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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R야설) 아내 스토리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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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16 회 작성일 23-12-09 10:4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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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3화 〉



가장 충격적인 건 그 아이... 아내가 미국에 버리고 온 그 아이의 친부 이야기였다. 

어떻게 아이가 생기게 되었는지... 아이의 친부는 어떻게 된 건지...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어떻게 운전을 해서 어떻게 집에 도착했는지를 솔직히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너무 충격을 받아서 반쯤 넋이 나갔었던 것 같았다.


아내는 집에 도착을 해서 작은 보스턴백에 기본 옷가지만 챙겨서... 내 앞에 무릎을 꿇고 그렇게 울면서 잘못을 빌고 집을 나가버렸다. 

하지만 나는 아내에게 인사도... 배웅도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었다. 눈도 마주치지 않았던 것 같았다.


* * *


"눈 감고 뭐하니? 오빠도... 물벼락 한 번 맞고 싶어?"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전연두가 눈을 감고 생각을 하던 내 얼굴에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서 탁탁 물방울을 튀기고 있었다.


"연두야 "


나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전연두를 불렀다.


"왜 이 화상아. 나 기분 별로 안 좋아. 오늘 술 먹고 길에 누울 거니까... 나 좀 책임져라 이 벽창호 같은 인간아. "


전연두는 나에게 막말을 해대고 있었다. 나는 그런 연두에게 말을 했다.


"너무 후회된다. 잘 가라고... 가서 몸 건강히 지내라고 그렇게... 따뜻하게 말 한마디 해서 보낼 것을... 내 앞에서 잘못했다고 울면서 무릎을 꿇고 비는 여자에게 눈도 한 번 안 마주쳐 주었어. 

내가 처음에 좋다고 쫓아다닌 거고... 내가 개 쌍년 창녀 호랑 잡년이라고 해도 다 받아들일 수 있다고...그래도 좋다고 나 혼자 지랄한 건데... 

심지어 양갈보 짓을 하는 영상을 보고서도 그 사랑이 식지 않았었는데... 내가 그때... 왜 그랬었을까? 

내가 혼자 좋아했다가 어떻게 갑자기 사람이 일순간에 그렇게 돌변할 수가 있었을까...내가 왜 그랬을까 너무 후회가 된다"


나는 소주를 원샷한 후에 다시 입을 열었다.


보고 싶어 너무 보고 싶어서 미치겠어. 

미국에 숨겨놓은 애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도... 그래서 그 애 때문에 자기 인생 포기하겠다고 미국으로 가버렸는데... 난 왜 아직도 아내가 보고 싶은 거지?

난 그때 아내를 차갑게 외면할 때 아내에게 화가 난 것보다 내 마음이 급격하게... 냉정하게 돌아선 것을 보고 역시나 나는 사혜연이라는 여자를 사랑한 게 아니라... 

내가 만들어놓은 허상을 사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착각을 했었어"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그게 아니야. 

애가 있다고 해도 그래도 보고 싶어. 너무 보고 싶어. 

마지막으로 따뜻한 말 한마디 못하고...배가 고팠을 텐데... 따뜻한 밥 한 끼 지어서 먹여 보내지 못한 게... 

지금 있잖아... 그냥 너무나 가슴에 사무친다."


"... ... ... "


전연두는 아무런 말도 안 했다. 내 이야기를 듣고 그냥 가만히 있었다. 

술만 마시고 젓가락으로 두루치기만 푹푹 집어서 입에 넣고 우악스럽게 씹고 있는 전연두였다. 전연두는 입에 든 걸 다 씹어 넘긴 후에 소주 원샷으로 입가심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있잖아... 아까 황 차장님한테 왜 그랬냐면 내가 부탁했어. 미연이 생각해서 혹시나 나중에... 나중에라도 합치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이야기하시라고... 난 황 차장님이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내가 그랬어. 미연이 점점 더 커가는데 아빠 없는 새끼로 키우는 게... 미연이가 이혼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는 그날이 오기 전에 그냥 다시 합칠 수 있으면 합치고 싶어서 내가 그렇게 이야기했어. 

혼인신고 안 해도 되고... 그냥 같이 살면서 미연이만 바라보자고 말이야"


"그랬더니... 황 차장님이 "


전연두는 뚝뚝 눈물을 흘리더니 핸드폰을 꺼냈다. 그러더니 카톡으로 뭔가를 열심히 입력하더니 발송을 누르고 있었다.


"뭐야, 뭐 한 거야?"


내가 묻자 전연두가 대답했다.


"죄송하다고 카톡 보냈어. 정말 죄송하다고... 황 차장님한테 물 괜히 뿌렸어... 조금만 참을걸... 어휴"


전연두가 울면서 말을 했다. 전연두는 핸드폰을 놓고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그렇게 말을 하니까 황 차장님이 나한테 그러더라. 정말 미안하지만 정지연 부장을 너무 사랑해서... 그 여자하고 남은 인생을 같이 보내고 싶다고. 

대신에 미연이 아빠 노릇은 꼭 하겠다고... 그렇게 말을 하더라. 개새끼... 양육비도 처음에만 주는 척하더니 올해 봄부터는 돈도 안 부쳐. 

처음에는 돈도 많이 부치고... 시도 때도 없이 미연이 뭐 사주라고 양육비 이상을 척척 주더니... 올해는 봄에만 몇 번 시늉만 내더니... 그 이후로 만 원짜리 한 장 안 부친다. 

그래도 내가 뭐라고 안 하고 있기는 해. 나도 버는데 뭐... 황 차장님 돈이 필요한 건 아닌데... 그래도 개새끼..."


웃으면 안 되는 타이밍인데 나는 웃었다. 그러면서 입을 열었다.


"차장님이라고 님자를 붙이지 말든가 하지... 님이라고 했다가 개새끼라고 했다가... 너무 일관성이 없잖아"


"오빠. 오빠가 정지연이한테 복수 좀 해 주면 안 되냐? 오빠 되게 무서운 사람이더라. 우리 친척 오빠가... 나 사실 예전에 그거 보여주었거든... 

오빠가 무슨 경호원 같은 사람들 툭탁거려서 단숨에 제압하는 거 말이야. 우리 친척 오빠도 군 출신이잖아. 오빠는 무슨 살인 병기 같은 무서운 인간이라고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하더라. 

사실 백호인이 완전히 졸보였었는데... 내가 백호인이 진짜... 군대 가기 전에 쫄보일 때부터 잘 알았었는데... 우리 친척 오빠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젠장"


전연두가 웃으면서 눈물을 닦았다. 그러더니 나에게 다시 입을 열었다.


"장난 아니야. 정지연이 그년... 그 불여우 같은 년 어떻게 혼내줄 방법이 없을까?"


나는 고개를 저으면서 말을 했다.


"난 정부장하고 사이 나쁘지 않고... 나는 그냥 친하다기 보다는 가까운 편인데... 정부장이 날 잘 챙겨줘 얼마 전에 크리스마스카드도 보내주었더라... 난 정부장한테는 그냥 안 보냈었는데"


나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말을 했다. 내 뜨뜻미지근한 반응에 전연두는 주먹으로지 가슴을 두들기고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다시 부어라... 마셔라... 미친 듯이 술을 퍼붓고 있었다. 

1차부터 너무 심하게 취한 것 같았다. 연두는 내 팔짱을 끼고 나에게 완전히 몸을 기댄 채로 말을 했다.


"개새끼... 정말 개새끼."

"내가 왜?"


나는 혀가 꼬인 채로 연두에게 말을 했다. 가볍게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는 12월 말의 어느 늦은 밤거리는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다들 망년회다 뭐다 술자리들이 많은 것 같았다.


"아니... 너 말고 황 호식이 그 개새끼. 내가 맨날 네네 거리면서 예의 갖추어 주니까...날 완전히 아래로 보고 있어. 황 호식이 이 개자식아...인생 그렇게 살지 마. 

쪼다 같은 새끼... 어디 여자가 없어서 그렇게 다 늙은 불여시한테"


연두는 많이 꼬인 목소리로 말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인도 위에서 같이 나란히 몸을 맞댄 채로 마치 아주 오래된 연인들처럼 그렇게 걷고 있었다. 

그때 우리 옆의 차도로 하얀색 벤츠 E클래스 한 대가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진눈깨비를 맞으면서 시원하게 달리고 있는 벤츠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뭘 보니 오빠야. 저거 가지고 싶니? 빙신아 너 돈 많잖아. 뱀 새끼 사진 책 팔아서 돈 많이 벌었잖아. 나한테는 끽소리도 안 했으면서 학교 동문회에 애들 장학금 주라고 돈도 기부했더라?  

내 안테나에 안 잡힐 줄 알았니?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고 싶었던 거야?"


"아니야. 갑자기 돈 많이 벌어서 세금 많이 두들겨 맞을까 봐... 차라리 그냥 애들 장학금이나 주려고 그런 거야"


나는 얼마 전에 학교 동문회에 가정환경이 좋지 않은 학생들 장학금에 보태달라고 그냥 내 형편에는 조금 과한 아니... 솔직히 과하다는 표현은 맞지 않았다. 솔직히 많이 벌었다. 

파충류 새끼 사진 책이 대형 서점 올해의 베스트셀러 과학 분야 베스트 20안에 들 정도 많이 팔려서 돈을 많이 번 것이 사실이었다. 

출판사에 직원이 있어야 직원들 수고했다고 성과급이라도 줄 텐데 나 혼자 하는 출판사라서... 내가 나에게 주는 성과급이나 마찬가지의 의미로 모교에 장학금을 기부한 것이었다. 

그렇게 많이 번 그 돈 중의 아주 조금을... 나와 아내가 다녔었던 그 추억의 대학 동문회에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솔직히 아내 생각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한 것이었다. 아내도 그런 외부 재단의 지원으로 장학금을 받고 1학년 1년간의 학비를 지원받았으니까 그걸 내가 대신해서 갚아주고 싶었다. 

나는 멍하니... 사라져가는 물 찬 제비처럼 늘씬하게 잘 빠진 하얀색 벤츠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뭘 그렇게 봐 뺑소니 사고 났어?"


"아니... 혜연이가 새 차를 타고 싶어 했는데... 그렇게 예쁜 애가 다 낡아빠진 구닥다리 외제 차를 타고 다녔었는데... 저런 하얀 벤츠 하나 뽑아줄 것을... 

혜연이처럼 예쁘고 잘 빠진 저런 새 벤츠 하나 뽑아줄 것을... 그때는 지금처럼 여윳돈이 많지 않아서 그러지 못했었다. 그게 너무 마음이 아파. 혜연이가 새 차를 너무 타고 싶어 했었는데 

내가... 내가 있잖아... 그러지 못한 게 너무 후회가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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