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사랑이었을까?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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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여자를 만났다. 사랑해서 지켜주고 싶었고, 그래서 결혼전까지 끝까지 지켜주었다.
그런데 막상 신혼여행을 가서 첫날밤을 보내고, 지금까지 지켜왔던 그녀에 대한 환상은 모두 사라졌다.
하지만 내색할수는 없었다. 나는 그 순간에도 그녀가 받을 상처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밤새도록 뒤척이다. 새벽녁에 잠이 든거 같다. 잠에서 깨어보니 그녀는 밝은 얼굴로 일어나서 옷을 입고 있었다.
나는 일어나서 화장실로 갔다. 다시금 떠오르는 첫날밤이었다.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씻고 나와서 밥을 먹으러 나갔다.
아무런 맛을 느낄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내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맛있게 먹는다. 가이드의 안내로 신혼여행지를
돌아다녔지만 나의 우울한 마음은 풀리지 않는다. 원래 말이 별로 없는 내가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았을것이라 생각한다.
첫날밤이후로 난 그녀를 안지 않았다. 아니 안을수 없었다. 왜 그러냐고 묻는 그녀에게 피곤하다는 핑계로 둘러댔지만
설득력은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는 더이상 묻지않고 내품에 안겨 잠이들었다. 난 잠든 그녀를 놔두고 밖으로
나왔다. 밤바람이 제법 차갑다. 나는 호텔 빠로 올라갔다. 그리고 바카디를 한잔 시키고 자리에 앉았다.
주위에는 아직도 신혼을 즐기는 부부들이 많았다. 늦은 시간이지만 그 커플들이 부러웠다. 나도 저렇듯 행복함을
꿈꾸었는데..... 나는 한번도 이런 문제에 대해서 신경을 써보지 않았다. 문득 그녀를 처음 만나던 날이 떠오른다.
난 대학을 졸업하고 조그만 회사를 차렸다. 아이디어 사업이라서 많은 자본이 필요치는 않았다. 나는
내 나름데로 확신을 갖고 열심히 했다. 그러다 보니 제법 돈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던 내 나이 30에
32평의 아파트 와 자가용을 가질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토요일에 선호로 부터 연락이 왔다. 선호는 몇되지 않는 나의 친구였다.
"토요일인데 뭐하냐?"
"그냥 사무실에 있다. 너는 어디냐?"
"나 지금 강남 할일 없으면 나와라 울 와이프랑 와이프친구하고 술한잔 하기로 했다."
선호는 제법 잘사는 집 막내아들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아버지가 물려준 건물 두개를 관리하면서 편하게 사는 친구였다.
나는 별로 할일도 없고 해서 선호가 있는곳으로 나갔다. 도착하니 세명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어서와라 지훈아."
"그래 오랜만이다. 제수씨 오랜만에 뵙는군요, 반가워요."
"네 지훈씨, 더 멋있어지신거 같아요,호호호"
"감사합니다. 최근에 들은 말중에 최고로 나를 즐겁게 하는 말이군요 하하하"
"아참 여기는 제 친구 은경이예요. 은경아 인사해. 선호씨 친구분이야"
"안녕하세요. 오은경입니다."
"네 안녕하십니까. 박지훈입니다."
그때서야 나는 오은경이라고 자기소개를 하는 그녀를 자세히 쳐다보았다. 대단한 미인은 아니였지만. 움푹패인 보조개와 커다란눈이 맑아보이는
귀여운 여자였다. 우리는 그렇게 인사를 하고 술을 한잔하고 이차로 노래방을 갖다.
제수씨와 그녀는 잘 놀았다. 대부분 알지못하는 노래들만 불렀지만. 분위기에 취해서 재미있었다. 시계를 보았더니 꽤 늦은 시간이었다.
우리는 그만 돌아가자고 하고는인사를 하는데 그녀가 내 연락처를 물어왔다. 나는 아무런 생각없이 내 명함을 꺼내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다음날 점심시간때쯤 헨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박지훈씨 전화 맞은가요?"
"네 맞는데요 누구시죠?"
"네 저 오은영이예요.여태 주무셨어요?"
"네 안녕하세요. 아니요 청소즘 하느라구요."
"그런데 무슨일로?"
"무슨일이 있어야만 전화해야하나요?"
"그런것은 아니지만"
나는 말끝을 흐렸다.
"오늘 뭐하실거예요?"
"특별하게 할일은 없읍니다만."
"그럼 저 점심사주세요."
나는 참 당돌한 아가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어디신데요?"
"집이예요."
"그래요 그럼 어디서 만날까요?"
"1시간 후에 강남역 7번 출구에서 만나요"
이렇게 그녀와의 데이트가 시작되었다. 참 깨끗하다는 느낌을 주는 여자였다.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빠져들었다.
그렇게 만나기 7개월정도 그녀의 집에 인사를 갔다. 그녀의 부모님을 만나서 인사를 했다, 무척 인상들이 좋으신 분들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결혼 날짜를 잡고 결혼을 한것이다.연애하는 7개월동안 주위에서 무척 우리를 부러워했다. 그녀와 나역시
무척 행복했다.
나는 바카디잔을 들어올려 한모금 마셨다. 목이 타는것 같다. 술이 넘어가면서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한동안 답답함을 술로 보내고 방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 나는 창가로 다가가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밤의 야경이 아주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신혼여행에서 돌아왔다.공항에 도착해서 처가집으로 갔다. 갖가지 음식들을 차려놓고 처부모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인사를 하고 음식을 먹었다. 나는 문득 장인장모님들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그것또한 내색치 못했다.
나는 또다시 답답함을 느꼈다. 그리고 이 집에서 나가고 싶었다.
"저기 저는 회사에 다녀와야겠읍니다."
"아니 이시간에 회사는 무슨일로?"
"예, 내일 처리해야될 일이 있는데 내일 바빠서 지금 가서 대충 정리좀 할려구요."
"지훈씨 내일하면 안돼? 아까는 아무말 없었잖어?"
"그냥 당신 신경쓰게 하고 싶지않아서 말 안한거지"
"그럼 대충하고 와서 여기서 자게나"
옆에 있던 장모님이 말했다.
"네 알겠읍니다."
그리고 나는 밖으로 나왔다. 와이프도 따라나왔다.
"지훈씨 무슨 안좋은일 있어?"
"아니야 왜?"
"그냥 자기 표정이 별로 안좋은거 같아 보여서 별일 없는거지?"
"그래 신경쓰지말고 쉬고 있어"
그렇게 나는 그녀를 놔두고 큰길로 나왔다. 갈데가 없었다. 선호에게 전화를 하는것도 우스웠다. 나는 택시를 타고 내집으로 왔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고 아파트 상가에 있는 호프집으로 갔다. 그곳 주인 아줌마가 아는척을 했다.
"어서오세요. 오랜만에 오셨네요 호호"
"네 안녕하세요"
"여기 생맥주 한잔 주시겠어요?"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그리고 멸치와 생맥주를 가져왔다.
"오늘도 여전히 혼자오셨어요?"
"네"
"그럼 저랑 같이 한잔 할까요? 손님두 없는데"
"그러세요. 잔 가지고 오세요."
혼자 마시는것보다는 낳을듯 싶었다. 주인 아줌마는 호프를 한잔 따라서 가지고 왔다.
"무슨일 있었어요?"
"아니요, 왜요?"
"다른때와 달라보여서요. 항상 밝은 얼굴이었는데, 어딘지 모르게 쓸쓸해 보이네요"
"그런가요? 후후"
나는 마른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얘기들은 우리는 심각한듯 얘기했고, 어느덧 우리는 2000을 넘게
마시고 있었다.
"아주머니, 제가 실례되는 질문해도 될까요?"
"뭔데요? 해보세요 호호"
"저 지금 남편이 첫남자 였나요?"
"호호 그럼 당연하지요, 그런데 이런 질문을 할지 몰랐네요 호호"
"죄송합니다. 아저씨는 무척 행복하겠군요."
그러면서 나는 남아 있던 호프를 비웠다. 그리고 또 한잔의 호프를 가져왔다.
"왜 그런 질문하셨어요?"
"그냥요 후후"
"결혼은 언제 하실거예요?"
"후후 저 결혼했읍니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놀란듯한 얼굴로 저를 쳐다보았다.
"언제 하셨어요? 그런말 없었잖아요."
"네 조금 전에 신혼여행에서 돌아왔어요."
기분탓인지 몇잔 마시지 않은 생맥주에 취기가 올라왔다.
"네 축하드려요 호호"
"축하? 네 축하 받아야줘 하하"
또다시 마른 웃음이 나왔다. 그런 내가 이상한듯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신혼여행 다녀왔으면 행복한 얼굴로 와이프랑 함께 오셔야지 왜 혼자예요?"
"그러게요, 그런데 하나도 행복하질 않네요."
"왜요? 무슨일 있었어요?"
"일은요 그냥 기대한 만큼은 실망이라고나 할까요? 후후"
"혹시...."
"네, 뭐요?"
"아니예요. 쓸쓸하면 술이나 한잔 더 하세요"
그리고 잔을 부딫쳐왔다. 나는 어렴풋이 그녀가 할려는 말을 알듯했다.
"아주머니가 생각하는거 맞아요. 처녀가 아니더군요. 후후"
한동안 아무말도 않고 있던 아주머니는 나를 쳐다보았다.
"그냥 잊어버려요. 이미 쏟아진 물인데 어떡하겠어요. 그리고 손님도 다른 여자와 관계를 하지 않은건 아니잖아요.
그때 관계했던 여자가 지금 와이프라고 생각해버리세요."
"그래야겠죠. 잊지 않으면 어떡하겠어요. 하지만 쉽지가 않네요 후후"
그러다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집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아침에 전화가 울렸다. 그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여보세요?"
"자기어디야?"
"응 집이야"
"왜 집으로 갔어? 얼마나 기다렸다구"
"너무 늦어서 그냥 집으로 왔어"
"나는 어떻게 할까?"
"당신 알아서 해 더 있고 싶으면 더 있다오구 나는 지금 회사 출근할테니까"
"그럼 옷가방은 어떻게 해?"
"그럼 집에 있어, 나중에 데리러 갈께"
"아침은 어떡할려구?"
"나가서 사먹지 뭐"
"알았어, 그럼 저녁에 데릴러 와 알았지?"
"그래 알았어"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갈준비를 하고 회사로 나갔다.
별로 급한일도 없었지만 회사에 있는것이 더 편했다. 그리고 저녁때 처가집으로 갔다.
그리고 와이프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함께 있는것이 답답했다.
"나 잠깐 나갔다 올께"
"어디가는데?"
"거래처 사장님좀 만나고 술한잔 하고 올께"
"아이, 어제 신혼여행다녀오구 오늘부터 그래야돼?"
"미안해, 약속을 해서 일찍들어올께"
"술조금만 마시구 일찍와 알았지?"
"응 그래"
그리고 나는 집에서 나왔다. 누구를 만난다는것이 싫었다. 나는 아파트 근처 포장마차로 갔다. 그리고 혼자 소주를 마셨다.
한잔 두잔 하던것이 4병을 마셨다. 많이 취했다는게 느껴졌다. 나는 집으로 들어갔다.
"아이 무슨 술을 이렇게 많이 마셨어."
"그렇게 됐어"
나는 그녀를 밀치고 방으로 들어와서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자기야 씻고 자야지 냄새나잖아 어서 일어나"
나는 그 말에 순간적으로 내 입에서 하지 않아야될 말이 나와 버렸다.
"깨끗하지도 않은 여자가 깨끗한 척은"
말을 해놓고 바로 후회가 됐다. 하지만 그녀를 위로 하기도 싫었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고 나니까 시원한 기분도 들었다.
그녀는 그대로 멈춰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충격을 받았으리 생각된다. 하지만 술이 취한 나는 그대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자 어제 입고 있었던 옷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거실로 나와서 화장실로 들어갈려고 하는데
쇼파에 앉아 있는 그녀가 보였다. 밤새 한잠도 못잔거 같다. 그런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한다는게 갑자기 귀찮아졌다. 그대로
화장실로 들어가 버렸다. 샤워를 하고 거실로 나왔다. 여전히 그녀는 그모습 그대로였다. 내가 거실로 나가자 그녀가 나를 쳐다보았다.
"어제 한 말이 무슨말이야?"
"무슨말?"
나는 모르겠다는듯이 되물었다.
"나보고 깨끗하지도 않은 여자라는 말"
나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변명을 한다거나, 그런말 한적이 없다고 잡아 때기는 싫었다.
"당신이 알거 아니야"
"내가 처녀가 아니라는걸 말하는거야?"
"알면서 뭘 물어"
내 입에서는 냉기가 뚝뚝 흘러나왔다. 그녀역시 마찬가지로 차갑게 말을 뱉고 있었다.
"자기는 여자 경험없어?"
"왜? 여자하고 남자하고 또 같다는 말을 하고 싶은건가?"
"뭐가 달라?"
"내가 다른 여자와 관계한적 없다면 어떡할건데?"
"그런 거짓말이 어디있어? 당신이 바보야?"
"왜? 바보가 아닌 남자는 다른여자와 모두 성관계를 가져야한데?"
그녀는 말없이 나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하고 싶은데?"
"뭘?"
"더러운 여자와 함께 못살거 아니야"
"생각안해봤어, 당신이 생각해 보라구 하면 생각해볼께"
그런 나를 바라보던 그녀가
"우리 헤어져 그것이 좋겠다."
이번에는 내가 그녀를 쳐다보았다.
"알아서 해. 혼인신고도 안했으니까 정리할것도 없을거야."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진심이 아니었나보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말하자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는지
떨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가진게 그렇게 큰 잘못이야? 자기 만나기 전에 만난사람인데?"
"잘못인지는 모르겠지만, 내마음은 좋지않네"
"내가 어떻게 해주길 바래?"
"어떻게 해달라는 말 한적 없는데"
또다시 침묵이 흘렀다. 나는 방으로 들어와서 옷을 입고 출근준비를 했다.거실로 나가자 그녀가 나를 쳐다보았다.
"얘기는 끝내고 나가야잖아"
"시간없어 당신이 알아서 결정해"
그리고 밖으로 나와버렸다. 후련한 기분도 있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찝찝함이 몰려들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저녁에 퇴근을 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아파트를 올려보았다. 불이 켜져 있었다.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그중에 안도하는 마음도 있었던거 같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답답함이었다. 나는 초인종을 누르지도 않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녀는 주방에서 저녁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자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저녁준비에 열중했다. 나는 방으로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나와서 티브이를 켰다.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무슨내용인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있는데 헨드폰이 울렸다. 선호였다.
"야 임마~~~신혼여행다녀왔으면 보고를 해야지~~~"
다짜고짜 인사도 없이 그렇게 말했다.
"미안하다, 선호야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
그리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러자 다시 전화가 울렸다.
"야 임마 그렇게 전화를 끊으면 어떡해?"
"미안하다. 그런데 나중에 하자 지금 기분이 아니다."
"왜 무슨일 있어?"
"아무것도 아니야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집전화가 울렸다. 나는 짜증스러웠다. 그래서 코드를 뽑아버릴려고 하는데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응 난희야 "
"은영아 무슨일 있어?"
"아니 왜?"
"방금 선호씨가 지훈씨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기분이 별룬것 같다고 그래서 무슨일 있나해서"
"응 아니야 흑흑"
"은영아 왜 그래?"
"난희야 나 어떡하니? 흑흑"
나는 그런 그녀를 놔두고 밖으로 나와버렸다. 포장마차로 갔다. 한병을 마시고 다시 한병을 시키는데 선호가 들어왔다.
"여기 있는지 어떻게 알았냐?"
"나도 한잔주라"
나는 선호의 잔에 술을 따랐다. 그것을 한번에 받아마신 선호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기분 이해한다. 하지만 지난일로 그러면 어떡하냐 그냥 잊어버려라"
나는 남의 얘기라고 저렇게 쉽게 얘기하는 선호에게 짜증이 났다.
"임마 그게 쉬우면 내가 이러고 있냐? 너 남의 얘기라고 함부러 말하지 마라"
"미안하다. 내가 쉽게 말했다고는 생각하지말아라 나도 오는 네네 가슴이 답답했다."
"더구나 우리가 소개한 사람이잖아 그래서 더 너에게 미안하다"
"됐다. 너가 무슨 잘못이 있냐"
그러고 있는데 선호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응 집앞 포장마차에 있어. 그래 알았어"
잠시후에 제수씨와 그녀가 함께 포장마차로 들어왔다. 나는 지금 이 분위기가 가슴이 떠질것 같았다.
"제수씨 오셨어요?"
"네, 지훈씨 술 그만 마셔요"
연거푸 술잔을 기울리는 나를 선호와이프가 말렸다.
"괜찮습니다. 저 잠시만 화장실좀 다녀올께요."
그렇게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다시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대로 집으로 돌아와버렸다.
집에 들어와서 침대에 누워있자 잠시후에 현관문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방으로 들어왔다.
"지훈아 우리 얘기좀 하자"
선호였다.
"선호야 나 그냥 이대로 놔뒀으면 좋겠다."
"임마 이미 엎질러진 일인데 어떡할거냐? 헤어지기라도 할래?"
나는 신경질적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거실로 나가서 벽장에 있던 양주병을 들고 술을 마셨다.
거실에서 선호와이프와 그녀가 그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식탁에 양주병을 놓고 거실에 있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더러운년~~ 처녀도 아닌게 그런 몸으로 나를 속여~~~"
나는 참았던 것들이 폭발하면 튀어나왔다. 내가 소리치자 놀란 눈으로 두사람은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방에서 따라나온
선호도 나를 말류했다.
"내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 알아? 똥 밟은 기분이야 알아?"
"너도 알거야 내가 얼마나 소중하게 저 사람을 생각했는지 나는 남자아니냐? 하지만 결혼전에 끝까지 지켜줬다."
"저사람은 그걸 몰랐을까? 내가 자기를 지켜줄려고 한다는걸? 그럼 알았다면 사실대로 얘기하는게 옳지 않냐?"
"그래 너 말이 맞아, 그런데 이미 이렇게 되버렸잖아"
"이렇게 됐는데 뭐? 내가 미치겠는것은 나를 기만했다는거야. 결혼하고나면 내가 어떻게 할수 없다는 그런 계산이 있었는지도 모르지"
나는 선호에게 막말이 쏟아냈다. 선호도 그런 나를 어찌하지 못했다. 선호와이프역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나는 전화를 들었다. 그리고 처가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접니다. 지금 오셔서 은영이 데려가십시요."
"이사람아 왜 이러나? 진정하고 말을 해보게"
"그것은 은영이에게 들으십시요. 그만 끊겠읍니다."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모두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눈만 커다랗게 뜨고 보고 있었다.
나는 다시 양주을 입에 넣었다. 목이 타들어 가는것 같았다. 취기가 올라왔다. 나는 그대로 안방으로 들어가버렸다.
1시간쯤뒤에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오셨다.
"박서방 나하고 얘기좀 하세"
"저는 할얘기가 없읍니다. 죄송합니다."
"무슨일인지 알아야 은영이를 데려가든지 할것 아닌가?"
속타는 목소리로 장인어른이 물었다.
"은영이에게 물어보십시요. 저는 할말이 없읍니다."
"왜 자네는 말하기 싫은가?"
그순간 나는 장인어른에게 소리를 쳤다.
"장인어른 딸이 다른남자와 잠을 잘 동안 뭐했읍니까?"
내 말에 놀란듯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거실로 나가셨다.
"박서방이 하는 얘기가 맞냐?"
큰소리로 그녀에게 묻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잠시후에 다시 장인 어른이 들어왔다.
"미안하네, 박서방 한번만 용서해주면 안되겠나?"
"죄송합니다. 하지만 도저히 저사람의 과거를 받아들일수가 없읍니다. 한명인지 여러명과 그런지 알수도 없고, 묻는다고 진실을
말하지도 않을거구요. 특히나 앞으로 그러지 말라는 법이 어디있읍니까?"
"내가 내딸은 아네 절대로 그런일은 없을거야 믿어주게 그리고 나이가 어려서 철이 없어서 그런것이니까 자네가 이해해주게"
"장인어른 사랑해서 관계를 맺었을겁니다. 그런데 헤어졌읍니다. 나라고 그러지 말라는 보장이 어디에 있읍니까?"
"장인어른도 남자니까 생각해보십시요. 장모님이 다른 남자와 살을 섞었다면 함께 사실수 있겠읍니까?"
내말에 장인어른은 아무말도 못하고 거실로 나갔다. 그리고 시끌거리더니 잠시후에 조용해졌다. 나는 그대로 잠이 들었다.
일어났다. 다시 혼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함께해서 괴로우니 따로 사는게 더 행복할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다시 혼자가 되어 몇일이 지났다.
"여보세요?"
"저예요, 은영이"
"그래, 무슨일이야?"
"이제 저랑 전화 하는것도 싫어요?"
"이렇게 편하게 전화할수 있는 사이는 아닌거 같은데?"
"시간좀 내주면 안되나요?"
"왜 무슨일인데? 전화로 하면 안되나?"
"당신은 저를 그렇게 쉽게 잊을수 있나요? 그런거예요? 우리 만나요 저는 당신을 못잊겠어요."
"이런 전화 할려면 다시는 전화 하지마"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다시금 느껴지는 답답함.........
그녀와 그렇게 전화를 끊은지 5개월이 됐다. 그녀가 가끔은 그립다. 아니 사랑했던 그래서 행복했던 마음이 그리운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자신이 없다. 너무도 그녀를 사랑했던 나를 기억하기에.................
그런데 막상 신혼여행을 가서 첫날밤을 보내고, 지금까지 지켜왔던 그녀에 대한 환상은 모두 사라졌다.
하지만 내색할수는 없었다. 나는 그 순간에도 그녀가 받을 상처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밤새도록 뒤척이다. 새벽녁에 잠이 든거 같다. 잠에서 깨어보니 그녀는 밝은 얼굴로 일어나서 옷을 입고 있었다.
나는 일어나서 화장실로 갔다. 다시금 떠오르는 첫날밤이었다.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씻고 나와서 밥을 먹으러 나갔다.
아무런 맛을 느낄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내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맛있게 먹는다. 가이드의 안내로 신혼여행지를
돌아다녔지만 나의 우울한 마음은 풀리지 않는다. 원래 말이 별로 없는 내가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았을것이라 생각한다.
첫날밤이후로 난 그녀를 안지 않았다. 아니 안을수 없었다. 왜 그러냐고 묻는 그녀에게 피곤하다는 핑계로 둘러댔지만
설득력은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는 더이상 묻지않고 내품에 안겨 잠이들었다. 난 잠든 그녀를 놔두고 밖으로
나왔다. 밤바람이 제법 차갑다. 나는 호텔 빠로 올라갔다. 그리고 바카디를 한잔 시키고 자리에 앉았다.
주위에는 아직도 신혼을 즐기는 부부들이 많았다. 늦은 시간이지만 그 커플들이 부러웠다. 나도 저렇듯 행복함을
꿈꾸었는데..... 나는 한번도 이런 문제에 대해서 신경을 써보지 않았다. 문득 그녀를 처음 만나던 날이 떠오른다.
난 대학을 졸업하고 조그만 회사를 차렸다. 아이디어 사업이라서 많은 자본이 필요치는 않았다. 나는
내 나름데로 확신을 갖고 열심히 했다. 그러다 보니 제법 돈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던 내 나이 30에
32평의 아파트 와 자가용을 가질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토요일에 선호로 부터 연락이 왔다. 선호는 몇되지 않는 나의 친구였다.
"토요일인데 뭐하냐?"
"그냥 사무실에 있다. 너는 어디냐?"
"나 지금 강남 할일 없으면 나와라 울 와이프랑 와이프친구하고 술한잔 하기로 했다."
선호는 제법 잘사는 집 막내아들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아버지가 물려준 건물 두개를 관리하면서 편하게 사는 친구였다.
나는 별로 할일도 없고 해서 선호가 있는곳으로 나갔다. 도착하니 세명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어서와라 지훈아."
"그래 오랜만이다. 제수씨 오랜만에 뵙는군요, 반가워요."
"네 지훈씨, 더 멋있어지신거 같아요,호호호"
"감사합니다. 최근에 들은 말중에 최고로 나를 즐겁게 하는 말이군요 하하하"
"아참 여기는 제 친구 은경이예요. 은경아 인사해. 선호씨 친구분이야"
"안녕하세요. 오은경입니다."
"네 안녕하십니까. 박지훈입니다."
그때서야 나는 오은경이라고 자기소개를 하는 그녀를 자세히 쳐다보았다. 대단한 미인은 아니였지만. 움푹패인 보조개와 커다란눈이 맑아보이는
귀여운 여자였다. 우리는 그렇게 인사를 하고 술을 한잔하고 이차로 노래방을 갖다.
제수씨와 그녀는 잘 놀았다. 대부분 알지못하는 노래들만 불렀지만. 분위기에 취해서 재미있었다. 시계를 보았더니 꽤 늦은 시간이었다.
우리는 그만 돌아가자고 하고는인사를 하는데 그녀가 내 연락처를 물어왔다. 나는 아무런 생각없이 내 명함을 꺼내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다음날 점심시간때쯤 헨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박지훈씨 전화 맞은가요?"
"네 맞는데요 누구시죠?"
"네 저 오은영이예요.여태 주무셨어요?"
"네 안녕하세요. 아니요 청소즘 하느라구요."
"그런데 무슨일로?"
"무슨일이 있어야만 전화해야하나요?"
"그런것은 아니지만"
나는 말끝을 흐렸다.
"오늘 뭐하실거예요?"
"특별하게 할일은 없읍니다만."
"그럼 저 점심사주세요."
나는 참 당돌한 아가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어디신데요?"
"집이예요."
"그래요 그럼 어디서 만날까요?"
"1시간 후에 강남역 7번 출구에서 만나요"
이렇게 그녀와의 데이트가 시작되었다. 참 깨끗하다는 느낌을 주는 여자였다.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빠져들었다.
그렇게 만나기 7개월정도 그녀의 집에 인사를 갔다. 그녀의 부모님을 만나서 인사를 했다, 무척 인상들이 좋으신 분들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결혼 날짜를 잡고 결혼을 한것이다.연애하는 7개월동안 주위에서 무척 우리를 부러워했다. 그녀와 나역시
무척 행복했다.
나는 바카디잔을 들어올려 한모금 마셨다. 목이 타는것 같다. 술이 넘어가면서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한동안 답답함을 술로 보내고 방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 나는 창가로 다가가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밤의 야경이 아주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신혼여행에서 돌아왔다.공항에 도착해서 처가집으로 갔다. 갖가지 음식들을 차려놓고 처부모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인사를 하고 음식을 먹었다. 나는 문득 장인장모님들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그것또한 내색치 못했다.
나는 또다시 답답함을 느꼈다. 그리고 이 집에서 나가고 싶었다.
"저기 저는 회사에 다녀와야겠읍니다."
"아니 이시간에 회사는 무슨일로?"
"예, 내일 처리해야될 일이 있는데 내일 바빠서 지금 가서 대충 정리좀 할려구요."
"지훈씨 내일하면 안돼? 아까는 아무말 없었잖어?"
"그냥 당신 신경쓰게 하고 싶지않아서 말 안한거지"
"그럼 대충하고 와서 여기서 자게나"
옆에 있던 장모님이 말했다.
"네 알겠읍니다."
그리고 나는 밖으로 나왔다. 와이프도 따라나왔다.
"지훈씨 무슨 안좋은일 있어?"
"아니야 왜?"
"그냥 자기 표정이 별로 안좋은거 같아 보여서 별일 없는거지?"
"그래 신경쓰지말고 쉬고 있어"
그렇게 나는 그녀를 놔두고 큰길로 나왔다. 갈데가 없었다. 선호에게 전화를 하는것도 우스웠다. 나는 택시를 타고 내집으로 왔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고 아파트 상가에 있는 호프집으로 갔다. 그곳 주인 아줌마가 아는척을 했다.
"어서오세요. 오랜만에 오셨네요 호호"
"네 안녕하세요"
"여기 생맥주 한잔 주시겠어요?"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그리고 멸치와 생맥주를 가져왔다.
"오늘도 여전히 혼자오셨어요?"
"네"
"그럼 저랑 같이 한잔 할까요? 손님두 없는데"
"그러세요. 잔 가지고 오세요."
혼자 마시는것보다는 낳을듯 싶었다. 주인 아줌마는 호프를 한잔 따라서 가지고 왔다.
"무슨일 있었어요?"
"아니요, 왜요?"
"다른때와 달라보여서요. 항상 밝은 얼굴이었는데, 어딘지 모르게 쓸쓸해 보이네요"
"그런가요? 후후"
나는 마른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얘기들은 우리는 심각한듯 얘기했고, 어느덧 우리는 2000을 넘게
마시고 있었다.
"아주머니, 제가 실례되는 질문해도 될까요?"
"뭔데요? 해보세요 호호"
"저 지금 남편이 첫남자 였나요?"
"호호 그럼 당연하지요, 그런데 이런 질문을 할지 몰랐네요 호호"
"죄송합니다. 아저씨는 무척 행복하겠군요."
그러면서 나는 남아 있던 호프를 비웠다. 그리고 또 한잔의 호프를 가져왔다.
"왜 그런 질문하셨어요?"
"그냥요 후후"
"결혼은 언제 하실거예요?"
"후후 저 결혼했읍니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놀란듯한 얼굴로 저를 쳐다보았다.
"언제 하셨어요? 그런말 없었잖아요."
"네 조금 전에 신혼여행에서 돌아왔어요."
기분탓인지 몇잔 마시지 않은 생맥주에 취기가 올라왔다.
"네 축하드려요 호호"
"축하? 네 축하 받아야줘 하하"
또다시 마른 웃음이 나왔다. 그런 내가 이상한듯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신혼여행 다녀왔으면 행복한 얼굴로 와이프랑 함께 오셔야지 왜 혼자예요?"
"그러게요, 그런데 하나도 행복하질 않네요."
"왜요? 무슨일 있었어요?"
"일은요 그냥 기대한 만큼은 실망이라고나 할까요? 후후"
"혹시...."
"네, 뭐요?"
"아니예요. 쓸쓸하면 술이나 한잔 더 하세요"
그리고 잔을 부딫쳐왔다. 나는 어렴풋이 그녀가 할려는 말을 알듯했다.
"아주머니가 생각하는거 맞아요. 처녀가 아니더군요. 후후"
한동안 아무말도 않고 있던 아주머니는 나를 쳐다보았다.
"그냥 잊어버려요. 이미 쏟아진 물인데 어떡하겠어요. 그리고 손님도 다른 여자와 관계를 하지 않은건 아니잖아요.
그때 관계했던 여자가 지금 와이프라고 생각해버리세요."
"그래야겠죠. 잊지 않으면 어떡하겠어요. 하지만 쉽지가 않네요 후후"
그러다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집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아침에 전화가 울렸다. 그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여보세요?"
"자기어디야?"
"응 집이야"
"왜 집으로 갔어? 얼마나 기다렸다구"
"너무 늦어서 그냥 집으로 왔어"
"나는 어떻게 할까?"
"당신 알아서 해 더 있고 싶으면 더 있다오구 나는 지금 회사 출근할테니까"
"그럼 옷가방은 어떻게 해?"
"그럼 집에 있어, 나중에 데리러 갈께"
"아침은 어떡할려구?"
"나가서 사먹지 뭐"
"알았어, 그럼 저녁에 데릴러 와 알았지?"
"그래 알았어"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갈준비를 하고 회사로 나갔다.
별로 급한일도 없었지만 회사에 있는것이 더 편했다. 그리고 저녁때 처가집으로 갔다.
그리고 와이프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함께 있는것이 답답했다.
"나 잠깐 나갔다 올께"
"어디가는데?"
"거래처 사장님좀 만나고 술한잔 하고 올께"
"아이, 어제 신혼여행다녀오구 오늘부터 그래야돼?"
"미안해, 약속을 해서 일찍들어올께"
"술조금만 마시구 일찍와 알았지?"
"응 그래"
그리고 나는 집에서 나왔다. 누구를 만난다는것이 싫었다. 나는 아파트 근처 포장마차로 갔다. 그리고 혼자 소주를 마셨다.
한잔 두잔 하던것이 4병을 마셨다. 많이 취했다는게 느껴졌다. 나는 집으로 들어갔다.
"아이 무슨 술을 이렇게 많이 마셨어."
"그렇게 됐어"
나는 그녀를 밀치고 방으로 들어와서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자기야 씻고 자야지 냄새나잖아 어서 일어나"
나는 그 말에 순간적으로 내 입에서 하지 않아야될 말이 나와 버렸다.
"깨끗하지도 않은 여자가 깨끗한 척은"
말을 해놓고 바로 후회가 됐다. 하지만 그녀를 위로 하기도 싫었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고 나니까 시원한 기분도 들었다.
그녀는 그대로 멈춰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충격을 받았으리 생각된다. 하지만 술이 취한 나는 그대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자 어제 입고 있었던 옷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거실로 나와서 화장실로 들어갈려고 하는데
쇼파에 앉아 있는 그녀가 보였다. 밤새 한잠도 못잔거 같다. 그런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한다는게 갑자기 귀찮아졌다. 그대로
화장실로 들어가 버렸다. 샤워를 하고 거실로 나왔다. 여전히 그녀는 그모습 그대로였다. 내가 거실로 나가자 그녀가 나를 쳐다보았다.
"어제 한 말이 무슨말이야?"
"무슨말?"
나는 모르겠다는듯이 되물었다.
"나보고 깨끗하지도 않은 여자라는 말"
나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변명을 한다거나, 그런말 한적이 없다고 잡아 때기는 싫었다.
"당신이 알거 아니야"
"내가 처녀가 아니라는걸 말하는거야?"
"알면서 뭘 물어"
내 입에서는 냉기가 뚝뚝 흘러나왔다. 그녀역시 마찬가지로 차갑게 말을 뱉고 있었다.
"자기는 여자 경험없어?"
"왜? 여자하고 남자하고 또 같다는 말을 하고 싶은건가?"
"뭐가 달라?"
"내가 다른 여자와 관계한적 없다면 어떡할건데?"
"그런 거짓말이 어디있어? 당신이 바보야?"
"왜? 바보가 아닌 남자는 다른여자와 모두 성관계를 가져야한데?"
그녀는 말없이 나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하고 싶은데?"
"뭘?"
"더러운 여자와 함께 못살거 아니야"
"생각안해봤어, 당신이 생각해 보라구 하면 생각해볼께"
그런 나를 바라보던 그녀가
"우리 헤어져 그것이 좋겠다."
이번에는 내가 그녀를 쳐다보았다.
"알아서 해. 혼인신고도 안했으니까 정리할것도 없을거야."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진심이 아니었나보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말하자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는지
떨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가진게 그렇게 큰 잘못이야? 자기 만나기 전에 만난사람인데?"
"잘못인지는 모르겠지만, 내마음은 좋지않네"
"내가 어떻게 해주길 바래?"
"어떻게 해달라는 말 한적 없는데"
또다시 침묵이 흘렀다. 나는 방으로 들어와서 옷을 입고 출근준비를 했다.거실로 나가자 그녀가 나를 쳐다보았다.
"얘기는 끝내고 나가야잖아"
"시간없어 당신이 알아서 결정해"
그리고 밖으로 나와버렸다. 후련한 기분도 있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찝찝함이 몰려들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저녁에 퇴근을 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아파트를 올려보았다. 불이 켜져 있었다.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그중에 안도하는 마음도 있었던거 같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답답함이었다. 나는 초인종을 누르지도 않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녀는 주방에서 저녁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자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저녁준비에 열중했다. 나는 방으로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나와서 티브이를 켰다.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무슨내용인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있는데 헨드폰이 울렸다. 선호였다.
"야 임마~~~신혼여행다녀왔으면 보고를 해야지~~~"
다짜고짜 인사도 없이 그렇게 말했다.
"미안하다, 선호야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
그리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러자 다시 전화가 울렸다.
"야 임마 그렇게 전화를 끊으면 어떡해?"
"미안하다. 그런데 나중에 하자 지금 기분이 아니다."
"왜 무슨일 있어?"
"아무것도 아니야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집전화가 울렸다. 나는 짜증스러웠다. 그래서 코드를 뽑아버릴려고 하는데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응 난희야 "
"은영아 무슨일 있어?"
"아니 왜?"
"방금 선호씨가 지훈씨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기분이 별룬것 같다고 그래서 무슨일 있나해서"
"응 아니야 흑흑"
"은영아 왜 그래?"
"난희야 나 어떡하니? 흑흑"
나는 그런 그녀를 놔두고 밖으로 나와버렸다. 포장마차로 갔다. 한병을 마시고 다시 한병을 시키는데 선호가 들어왔다.
"여기 있는지 어떻게 알았냐?"
"나도 한잔주라"
나는 선호의 잔에 술을 따랐다. 그것을 한번에 받아마신 선호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기분 이해한다. 하지만 지난일로 그러면 어떡하냐 그냥 잊어버려라"
나는 남의 얘기라고 저렇게 쉽게 얘기하는 선호에게 짜증이 났다.
"임마 그게 쉬우면 내가 이러고 있냐? 너 남의 얘기라고 함부러 말하지 마라"
"미안하다. 내가 쉽게 말했다고는 생각하지말아라 나도 오는 네네 가슴이 답답했다."
"더구나 우리가 소개한 사람이잖아 그래서 더 너에게 미안하다"
"됐다. 너가 무슨 잘못이 있냐"
그러고 있는데 선호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응 집앞 포장마차에 있어. 그래 알았어"
잠시후에 제수씨와 그녀가 함께 포장마차로 들어왔다. 나는 지금 이 분위기가 가슴이 떠질것 같았다.
"제수씨 오셨어요?"
"네, 지훈씨 술 그만 마셔요"
연거푸 술잔을 기울리는 나를 선호와이프가 말렸다.
"괜찮습니다. 저 잠시만 화장실좀 다녀올께요."
그렇게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다시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대로 집으로 돌아와버렸다.
집에 들어와서 침대에 누워있자 잠시후에 현관문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방으로 들어왔다.
"지훈아 우리 얘기좀 하자"
선호였다.
"선호야 나 그냥 이대로 놔뒀으면 좋겠다."
"임마 이미 엎질러진 일인데 어떡할거냐? 헤어지기라도 할래?"
나는 신경질적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거실로 나가서 벽장에 있던 양주병을 들고 술을 마셨다.
거실에서 선호와이프와 그녀가 그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식탁에 양주병을 놓고 거실에 있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더러운년~~ 처녀도 아닌게 그런 몸으로 나를 속여~~~"
나는 참았던 것들이 폭발하면 튀어나왔다. 내가 소리치자 놀란 눈으로 두사람은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방에서 따라나온
선호도 나를 말류했다.
"내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 알아? 똥 밟은 기분이야 알아?"
"너도 알거야 내가 얼마나 소중하게 저 사람을 생각했는지 나는 남자아니냐? 하지만 결혼전에 끝까지 지켜줬다."
"저사람은 그걸 몰랐을까? 내가 자기를 지켜줄려고 한다는걸? 그럼 알았다면 사실대로 얘기하는게 옳지 않냐?"
"그래 너 말이 맞아, 그런데 이미 이렇게 되버렸잖아"
"이렇게 됐는데 뭐? 내가 미치겠는것은 나를 기만했다는거야. 결혼하고나면 내가 어떻게 할수 없다는 그런 계산이 있었는지도 모르지"
나는 선호에게 막말이 쏟아냈다. 선호도 그런 나를 어찌하지 못했다. 선호와이프역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나는 전화를 들었다. 그리고 처가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접니다. 지금 오셔서 은영이 데려가십시요."
"이사람아 왜 이러나? 진정하고 말을 해보게"
"그것은 은영이에게 들으십시요. 그만 끊겠읍니다."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모두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눈만 커다랗게 뜨고 보고 있었다.
나는 다시 양주을 입에 넣었다. 목이 타들어 가는것 같았다. 취기가 올라왔다. 나는 그대로 안방으로 들어가버렸다.
1시간쯤뒤에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오셨다.
"박서방 나하고 얘기좀 하세"
"저는 할얘기가 없읍니다. 죄송합니다."
"무슨일인지 알아야 은영이를 데려가든지 할것 아닌가?"
속타는 목소리로 장인어른이 물었다.
"은영이에게 물어보십시요. 저는 할말이 없읍니다."
"왜 자네는 말하기 싫은가?"
그순간 나는 장인어른에게 소리를 쳤다.
"장인어른 딸이 다른남자와 잠을 잘 동안 뭐했읍니까?"
내 말에 놀란듯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거실로 나가셨다.
"박서방이 하는 얘기가 맞냐?"
큰소리로 그녀에게 묻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잠시후에 다시 장인 어른이 들어왔다.
"미안하네, 박서방 한번만 용서해주면 안되겠나?"
"죄송합니다. 하지만 도저히 저사람의 과거를 받아들일수가 없읍니다. 한명인지 여러명과 그런지 알수도 없고, 묻는다고 진실을
말하지도 않을거구요. 특히나 앞으로 그러지 말라는 법이 어디있읍니까?"
"내가 내딸은 아네 절대로 그런일은 없을거야 믿어주게 그리고 나이가 어려서 철이 없어서 그런것이니까 자네가 이해해주게"
"장인어른 사랑해서 관계를 맺었을겁니다. 그런데 헤어졌읍니다. 나라고 그러지 말라는 보장이 어디에 있읍니까?"
"장인어른도 남자니까 생각해보십시요. 장모님이 다른 남자와 살을 섞었다면 함께 사실수 있겠읍니까?"
내말에 장인어른은 아무말도 못하고 거실로 나갔다. 그리고 시끌거리더니 잠시후에 조용해졌다. 나는 그대로 잠이 들었다.
일어났다. 다시 혼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함께해서 괴로우니 따로 사는게 더 행복할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다시 혼자가 되어 몇일이 지났다.
"여보세요?"
"저예요, 은영이"
"그래, 무슨일이야?"
"이제 저랑 전화 하는것도 싫어요?"
"이렇게 편하게 전화할수 있는 사이는 아닌거 같은데?"
"시간좀 내주면 안되나요?"
"왜 무슨일인데? 전화로 하면 안되나?"
"당신은 저를 그렇게 쉽게 잊을수 있나요? 그런거예요? 우리 만나요 저는 당신을 못잊겠어요."
"이런 전화 할려면 다시는 전화 하지마"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다시금 느껴지는 답답함.........
그녀와 그렇게 전화를 끊은지 5개월이 됐다. 그녀가 가끔은 그립다. 아니 사랑했던 그래서 행복했던 마음이 그리운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자신이 없다. 너무도 그녀를 사랑했던 나를 기억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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