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부는 내제자 - 8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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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편 83부 >
[ 박사장 그리고 임실장의 과거 1 ]
급한 결제를 마치고 오전의 회의도 모두 마친 박사장은 지친 몸을 푹신한 쇼파에 앉혔다.
해도 해도 끝도 없이 찾아오는 과중한 업무와 순간 순간 내려야 하는 결단은 언제나 박사장의
심신을 극도로 피곤하게 만들었다. 오늘도 회의에서 여러 임원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모두가
납득할 만한 업무 방향을 지시하고 이렇게 피곤한 몸을 쇼파에 뭍는 박사장이었다.
그렇게 지친 심신을 달래던 박사장의 뇌리에는 문득 아들에 대한 아쉬움이 솟았다.
( 휴!... 이럴땐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수 있는 아들이라도 있었으면... 비록 상미나 상희가
머리가 좋긴 하지만 아무래도... 안되면 상미가 빨리 시집을 가서 사위라도... 응?... 사위라...
사위라... 그러고 보니 동성이 녀석을 깜빡했네... )
아쉬운 마음에 딸들의 얼굴을 떠올리던 박사장의 생각이 문득 동성에게 이르렀다.
다음 순간 쇼파에 깊숙히 몸을 묻고 있던 박사장의 몸이 앞으로 숙여졌다.
뭔가 생각난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굵은 주름이 깊이 파여지는 박사장의 얼굴이었다.
박사장은 잠시 그렇게 미간을 찌푸린채 생각에 잠긴듯 천장 한점에 눈길을 고정시켰다.
상미와 상아의 얼굴이 번갈아 가며 박사장의 뇌리에 떠오르고 있었다.
( 그녀석을 어떻게 해야하나?... 이거 내가 잘못 생각해서 일을 복잡하게 만든 것 같은데...
그녀석과 상미의 관계를 알면서도 상아의 아픔 때문에... 허!... 이일을 어떻게 하나?...
그건 그렇고 그녀석을 어떻게 한다... 괘씸한 놈... 상아를 위로하라고 했더니 일을 저질러...
이렇게 되면... )
박사장은 동성을 생각하며 두 딸과의 관계를 떠올리자 난감한 표정이 되었다.
처음에는 상아와 티걱 티걱하면서 그런데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자 은근히 상아와 맺어줄 생각을
했던 박사장이었다. 성실하고 머리 좋은데다가 심성까지 착한 듯한 동성인지라 그렇게 거의 대릴
사위감으로 생각했던 박사장이었다. 더군다나 상아도 동성이 싫지않은 아니 오히려 좋아하는 듯
하자 더욱 그런 마음을 굿힌 박사장이었다.
그래서 다른 전의 가정교사들과는 달리 거의 파격적이라 할수 있을 정도로 동성을 대했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상미와 그렇고 그런 관계를 듣는 순간 박사장은 처음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순간적으로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아 발작적으로 동성을 죽여버릴 생각이 들기도
했었던 박사장이었다. 그러나 잠시 머리를 식히고 생각을 한 박사장은 대상이 바뀌었을 뿐 여전히
자신의 사위감으로 동성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미 쌀이 익어 밥이 된 상황이니 다른 도리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물론 그런 동성에 대해 알수 없는 질투심과 동성의 능력에 대한 거의 경의에 가까운 경탄을 함께
보낸 박사장이었지만... 그러나 은근히 괘씸한 생각에 그리고 천하의 박정섭의 사위가 툭하면
이놈 저놈에게 맞고 다니는 동네북같은 꼴을 보고는 수련을 쌓게 했던 것이었다.
물론 거기에는 조금의 보복성의 마음도 없진 않은 박사장이었다.
그런데로 수련을 잘 따라가며 실력이 조금씩이나마 늘어나며 상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동성을
이제는 완전히 사위감으로 인정하고는 은근히 두 사람이 그런 관계를 자신에게 말하기 만을
기다리던 박사장이었다. 그런데... 상아가 그런 험한 꼴을 당하고 또 그 여파로 - 물론 박사장
자신의 실수로 인한 일이긴 하지만 - 인하여 덜컥 상아와 동성이 그런 관계가 되자 정신을 차릴 수
없는 박사장이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박사장에게는 상미도 상아도 모두
귀엽고 사랑스러운 딸일 뿐이었다. 누구를 더 선호한다든지 하는 것도 없이...
물론 굳이 따지자면 상미는 큰딸 답게 조신하고 모든 면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모든 일을 알아서
처리하는 지라 귀엽다기보다는 믿음직 스러운 면이 강했었다.
그리고 상아로 말하자면 자신의 골치를 푹푹 썩히기는 했지만 발랄하고 명랑한 성격으로 인해
언제나 자신에게 부리는 어리광으로 귀엽기 짝이 없는 그런 딸이었다.
그렇게 누가 더 낮고 누가 더 모지라다고 할수 없이 사랑스러운 딸들이었던 것이다.
( 진짜 이일을 어떻게 처리해야하나?... 누구와 결혼을 시키나?... 누구와 결혼을 시켜도 남은
하나는 상처를 받을텐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이놈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
다시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아파옴을 느낀 박사장은 새삼 동성이 괘씸해졌다.
그리고 요 며칠 상미의 흔들리는 모습을 보자 더욱 동성이 죽이고 싶도록 미운 박사장이었다.
모르는척하며 지켜보는 박사장이었지만 상미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꽤 뚫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옆에서 도와줄수도 없는 처지인지라 그렇게 가슴만 조리고 있었다.
해답없는 고민 속에 빠져 이런 저런 골치 아픈 생각에 빠졌던 박사장은 그 분노를 애꿋은 사람에게
풀수 밖에 없었다. 그건 마침 보고를 하려고 들어선 임실장에게 그대로 떨어졌다.
" 사장님!... 상미 아가씨에 대해 보고드리겠습니다... "
" 그래?... 잘도 경호하고 있더군?... 아주 자알~~~ "
" ......... "
평소와 다를바없이 상미에 대한 일일보고를 하려던 임실장은 별안간 자신을 험악한 눈초리로 노려
보며 완전히 눈에 확 띄게 비꼬는 음성으로 입을 여는 박사장을 보며 몸을 굳혔다.
뭔가 단단히 틀어졌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고 이어 떨어질 벼락을 상기하는 임실장이었다.
그런 임실장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맹렬하게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겉으로는 여전히 무표정으로 일관하면서, 아니 박사장의 말을 듣는 순간 흠짓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다음 순간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가면서...
" 이 새끼야!... 너 상미를 잘 경호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똑똑히 경호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냔 말이야?... 그렇게 생각해?... 응?... "
" 그게... 그게... 제가 부족해서... 죄송합니다... 사장님의 마음에 흡족하도록 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최선을 다해 아가씨를... "
" 집어치워!... 어제 상미의 다리가 왜 그렇게 됐어?... 말해봐!... 일이 그렇게 되도록 하고서도
잘 처리하고 있단 생각이 드는거야?... "
" 죄송합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드릴 말씀이... 모든게 제 잘못이었습니다... "
임실장은 박사장이 어제 상미가 다리를 삔것을 거론하자 그것이 자신의 책임인 양 얼굴을 침통하게
굳히며 자신의 잘못을 순순히 시인했다. 명색이 경호라고 한다는 놈이 자신이 경호하는 사람이
그렇게 다리가 삐게 만든 것은 고의든 실수든 자신의 실수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박사장은 임실장이 그렇게 순순히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자 잘 됐다는 듯 다시 화풀이를 하려고
입을 달싹거리다 문득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에 물끄러미 임실장을 쳐다보았다.
( 휴!... 아무 잘못도 없는 이녀석에게 내가 무슨 짓을 하는거야... 다 부질없는 짓인 줄 알면서도
내 더러운 성질을 이녀석에게 풀려고 하다니... )
그렇게 임실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자신의 성질로 인해 잔뜩 붉혔던 얼굴을 서서히 푸는
박사장이었다. 아무런 죄도 없는 그저 말없이 자신의 그런 성질을 언제나 순순히 받아주는 어떻게
보면 그런 임실장이 있으므로 해서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줄이는 박사장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박사장의 뇌리에 문득 옛날의 일이 떠오르고 있었다.
처음 임실장을 만나던 그때의 일이 선명하게 떠오른 것이었다.
박사장은 그렇게 떠오르는 옛날 일에 대한 생각에 앞으로 숙였던 몸을 뒤로 눕혔다.
벼락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임실장에게 더 이상 관심을 두지않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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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장이 임실장을 처음 만난 것은 안기부 그러니까 지금은 국가 정보원으로 바뀐 옛날의
안전기획부 란 이름의 정보기관에 근무할 때였다. 마침 한창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라
조직들에 대한 내사를 진행하고 있던 안기부의 과장으로 근무하던 박사장이었다.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조만간에 폭력 조직들에게 철퇴를 내려 서민 생활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였다. 그렇게 전국의 모든 폭력 조직에 대한 정보를 하나 하나 모으고 있던 박사장이었다.
그렇게 정보를 받아들이며 폭력 조직의 계보와 규모에 대해 분석하던 박사장의 눈에 놀라울 정도로
급속히 팽창하는, 기존의 거대 조직을 단숨에 무너뜨리며 전국구 규모의 신흥조직이 결려들었다. 다른 조직이 10년 넘어 걸려서 간신히 이룩한 것을 단 일년만에 이루는 놀라운 성과의 조직이...
박사장은 그런 놀라운 팽창에 놀라며 그 조직을 주목하였다. 그리고는 부하 직원들에게 그 조직에
대한 더욱 상세한 정보를 요구했다. 박사장의 생각에는 이대로 몇년 만 지나면 그야 말로 천하를
주먹 세계를 통일할 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 박사장의 요구에 직원들은 다른 조직들을 잠시 재껴놓고 그 신흥 조직에 대한 정보의 취합에
힘을 쏟은 것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직원들도 바보가 아닌지라 박사장과 같은 생각이었다.
그리고는 나타난 인물이 임실장이었다. 그 조직의 행동대장으로 사신으로 불리는 젊은 청년으로
어떤 무술을 익혔는지 언제나 주먹 세계의 강자들을 압도하는 무력으로, 또 놀라울 정도의
카리스마를 보였던 것이다. 또한 적제 적소에 부하들을 배치하여 아무리 불리하다고 할수 있는
싸움에서도 승리를 거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임실장에게 감탄을 하며 자신의 책상에 읹아
부하 직원들이 취합한 정보를 분석하고 정리한 보고서를 흥미진진한 눈으로 읽는 박사장이었다.
( 흠!... 25살이라 이렇게 젊은 나이에... 허참 대단하군... 고아라... 하긴 어절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겠군... 호!... 그런데 청명사에서 그것도 스님이 키웠다고... 그리고 그 스님이
이름모를 전통 무술의 계승자라... 허참!... 조건은 다 갖추어졌군...
어!... 그런데 이게 뭐야!... 명문대 중퇴라... 참!... 가지 가지하는군... )
박사장은 보고서를 보면 볼수록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야 말로 극과 극을 달리는 짧은 인생이면서도 너무나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것을 느끼는
박사장이었다. 그렇게 감탄사를 터트리며 계속 보고서를 읽는 박사장이었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를 읽는 박사장의 눈이 반짝 광채를 발했다.
( 흠!... 학생운동이라... 그리고 제적을 당했단 말이지... 허!... 구속까지 되었었군...
이러니 다른 일을 할수가 없었겠지... 누가 이런 사람을 번듯한 직장에서...
여러가지 일을 했군... 막노동에 청소부, 장의사까지... 하긴 살려고 무진장 노력을 했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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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였다. 임실장은 아버지라 부르는 스님의 도움과 자신의 총명한 머리로 무사히
우리나라에서 소위 일류대학이라 부르는 Y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작은 암자 수준의 스님이라고는 달랑 자신을 키워준 스님 한분 뿐인 가난한 절인지라 대학에
합격하고도 고민을 했던 임실장이었다. 그래서 등록 마감일이 다 되도록 그 사실을 숨긴 임실장이
었다. 자신의 실력을 확인한 것 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던 것이다. 물론 속이 쓰리긴 했지만...
그러나 어떻게 알았는지 스님은 임실장에게 등록 마감일에 입학금을 건내주었다.
감격의 눈물 속에 사양을 하며 취업을 하겠다고 말하는 임실장에게 스님은 조용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사람이 배울 수 있는 것은 다 때가 있다며, 그리고 그 때를 놓지면 배울 기회가 없다는
말로 그런 임실장을 설득하는 스님이었다. 그런 스님의 말에 임실장은 어려운 절의 살림을 잘
알면서도 눈물을 흘리며 그 돈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은밀한 벽장 속에 보관되어있던 금동 불상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는 더욱 감격했다.
그렇게 목숨처럼 아끼던 금동 불상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대학에 들어간 임실장은 그야 말로 죽을
힘을 다해 공부에 매달렸다. 자신이 하루 빨리 성공하여 자신을 위해 판 그 금동 불상을 다시
스님에게 돌려주기 위해서... 그렇게 한눈 한번 팔지않고 공부에 전념하여 계속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에 다니던 임실장에게 변환의 게기가 찾아 왔던 것이다.
그날도 마음 먹고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임실장은 갑자기 들려온 소음에 눈쌀을 찌푸렸다.
연일 계속되는 데모로 인해 벌써 몇일째 휴강하는 것이 계속되고 있던지라 자신도 모르게 그런
학우들의 행태에 눈쌀을 지푸리던 임실장이었다.
그런 임실장이었기에 밖에서 떠들다 못해 이제는 도서관에 까지와서 떠드는 학우들의 막가는 듯한
행동은 못마땅하기 그지없었다. 암묵적으로 침범하지않던 룰이 깨진것이었다.
" 지금 우리의 총학생회장이 잡혀갔습니다... 언제까지나 현실을 외면하면서 이렇게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에 빠져있을 겁니까?... 피끓는 젊음을 가슴 속에 가지고 있다면 모두 나서서
경찰들의 행동을 막읍시다... 여러분들이 이렇게 자신만을 생각하는 동안에도 우리 학우들은
경찰에 끌려가 모진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이러게 학교 안까지 경찰의 발길에 짓밟혀야
되겠습니다... 모두 일어서서 놈들을 분쇄합시다... "
" ......... "
머리에 독재 타도란 머리 띠를 메고 최류탄을 피하려는 지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운동권 학생은
도서관을 돌며 고래 고래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그것을 본 임실장은 다시 눈쌀을 지푸리며
애써 그것을 외면하며 보고 있던 책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러나 다른 학우들은 임실장과 생각이
다른 듯 주위의 학생들과 나직히 말을 주고 받는 등 삽시간에 주위가 소란스러워 졌다.
그 여파는 당장 임실장에게 미쳤다. 옆에 앉아 공부하던 학생이 말을 붙여 온것이었다.
" 어떻게 생각해요?...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이렇게 앉아 있는다는게... "
" ......... "
" 보아하니까 형씨도 집안이 어려운 것 같은데... 나도 죽을 둥 살둥 모르고 공부해서 간신히
여기 왔어요... 동생들이 간신히 중학 문턱을 넘고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는 돈으로 이렇게...
그래서 한눈 팔지 않고 이렇게 공부만 했는데... 오로지 출세해서 가족들에게 보답하려고... "
" .......... "
임실장은 처음에는 그런 그 학생에게 대답하지 않고 자신을 방해하는 데 대해 눈쌀만 찌푸렸다.
그러나 이어 나온 말에 놀란 눈빛이 되어 그 학생을 쳐다보았다. 별반 자신과 다를 바없는 것을
느꼈던 것이었다. 허름한 옷차림에 물론 깨끗하게 입고 있긴했지만 한눈에 가난한 학생이란 걸
알수 있었다. 그런 생각에 그 학생을 지켜보는 임실장이었다. 그런 임실장의 놀란 표정에 그
학생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자신이 생각해도 멋적은듯 했나 봤다.
다음 순간 갑자기 매캐한 냄새가 두 사람의 코를 찔렀고 뭉게 뭉게 연기가 피어올랐다.
" 짜바리다... 도서관까지 들어왔다... "
" 저놈이야!... 잡아!... 모두들 움직이지마... "
" 이 새끼들 죽여버린다... "
" 죽여라... "
" 저 새끼 잡아... "
삽시간에 난장판이 되었다. 임실장은 코 점막을 자극하는 독한 내음에 절로 정신이 멍해졌다.
이어 도저히 적응할수 없는 냄새에 두 눈이 따가워지며 절로 눈물을 흘렸다.
불이 붙는 듯 목이 따가움을 느낀 임실장은 어느새 없어졌는지 보이지 않는 옆자리를 한번 힐끔
본 후 이 고통을 피하려고 몸을 일으켰다. 다음 순간 임실장은 어깨에 가해지는 묵직한 충격에
나지막히 신음을 지르며 나뒹굴었다. 이어 자신을 덮치는 손길에 정신없이 기침을 하며 끌려갔다.
충격이었다. 한번도 생각지 않은 그런 일을 당하리라고는 꿈도 꾸지않았던 임실장이었다.
닭장차에 강제로 태워져서 경찰서로 끌려간 임실장은 몇시간의 취조를 받고 다행히 무혐의로
풀려나긴 했지만 충격은 충격이었다. 그렇게 얼굴 가득 충격을 받은 표정을 감추지 못한채
경찰서 마당을 걸어나오던 임실장은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아까 자신의 옆자리에서 말을 걸던 학생임을 확인한 임실장은 고소를 지었다.
" 형씨도 잡혀 왔었네요... 하하하... 정말 웃기지도 않는 일이지만...
이렇게 된거 이것도 인연이라고 통성명이라도 합시다. 나는 박 익수라고 합니다.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
" 저는 임충모라고 합니다... 볍정대학에 디닙니다... 3학년이구요... "
" 이거 학과는 달라도 같은 학년이네요... 반갑습니다... 휴!... 진짜 더러운 세상이네요...
기분도 그런데 어디가서 술이라도 한잔 하는게... "
" 음!... 뭐 그것도 좋겠죠... "
두 사람은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는 발길을 옮겼다. 한참 말없이 걷던 두 사람이었다.
그러다 문득 박익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학생이 한숨을 푹 쉬더니 작게 불평을 터트렸다.
이어 놀란 눈초리로 자신을 바라보는 임실장을 향해 입을 열었다.
임실장은 그런 박익수의 제안에 잠시 하늘을 보다가 고개를 끄떡였다.
그렇게 의기 투합된 두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는 박익수가 이끄는 데로 걸어갔다.
허름한 너무나 허름한 술집이라고 하기에 어패가 있는 술집이었다.
박익수는 그런 술집에 임실장을 데리고 온데 대해 조금은 미안해 했다.
그리고 나온 막걸리와 김치전으로 술을 마시는 두 사람이었다.
비록 절에 살고 있는 임실장이었으나 곡차라고 한잔씩 마시는 스님을 따라 술을 마셔본 지라
술에 대한 별다른 거부감이 없었다. 그렇게 주고니 받거니 하며 술을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
두 사람이었다. 그리고 임실장은 아까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충격을 받았다.
마침 들어온 박익수의 동생을 만나고서 였다. 반갑게 동생을 맞으며 소개한 동성의 한쪽 손은
손가락이 두개 밖에는 없었던 것이다. 자꾸 힐끔거리는 임실장의 시선에 익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공장에서 일을 하다 잘렸다는 것과 보상이라고는 쥐꼬리보다 못한 돈을 받았다는 것,
그나마 직장을 잃지 않기위해 일주일도 쉬지못하고 일을 해야했던 것을 주절 주절 풀어놓았다.
민망한 듯 얼굴을 붏히는 동생을 보며 말을 잇는 익수의 눈은 어느새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렇게 시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마신 임실장은 별로 술을 잘하지 못하는 지라 잔뜩
취해버렸다. 그리고 아픈 머리를 감싸며 눈을 떴을 때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자고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어딘지 확인하던 임실장은 옆에 자고있는 익수를 발견하고는 주위를 돌아보고서야
자신이 있는 곳이 익수의 집임을 확인할수 있었다.
허름한 너무나 허름한 손으로 잘못 건드리면 무너질 듯한 그런 집이였다.
시간이 지나 일어난 익수가 차려주는 아침을 먹으며 어제본 동생에 대해 물으니 벌써 일을 하러
나갔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온 식구들이 새벽부터 일을 나가지 않으면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에 그냥 고개를 끄떡였던 임실장이었다. 그리고 집을 나서는 임실장은 익수가 사는 동네의
열악한 환경에 다시 놀란 심정이 되었다. 그때부터 임실장은 변하기 시작했다.
고민을 하던 임실장은 금지된 서적을 몰래 탐독하고 또 운동권 선배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렇게 지내는 동안 어느새 운동권에 깊숙히 빠져든 임실장이었다.
그리고 몇번의 데모를 주동하고는 쫒기는 신세가 되었었다.
그동안 그런 임실장의 방황을 스님은 아무 말없이 지켜보기만 했다.
다른 어떠한 사람에게도 미안한 감정이 없는 임실장이었지만 그런 스님에게 만은 너무나 죄송했던
것이었다. 그렇게 도피 생활을 하던 임실장은 결국 체포되어 징역을 살고 출감하였을 때...
스님은 이미 열반에 들어있었다.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수 있다는 정열을 가지고 앞만 보며
달리던 임실장인지라 그런 스님의 죽음은 너무나 큰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그후 단지 먹고 살기위해 온갖 일을 다한 임실장이었다.
그렇게 밑바닥 생활을 하던 임실장은 밑바닥 인생일수록 꼬이는 파리떼가 많음을 체험했다.
없는 사람끼리 돕지는 못할지언정 그런 사람들을 등치는 건달들이 무수히 많았다.
처음에는 그런 사람들을 상대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만하던 임실장이었다.
그러나 뻗쳐오는 건달들의 손길에 급기야 참지 못한 임실장은 폭발을 했고 그것은 더욱 많은 파리
떼를 불러왔다. 귀찮아서 몇번이고 몸을 옮겼지만 그때마다 진드기 같이 들이붙는 놈들이었다.
도무지 어쩔수 없는 것을 느낀 임실장은 어쩔수 없이 그들을 하나 하나 부수어 나갔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그의 이름이 주먹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제법 건실한 구역을 가진 작은 조직에
몸을 담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왕 시작한 김에 뿌리를 뽑자는 다른 한편으로 말하면 자포
자기의 상태가 되어 다른 조직과의 전쟁에 선봉이 되었던 것이다.
놀라운 무술을 지닌 임실장인지라 그가 치른 다른 조직과의 전쟁에서 언제나 승리를 했었다.
그렇게 조직을 키워나갔고 또 그런 일로 인해 박사장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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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조금 전까지 필터링으로 접속이 안되서.... 이제야 올립니다.
그리고 몇일 쉴까합니다.
백수란 소리 안 들으려면 뭔가 할일이 없어도 일하는 척은 해야할 것 같아서... 킥킥킥
그리고 어제 잠을 잘못 잤는지... 아니면 너무 컴퓨터를 열심히 해서 그런지...
건초염으로 목을 돌리기 힘드네요...
아마 다음 편은 월요일이나 되야 올릴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 늦을 수도 있고요...
하여간 조금 쉬어야겠네요...
그리고 이번에 올리는 3부는 박사장의 과거에 관한 이야깁니다.
뭐하는 인간인지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셔서...
여전히 응응응 씬이 없네요...
그리고 갈등 구조도 해소 되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그리고 응응응도 넣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시기를...
- 무대포 배상 -
그러므로 미성년자가 보기에는 적절치 못한 내용입니다.
19세 미만인 사람은 절대 읽지 않기를 바랍니다.
경고: 이 작품은 **넷에서만 연재합니다.
이 작품은 본인의 창작품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으로 옮겨가는 행위를 금합니다.
이 작품은 다른 사이트에 게재되었다면 본인에게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 4편 83부 >
[ 박사장 그리고 임실장의 과거 1 ]
급한 결제를 마치고 오전의 회의도 모두 마친 박사장은 지친 몸을 푹신한 쇼파에 앉혔다.
해도 해도 끝도 없이 찾아오는 과중한 업무와 순간 순간 내려야 하는 결단은 언제나 박사장의
심신을 극도로 피곤하게 만들었다. 오늘도 회의에서 여러 임원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모두가
납득할 만한 업무 방향을 지시하고 이렇게 피곤한 몸을 쇼파에 뭍는 박사장이었다.
그렇게 지친 심신을 달래던 박사장의 뇌리에는 문득 아들에 대한 아쉬움이 솟았다.
( 휴!... 이럴땐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수 있는 아들이라도 있었으면... 비록 상미나 상희가
머리가 좋긴 하지만 아무래도... 안되면 상미가 빨리 시집을 가서 사위라도... 응?... 사위라...
사위라... 그러고 보니 동성이 녀석을 깜빡했네... )
아쉬운 마음에 딸들의 얼굴을 떠올리던 박사장의 생각이 문득 동성에게 이르렀다.
다음 순간 쇼파에 깊숙히 몸을 묻고 있던 박사장의 몸이 앞으로 숙여졌다.
뭔가 생각난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굵은 주름이 깊이 파여지는 박사장의 얼굴이었다.
박사장은 잠시 그렇게 미간을 찌푸린채 생각에 잠긴듯 천장 한점에 눈길을 고정시켰다.
상미와 상아의 얼굴이 번갈아 가며 박사장의 뇌리에 떠오르고 있었다.
( 그녀석을 어떻게 해야하나?... 이거 내가 잘못 생각해서 일을 복잡하게 만든 것 같은데...
그녀석과 상미의 관계를 알면서도 상아의 아픔 때문에... 허!... 이일을 어떻게 하나?...
그건 그렇고 그녀석을 어떻게 한다... 괘씸한 놈... 상아를 위로하라고 했더니 일을 저질러...
이렇게 되면... )
박사장은 동성을 생각하며 두 딸과의 관계를 떠올리자 난감한 표정이 되었다.
처음에는 상아와 티걱 티걱하면서 그런데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자 은근히 상아와 맺어줄 생각을
했던 박사장이었다. 성실하고 머리 좋은데다가 심성까지 착한 듯한 동성인지라 그렇게 거의 대릴
사위감으로 생각했던 박사장이었다. 더군다나 상아도 동성이 싫지않은 아니 오히려 좋아하는 듯
하자 더욱 그런 마음을 굿힌 박사장이었다.
그래서 다른 전의 가정교사들과는 달리 거의 파격적이라 할수 있을 정도로 동성을 대했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상미와 그렇고 그런 관계를 듣는 순간 박사장은 처음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순간적으로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아 발작적으로 동성을 죽여버릴 생각이 들기도
했었던 박사장이었다. 그러나 잠시 머리를 식히고 생각을 한 박사장은 대상이 바뀌었을 뿐 여전히
자신의 사위감으로 동성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미 쌀이 익어 밥이 된 상황이니 다른 도리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물론 그런 동성에 대해 알수 없는 질투심과 동성의 능력에 대한 거의 경의에 가까운 경탄을 함께
보낸 박사장이었지만... 그러나 은근히 괘씸한 생각에 그리고 천하의 박정섭의 사위가 툭하면
이놈 저놈에게 맞고 다니는 동네북같은 꼴을 보고는 수련을 쌓게 했던 것이었다.
물론 거기에는 조금의 보복성의 마음도 없진 않은 박사장이었다.
그런데로 수련을 잘 따라가며 실력이 조금씩이나마 늘어나며 상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동성을
이제는 완전히 사위감으로 인정하고는 은근히 두 사람이 그런 관계를 자신에게 말하기 만을
기다리던 박사장이었다. 그런데... 상아가 그런 험한 꼴을 당하고 또 그 여파로 - 물론 박사장
자신의 실수로 인한 일이긴 하지만 - 인하여 덜컥 상아와 동성이 그런 관계가 되자 정신을 차릴 수
없는 박사장이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박사장에게는 상미도 상아도 모두
귀엽고 사랑스러운 딸일 뿐이었다. 누구를 더 선호한다든지 하는 것도 없이...
물론 굳이 따지자면 상미는 큰딸 답게 조신하고 모든 면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모든 일을 알아서
처리하는 지라 귀엽다기보다는 믿음직 스러운 면이 강했었다.
그리고 상아로 말하자면 자신의 골치를 푹푹 썩히기는 했지만 발랄하고 명랑한 성격으로 인해
언제나 자신에게 부리는 어리광으로 귀엽기 짝이 없는 그런 딸이었다.
그렇게 누가 더 낮고 누가 더 모지라다고 할수 없이 사랑스러운 딸들이었던 것이다.
( 진짜 이일을 어떻게 처리해야하나?... 누구와 결혼을 시키나?... 누구와 결혼을 시켜도 남은
하나는 상처를 받을텐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이놈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
다시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아파옴을 느낀 박사장은 새삼 동성이 괘씸해졌다.
그리고 요 며칠 상미의 흔들리는 모습을 보자 더욱 동성이 죽이고 싶도록 미운 박사장이었다.
모르는척하며 지켜보는 박사장이었지만 상미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꽤 뚫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옆에서 도와줄수도 없는 처지인지라 그렇게 가슴만 조리고 있었다.
해답없는 고민 속에 빠져 이런 저런 골치 아픈 생각에 빠졌던 박사장은 그 분노를 애꿋은 사람에게
풀수 밖에 없었다. 그건 마침 보고를 하려고 들어선 임실장에게 그대로 떨어졌다.
" 사장님!... 상미 아가씨에 대해 보고드리겠습니다... "
" 그래?... 잘도 경호하고 있더군?... 아주 자알~~~ "
" ......... "
평소와 다를바없이 상미에 대한 일일보고를 하려던 임실장은 별안간 자신을 험악한 눈초리로 노려
보며 완전히 눈에 확 띄게 비꼬는 음성으로 입을 여는 박사장을 보며 몸을 굳혔다.
뭔가 단단히 틀어졌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고 이어 떨어질 벼락을 상기하는 임실장이었다.
그런 임실장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맹렬하게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겉으로는 여전히 무표정으로 일관하면서, 아니 박사장의 말을 듣는 순간 흠짓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다음 순간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가면서...
" 이 새끼야!... 너 상미를 잘 경호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똑똑히 경호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냔 말이야?... 그렇게 생각해?... 응?... "
" 그게... 그게... 제가 부족해서... 죄송합니다... 사장님의 마음에 흡족하도록 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최선을 다해 아가씨를... "
" 집어치워!... 어제 상미의 다리가 왜 그렇게 됐어?... 말해봐!... 일이 그렇게 되도록 하고서도
잘 처리하고 있단 생각이 드는거야?... "
" 죄송합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드릴 말씀이... 모든게 제 잘못이었습니다... "
임실장은 박사장이 어제 상미가 다리를 삔것을 거론하자 그것이 자신의 책임인 양 얼굴을 침통하게
굳히며 자신의 잘못을 순순히 시인했다. 명색이 경호라고 한다는 놈이 자신이 경호하는 사람이
그렇게 다리가 삐게 만든 것은 고의든 실수든 자신의 실수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박사장은 임실장이 그렇게 순순히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자 잘 됐다는 듯 다시 화풀이를 하려고
입을 달싹거리다 문득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에 물끄러미 임실장을 쳐다보았다.
( 휴!... 아무 잘못도 없는 이녀석에게 내가 무슨 짓을 하는거야... 다 부질없는 짓인 줄 알면서도
내 더러운 성질을 이녀석에게 풀려고 하다니... )
그렇게 임실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자신의 성질로 인해 잔뜩 붉혔던 얼굴을 서서히 푸는
박사장이었다. 아무런 죄도 없는 그저 말없이 자신의 그런 성질을 언제나 순순히 받아주는 어떻게
보면 그런 임실장이 있으므로 해서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줄이는 박사장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박사장의 뇌리에 문득 옛날의 일이 떠오르고 있었다.
처음 임실장을 만나던 그때의 일이 선명하게 떠오른 것이었다.
박사장은 그렇게 떠오르는 옛날 일에 대한 생각에 앞으로 숙였던 몸을 뒤로 눕혔다.
벼락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임실장에게 더 이상 관심을 두지않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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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장이 임실장을 처음 만난 것은 안기부 그러니까 지금은 국가 정보원으로 바뀐 옛날의
안전기획부 란 이름의 정보기관에 근무할 때였다. 마침 한창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라
조직들에 대한 내사를 진행하고 있던 안기부의 과장으로 근무하던 박사장이었다.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조만간에 폭력 조직들에게 철퇴를 내려 서민 생활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였다. 그렇게 전국의 모든 폭력 조직에 대한 정보를 하나 하나 모으고 있던 박사장이었다.
그렇게 정보를 받아들이며 폭력 조직의 계보와 규모에 대해 분석하던 박사장의 눈에 놀라울 정도로
급속히 팽창하는, 기존의 거대 조직을 단숨에 무너뜨리며 전국구 규모의 신흥조직이 결려들었다. 다른 조직이 10년 넘어 걸려서 간신히 이룩한 것을 단 일년만에 이루는 놀라운 성과의 조직이...
박사장은 그런 놀라운 팽창에 놀라며 그 조직을 주목하였다. 그리고는 부하 직원들에게 그 조직에
대한 더욱 상세한 정보를 요구했다. 박사장의 생각에는 이대로 몇년 만 지나면 그야 말로 천하를
주먹 세계를 통일할 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 박사장의 요구에 직원들은 다른 조직들을 잠시 재껴놓고 그 신흥 조직에 대한 정보의 취합에
힘을 쏟은 것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직원들도 바보가 아닌지라 박사장과 같은 생각이었다.
그리고는 나타난 인물이 임실장이었다. 그 조직의 행동대장으로 사신으로 불리는 젊은 청년으로
어떤 무술을 익혔는지 언제나 주먹 세계의 강자들을 압도하는 무력으로, 또 놀라울 정도의
카리스마를 보였던 것이다. 또한 적제 적소에 부하들을 배치하여 아무리 불리하다고 할수 있는
싸움에서도 승리를 거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임실장에게 감탄을 하며 자신의 책상에 읹아
부하 직원들이 취합한 정보를 분석하고 정리한 보고서를 흥미진진한 눈으로 읽는 박사장이었다.
( 흠!... 25살이라 이렇게 젊은 나이에... 허참 대단하군... 고아라... 하긴 어절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겠군... 호!... 그런데 청명사에서 그것도 스님이 키웠다고... 그리고 그 스님이
이름모를 전통 무술의 계승자라... 허참!... 조건은 다 갖추어졌군...
어!... 그런데 이게 뭐야!... 명문대 중퇴라... 참!... 가지 가지하는군... )
박사장은 보고서를 보면 볼수록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야 말로 극과 극을 달리는 짧은 인생이면서도 너무나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것을 느끼는
박사장이었다. 그렇게 감탄사를 터트리며 계속 보고서를 읽는 박사장이었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를 읽는 박사장의 눈이 반짝 광채를 발했다.
( 흠!... 학생운동이라... 그리고 제적을 당했단 말이지... 허!... 구속까지 되었었군...
이러니 다른 일을 할수가 없었겠지... 누가 이런 사람을 번듯한 직장에서...
여러가지 일을 했군... 막노동에 청소부, 장의사까지... 하긴 살려고 무진장 노력을 했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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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였다. 임실장은 아버지라 부르는 스님의 도움과 자신의 총명한 머리로 무사히
우리나라에서 소위 일류대학이라 부르는 Y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작은 암자 수준의 스님이라고는 달랑 자신을 키워준 스님 한분 뿐인 가난한 절인지라 대학에
합격하고도 고민을 했던 임실장이었다. 그래서 등록 마감일이 다 되도록 그 사실을 숨긴 임실장이
었다. 자신의 실력을 확인한 것 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던 것이다. 물론 속이 쓰리긴 했지만...
그러나 어떻게 알았는지 스님은 임실장에게 등록 마감일에 입학금을 건내주었다.
감격의 눈물 속에 사양을 하며 취업을 하겠다고 말하는 임실장에게 스님은 조용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사람이 배울 수 있는 것은 다 때가 있다며, 그리고 그 때를 놓지면 배울 기회가 없다는
말로 그런 임실장을 설득하는 스님이었다. 그런 스님의 말에 임실장은 어려운 절의 살림을 잘
알면서도 눈물을 흘리며 그 돈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은밀한 벽장 속에 보관되어있던 금동 불상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는 더욱 감격했다.
그렇게 목숨처럼 아끼던 금동 불상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대학에 들어간 임실장은 그야 말로 죽을
힘을 다해 공부에 매달렸다. 자신이 하루 빨리 성공하여 자신을 위해 판 그 금동 불상을 다시
스님에게 돌려주기 위해서... 그렇게 한눈 한번 팔지않고 공부에 전념하여 계속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에 다니던 임실장에게 변환의 게기가 찾아 왔던 것이다.
그날도 마음 먹고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임실장은 갑자기 들려온 소음에 눈쌀을 찌푸렸다.
연일 계속되는 데모로 인해 벌써 몇일째 휴강하는 것이 계속되고 있던지라 자신도 모르게 그런
학우들의 행태에 눈쌀을 지푸리던 임실장이었다.
그런 임실장이었기에 밖에서 떠들다 못해 이제는 도서관에 까지와서 떠드는 학우들의 막가는 듯한
행동은 못마땅하기 그지없었다. 암묵적으로 침범하지않던 룰이 깨진것이었다.
" 지금 우리의 총학생회장이 잡혀갔습니다... 언제까지나 현실을 외면하면서 이렇게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에 빠져있을 겁니까?... 피끓는 젊음을 가슴 속에 가지고 있다면 모두 나서서
경찰들의 행동을 막읍시다... 여러분들이 이렇게 자신만을 생각하는 동안에도 우리 학우들은
경찰에 끌려가 모진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이러게 학교 안까지 경찰의 발길에 짓밟혀야
되겠습니다... 모두 일어서서 놈들을 분쇄합시다... "
" ......... "
머리에 독재 타도란 머리 띠를 메고 최류탄을 피하려는 지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운동권 학생은
도서관을 돌며 고래 고래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그것을 본 임실장은 다시 눈쌀을 지푸리며
애써 그것을 외면하며 보고 있던 책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러나 다른 학우들은 임실장과 생각이
다른 듯 주위의 학생들과 나직히 말을 주고 받는 등 삽시간에 주위가 소란스러워 졌다.
그 여파는 당장 임실장에게 미쳤다. 옆에 앉아 공부하던 학생이 말을 붙여 온것이었다.
" 어떻게 생각해요?...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이렇게 앉아 있는다는게... "
" ......... "
" 보아하니까 형씨도 집안이 어려운 것 같은데... 나도 죽을 둥 살둥 모르고 공부해서 간신히
여기 왔어요... 동생들이 간신히 중학 문턱을 넘고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는 돈으로 이렇게...
그래서 한눈 팔지 않고 이렇게 공부만 했는데... 오로지 출세해서 가족들에게 보답하려고... "
" .......... "
임실장은 처음에는 그런 그 학생에게 대답하지 않고 자신을 방해하는 데 대해 눈쌀만 찌푸렸다.
그러나 이어 나온 말에 놀란 눈빛이 되어 그 학생을 쳐다보았다. 별반 자신과 다를 바없는 것을
느꼈던 것이었다. 허름한 옷차림에 물론 깨끗하게 입고 있긴했지만 한눈에 가난한 학생이란 걸
알수 있었다. 그런 생각에 그 학생을 지켜보는 임실장이었다. 그런 임실장의 놀란 표정에 그
학생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자신이 생각해도 멋적은듯 했나 봤다.
다음 순간 갑자기 매캐한 냄새가 두 사람의 코를 찔렀고 뭉게 뭉게 연기가 피어올랐다.
" 짜바리다... 도서관까지 들어왔다... "
" 저놈이야!... 잡아!... 모두들 움직이지마... "
" 이 새끼들 죽여버린다... "
" 죽여라... "
" 저 새끼 잡아... "
삽시간에 난장판이 되었다. 임실장은 코 점막을 자극하는 독한 내음에 절로 정신이 멍해졌다.
이어 도저히 적응할수 없는 냄새에 두 눈이 따가워지며 절로 눈물을 흘렸다.
불이 붙는 듯 목이 따가움을 느낀 임실장은 어느새 없어졌는지 보이지 않는 옆자리를 한번 힐끔
본 후 이 고통을 피하려고 몸을 일으켰다. 다음 순간 임실장은 어깨에 가해지는 묵직한 충격에
나지막히 신음을 지르며 나뒹굴었다. 이어 자신을 덮치는 손길에 정신없이 기침을 하며 끌려갔다.
충격이었다. 한번도 생각지 않은 그런 일을 당하리라고는 꿈도 꾸지않았던 임실장이었다.
닭장차에 강제로 태워져서 경찰서로 끌려간 임실장은 몇시간의 취조를 받고 다행히 무혐의로
풀려나긴 했지만 충격은 충격이었다. 그렇게 얼굴 가득 충격을 받은 표정을 감추지 못한채
경찰서 마당을 걸어나오던 임실장은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아까 자신의 옆자리에서 말을 걸던 학생임을 확인한 임실장은 고소를 지었다.
" 형씨도 잡혀 왔었네요... 하하하... 정말 웃기지도 않는 일이지만...
이렇게 된거 이것도 인연이라고 통성명이라도 합시다. 나는 박 익수라고 합니다.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
" 저는 임충모라고 합니다... 볍정대학에 디닙니다... 3학년이구요... "
" 이거 학과는 달라도 같은 학년이네요... 반갑습니다... 휴!... 진짜 더러운 세상이네요...
기분도 그런데 어디가서 술이라도 한잔 하는게... "
" 음!... 뭐 그것도 좋겠죠... "
두 사람은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는 발길을 옮겼다. 한참 말없이 걷던 두 사람이었다.
그러다 문득 박익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학생이 한숨을 푹 쉬더니 작게 불평을 터트렸다.
이어 놀란 눈초리로 자신을 바라보는 임실장을 향해 입을 열었다.
임실장은 그런 박익수의 제안에 잠시 하늘을 보다가 고개를 끄떡였다.
그렇게 의기 투합된 두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는 박익수가 이끄는 데로 걸어갔다.
허름한 너무나 허름한 술집이라고 하기에 어패가 있는 술집이었다.
박익수는 그런 술집에 임실장을 데리고 온데 대해 조금은 미안해 했다.
그리고 나온 막걸리와 김치전으로 술을 마시는 두 사람이었다.
비록 절에 살고 있는 임실장이었으나 곡차라고 한잔씩 마시는 스님을 따라 술을 마셔본 지라
술에 대한 별다른 거부감이 없었다. 그렇게 주고니 받거니 하며 술을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
두 사람이었다. 그리고 임실장은 아까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충격을 받았다.
마침 들어온 박익수의 동생을 만나고서 였다. 반갑게 동생을 맞으며 소개한 동성의 한쪽 손은
손가락이 두개 밖에는 없었던 것이다. 자꾸 힐끔거리는 임실장의 시선에 익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공장에서 일을 하다 잘렸다는 것과 보상이라고는 쥐꼬리보다 못한 돈을 받았다는 것,
그나마 직장을 잃지 않기위해 일주일도 쉬지못하고 일을 해야했던 것을 주절 주절 풀어놓았다.
민망한 듯 얼굴을 붏히는 동생을 보며 말을 잇는 익수의 눈은 어느새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렇게 시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마신 임실장은 별로 술을 잘하지 못하는 지라 잔뜩
취해버렸다. 그리고 아픈 머리를 감싸며 눈을 떴을 때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자고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어딘지 확인하던 임실장은 옆에 자고있는 익수를 발견하고는 주위를 돌아보고서야
자신이 있는 곳이 익수의 집임을 확인할수 있었다.
허름한 너무나 허름한 손으로 잘못 건드리면 무너질 듯한 그런 집이였다.
시간이 지나 일어난 익수가 차려주는 아침을 먹으며 어제본 동생에 대해 물으니 벌써 일을 하러
나갔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온 식구들이 새벽부터 일을 나가지 않으면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에 그냥 고개를 끄떡였던 임실장이었다. 그리고 집을 나서는 임실장은 익수가 사는 동네의
열악한 환경에 다시 놀란 심정이 되었다. 그때부터 임실장은 변하기 시작했다.
고민을 하던 임실장은 금지된 서적을 몰래 탐독하고 또 운동권 선배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렇게 지내는 동안 어느새 운동권에 깊숙히 빠져든 임실장이었다.
그리고 몇번의 데모를 주동하고는 쫒기는 신세가 되었었다.
그동안 그런 임실장의 방황을 스님은 아무 말없이 지켜보기만 했다.
다른 어떠한 사람에게도 미안한 감정이 없는 임실장이었지만 그런 스님에게 만은 너무나 죄송했던
것이었다. 그렇게 도피 생활을 하던 임실장은 결국 체포되어 징역을 살고 출감하였을 때...
스님은 이미 열반에 들어있었다.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수 있다는 정열을 가지고 앞만 보며
달리던 임실장인지라 그런 스님의 죽음은 너무나 큰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그후 단지 먹고 살기위해 온갖 일을 다한 임실장이었다.
그렇게 밑바닥 생활을 하던 임실장은 밑바닥 인생일수록 꼬이는 파리떼가 많음을 체험했다.
없는 사람끼리 돕지는 못할지언정 그런 사람들을 등치는 건달들이 무수히 많았다.
처음에는 그런 사람들을 상대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만하던 임실장이었다.
그러나 뻗쳐오는 건달들의 손길에 급기야 참지 못한 임실장은 폭발을 했고 그것은 더욱 많은 파리
떼를 불러왔다. 귀찮아서 몇번이고 몸을 옮겼지만 그때마다 진드기 같이 들이붙는 놈들이었다.
도무지 어쩔수 없는 것을 느낀 임실장은 어쩔수 없이 그들을 하나 하나 부수어 나갔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그의 이름이 주먹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제법 건실한 구역을 가진 작은 조직에
몸을 담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왕 시작한 김에 뿌리를 뽑자는 다른 한편으로 말하면 자포
자기의 상태가 되어 다른 조직과의 전쟁에 선봉이 되었던 것이다.
놀라운 무술을 지닌 임실장인지라 그가 치른 다른 조직과의 전쟁에서 언제나 승리를 했었다.
그렇게 조직을 키워나갔고 또 그런 일로 인해 박사장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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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조금 전까지 필터링으로 접속이 안되서.... 이제야 올립니다.
그리고 몇일 쉴까합니다.
백수란 소리 안 들으려면 뭔가 할일이 없어도 일하는 척은 해야할 것 같아서... 킥킥킥
그리고 어제 잠을 잘못 잤는지... 아니면 너무 컴퓨터를 열심히 해서 그런지...
건초염으로 목을 돌리기 힘드네요...
아마 다음 편은 월요일이나 되야 올릴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 늦을 수도 있고요...
하여간 조금 쉬어야겠네요...
그리고 이번에 올리는 3부는 박사장의 과거에 관한 이야깁니다.
뭐하는 인간인지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셔서...
여전히 응응응 씬이 없네요...
그리고 갈등 구조도 해소 되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그리고 응응응도 넣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시기를...
- 무대포 배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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