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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제목 : 제4의 성(1장,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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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18 회 작성일 23-12-10 19:0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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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제4의 성(1장,2장)

저자 : 김수마([email protected])
주제 : 트랜스젠더, 창녀, 게이
등급 : XXX


1. 학창시절


나는 태어날 때부터 내가 여자의 영혼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믿고싶다. 그렇지 않다면
내게는 지나치게 많은 여성호르몬이 분비되었음이 틀림이 없다. 남자치고는 너무 예쁘
장한 내 얼굴, 높고 가느다란 목소리와 오리 궁둥이라 놀림을 받을 정도로 유난히 발
달된 하체 등 나의 여성적인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누구에겐가 종속
되고 싶어하고 지배당하고 싶어하는 내 마음이 문제였다.

나는 내 여성적인 외모와 성격 때문에 어릴적 부터 내내 다른 아이들로부터 놀림을 받
았다. 특히 중학교 때에는 그로 인해 짓궂은 녀석들에게 수 없이 시달림을 받아야 했
다. 마악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던 그 시절 반 아이들은 포르노 잡지를 돌려보면서 성
에 대한 환상을 키워갔고 때로는 서로를 상대로 자기의 성역할을 연습하기도 했다. 가
끔은 반 아이들 중에서 비교적 계집애 같이 생긴 애를 골라 책상 위에 억지로 눕혀 놓
고 그 짓을 흉내 내기도 했다. 평소에도 책상 사이를 지날 때면 거의 어김 없이 누군
가가 내 엉덩이를 만지거나 철썩 때릴 정도로 나는 여자같은 애로 통했다. 그러니 그
들의 모의 성행위에서도 내가 빠질 수는 없었다. 그 당시 나는 일주일에 몇 번 정도는
어김 없이 짓궂은 녀석들에 의해 책상 위에 강제로 눕혀졌고 그들은 번갈아가며 내 배
위로 올라 타 내 사타구니 사이로 자지를 들이대고 허리를 움직이며 용을 써댔다. 물
론 장난이라고는 하지만 그들이 내 몸에 자지를 비벼댈 때 옷에 감추어진 그들의 자지
가 단단해지는 것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자존심이 상하여 심하게 반항을 해보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그들의 장난이 더
심해진다는 것을 안 뒤로는 거의 자포자기 상태에서 애들의 장난을 받아주었다.

물론 그정도로 끝났다면 그저 한 때의 일로 쉽게 잊혀질 만도 했다. 하지만 지금도 생
각이 날 때면 몸서리가 쳐질정도로 수치스러운 기억이 하나 남아 나를 여전히 괴롭히
고 있다.

중학교 시절 많은 아이들이 처음 자위를 배우고 있었다. 대부분이 처음 맛보는 짜릿한
자위의 쾌감에 탐닉하던 때였고 나도 그 무렵 어느 친구로부터 자위하는 법을 배웠다.
그 친구 이름을 지금은 잊었지만 시장 통에서 포목점을 하던 집 아들이라는 건 기억이
난다. 그 녀석이 어느날 재미있는 것을 가르쳐 준다면서 화장실 변기 칸으로 나를 끌
어들였다. 그리고 그는 바지를 벗고 자지를 꺼내 한 손으로 용두질을 치며 시범을 보
여주었다. 나도 녀석의 강압에 못 이겨 그 짓을 따라 해야 했다. 사실 녀석의 말대로
그 느낌은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강렬하고 자극적인 것이었다.
잠시 나의 용두질을 지켜보던 녀석은 내 손을 잡아 자기의 자지로 가져다 대었다.

"야 이제 내거 해줘 봐"
"싫어"
"뭐? 너 맞고 할래 그냥할래? 엉?"

나는 너무 징그럽고 싫었다. 하지만 녀석은 나보다 훨씬 힘도 세고 싸움도 잘했기 때
문에 쉽게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 때 나는 처음으로 다른 남자의 자지를 만져보았다.
물컹거리고 뜨끈한 그 느낌은 내 자지를 만질 때와는 전혀 다른 생소한 느낌이었다.

나는 그의 앞에 쭈그리고 앉아 그의 자지를 천천히 앞뒤로 용두질해 주었다. 그는 내
가 용두질을 하는 동안 벽에 반쯤 기대어 눈을 지그시 감고 그 느낌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거의 오분 이상을 계속해서 손을 움직였다. 팔이 아파올 무렵 갑자기 그의 자지
가 움찔거리며 그 끝에서 끈적하고 허연 정액이 분출되었다. 나는 얼른 피했지만 얼마
쯤은 내 손 위로 흘러내렸다.

"이게 뭐야?"

나는 처음 보는 남자의 정액에 질겁을 하면서 몸을 일으켰다. 내 손에는 희멀건하고
끈적한 액체가 징그럽게 묻어 흘러내렸다.

"첨보냐? 이게 좆물이잖아 임마"

나는 말로만 듣던 정액을 처음 보고 놀랐지만, 곧 그 불쾌한 느낌 때문에 서둘러 휴지
로 손에 묻은 그의 정액을 닦아내고 밖으로 나왔다. 세면대에서 다시 손을 씻어보았지
만 잘 지워지지가 않았다. 나는 누군가가 혹시 내 손에서 정액의 흔적이라도 볼까봐
걱정하며 연신 바지에 손을 문지르며 교실로 돌아왔다. 자리에 앉아서도 스스로 얼굴
이 붉어지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다.
뒤늦게 교실로 돌아온 뒤 녀석은 아주 음흉스런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내가 죽도록 밉고 싫었다. 이제 이 소문이 퍼지기라도 한다면 나는 남자로서는 영영
매장되버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 일이 있은 뒤 가능하면 녀석을 피해 다녔다. 하지만 녀석은 한 번 그 재미를
맛 본 뒤로는 수시로 나를 화장실로 끌어들였다. 그 때마다 내 손은 녀석의 정액으로
흠뻑 젖곤 했다. 나는 그 걸 해주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괜히 문제를 일으키기
싫었기 때문에 대개는 그의 부탁을 받아주었고 나중에는 그 일을 거의 일과적으로 받
아들였다. 다행히 그는 나와의 일을 소문 내지 않아서 그일은 우리 둘만의 비밀로 묻
혀져있었다. 삼학년으로 올라 간 뒤에도 한 두 번 정도 그가 내게 그 짓을 시켰지만
그 뒤로는 녀석도 내게 흥미를 잃었는지 더 이상 나를 찾지 않았다.

그 때의 경험은 내게서 남자로서의 자신감을 앗아가고 말았던 것 같다. 친구들로부터
남자로 인정 받지 못한다는 자괴심에 덧 붙여서 스스로가 별 저항 없이 남자 친구의
성적 도구가 되주었다는 사실이 너무 도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내 별명은 여전히 미스김이었고 내 엉덩이를 툭툭 치는 녀석들은
여전히 있었지만 다들 왠일인지 점잖은체 했고 지나치게 짖궂은 장난은 삼가했다. 나
는 그저 혼자 조용히 내 공부나 하면서 무사히 고등학교 3년을 보냈다. 지금와서 생
각을 해봐도 고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공부하고 집에서는 내 방에 틀어박혀 음악을 듣
던 기억외에는 남는 것이 없다. 하지만 덕분에 나는 서울에 있는 제법 알려진 사립대
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



2. 첫 경험

서울 생활은 내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였다.
내가 새로운 내 모습을 찾고 새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이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한 뒤에도 내 고질적인 소극성과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그리 상황은 나아
지지 않았다.

과 친구들은 모두들 나에게 친절히 대해주기는 했지만 정작 항상 붙어다닐 만한 친구
는 생기지 않았다.

밖에서 여자들을 만나도 나는 그들의 관심을 전혀 끌 수가 없었다. 나는 말수 적고
왜소한 체구에 겁 많은 그런 보잘 것 없는 남자애였다. 하지만 그 사실이 그리 고통스
럽지는 않았다. 나 스스로도 여자를 만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했기 때문이다. 그
들과 만날 때면 남자인 내가 항상 대화를 이끌어야 하고 데이트 코스도 내가 결정해야
했다. 나는 혹시나 여자들이 재미없어 하지는 않을까, 나를 어리거나 계집애 같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염려하며 항상 조바심을 쳤다.

그런 면에서 나는 오히려 복학한 남자 선배들이 편하고 좋았다. 그들은 나를 어린 막
내처럼 취급하며 귀여워해주기도 했고 밥이나 술을 사주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 주
었다. 나는 어른스럽고 남자다운 그들이 부러웠고 그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가지길
원했다. 하지만 그들은 자기 여자친구를 챙기기도 바빴기 때문에 내가 바라는 만큼 내
게 시간을 내주지 못하였다. 게다가 내 여성스러운 면모 때문에 일부에서는 내가 동성
애자일지 모른다는 소문을 퍼트리고 다녔기 때문에 그들은 더욱 나와 자주 만나는 것
을 부담스러워 했다.

나는 그런 소문에 대해서 그리 탓할 생각은 없었다. 외면적인 모습이 우선 그런 의혹
을 살만했고 내가 여자에 대해 흥미가 별로 없다는 점도 의심을 더하게 하는 듯 했다.
나 스스로도 내가 혹시 게이나 동성애자는 아닌가 하는 의심을 자주 품었기 때문이었
다. 나는 애써 그런 의심을 억누르려 했지만 그럴수록 스스로에 대한 의심과 동성애에
대한 관심이 자라갔다.

나는 동성애를 주제로 한 영화도 많이 보았고 관련된 서적도 수 없이 읽어보았다. 나
는 그 과정에서 비로소 성의 구분이라는 것이 지극히 주관적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
았다. 주어진 성이 반드시 그의 성적인 정체성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꼭 그럴 필요
는 없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내 성을 스스로 선택할 수도 있는 것이며 그 것은
누군가가 밀크커피 보다는 블랙커피를 더 좋아한다는 사실 만큼이나 자연스러울 수 있
을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내게는 남자를 향한 야릇한 호기심이 자라갔다.
나의 그러한 경향은 여성적인 것이나 여자가 되는 것 자체에 대한 흥미보다는 남자로
서의 성역할에 실패한데 대한 보상욕구나 도피심리가 더 큰 요인이 되는 듯했다.
나는 스스로 예쁜 여자가 되어 많은 남자의 시선을 받고 뻐기며 길을 활보하거나 다른
남자들과 어울리는 상상을 해 보았다. 물론 가끔은 성적인 상상도 해보았지만 그건 그
리 구체적이지는 않았고 그저 막연히 남자들을 성적으로 지배하고 만족시키는 등등의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점점 나는 내가 여자라면 좀 더 의미있는 존재가 되었을텐데 하
는 생각들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상속의 일이었을 뿐 현실속의
나는 언제나 지루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계집애 같은 남자였다.

방학기간 동안 내내 혼자 지내면서 외로움이 쌓이는 만큼 내 안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 찼다. 정상적인 배출 통로를 찾지 못한 내 이십대의 강렬한 성욕은 결
국 나를 동성애자들의 세계로 떼밀고야 말았다.

혼자 자취방에 처 박혀 지내던 나의 대학 2학년 여름방학은 너무도 길고 지루했다.
고향에 내려가서 고향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도 있겠지만 그러자니 부모님의 간섭이
귀찮고 그냥 서울에서 지내자니 같이 어울릴 친구가 거의 없어 너무 외로웠다.

처음 얼마동안은 학교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하는 척도 해 보았다. 하지만 원래 공부
라면 싫어하는 내가 에어컨 조차 없는 그 곳에서 오래 버틸 수는 없었다. 도서관 행을
포기한 뒤 나는 낮 시간 동안 시내를 하릴없이 배회하거나 이 본 동시상영 극장에 죽
치고 앉아 졸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정말 따분한 나날들이었다. 남는 시간을 가장 잘
보내는 방법은 역시 계집애 하나를 잘 꼬셔서 함께 놀러 다니는 것이겠지만 불행히도
내 주머니는 항상 텅 비어있어서 여자와 커피 한 잔 마실 돈조차 충분치가 못했다. 물
론 돈만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내 외모 또한 여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
았지만 근본적으로는 내게 여자에 대한 진지한 관심이 없었다.

방학이 끝나 가던 어느 여름 날 나는 종로의 어느 극장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다. 내가
그 날 어떤 생각으로 그 곳 까지 갔는지는 지금도 잘 알 수 없다. 매스컴을 통해서 그
곳이 어떤 곳인지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내가 그곳에 까지 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치
못했었다. 종로의 서점가를 서성이던 내가 그 극장으로 발길을 돌린 것은 아마도 끔
찍할 정도의 권태감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추측될 따름이다. 그 곳으로 걸어가면서도
나는 어떤 목적의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그저 그 곳에 가면 내 호기심을 채워줄
어떤 새로운 일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이 있었다.

나는 극장에 도착해서도 한 동안 극장 문을 들어서지 못하고 그 주위를 빙빙 맴돌기만
하였다. 약간의 죄의식과 불안감, 그리고 거기 모이는 사람들에 대해 본능적 거부감
때문에 그 곳에 들어가기가 망설여졌다. 내 가슴은 두근거렸다. 몇 번인가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려 했지만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그 긴장감과 흥분 그리고 호기심은 결국
나는 그 극장 안으로 들어서게 만들었다.

누가 볼 새라 급한 걸음으로 극장 문을 들어서니 입구에는 매표소 대신 매점이 있었고
거기에는 쉰 정도 돼 보이는 뚱뚱한 아줌마가 껌을 딱딱 씹으며 앉아 있었다.
"얼마예요?"
"오천원"
돈을 받고 표를 건네는 동안 그녀는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마치
내가 왜 여기 왔는지 이미 뻔히 안다고 말하는 듯했다 난 그냥 호기심으로 구경을 왔
을 뿐이라고, 혹은 이 곳이 어떤 곳인지 전혀 모르고 왔노라고 변명을 하고 싶은 마음
이 굴뚝 같았지만 누구도 그런 걸 묻지 않았고 들으려 하지도 않는 다는 것을 잘 알기
에 고개만 숙인 채 얼른 그 자리를 피했다.

"이층으로 올라가요"

나는 그녀가 가리키는 대로 갈색 칠이 반쯤 벗겨진 나무 난간이 달린 시멘트 계단을
황급히 올랐다.

이층으로 올라가 보니 열 평도 안되 보이는 이층 휴게실에는 낡은 갈색 의자가 양쪽
벽에 서너개 정도 나란히 놓여있었고 거기에는 40대로 보이는 남자들이 10여명 늘어
지게 기대어 누워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그들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로 쏟아졌다. 내
가슴은 벌떡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나는 마치 벌거벗은 채로 그들 앞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그만큼 그들의 눈길은 끈적하게 내 온몸을 핥아 내리고 있었다. 나는
집중되는 시선에 당황하며 서둘러 휴게실 건너편의 관람석 문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는
중에 혹시라도 그들 중 누군가가 내 앞길을 가로막고 말을 걸어 올까 두려웠다. 다행
히 그들은 시선만으로 나를 쫓아왔을 뿐이었고 길을 막거나 말을 걸지는 않았다. 숨도
쉬지 못하고 문을 밀치고 관람실 안으로 들어선 뒤에야 나는 비로소 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휴~ 길거리에서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들이 그 잘빠진 종아리 위에 남자들의 시선이
닿을 때도 이런 느낌일까? 정말 당혹스러운 경험이었다. 그건 마치 경매대 위에 선 노
예가 되어 발가벗긴 채 낱낱이 검사되고 평가 받는 느낌이었다.

나는 잠시 문과 장막 사이의 어둠 속에 그대로 서 있었다.

그들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언뜻 보아도 그들은 내가 상상한 동성애자의
모습은 아니었다. 내가 생각한 대로라면 좀 더 여성적이고 세련된 옷차림의 남자들이
모여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대개가 늙고 못생긴 얼굴에 옷도 잠바 아니면 싸구려
티를 걸쳤을 뿐이었다.

나는 마음이 좀 진정되자 호흡을 가다듬고 장막 안으로 들어갔다. 막상 들어가 보니
관람석은 어이없을 정도로 작은 규모였다. 겨우 100석 정도 되는 좌석에 천장의 높이
도 몇 미터 안돼서 매우 좁은 공간이었고 영사기의 불빛이 지나가는 자리에는 담배연
기만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관람석은 삼분의 일 정도만 차 있었고 그 것도 대개는 뒷자리에만 사람이 있었다.
나는 조심조심 발 밑을 더듬어가며 자리를 찾았다. 워낙 공간이 좁은 탓인지 영사기
불빛이 관객석을 희미하게나마 밝혀주고 있었다. 나는 중간의 텅빈 좌석들 사이로 가
서 그 한 중앙에 자리를 잡았다.
내 앞 자리에는 양복을 입은 두 사람이 함께 앉아있었고 그 앞으로도 대여섯 명 정도
돼 보이는 사람이 여기저기 앉아있었다.

영사막에서는 홍콩 에로 물이 돌아가고 있었다. 꽤나 야한 내용인 듯 했지만 내게는
관심 밖의 일이었다. 나는 힐끗 힐끗 내 앞과 뒷자리의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거의 모
두가 3,40대 이상은 돼 보이는 남자들이었고 대부분 나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리거나
옆 사람과 소곤대고 있었다.
나는 특히 내 앞쪽에 앉아서 귓속말을 주고받는 두 사내를 유심히 보았다. 그들은 점
잖은 양복을 입고 있어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낮에 잠시 극장에 온 여느 직장인처럼
보였다. 다만 사내들 끼리 귓속말로 속삭이고 키득거리는 게 좀 수상쩍을 뿐이었다.
나는 이런 평범한 분위기에 어느 정도 실망감을 느꼈다. 뭔가 독특한 구경거리가 나타
날 분위기가 아닌 듯했다. 내가 시간대를 잘못 선택한 걸까?

나는 한 동안 무료하게 마음에도 없는 영화만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쯤 시간이 지난 후 한 사내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통로 쪽에서 다가왔다. 그리고
는 천천히 내 옆 자리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시 내 가슴이 심하게 뛰기 시작했다.
이제 드디어 시작이구나. 어떤 사람일까? 저 사람은 내 옆에 와서 무슨 짓을 하려고
할까.
그는 바로 내 옆 자리로 와 천천히 앉았다. 곁눈질로 바라보니 안경을 쓴 40대 초반
정도의 아저씨였다. 단정한 양복 차림이었고 체구는 약간 큰 편이었다. 얼굴은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단정한 머리모양이나 깔끔하게 면도한 옆얼굴로 봐서 전형적인 화이트
칼라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자리에 깊이 기대어 앉은 채 영화를 보는 척 하면서 슬쩍슬쩍 나를 곁눈질로 살
펴보았다. 나는 화면에 눈길을 고정한 채 전혀 그를 의식하지 않는 듯이 행동하였다.
그는 자리가 불편하다는 듯 몸을 비틀면서 내 쪽으로 약간 기대어 앉았다. 나는 여전
히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영화만을 바라보았지만 너무도 긴장이 되어 마른침이 삼켜졌
다.

잠시 후 내 오른쪽 허벅지 위로 따뜻한 손길이 와 닿는 것이 느껴졌다. 돌아보니 그
아저씨의 손이 내 허벅지 위에 가볍게 얹혀져 있었다. 나는 온 몸으로 소름이 돋는 게
느껴졌다. 그는 내 의사를 확인하려는 듯 잠시 그대로 있었다. 내가 여전히 모르는 체
하고 앞만을 주시하자 이내 그는 자신감을 갖고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손은 부드럽게 내 허벅지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
손은 내 가랑이 사이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허벅지 안쪽에 그의 손이 닿자 내 몸이 움
칫했고 그도 잠시 그대로 멈추었다. 하지만 내게서 더 이상의 반응이 없자 그의 손은
내 불알 밑으로 까지 파고들었다.
그는 천연덕스럽게 앞을 바라보면서 오른손으로 바지안의 내 물건을 가볍게 주물거렸
다. 아주 귀엽다는 듯 쓰다듬기도 하고 쥐어보기도 하면서 연신 그의 손은 내 불알과
잠지 위를 오갔다.
그의 손놀림이 워낙 부드러워서인지 내 자지는 그의 손길에 반응하며 점점 커지고 있
었고 온 몸의 힘이 빠지는 듯 한 느낌이었다.
그는 내 자지의 반응을 확인하고는 내 바지의 지퍼를 천천히 내렸다. 온몸으로 긴장감
이 흘렀지만 나는 여전히 그가 하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그는 열린 지퍼 안으로 손을
넣어 팬티 위로 발기된 내 자지를 잡았다. 나는 누가 볼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도
그의 손놀림이 워낙 교묘해서 바로 뒷줄에 앉은 사람들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였다.
그는 아주 익숙한 손놀림으로 내 자지를 천천히 용두질하기 시작했다. 그 손의 움직임
은 아주 느렸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얼마 안가서 곧 사정할 정도로 흥분이 됐다. 그의
손은 마치 귀여운 새를 쓰다듬기라도 하는 듯 아주 가볍게 움직였지만 내 전신으로는
짜릿한 전류가 흐르는 듯 했다.
나는 그의 손을 거부하지 못하고 팔 걸이를 잡은 두 손에 힘을 주며 억제하지 못할 그
쾌감에 몸을 떨었다.
거의 절정에 다가가서야 나는 정신을 차리고 얼른 몸을 뒤로 빼면서 그의 손을 잡았다.

휘휴~
하마터면 여기서 그대로 사정을 할 뻔 했다. 내가 여기서 사정한다면 이 무슨 망신인
가. 정액으로 푹 젖은 바지를 입고 어떻게 밖에는 나가고...

그 남자는 비로소 나를 돌아다보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내 귀에 대고 말했다.

"나하고 잠깐 나가서 커피 한 잔 할까?"

그의 목소리는 기분 좋게 내 귓가를 간지렀다.
나는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이런 치들을 만나보고 싶어서 여
기 온 게 아닌가. 이런 남자라면 그리 위험할 것도 없어보였다.

그가 먼저 일어서 밖으로 나갔고 나도 바지 지퍼를 올린 뒤 곧 그의 뒤를 따라 일어섰
다.
갑자기 밖으로 나가니 눈이 부셨다. 여전히 휴게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앉아있었
다. 이들은 영화 보러 온 사람이 아니었다. 파트너를 구하자면 밝은 휴게실이 더 나을
듯도 했다.

아저씨는 계단 쪽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 밝은 데서 본 그는 비교적 살이 찐 듬직한 체구에 희멀건 하고 둥근 얼굴과 선량
해 보이는 큰 눈을 가진 남자였다. 나는 다시 한 번 내 몸 위로 쏟아지는 여러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아저씨에게로 갔다. 그는 내가 따라오는 것을 확인하고는 먼저 1층으
로 내려갔다. 나는 그가 1층 커피자판기로 가려는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따라 내려
가 보니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대로 극장 문을 나서고 있었다.

"어..저 ..."

그는 내 말에 대답을 하지 않고 극장 문을 나서 성큼성큼 큰길로 나갔다. 나는 잠시
어쩔까 망설이다가 그를 따라 나갔다. 극장이 안보일 만큼 한참을 걸어간 뒤에야 그는
돌아서서 내가 따라오기를 기다렸다. 나는 빠른 걸음으로 그에게로 다가갔다.

"저..어디로 가세요?"
"너 이런 데는 첨이지?"
"..."
"한 눈에 알아봤지. 걱정 말고 따라와."

그는 나를 이미 잘 알던 사람이나 되는 양 내 어깨를 툭툭 치며 어디론가 나를 이끌었
다.
이 아저씨는 도대체 어디로 날 끌고 가는 걸까. 설마 이 대낮에 그 짓을 하자고 나를
여관으로 끌고 가려는 건 아니겠지. 나는 아직 그런 짓을 할 생각은 없었다. 나는 어
느 정도 거리를 두고 그의 뒤를 따라갔다. 다행히도 그가 들어간 곳은 종로에 있는 어
느 이층 커피숍이었다. 나는 적이 마음이 놓였다.

그가 먼저 계단으로 올라갔고 나도 바로 그의 뒤를 따라 올라갔다. 하지만 그는 이층
의 커피숍으로 올라가지 않고 일층과 이층 사이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안을 살펴
본 그는 머리를 내밀고 계단에 그대로 서있던 나를 손짓으로 불렀다.

"들어와"

나는 영문을 몰랐지만 일단 화장실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화장실 안은 포도주 빛 타
일로 외장이 된 고급스럽고 깨끗한 분위기였고 레몬 향의 방향제가 짙게 배어 있었다.
화장 실 안에 아무도 없음을 재차 확인한 그는 세 개의 변기 칸 중에 제일 구석 칸으
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는 내게도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다.
갑작스러운 상황 진전에 나는 더럭 겁이 났다. 저 사람은 지금 뭘 원하는 걸까? 그저
자위만 해 달란다면 그건 이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어려울 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
이상을 요구한다면...
나는 오래 망설일 사이도 없이 그의 손에 이끌리어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은 매우 좁았다. 내가 들어가자 그는 문을 잠그고 변기 뚜껑을 닫았다. 그리고는
내 어깨를 눌러 변기 뚜껑 위에 앉게 했다. 내가 그를 올려다보자 그는 속삭이듯 말했
다.

"눈감아."

나는 이제야 그가 무얼 하려는 지 대강 눈치를 챌 수 있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망설여졌다.
난 애초부터 이런 짓을 해보려고 여기 온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그냥 도망
쳐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그는 나보다도 몸집이 훨씬 커서 내가 원하지
않는다면 강제로라도 나를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설령 내가 반항을 해봤댔자
여기서 그와 엎치락 거리다가 사람들이라도 온다면 그 망신을 다 어떻게 당한단 말인
가.

차라리 눈 딱 감고 한 번 이런 짓을 해보는 것도 크게 나쁘지는 않을 듯 했다. 어차피
나도 이런 일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니 이렇게 한 번 실제 경험
을 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었다. 이 남자는 내가 누군지 전혀 모르고 또 남들도 여
기서 일어난 일을 전혀 알지 못할 테니 전혀 위험 따위는 없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가 혁대를 풀고 바지와 팬티를 내리기 시작하였다. 곧 그의 반쯤 발기한 자지가 내
눈 앞으로 드러났다. 그의 물건은 상당히 컸고 발기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포
경 상태였다.
내 가슴이 죄의식과 두려움으로 인해 답답하게 죄어오고 심장도 곧 터져버릴 듯 세게
뛰기 시작했다. 그가 다시 한 번 눈을 감으라고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지시했다.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얼굴 위로 따뜻한 온기와 함께 아릿한 냄새가 내 코로 전해졌다.
그는 한 손으로 내 뒷머리를 잡았다.

"자 입을 벌려."

나는 이제 그의 말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순순히 입을 벌리자 그는 내 입술 위
에 그의 자지를 가져다 대었다. 나는 물컹한 그 감촉이 너무나 생소하고 징그러워 얼
굴을 찡그렸다. 그는 자지를 손으로 잡아 그 끝에 내 침을 적신 후 내 입술 사이에 대
고 천천히 문질러댔다. 그 것은 매우 연하고 부드러웠고 매끄럽게 내 잎술 위를 미끄
러졌다. 그는 귀두 부분을 내 입술 안으로 약간 집어 넣었다. 처음에는 그의 물건 냄
새가 약간 역겨웠지만 곧 냄새는 사라졌다. 징그럽게만 느껴지던 그의 자지도 막상 입
에 넣고 나니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었다. 그는 조금더 깊이 자지를 밀어 넣었다.

"으으 음. 정말 따뜻하고 좋아. 너 이런 경험 처음이지? 곧 너도 이런걸 좋아하게 될
거야."

그는 몸을 조금 뒤로 뺐고 그의 귀두 부분만이 내 입안에 남았다.

"엄마 젖 빨 듯이 살살 빨아봐."

나는 그가 시키는 대로 그의 귀두를 입술로 빨기 시작했다. 그 것은 내가 입으로 느껴
본 것 중에서 가장 부드러웠다. 그 것은 입안에서 곧 녹아버릴 듯 말랑말랑했고 그 표
면은 마치 젤리처럼 매끄러웠다. 나는 그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혀끝으로 그의 귀두
를 살짝 핥으며 그 부드러움을 맛보았다.

"음.."

그는 내 혀와 입술에 자극되어 약간씩 신음소리를 내었다. 묘하게도 그의 신음 소리는
내게 야릇한 즐거움을 주었다. 그가 느끼는 흥분이 나에게로 전이되는 것을 느꼈다.
일종의 투사라고 나 할까? 어쨌든 그가 흥분함에 따라서 나 또한 점차 흥분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건 혀끝을 통해서가 아닌 귀와 마음을 통한 흥분이었다. 나는 좀 더 적극
적으로 그의 자지를 빨았다. 그리고 혀끝을 더 빠르게 움직여 그의 귀두 밑을 자극하
였다. 이왕 할 바에야 제대로 경험해 보고 싶었다. 내가 남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지도
확인해보고 싶었고...
그는 점점 더 흥분했고 입술 사이로 새나오는 신음소리를 억지로 참는 듯했다. 나는
지금 내가 하고있는 짓이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았다.
마치 나는 꿈을 꾸는 것 같았고 지금의 이 상황은 전혀 현실에서 있을 법하지 않은 일
이라 느껴졌다. 내가 공중 화장실 변기 위에서 다른 남자의 자지를 빨면서 흥분을 느
낀다니...

그는 너무 흥분이 된 나머지 내 입의 얕은 움직임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의 두 손으로
내 머리를 단단히 잡아 고정시킨 뒤 사정 없이 내 입술 사이로 그의 뜨거운 근육덩어
리를 밀어 넣었다.

"우우 욱"

나는 당황하여 그의 몸을 밀어내려 했지만 그의 두 손이 내 머리를 단단히 잡아 고정
시키고 있어서 소용이 없었다. 갑작스러운 외부의 침입에 놀란 내 목구멍은 헛구역질
을 해댔다. 그는 잠시 멈추고 다시 자기의 자지를 반쯤 빼내었다.
나는 가뿐 숨을 몰아쉬었고 내 눈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다.

"가만히 있어. 곧 괜찮아질 거야."

그는 그대로 잠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내 구역질이 멈추자 그는 다시 삽입을 시도했다.

"긴장을 풀고 목에서 힘을 빼."

그는 조금씩 깊이 삽입을 했고 결국은 자지 끝을 내 목안으로까지 밀어 넣었다.
그의 말대로 목에서 힘을 빼고 그의 삽입을 받아들이니 한결 참을 만 했다.
그의 커다란 자지가 내 입안으로 다 들어갈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몇 번을 조심스레 끝까지 삽입하고 다시 빼내기를 거듭한 뒤 그는 이제 마음 놓고 내
목구멍 속 깊이까지 빠르게 삽입을 했다. 그의 자지는 내 입안의 침으로 번들거리며
점차 빠르게 내 입안을 드나들었다.

나는 두 팔로 그의 엉덩이를 감싸안고 기대어 그의 움직임에 내 몸을 맡겼다.

그는 점점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의 자지는 아주 자연스레 내 혀 위를 미끄
러져 들어갔다.

그는 신음을 내며 더 빠르게 내 입안을 드나들었다. 나의 입은 더러운 창녀의 벌어진
보지처럼 반쯤 벌려진 채 혀를 길게 내밀고 그의 삽입을 받아들였다. 게다가 나는 그
의 자지가 내 이빨에 닿을까 봐 입술을 오므려주기까지 했다. 내 턱으로는 애액처럼
침이 줄줄 흘러내렸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절정에 다다랐다.

"어허억"

그는 두 손으로 내 머리를 당겨 최대한 자기 성기에 밀착시켰다. 그리고 곧 그의 자지
는 내 목구멍 깊숙한 곳에서 강하게 경련을 일으키며 뜨거운 액체를 쏟아내기 시작하
였다. 나는 놀라 어떻게 든 몸을 빼려 했지만 그의 손아귀 힘이 너무 강해서 전혀 꼼
짝할 수가 없었다.

"꿀꺽 ~"

나는 질식하지 않기 위해서 내 목구멍 안으로 흘러드는 그의 정액은 그대로 삼킬 수밖
에 없었다. 그는 대여섯 차례에 걸쳐 많은 양의 정액을 내 목구멍 안으로 분출했다.
그의 정액은 아릿한 맛이었고 그걸 넘기는 내 목구멍은 따끔따끔 했다.

"휴~"

사정이 끝나자 그는 몇 번 더 몸을 움직이며 마지막 쾌감을 만끽하는 듯했다.
그는 크게 한 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한 동안 삽입을 유지한 채로 가만히 있었다. 그
의 자지는 내 입안에서 점차 부드러워지고 작아졌다. 작아진 그의 자지를 가볍게 빨아
주니 자지 안에 남았던 정액이 내 혀 위로 조금 흘러 내렸다. 그는 내 머리를 잡은 손
을 놓고 자지를 내 입에서 빼내었다. 그의 자지는 내 입의 타액과 그의 정액으로 범벅
이 되어 있었고 내 반쯤 벌어진 내 입에서도 그의 정액과 내 침이 범벅이 되어 흘러내
렸다.

겨우 그의 손아귀에서 해방된 나는 뒤로 기대어 숨을 가쁘게 몰아 쉬었다. 그는 휴지
로 자기의 자지를 대강 닦은 뒤 여전히 변기 위에 널브러져 있는 나를 미소띈 얼굴로
바라보며 바지를 추슬러 입었다.

그는 지갑에서 십 만원 짜리 수표 한 장과 쪽지를 꺼내서 내 상의 주머니에 넣어주었
다.

"자. 이건 차비고 이건 내 연락처야. 시간 나면 연락해."

그는 내 뺨을 한 번 쓰다듬어주곤 밖으로 나갔다. 나는 한 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그대
로 변기 위에 앉아있었다. 조금 전에 일어난 일들이 여전히 꿈만 같았다. 하지만 내
입 속은 아직도 얼얼했고 목구멍 깊은 곳에서부터 비릿한 그의 정액 냄새가 여전히 올
라오고 있었다. 그리고 주머니 속의 수표도... 나는 잠시 뒤 기운을 차리고 일어서 밖
으로 나왔다. 나는 우선 세면대로 가서 입안을 여러 번 헹구었다. 하지만 그의 정액
냄새는 내 입안에 여전히 남아있었다.

나는 밖으로 나와 걸었다. 이미 늦은 오후인데도 세상은 너무 밝고 환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이 나만을 주시하는 듯 했다. 마치 그들이 내가 방금 전
한 짓을 알기라도 할 것 같아 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가능한 한 빠른 걸음으로 지하
철역을 향했다.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도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고 한 쪽으로
돌아선 채 빨리 집에 도착하기만을 바랐다. 집에 도착한 뒤 나는 얼른 내 방으로 가서
방문을 잠근 뒤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웠다. 잠은 오지 않았다. 조금 전에 벌어진 일들
이 계속해서 내 머리 속에 떠올랐다. 나는 머리를 저으며 그 생각을 떨어버리려 애를
썼다. 그리고 스스로 오늘의 일은 호기심 때문에 일어난 일시적 일탈이었을 뿐이라고
자위했다.

그날 밤 늦게야 나는 잠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기억 나지 않는 그날 밤의 꿈속에
서도 여전히 나는 뭔가에 쫓기며 제대로 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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