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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내신부는 내제자 - 8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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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61 회 작성일 23-12-11 00:4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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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성인을 대상으로 쓰여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성년자가 보기에는 적절치 못한 내용입니다.

19세 미만인 사람은 절대 읽지 않기를 바랍니다.



경고: 이 작품은 **넷에서만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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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편 80부 >



[ 상미, 갈등 그리고... 2 ]



동성은 상미와 통화를 하기위해 온 갖 짓을 다했다. 잠시도 쉴틈이 없이 전화를 하고 또 심지어

집앞에서 서성이기도 했다. 차마 얼굴을 볼 면목이 없어 들어가지는 못하고 그렇게 빌라 앞에서

서성거리는 동성이었다. 그러나 상미는 동성에게 화가 잔뜩 났는지 동성의 전화를 끝내 받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 사실이 동성을 더욱 못 견디게 만들었다.

그렇게 점점 상미로 인해 동성의 몸과 마음은 피폐해져 가고 있었다.

이제는 완전히 마음을 다진, 몸과 마음을 완전히 동성에게 준 상아가 곱살맞게 굴었으나 동성은

그런 상아를 그냥 덤덤하게 대해서 상아를 화내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동성은 그런 상아에게 신경을 돌릴 겨를이 없었다. 지금 동성의 머리 속에는 온통 상미

그 생각뿐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빌라 앞에서 서성이며 상미의 헨드폰에 전화를 걸던 동성은

급기야 퇴근하는 박사장의 눈에 띄어 집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모든 사람이 반기는 속에도 자신의 방에 있으면서도 나오지 않는 상미였다.

그렇다고 상미의 방으로 찾아가 말을 건낼수도 없는 동성이었다.

그렇게 소득없이 가슴만 태우다가 힘없이 발길을 돌리는 동성이었다.



( 이렇게 끝나는 건가?... 물론 할말은 없지만... 그래도 한마디 변명 아닌 변명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이대로... 이대로... )



모래를 씹는 기분으로 간신히 저녁을 먹고 말을 건내는 박사장 식구들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하며

온 신경을 상미의 방으로 쏟았던 동성이었다. 식사 시간에 되자 혹시라도 얼굴을 볼수 있을까

기대감에 젖었던 동성이었다. 그러나 상미의 방으로 갔다온 가정부의 속이 안좋다는 말에 더욱

실망감을 느끼는 동성이었다. 직감적으로 자신으로 인해 내려오기를 거부하는 걸 느꼈던 것이다.

그렇게 암울한 시간을 보낸 동성은 힘없는 걸음으로 박사장의 집을 나섰다.



옆에서 팔짱을 낀채 밝은 표정으로 말을 붙이는 상아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하며...

집앞에서 상아를 떼어놓고 걸음을 옮기던 동성은 집이 아득히 보이는 곳까지 와서는 상아를 돌려

보냈다. 그리고는 상아가 집으로 들어갔음을 확인하고는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박사장의 집앞에 다시 선 동성의 눈은 상미의 방이 있는 이층 창문에 고정됐다.

다음 순간 동성의 눈이 반짝 빛을 발했다. 상미의 방 커다란 창문에 불빛을 등지고 비치는

부드러운 느낌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동성은 자신도 모르게 그 실루엣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달밤에 체조한다고

손가락 질을 했을 그런 행동이었다. 그러나 동성은 자신의 행동을 느끼기에는 너무도 다급한

심정이 었다. 그런 자신을 본것일까?... 상미로 추정되는 실루엣은 잠시 그대로 창문 앞에 서

있는 것이었다. 동성은 그런 상미의 실루엣에 자신을 보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더욱 미친듯이

손을 흔들다 생각난 듯 휴대폰을 꺼냈다. 단축 다이얼을 누르고 신호음이 가는 것을 초조한

심정으로 듣고 있는 동성이었다. 눈은 여전히 상미의 창문에 고정한체...



( 결국... 결국... )



동성은 울고만 싶은 심정이 되었다. 아니 미친듯이 고함을 지르고 자학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한참 동안 신호음이 울렸는데도 끝내 상미는 자신의 전화를 받지않고 동성은 기계적인 음성만

들어야 했다. 설상 가상으로 상미의 실루엣은 전화벨이 끝나는 것을 기다렸다는 듯 커튼을 치며

창문에서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행여나 한마디라도... 아니 얼굴이라도 볼수 있을까 작은 희망을

가졌던 동성의 기대는 그런 상미의 행동에 무참히 짖밟혀버렸다.



동성은 그래도 미련이 남는지라 한참 동안이나 상미의 창문을 보며 떠날줄을 몰랐다.

언제까지나 그렇게 서 있겠다는 듯 망부석인양 움직일줄 모르는 동성이었다.

밤은 점점 깊어가고 동성의 몸은 움직일줄 모르고 서있엇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런 동성을 놀란 듯 이상한 듯 힐끔거리며 발걸음을 제촉했다.

동성은 여전히 상미의 창문을 바라보며 문득 자신도 모르게 한줄기 눈물을 지었다.



*******************************************************************************



한편 상미는 동성의 말을 듣자 머리가 하얗게 비는 것을 느끼며 온몸에 기운이 쭉 빠지는 것을

경험했다. 모든 몸의 기능이 정지되는 듯한 것을 느끼며 문득 온 방안이 빙글 빙글 돌아가는 것을

느끼며 상미는 힘없이 침대에 쓰러져버렸다. 허탈한 심신은 상미를 그렇게 정신을 놓게 만들었다.

얼마나 오랜 시간을 그렇게 정신을 잃고 있었을까?... 상미는 문득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잠시 자신이 어디있는지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감을 잡지 못한체 눈만 깜빡이던 상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바닥에 뒹굴고 있는 휴대폰으로 눈길을 주었다.



( 꿈이었을까?... 내가 꿈을 꾼것일까?... 그것도 아주 흉칙한 꿈을... )



사람이란 자신에게 일어난 나쁜 일은 일단 부인하고 보는 경향이 있다.

그건 조건 반사적인 것으로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자하는 심리 작용인 것이다.

나쁜일을 당했을때 곧잘 이것이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그런 것 말이다.

상미도 동성과 상아의 관계를 꿈으로 치부하려는 생각이 일었던 것이다.

동성을 잃고 싶지않다는 그리고 상아와의 관계 또 한...

그러나 상미는 잘알고 있었다. 이것이 결코 꿈이 아니며 또 피해갈수 없는 현실이란 사실을...



" 아가씨!... 식사하세요... "



" ......... "



" 아가씨!... 주무세요?... 응?... 어두운데서 뭐하세요?... "



" 아줌마!... 무슨 일로?... "



상미는 자신의 생각에 빠져 노크 소리와 문밖에서 들려온 소리를 듣지 못했다.

잠시 그렇게 자신의 생각에 빠져있던 상미는 갑자기 눈부시게 불이 들어오자 손을 들어 눈을

가렸다. 이어 들려온 목소리에 여전히 이마에 손을 올린체 고개를 돌렸다.

그런 상아의 눈에 가정부 아줌마가 이상하다는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들어왔다.

상미는 이어 들려온 아줌마의 목소리에 힘없이 입을 열었다.



" 식사하시라고요... 동성이 학생도 왔는데... "



" 동성이!?... "



" 예!... 가족분들이 모두 모여 계세요... 어서 내려가세요... "



" ......... "



아줌마는 상미의 힘없는 목소리에 다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그런 아줌마의 입에서 동성의 이름이 나오자 상미의 무표정하던 얼굴이 일순 기묘하게 변했다.

뭐라고 해야할까? 찡그린 듯... 놀란 듯... 화가난 듯... 하여간 꼭 집어서 말할수 없는 복잡한

표정이 상미의 얼굴에 가득했다. 그것도 잠시 상미의 얼굴이 다시 무표정하게 변했다.

이어 다시 힘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듯한 음성이 상미의 입술을 비집었다.



" 생각이 없어요... 그러니... "



" 낮에 점심도 안드셨는데... 조금이라도... "



" 아니예요... 괜찮아요... 몸이 약간 안좋은 것 같아서... 그러니 그만... "



" ......... "



아줌마는 상미의 목소리에 걱정스러운 듯 상미를 바라보며 말을 했다.

그러나 상미는 지금 심정으로는 도저히 동성을 보고 싶지 않았다.

지금 동성을 본다면 자신이 어떻게 나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온몸을 분노와 미움으로 채우는 뜨거운 열기를 간신히 억누르며 그렇게 말을 하는 상미였다.

그런 상미의 말에 아줌마는 할수 없다는 듯 잠시 상미를 바라보더니 방을 나섰다.



( 보기싫어... 나쁜 놈!... 죽여버리고 싶어... 어떻게 나에게 그럴수가... 어떻게 상아와...

다시는 다시는... 나쁜놈... )



" 상미야!... 괜찮니?... 많이 아픈거니?... "



" 어... 엄마!... 괜찮아요... 아무렇지도 않아요... 단지 조금 피곤해서... "



" 음!... 열이 좀 있는 것 같은데... 약이라도 먹을래?... "



" 그럴것 까지는 없어요... 한숨 자고나면 나을거예요... "



아줌마가 말을 했는가 보았다. 엄마가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는 방안으로 들어왔다.

상미는 걱정스러운 엄마의 말에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엄마의 걱정을 덜어주려고 노력했다.

그런 상미의 얼굴을 잠시 들여다 보던 엄마는 상미의 이마를 짚었다.

분노로 인해 열이 올랐나 보았다. 엄마는 다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상미는 그런 엄마의 관심조차 귀찮아졌다. 그러나 짜증스러운 마음을 간신히 누르며 엄마의 권유를

뿌리치는 상미였다. 그런 상미의 말에 잠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딸을 바라보다 쉬어란 말을

남기고 방을 나섰다. 엄마가 방을 나서자 상미는 다시 침대에 몸을 뉘였다.



그런 상미의 귀에 아랫층에서 이야기를 하는지 가족들의 목소리가 은은히 들려왔다.

상미는 그 희미한 소음 속에서 익숙한 너무나 익숙한 동성의 목소리를 찾아냈다.

순간! 상미의 가슴에는 그리움이 솟구쳐 올랐다. 그러나 다음 순간 다시 동성에 대한 미움과

분노가 상미의 전신을 뜨겁게 감싸고 있었다.

그것을 느끼며 상미는 그 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듯 베게를 들어 자신의 머리를 파묻었다.



( 이제 끝이야... 죽을 때까지 미워할거야... 절대 용서 하지 않을거야... 절대...

보고싶어... 변명이라도... 단 한마디 변명이라도 듣고 싶어... 아니야 그럴순 없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상아와... 절대 용서 못해... 그러나... )



그렇게 어두운 방에 앉아 하염없이 혼자 자신의 생각을 부인했다 시인했다를 반복하는 상미였다.

어느새 그런 상미의 고운 뺨에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잡지 못하며 몸부림을 치던 상미는 문득 아까와는 달리 아랫층이 시끌벅적

해지자 자신도 모르게 귀를 쫑긋 세웠다.

그 소리는 동성이 집으로 가려고 하자 가족들이 배웅을 하는 소리란 것을 깨달은 상미였다.

순간 상미는 갑자기 마음이 급해짐을 느끼고는 침대에서 일어섰다 앉았다 하며 안절부절 못했다.



금방이라도 문을 박차고 나가 동성을 보고싶은 상미였다.

그러나 다음 순간 상미의 몸은 힘없이 침대에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얼굴을 감싸는 상미였다. 너무나 힘든... 마음을 주체할수 없는 상미였다.

다음 순간 상미는 발작을 하듯 커다란 창문 앞으로 걸어가 섰다.

그리고는 무엇을 찾는 듯 황급히 눈을 이리저리 돌렸다.



불이 환하게 밝혀진 집앞 도로에 두 남녀의 다정한 모습이 아프도록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상미는 그리움과 미움 그리고 증오의 복잡한 심정으로 그런 동성과 상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눈도 깜빡이지 않고 그 두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던 상미는 한참 후 어둠 속에 묻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천천히 한숨을 내쉬었다. 여전히 두 눈은 집앞 도로에 고정되어 있었다.

잠시후 집으로 돌아오는 상아의 모습이 보이자 상미는 자신도 모르게 질투의 심정이 되었다.

얼핏 보이는 상아의 얼굴은 밝게 미소를 짓고 있는 듯 했던 것이다.



( 즐거운가 봐?... 상아는 즐거운가 봐!... 나는 이렇게 괴로운데... 상아는... )



그렇게 자신의 처지와 상아의 처지를 비교하며 억울함을 느끼는 상미였다.

질투의 불길을 활활 태우며 상아의 모습이 집안으로 사라질때 까지 상아의 모습을 노려보던 상미는

더 없는 피곤함을 느꼈다. 황폐한 마음과 질투의 감정은 안그래도 피곤한 상미의 심신을 더욱

피곤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런 피곤을 느낀 상미가 막 창문에서 떨어지려는 순간 어둠 속에서

누군가 집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샹미의 눈에 들어왔다.



( 동성!... 다시 왔어... 다시... )



상미는 아직 구별도 되지 않게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본능적으로 그 사람이 동성임을 느꼈다.

가슴이 묘하게 벅차오르는 것을 느끼는 상미였다. 다시 상미의 몸이 창문에 고정된듯 굳어졌다.

천천히 주위를 살피며 걸어오던 동성은 이제는 상미가 얼굴을 확인할수 있는 위치까지 접근했다.

자신을 발견한 것일까?... 동성은 몸을 멈추고는 정신없이 팔을 흔들었다.

상미는 그런 동성을 잠시 멍하니 바라보았다. 다시 가슴이 벅차게 뛰는 것을 느끼는 상미였다.

갑자기 머리 속이 복잡해지는 것을 느끼는 상미였다.



그렇게 한참 동안 애타게 손을 흔들던 동성은 다음 순간 뭔가를 꺼내 어떤 작업을 하는 것이었다.

상미는 무슨 짓을 하나하고 그런 동성을 바라보았다.

다음 순간 바닥에 떨어져 있는 휴대폰이 요란한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상미는 그 소리에 고개를 돌려 휴대폰을 보다 다시 동성을 바라보았다.

동성의 귀에 휴대폰이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 전화를 한거구나... 내게... 어떡하지?... 받을까?... 받지 말까?... 어떡하지?... )



상미는 갈등에 고민했다. 속에서 받으라는 목소리와 받지 말라는 목소리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그렇게 갈등 속에서 고민하고 있을 때 어느 순간 헨드폰의 벨 소리가 뚝 끊겼다.

갑자기 방안은 정적으로 휩싸였다. 상미는 놀란 눈으로 자신의 휴대폰과 창문 밖을 번갈아 바라

보았다. 여전히 동성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다음 순간 상미는 눈을 지긋이 감았다. 잠시후 눈을 뜬 상미는 발작적으로 커튼을 친 후 무거운

동작으로 몸을 돌려 자신의 침대로 향했다.



무너지듯 침대에 업어진 상미의 입에서 나직한 흐느낌이 흘러나왔다.

가슴을 찟는 듯한 애처로운 울음은 시간이 지나도 멈출 줄을 몰랐다.

그렇게 울음으로 거의 밤을 세다시피한 상미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출근을 준비했다.

너무나 힘든 심신인지라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러면 더욱 동성과

상아의 일이 떠오를 것 같아 뭔가 집중할 일이 필요한 상미였다.



쉴세 없이 울리는 헨드폰에 상미는 아예 벳터리를 빼버린 상태였다.

차려주는 밥을 먹는 둥 마는 둥하며 수저을 놓은 상미는 애써 밝은 표정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것은 상미의 생각일뿐 다른 사람의 눈에는 일그러진 얼굴로 나타났다.

그것을 본 식구들은 혹시 하는 마음에 상미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무슨일인가 궁금해

했지만 상미는 그런 식구들에게 어설픈 변명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렇게 걱정스럽게 자신을 바라보는 엄마의 눈길을 어색한 미소로 가라앉힌 상미는 출근을 위해 거실을 나섰다. 그런 상미는 자신의 발길이 마치 공중에 붕 뜬듯 어색함을 느끼고 있었다.



" 아가씨!... 어디 불편한데라도?... "



" 예?... 아!... 아니예요... 아무렇지도... 잠시 뭘 좀 생각한다고... 걱정해 주셔서 고마워요. "



차문을 여는 임실장도 그런 상미의 이상한 움직임을 감지했는지 평소와는 달리 조심스럽게

상미에게 걱정스러운 질문을 했다. 그런 임실장의 말을 순간적으로 알아듣지 못한 상미는 임실장을

바라보다 다시 말을 하는 임실장의 목소리에 처연한 듯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상미의 모습은 정신이 나간듯 혼이 빠진듯한 모습이었다.

상미의 말에도 불구허고 그런 모습에 임실장의 얼굴에는 상미에 대한 걱정스런 표정이 나타났다.



실수투성이였다. 언제나 깔끔한 일처리로 똑 소리나던 상미였었다.

게다가 월등히 예쁜 얼굴에 항상 미소를 지으며 동료들을 베려하는 상미인지라 아름다움으로 인한

질투보다는 호감을 받고 있던 상미였다. 그러나 지금의 상미는 전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멍한 표정으로 항상 짓던 웃음을 어디다 버렸는지 화장으로 커버를 하긴 했으나 하얀

그러면서도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승객을 대하는 상미였다.

그러다 보니 승객이 주문한 것과는 다른 엉뚱한 것을 써비스하여 가벼운 항의를 받기도 했다.



" 상미씨!... 도대체 왜그래?... 가만히 있었는데... 실수가 너무 많잖아?... 어디 아픈거야?...

오렌지주스를 달라는 손님에게 커피를 주지않나?... 스테이크를 태워버리지 않나?...

정말 괜찮은 거야?... 불편하면 잠시 휴식을 취하는게 어때?... "



" 아니... 아니예요... 아무렇지도... 흑흑... 제가 정신이... 정신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정말... 흐흑흑... 죄송합니다... "



그런 상미의 계속되는 실수는 급기야 고참 스튜어디스가 상미를 면담하기에 이르렀다.

싹싹하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착한 성격에 항상 아껴주던 그녀였지만 직업적인 실수는 용납할수

없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한 두번도 아니고 끝없이 실수가 이어지는 데야...

약간 얼굴을 굳히며 넋이 나간듯한 상미의 얼굴을 바라보던 그녀는 그렇게 조금은 걱정스러운

어조로 상미를 질책했고 할말이 없는 상미는 그런 그녀의 말에 부인하다 흐르는 눈물에 입을

막았다. 어떻게든 참으려고 했던 상미였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정말 무슨 일이 있구나?...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인데 항상 미소로 일을 처리하던 상미씨가

이렇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



" 아무 일도... 아무 일도... 흑흑흑... 잠시만 쉬면... "



" 휴!... 그래?... 말하기 싫은가 보네... 그럼 더 이상 묻지 않을께... 그러나 이 상태로는

일을 할수 없을것 같네... 잠시 쉬도록 해... 내가 대신 할테니... "



" 고맙습니다... 흑흑... "



상미는 그녀의 말에 작은 소리로 흐느꼈다. 그런 상미를 잠시 바라보던 그녀의 눈빛은 어느새

처연한 상미를 애처롭게 바라보는 눈빛으로 변했다. 그녀는 어쩔수 없다는 듯 한숨을 푹쉰 뒤

상미에게 말을 건냈고 상미는 고개를 숙이며 얼굴을 감쌌다.

그녀가 잠시 자신을 바라보다 객실쪽으로 사라지자 상미의 몸은 무너지듯 간이 의자에 몸을

걸쳤다. 눈물이 흐르는 상미의 눈은 촛점을 잃고 있었다.



그런 상미의 정신나간듯 한 행동은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도 계속되어 동료들을 걱정스럽게

만들었다. 물론 상미가 정신을 추스리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상미의 노력은 그때 뿐 잠시의 시간이 지나면 다시 멍한 표정을 짓는 상미였다.

그런 연유로 비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상미는 책임자에게 약간의 질책을 받아야만 했다.

그렇게 다른 동료 스튜어디스보다 늦게 힘없는 걸음으로 사무실을 나서 걸음을 옮기던 상미의

걸음이 어느 순간 우뚝 멈추었다. 그리고 상미의 눈동자가 더 없이 커졌다.



" 동성?!... "



" 상미씨!... "



신기루 마냥 공향 청사를 빠져나가려고 걸음을 옮기던 상미의 앞에 동성이 서있었던 것이다.

상미는 자신도 모르게 나직히 사랑하는 아니 사랑했던 그 이름을 혼자 말처럼 흩조렸다.

그런 상미의 귀에 억눌린 듯 쥐어짜듯 한 동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미는 온몸을 잔뜩 굳힌체 말없이 동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없이 복잡한 눈빛으로... 자신을 애절하게 바라보는 동성을...

주위는 그런 두 사람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 시끄럽게 떠들며 여행객들이 스치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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