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어를 그리는 엿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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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태는 이렇게 끈적이는 늦은 여름날 오후가 싫었다. "빌어먹을.... 찌어 죽이는 날씨네...소내기라도 한질금 할려나 ?" 한요하고 적막한 시골동네에는 개들조차 짖기가 싫은지 저마다 그늘을 찾아 사지를 잡아늘이고찌억 찌억 입맛만 다시고 있다. 병태는 소리를 지르기도 ,가위질을 하기도,허접한 마음에, 그저 머리에 덮여 있던 밀짚모자를 꺽어접고 ,철지난 잠뱅이를 들추고 가슴결에 바람을 만들어 ,땀을 그으는 중이었다. "아자씨 , 엿 안팔어유?,....." 흘깃 돌아보니. 허릿춤이 굵직하니 끈깨나 짊어진듯한 아낙이 어정어정 그림자를 밟는 코주부하나를 옆에 몰고 저만치서 오기도 싫은듯 되쳐묻는다. "아... 엿 안팔어유?" "아이구 ,팔지요. 왜 안팔겠수?더워서 땀좀 긋는중이지" "흔고무신짝두 받남유?" "아 , 그럼유... 받구 말구유.." "일루 오셔유, 그럼 집에 몇짝 있는디.. 내어 드립쥬...." 요즘은 고무신짝도 없어서 귀한 새마을 운동 시대가 아닌가.. 병태는 부지런히 지게를 어깨에 걸고 일어서서 아낙의 뒷축을 엉켜 붙으며, 목줄기를 질러 훔쳤다. 땀에 젖은 삼벳포에서 시큰하고 찝찌름한 냄새가 역겹다. 기울어 질듯한 처마 끝을 마주 잡고, 호박 넝쿨 늘어진 돌담을 돌아서자 제법 깨끗한집이 보였다. 이미 마당에 들어선 병태의 눈에는 고무신보다 마당 한켠의 정자로 돌축을 질러 놓은 우물이 먼저 띄었다. 지게코에 작대기를 걸어 놓고 성큼한 발로. 우물가에 달아 우선 두레박을 던져 넣었다. 이미 우물속을 향해 상체를 들이밀은 병태의 얼굴이 서늘한게 더위가 썩 가시는듯 했다. "워이구 물값 달라 안하니 츤츤히 잡숴유... 치하것슈....." 올급하게 울대를 제치며 물을 넘기는 병태가 안되었는지 이리저리 헛간을 뒤지던 아낙이 한소리 하고는 웃는다. 우물물 만큼이나 시원하게 웃어대는 아낙의 목소리가 맑다고 생각되며 ,병태는 하릴 없이 아랫도리가 묵지근 하며, 뜨근 해짐을 느꼈다. "앗따 ,그 물 참 겁나게 시원하구만유.... 으~~~~헙... 시원하다...." "아, 더우면 등물두 하서유....그물에 등물 하믄 삼년여름 시원허다고들 혀유 온둥리 사람덜이......" "그렇것 내유... 참말 등물이야 하고 싶지만서두 엿팔러 온뇜이 워치키 남의 여염가 마당에서 옷을 벗어 제끼 겄슈... " 병태가 말꼬리를 흐리자 배고픈매가 병아리 잡아채듯 아낙의 말이 꼬리를 잡는다. "엇다... 낫살깨나 발르신 냥반이 먼넘의 우새는 ... 일루 엎드려유... 내 등묵해 드릴랑게..." "에? 아니....거 워치키 .... " 미쳐 병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탱그랑 소리 요란하게 양은 대야를 발로 밀며.아낙이 우물안에 두레박을 던졌다. 병태는 에라 모르것다..금강산가서 맞아 뒈지면 묻혀두 금강산에 묻힌다 하는 심정으로, 잠벵이를 벗어 던지고 ,우물가에 길게 업어져 굉이 기지개 하는 품새로 배를 들었다. 촤아악등줄기를 가르는 서늘함에 우둑우둑 몸이 떨리고 입이 비틀어졌다. "워... 헙... 웠따... 겁나게 시원하네... 그물... 웟...미...." "씨원허쥬...?아뉘 그란디 이아자씨는 엿판지고 댕김서리 온몸에 밀가루만 발르신규? 먼 사나희 등짝이 지집부담두 허옇데유.. 그래...." .....연신 쓸데없이 등짝을 훔쳐대며 아낙의 입이 쉬질 못하는것은 대체 이곳이 오백년 묶은 여시가 홀라당 땅짐지고 뒤집어진 집구석인가? 하며 병태는 이리저리 얼음판에 자빠진 뿌사리처럼 눈깔을 굴리며 머릿속을 부지런히 일구기 시작했다. "아.. 그아자씨 , 땀에 쩔어서 때두 엄청 나구만유.. 아주 아랫것두 벗어제끼슈... 속곳 입은거 같은디.... 어렵사리 생각 말구유...." 미쳐 병태의 대답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는 듯 아낙의 손이 손때에 절은 넥타이로 대신하던 허리 춤을 잡아 아래로 당겼다. 가뜩이나 시릿한 물로 몸이 얼어서 뱃가죽을 가뜩 잡아 당긴터라 헐렁해진 바지가 힘없이 엉덩이를 넘어서 훌러덩 볼기짝을 드러내었다. "웜미... 미만하구마요잉.... 웜미... 흐이이구... 웟칙키 빤쮸두 안입었디야...." 홀애비 삼년에 속곳에 끼이는 이며 빈대 벼룩 이 끔찍해서 삶으려구 담가놓은 빤쓰를 떠올리며 ,병태는 오늘 아침 맨살에 홑바지만 꾀고 나선것이 선뜻 머리를 후려 쳤다. 어찌 몸수습을 하려 한손으로 바지를 잡으려고 ,화급히 내뻗은 것이 그만 오래된 세멘트 바닥에 붙은 물이끼를 짚고 있던 두손중 하나를 떼니 ,미끄덩하며 엎어 패대기친 개구락지 꼴로 두팔과 두다리를 허공에 삿대질해대며 뒤집어 자빠져 버렸다. "웝치... 숭칙하게잉............" 바둥거리며 일어서려던 병태의 귀 에 벙어리 곶감 삼키듯이 꾸울떡하는 소리가 아득하게 들렸다. 눈깔돌려 뭔소리인지 알아도 보기전에 ,선뜻하니 차가운 손이 미뚝하게 부풀어 올라 외눈깔만 흘기며 도리질해대는 병태의 아랫것을 잡으며 ,뿌리채 뽑아 올릴듯한 기세로 잡아 당겼다. "웜미... 웜미... 엿목판지구 댕김서 사방 고을 과부년만 후리고 댕긴것이 틀림음구먼.. 뭔넘의 것이 이리도 실하고 크디야... 흠...꺽... 훱미........." 아낙은 연달아 아래위로 잡아채고 솟아 올리기를 거듭하며 입가에 흐르는 침을 적삼자락에 써억 훔쳐 내었다. "아...았다.... 이... 이보쇼.... 워디... 좀 들어 갑쉐다.... 볼상 사납네이.... 우물가 한뒤서 이게 먼......." 거듭거듭 솟아올리고 뽑아 내리는 아낙의 손에 병태는 입안이 바짝 달아서 , 말몆마디에 혓바닥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졌지하며 ,힘을 흘려 입안을 적셔대느라.. 애를 썼다. "아.... 흡.... 가긴.... 워디루 가유.... 여기가 시원허구.. 훱미... 좋츄....." 말을 하며 후지럭 후지럭 한손으로 아랫도리를 훑어 올린 아낙이 반틈남은 두레박물에 손을 담궈내어 아랫도리를 두어번 후적후적 굉이 낮짝 침발르듯 씻어내고는 엉거 주춤 똥마려운 사람처럼 병태의 위로 올라가 앉았다. 이내 병태는 미끄덩하며 외눈박이가 뜨뜻미지근한 구뎅이 속으로 빨려들어가듯 힘없이 뻐덕한 근지러움에 아랫도리를 후달음질 시키며 쭈욱폈다. "허..허이구.... 물이 흘벅하내... 농사 하나는 실하게 되것네.. 그밭..." "무논 이믄 뭐허구.. 흡미... 거름밭이믄 웟허유.... 서방은....으이구.....흡...... 도회지로 가서 ..... 아이구... 죽것네.... 새지집.... 새지집 차구... 웜미 죽것네.... 잉잉.... 낮빠닥 본지가.... 흑.... 흐이구.....흐이구.....흡.... 석삼년이유......" 팔짜 타령인지 ,아랫도리 뻐근함에 겨움인지 쉬지 않고 주절거리며 찹쌀방아 찧듯이 허리를 들쳐 올려 대고 날쳐 내려 치니 푸짐하게 근깨나 보이는 엉덩이가 병태의 살팍하게 마른 허벅지를 쳐대면서 찰팍찰팍 고사리 손으로 물때리는 소리를 내었다.... 음.... 과수댁인줄 알었더니만... 훗쓰... 요정나게 생겨 먹었군... 일짬새... 가... 흐..흡... " 병태도 더러 허리를 받아 올려 치며 불끈 핏줄선 손아귀 가득 아낙의 엉덩이를 찢어 쥐고 잡아 당겨 벌리기를 쉬지않앗다. 부지불식간에 자리를 바꿔 병태가 아낙의 위로 올라서게 되었다. 딱딱한 공구릴 바닥에 무릎을 대고 찍자니... 여간 아프고 성가셔서.. 병태는 엎드려 뻗쳐 하듯 아낙의 몸위에 대고 아랫도리 꼬질대만 구멍에 대고 맞추어지자.. 삼년 굶은 거지가 몽당 숟가락 질 하듯 온힘을 다해 질러대기를 거듭하니.. 어언... 아낙의 눈에 흰자위만 허옇게 뜨고... 목구멍에서는 늙은 굉이처럼 갸르륵 갸르륵 소리를 내며 숨을 몰아 쉬었다. 금방 씻어내린 등줄기 가운데로 골물 처럼 질러 내리는 땀이 시원하게 느껴지며. 늦은 여름의 더위는 이제 한껏 기세를 접어, 매밋소리를 실어 나르기 시작한다. 저만치 들마루 밑에서.. 두팔로 턱을 받쳐 고인 코주부와 늙은개의 눈은 여전히 더운듯 쩌억쩌억 하품으로 눈꺼풀을 쓸어 올리고 있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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