안 되니 잠깐 쉬지도 못한다.

그나마 50분 작업에 10분의 휴식이 정말 꿀처럼 달디 달다.

오늘은 부식추진도 없이 작업만 계속된다.

작업에 투입되어 이제 마무리 할 즈음에 행정병으로 있는 쫄다구 하나가 작업하는 쪽으로 올라온다.

작업을 지시하고 있는 고참병장에게 가더니 뭐라고 주고 받는다.

병장이 나를 힐끗 쳐다본다.

쫄다구 나에게 오더니 면회왔다구 알려준다.

"지금 빨리 내려오시랍니다."

"응 알았다."

선임병장에게 내려가겠다는 보고를 한다.

쫄다구와 같이 꺼려가는데 뒤에서들 부러움과 시기어린 화살이 날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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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의 면회가 왔군요.

넘 지루한가여?

저두 모르게 군시절 이야기를 자세히 써버렸네여...^^

감기땜시 아직까지 콜록거리네여..ㅎㅎㅎ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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