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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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피-3
꿈속의 사내
“하윽!”
잠에서 깬 해원이 벌떡 일어나 앉았다.
“여기는...”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이곳은 자신의 방이다. 별궁 안에 있는 자신의 방이었다.
‘내가 언제 돌아온 거지?’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제 발로 돌아온 기억이 전혀 없다.
‘이게 어떻게 된 것일까...’
이불을 젖힌 해원이 방문으로 다가가 손으로 문을 밀었다.
그러나 문은 열리지 않는다. 밖에서 대못을 박아 두었기 때문이다.
‘혹시 내가 꿈을 꾼 것일까...’
몸이 너무 괴로웠던 나머지 꿈이라도 꾼 것일까. 꿈이 아니면 제게 일어난 일을 설명할 길이 없다.
항상 대못이 박혀 있던 문이 이유도 없이 열려있을 이유도 없고,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된 곳에서 외간 사내를 그런 식으로 만났을 리도 없고, 그리고 돌아온 기억이 전혀 없는데 방에서 깨어날 이유도 없다.
‘확인을 해야...’
해원이 치마를 걷어 올렸다.
‘없어...’
허벅지에 잇자국이 없다.
만약 그게 현실이었다면 그 사내가 물어뜯은 흔적이 제 허벅지에 남아있을 것이다.
그러나 허벅지는 깨끗했다.
‘꿈이었구나...’
자신은 꿈을 꾼 것이다. 몸이 너무 괴로워서 그런 음란한 꿈을 꾼 것이 분명하다.
‘생생한 꿈이야...’
아직도 하체에 그 사내의 남근이 박혀 있는 것만 같다.
‘느낌이 너무 선명했어...’
나무 남근과는 사뭇 다른 살아서 꿈틀거리는 사내의 남근이 어떻게 그렇게 생생하게 느껴졌던 걸까.
꿈에서도 그렇게 실제처럼 느낄 수 있는 걸까.
몸 어디에도 그 사내의 흔적이 없다.
‘역시 꿈...’
보료 위로 돌아온 해원이 제 입술을 손으로 만지작거렸다.
‘그 대나무 숲에 간 것부터가 꿈이었어. 난 저 문을 열고 나갔던 적도 없는 거야...’
결국 그 사내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사내가 분명하다.
무랑군이라니.
그런 이름을 가진 사내는 아마 실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꿈 속의 사내와 정을 통하다니...’
하지만 그 사내를 떠올리자 뺨부터 붉어진다.
‘그 꿈을 다시 꿀 수 있을까. 다시 꿈에서 그 사내를 만날 수 있을까...’
꿈이 무의식이 만들어내는 현실이라면 자신이 간절히 바라면 그 사내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아...”
보료 위에 누운 해원이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꿈에서 벌어진 정사가 다시 생생하게 머릿속에 떠올랐다.
“하아...하아...”
떠올리는 것만으로 숨이 차오르고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내 젖을 빨았었지...’
그 사내는 제 젖가슴을 움키고 주무르며 제 젖꼭지를 음란하게 빨아올렸었다.
‘내 젖꼭지를 빨고 단단한 이로 씹어대고 내 살결 곳곳에 잇자국을 남겼었는데...’
그 흔적은 당연히 남아있지 않다.
‘여기와 여기를 물어뜯었었는데...’
해원이 손을 들어 사내가 물고 빨았던 제 젖꼭지를 손가락의 끝으로 굴렸다.
“으응...응...”
보료 위에서 해원이 몸부림쳤다.
마치 지금 제 위에 그 사내가 있는 것처럼 그렇게 몸부림치며 사내의 숨결을 떠올렸다.
꿈이 지금 생생한 현실처럼 제 감은 눈 안에 펼쳐졌다.
“하읏!”
사내의 혀가 젖꼭지를 휘감고 빨아올리자 해원의 허리가 뒤로 젖혀졌다.
허리와 가슴을 젖힌 채로 몸을 흔들 때마다 사내의 타액에 젖은 젖꼭지가 음란하게 흔들렸다.
잘근잘근 씹힌 젖꼭지는 빳빳하게 일어서서 출렁이는 젖가슴과 함께 번들거렸다.
“하으응...!”
사내의 입술이 제 젖가슴을 탐할 때마다 해원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리를 휘고 엉덩이를 들썩였다.
스스로의 손으로 제 가슴을 주물러본 적은 있지만 뜨겁게 젖은 입술에 물어뜯기고 혀가 핥는 것은 처음이다.
사내의 입안은 뜨거워서 그 안에서 제 살이 녹아나는 것만 같았다.
“하윽! 아, 앗!”
사내의 손이 제 가랑이 사이로 더듬어 들어오자 해원이 가랑이를 벌린 채로 허리를 흔들었다.
이미 음부는 소변을 본 것처럼 축축하게 젖은 지 오래다.
음부에서 흘러나온 애액이 풍기는 단내가 사내를 미치게 만든다는 것도 안다.
제 젖꼭지를 물어뜯는 사내의 숨결이 거칠다.
사내도 점점 더 제 단내에 취해가는 것이 틀림없었다.
“아랫 구멍에서 음란한 것이 나오는구나.”
손을 들어올린 사내가 그 손가락에 번들거리고 있는 젖을 것을 해원의 눈앞에 보였다.
사내의 손가락에서 풍기는 단내를 해원도 맡을 수 있었다.
“사내를 홀리는 미약이 이것과 맛이 비슷하지.”
사내가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손가락을 혀로 핥았다.
“마침 달이 밝아 취하기에 딱 좋은 밤이니 여우인지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오늘 밤에는 네 꿀에 실컷 취하겠구나.”
“하으응!”
말을 마친 사내가 제 음핵을 손가락으로 만지고 비틀자 해원이 허리를 흔들었다.
“아! 아! 아아앙!”
사내의 손은 여체를 잘 아는 것처럼 해원의 음핵을 굴렸다.
가뜩이나 발정이 난 몸이 더 달아오르며 이제는 숫제 음부에서 애액이 소낙비처럼 쫙쫙 쏟아져 나왔다.
“실컷 싸거라. 몸 안에 든 것을 전부 싸서 내보내야 네 몸도 편안해질 것이다.”
이 사내는 마치 뭔가 아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제 몸에 흐르는 저주의 정체를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하는 사내의 손놀림에 해원이 가랑이를 벌린 채로 허리를 흔들어가며 음란한 물을 쏟아냈다.
“이미 길이 든 것을 보니 도구라도 사용한 것이냐? 사내를 아는 것은 아니고 몸은 길이 들어있으니 살아있는 사내가 아니라 도구로 네 몸을 달랜 모양이구나.”
사내의 말이 맞다.
대체 이 사내는 무엇 하는 사내이기에 자신에 대해 이렇게 잘 아는 걸까.
자신이 처녀인 것도 알아 맞췄고, 도구를 사용했다는 것도 알아 맞췄다.
이 사내는 귀신인 걸까?
“내 손이 도구보단 나을 것이다.”
“아아아!”
그 말과 함께 사내의 손이 제 안으로 밀고 들어오자 해원이 허리를 한껏 휘며 소리를 질렀다.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들과 함께 해원의 교성이 이리저리 흩어졌다.
제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길고 차가운 것은 사내의 손가락이었다.
애액을 묻혀 미끈거리는 손가락이 제 안을 거침없이 찌르자 해원이 엉덩이를 흔들며 다리로 허공을 걷어찼다.
“하앙! 아! 아아!”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사내의 말처럼 나무 남근으로 아무리 해도 받을 수 없었던 휘열을 지금 느끼고 있다.
“흐아아! 아아앙!”
격렬한 희열이 해원을 뒤덮었다.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지금 제 음부에서 쉬지도 않고 흘러나오는 것을 느낄 수는 있다.
“더 넣어줄까?”
사내가 해원의 안에 찔러넣는 손가락의 개수를 더했다.
두 개에서, 세 개로 손가락이 늘어나며 해원의 음부가 더 넓게 벌어졌다.
지금까지 해원이 사용한 나무 남근은 길이도 짧았지만 두께도 얇았었다.
처녀가 길고 굵은 남근을 사용하면 질이 늘어나 헐거워진다 하여 해원에게 주어진 나무 남근은 짧고 가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그녀의 안으로 들어오는 사내의 손가락 세 개가 그 남근보다 훨씬 더 길고 굵었다.
게다가 나무 남근은 하지 못하는 것을 이 손가락은 하고 있었다.
안쪽으로 찔러 들어온 손가락의 구부러진 끝이 내벽을 긁자 희열은 나무로 만든 남근이 주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사내의 손이 안에서 움직일 때마다 해원의 다리가 허공에서 흔들렸다.
경험해본 적 없는 쾌감에 뒤덮이며 해원이 몸부림쳤다.
그리고 그때 사내의 손이 그녀의 안에서 빠져나갔다.
“제발 더...더...”
사내의 손이 빠져나가 텅 빈 질구가 허전해 해원이 사내의 어깨에 매달려 애원했다.
“더 만져주세요, 제발...”
아직 만족을 하지 못했다. 이보다 더한 쾌감을 원하고 있다.
“손보다 더 나은 것이 있지. 그걸 바라는 것이 아니었느냐?”
손보다 더 나은 것.
진짜 사내의 남근.
가짜가 아니라 진짜.
차갑고 딱딱한 것이 아니라 살아서 펄떡이는 사내의 남근. 그걸 바란다.
그것으로 저를 엉망으로 만들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첫 경험이라는 두려움보다는 빨리 제 몸을 식혀주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더 크다.
사내의 젖은 손이 해원의 허벅지를 꽉 눌렀다.
옆으로 벌어져 있던 허벅지가 눌리며 해원의 음부가 덩달아 벌어졌다.
달빛 아래 훤하게 드러난 해원의 음부는 새빨갛게 물든 채로 질퍽하게 젖어 있었다.
흠뻑 젖은 제 음부가 실룩거리는 것을 느끼며 해원이 숨을 할딱거렸다.
‘이제 정말로...’
사내의 남근이 제 안으로 사납게 들어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사내의 행동은 해원의 예상을 빗나갔다.
사내가 그녀의 음부에 얼굴을 내린 것이다.
“지, 지, 지금 뭐 하는...!”
해원이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이런 것은 알지도 못한다.
해원이 비록 음란한 몸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녀간의 교접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다.
교접에 관해 들은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다.
그저 제 몸의 괴로움을 가라앉히기 위해 제 손으로 만지고 나무 남근을 밀어넣는 것이 해원이 아는 전부였다.
젖꼭지를 빠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고, 무엇보다 사내가 제 음부를 빤다는 건 상상도 못해본 일이다.
“그, 그런 것을 빨면...!”
해원이 기겁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로 지금 해원의 음부는 애액으로 엉망이 되어 있다.
그런 곳에 입을 대는 것은 얼마나 더러운 일인가.
그리고 두 번째로 냄새로 맡기만 해도 사내들이 정신을 못 차리는데 그 문제의 단내가 흐르는 음부를 직접 빨면 그때는 사내가 어찌 될지 장담을 할 수가 없다.
이러다가 이 사내에게 큰 일이라도 날까 싶어 해원이 기겁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
“빨아주면 한결 나을 것이다.”
그러나 사내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사내의 목소리는 거친 숨소리가 담겨 있기는 했지만 아직은 태연했다.
“아아아아!”
사내의 축축한 혀가 그녀의 음순에 미끌거리며 닿았다.
“하으응! 으응!”
해원의 허리가 달달 떨렸다.
이건 대체 무엇일까.
사내의 혀는 그의 손가락처럼 길지도 않고 단단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손가락이 주는 희열과는 완전히 다른 희열이 해원의 전신을 휘감았다.
“빠, 빨지 마. 마세, 마세요...아아아아!”
빨지 말라고 하면서도 해원의 몸은 기뻐하고 있었다.
제 작은 돌기를 잘근잘근 씹는 사내의 이와, 제 속살을 날름거리며 파헤치는 사내의 혀가 주는 지독한 쾌감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해원이 엉덩이와 허리를 들썩였다.
“흐아아아! 아아아!”
제 몸이 제 것이 아닌 것처럼 열에 들떴다.
사내의 혀가 이런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제 몸이 이렇게까지 황홀경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더 시간을 끌면 혼절이라도 할 것 같으니 이제 그만 넣어줘야지.”
가랑이 사이에서 얼굴을 들어올린 사내가 번들거리는 입술을 혀로 핥으며 해원의 허벅지를 잡아 벌렸다.
뜨겁게 꿈틀거리는 것이 해원의 젖은 구멍에 닿았다.
제 입구에서 꿈틀거리는 것은 진짜 사내의 남근이다.
‘크고 뜨거워...’
눈으로 본 것은 아니지만 질구를 건드리는 귀두만으로도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간다.
게다가 뜨겁고, 또 꿈틀거린다.
살아있는 뱀처럼 그렇게 제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것만 같았다.
“교접은 괴로운 것이 아니라 즐거운 것이라는 걸 가르쳐주마.”
사내가 웃으며 허리를 밀었다.
“아아아아아!”
사내의 남근이 제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순간 해원이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사내의 말이 무슨 뜻인지 해원이 그 다음 순간 알아차렸다.
교접은 괴로운 것이 아니라 즐거운 것이라는 말의 뜻을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다.
지금까지 해원은 발정기가 오는 것이 두려웠었다.
발정기 내내 제 몸을 달구는 열기가 끔찍하게 싫었고, 아무리 남근으로 달래도 식지 않는 몸이 싫었다.
혼자 아무리 만져도 만족할 수가 없고 딱딱한 나무로 제 몸 안을 스스로 찔러 억지로 절정에 이르러야 하는 것이 싫었다.
단 한 번도 사내와의 교접이 즐거울 거라는 생각을 못했지만 지금 제 몸 안으로 사내의 남근이 밀고 들어오는 순간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희열이 정수리까지 뻗쳤다.
눈 앞이 하얗게 물들어갔다.
“아, 아, 아...”
고개를 뒤로 젖힌 채로 해원이 입을 벌리고 꺽꺽 숨만 흘렸다.
지금 제 안에 들어온 것이 진짜다.
제 몸 안에서 뜨거운 것이 펄떡이고 있다.
마치 뱀의 대가리가 제 안에서 저를 찌르고 있는 기분이다.
“내가 허리를 움직이면 이보다 더 좋아질 거다.”
사내가 해원의 두 다리를 잡아 그의 어깨 위에 걸었다. 그리고 그녀의 다리를 반으로 접으며 몸을 밀어붙였다.
“하아아아앙!”
안으로 밀려 들어왔던 것이 밖으로 빠져 나갔다가 다시 거세게 밀고 들어왔다.
뜨거운 열을 품은 살덩어리가 안을 꽉 채우며 들어오자 뱃속에 불이 붙은 것처럼 뜨겁다.
몸 안에서 불이 활활 타올라 그것이 제 내장을 비롯해서 전부 다 태우고 제 안에서 저를 괴롭히던 음란한 음욕까지 전부 태우는 것만 같았다.
나무 남근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굵기에 아래가 벌어진 것은 몸 안에서 꿈틀거리는 열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꽉 잡아라.”
사내의 말에 해원이 그의 목에 팔을 꽉 걸었다.
그녀가 매달리자 사내가 그때부터 거침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향기가...’
사내의 몸에서 익숙한 향이 풍겼다.
자주 맡아본 향이다.
‘약재 냄새...’
이건 약재 냄새다.
평소에 이런 저런 탕약을 늘 마시고 사는 해원은 이 약재 냄새에 익숙하다.
왜 사내의 몸에서 약재의 냄새가 나는 걸까.
‘약을 마신 걸까 아니면 의원인 걸까.’
의원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새로 온 어의일까?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
새로 온 어의가 황궁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금지 된 이곳까지 왔을 수도 있다.
어의라면 자신의 맥을 짚었던 뭘 했던 간에 자신이 처녀라는 것을 알아차렸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아아! 아! 아!”
생각은 이내 끊겼다.
그녀를 제게 매달리게 한 사내가 허리를 사납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사내의 하체와 해원의 하체가 빈틈없이 맞물려 쩌걱쩌걱 소리를 냈다.
제 안으로 뜨거운 덩어리가 쑤걱 쑤걱 파고 들어올 때마다 해원의 교성이 높아졌다.
얼마나 소리를 질렀는지 목이 아파왔다.
그러나 목이 아파도 소리 지르는 것을 멈출 수는 없다.
“아! 아응! 아아아! 아아아!”
필사적으로 사내의 목에 매달린 해원이 허공에서 다리를 흔들며 소리를 질렀다.
지금까지 나무 남근으로 제 안을 찌를 때는 빨리 절정에 올라서 이 짓을 멈추기만 바랬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이 짓이 끝나는 것이 아쉽다. 계속 해주었다면 하고 바라고 있다.
이 사내가 이대로 허리짓을 멈추지 않고 계속 자신을 찔러 주기를 바라는 제 진짜 속마음을 발견한 해원이 사내에게 더 꽉 매달렸다.
죽을 것 같지만 짜릿하고 황홀하다.
대체 이 사내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어떤 사내이기에 자신을 이렇게 미치도록 황홀하게 만드는 걸까.
‘너무 좋아...너무, 너무 좋아서 미치겠어...!’
해원이 사내의 움직임에 맞춰 허리를 흔들었다.
사내의 남근이 점점 더 제 안에서 부풀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제 몸 안으로 뜨거운 것이 쏟아져 들어왔다.
사내의 살덩어리가 쏟아낸 것이 제 안을 뜨겁게 채우는 것을 느끼며 해원의 몸이 축 늘어졌다.
지금까지 그녀를 괴롭히던 단내가 사라지며 대신 사내의 체취가 그녀의 몸을 뒤덮었다.
기운이 한 번에 빠지며 도무지 눈꺼풀을 뜨고 있을 수가 없어 해원이 사내의 손을 겨우 잡았다.
“무, 무랑군...”
사내가 알려준 그의 이름을 간신히 부르며 해원이 그를 한 번 더 보려고 했지만 눈이 떠지지 않았다.
여기까지가 해원이 기억하는 꿈의 전말이다.
‘생생한 꿈이었는데...’
무랑군이라는 이름까지 기억할 정도로 생생한 꿈이다.
‘설마 무랑군이 진짜 있지는 않겠지.’
예전에 자신이 읽은 책에 무랑군이라는 사내가 등장이라도 했던 걸까. 그래서 꿈속에 그 아는 이름의 사내를 등장시킨 것일까.
‘모를 일이지...’
하지만 몸은 한결 편했다.
‘해가 뜨는구나...’
방문에 아침 햇살이 스며들고 있었다.
“마마. 이제 안으로 들어가겠나이다.”
평소 때와 다를 것 없이 아침 세숫물을 가지고 온 시녀들의 목소리가 방문 밖에서 울렸다.
대못을 벗기는 소리가 들리고 방문이 열린 후에 시녀들이 들어오자 해원이 이제 아침이 밝았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역시 그 사내는 꿈이었다는 것도 함께 깨달았다.
뜨거웠던 밤이 지나고 아침에 꿈에서 깨니 남아있는 것은 무랑군이라는 사내의 이름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