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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1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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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538 회 작성일 24-11-25 16:0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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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8부] 음대앞.. 푹눌러쓴 모자창 아래로.. 쏟아져 나오는 음대생 무리들을 살핀다. [은영]이가 나를 발견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체념한듯 앞장을 선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은영]이를 뒤따른다. 잘벌어진.. 골반..과 허리라인.. 주름잡힌 스커트아래의 길다란 다리.. 구불거리는 긴 파마머리옆에 붙어있는.. 가을햇살에 반짝이는 머리핀.. 도망가거나 숨을꺼 같아 앞에서 죽때렸는데.. 그럴 걱정이 없어서 다행이다. 후문쪽으로 한참을 걸어가자 지나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한적한 길만 보인다. [은영]이의 옆에 나란히 섰다. 무언가 고민이 있는듯한 어둠이 느껴지는 표정.. 지난번의 그 포플러나무의 그늘아래 벤취.. [은영]이가 힘겹게 앉는다. 구불거리는 파마머리.. 하얀얼굴에 고부라진 속눈썹이 매력적이다. 선선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밑단이 짧은 스커트에 몸에 착 감기는 자켓.. 언제봐도 이쁘기도 하고 스타일도 죽인다. "커피 뽑아 올까??...." "싫어....." "고맙다.. 솔직히 니가 숨어있다거나 몰래 도망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거든.." "........." "너.. 무슨 안좋은 일 있냐??...." "훗... 아니... 그래보여??......" "하하.. 설마 나때문에.. 귀찮은 고민거리 생겨서 그런거야??.." "훗...... 아니야.... 아무것도.." "날씨가 점점 더 선선해 지지??..." "응... 아침저녁으로 추워서 밖에 있지도 못할꺼 같애..." "다음달이면 초겨울이고.. 곧 연말 되는거고.. 벌써 한해가 다 가는거네..." "오빠.. 뭐좀 물어볼께 있어...." "응..." "종필오빠.. 요즘도 만나??..." "얼굴이야 맨날 보지.. 세부전공은 틀려도.. 몇개 겹치는 과목이 많거든.." "혹시.. 은미언니랑 종필오빠.. 같이 있는거 봤어??...." "아니??.... 왜???... 종필이형.. 또 시작이야???...." "훗....... 모르겠어.. 왠지.. 그인간.. 또 나를 힘들게 할까봐.. 오빠말대로.. 걱정이 돼.." "훗....슬슬.. 기미가 보인다는거군..??..." "........어제랑 오늘은 전화통화도 안하려구 하더라고.. 바쁘다며.." "바쁜건 사실이야.. 요즘 설계전공애들.. 밤낮이 따로 없어보이던데..." "남자는 절대 이해못하지... 여자의 직감이란걸......." ".............." [우수수수수..............] 가을바람이 불어와... 포플러의 나뭇잎들이 심하게 흔들거린다. 저 멀리... 운동장쪽으로... 소리소리를 질러대며 볼을 차고 있는 축구부들... "나도 뭐 하나만 물어보자..." "....응......." "너도 그렇고... 은미도 그렇고.. 왜.. 상처를 받는지 알면서도 그인간을 못잊고 그러는 거야??....." "훗......... 글쎄....." "종필이형이 잘생겨서??..." "치이... 그오빠가 어디가 잘났냐???.. 생긴게 그냥 평범한 편이지 잘생긴건 절대 아니다.." "그럼.. 그형이 성격이 차분하고.. 생각이 깊어서??..." "아니.. 성격이 차분하고 생각이 깊은 남자가 허구헌날 바람이나 펴???....." "그럼.. 도대체 뭐가 좋아서 그러는거야??... 질질 싸면서....??..." "호호.....오빠.. 그놈의 질질싸얘기 그만좀 해라... 아주.. 평생을 울거 먹겠다????......" "하하하........" "호호호...." 벌써 30분이 지났지만.. [은영]이는 시계를 본다거나 바쁜핑계를 댄다거나 하지않고.. 나와 이런저런 얘기들을 주고받으며 나름대로 즐거워 하는듯 하다. 속으로 쾌재를 불러대며.. 계속해서 [은영]이의 말에 맞짱구를 쳐대기 시작이다. "지난 일주일동안.. 가끔 오빠생각 나더라..." "훗......." "바보... 지난날.. 종필오빠 그리워하면서 가슴앓이했던 나를 생각해보니.. 오빠가 너무 가엾기도 하더라.." "알아주니 다행이다.." "근데.. 서연이 언니.. 나보다 더 이쁘고 키도크고..오빠한테 잘하는데..이상해.. 오빠가..." "걔가 나한테 잘하는지 못하는지.. 니가 어떻게 아냐???...." "왜??... 말해봐.. 오빠... 응??..." "솔직히 나한테 잘해주던지.. 못해주던지.. 다 필요없어.. 그냥 나혼자 있을때도 그렇고.. 걔랑 있을때도 그렇고.. 난 항상 니생각 뿐이었어...!!...." "................" 그렇게 또다시 시간이 흐른다. 벌써 한시간이 넘게 [은영]이와 함께 있었다. "춥다.. 오빠..." "그래.. 가자..." 일어나서 [은영]이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걸었다. "호호.. 오빠.. 지금 머야???...." "그냥.. 저기 저 경비실 있는데까지만 이러고 가자... 꼭 해보고 싶었다.." "호호.... 웃겨.. 오빠는....."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 [은영]이.. 그렇게 30-40M 정도의 거리까지 [은영]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걸어갔다. 요것봐라???.... 이거 계획이 순조롭긴 하군.. 그래..큭크..... 종필이..이 개새야...... 니도 한번 당해봐라... 소중한걸 빼앗기는 그 처참함을... 복수전이라... 도대체 누구를 위한 복수전도 아니다. 아무 의미없는 전쟁...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종필]이형에게 느꼈던 여자문제에 대한 열등감으로부터.. 벗어나길 바랬었고.. 꼭한번... 남자로서.. 그인간을 이겨보고 싶었다.. 통쾌하게... [서연]이를 사귀기전까지는 몰랐지만.. [서연]이를 사귀어보니.. 여유가 생긴건지.. 또다른 자극을 원하고 있던 나였다. 경비실을 지나자... 이번에는 내가 슬슬.. 불안해 진다. 슬쩍... [은영]이의 어깨위에서 팔을 내렸다. [은영]이가 나를 쳐다본다. 처음 만났을때보다 무척 밝아 보인다. "오빠.. 오늘 진도 여기까지였나봐....호호.." "하하...........그건... 아닌데...어쩌다 보니...핫.하하..." [은영]이... 오늘 꽤 오래 시간을 함께 있다보니.. 이 여자.. 정말 괜찮다.. 나와.. 정신적인 그런 코드가 비교적 잘 맞는 편인것 같다. 체구도 그렇고.... "다음주.. 또 오늘이다... 그날만 손꼽아 기다릴께..." "호호............" "여기서 헤어지자... 잘가...은영아.." ".....오빠.. 내 연락처 몰라??....." "응...." "흐음!!........ 손줘봐...." [은영]이가 가방에서 작은 펜을 끄집어 내더니 내 손바닥위를 간지럽힌다. -018 328 887* 메렁.. 그러더니 획 돌아서서.. 빠른 걸음으로 음대동쪽으로 향한다. 훗..... 이제.. 술한잔 이면 끝이군..!!.... 알수없는 강한 희열이 느껴진다... 엔돌핀이 과다하게 분비되는듯...기분이 째진다.. [종필]이 그 개새.... 이제껏.. 이런기분으로 살아왔겠군...!!!! 아직 [은영]이를 따먹지도 않았는데도 [종필]이형을 이겼다는 기분이다. "이얏호!!!!!........ 아싸비!!!!!!!!!!!......." 학교정문으로 향하는 가벼운 발걸음..!!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나를 부른다. [은미]다... [서연]이의 눈을 피해 대학원동의 휴게실에 나란히 마주 앉았다. "오랜만이네..오빠..." "응......" "방금 뭐야??...." "뭐......" "은영이랑.. 뭐한거야??..." 씨바!!!.............. "아무것도 아니야.." "오빠도 그런사람이야??..." "무슨소리야??..." "서연이랑 잘 지내면 됐지.. 은영이는 왜 찝적대는거야??..." "신경쓰지마.. 아무것도 아니니까..." "아까 어깨에 손올리고 오는거 부터 봤어..!!...." "흐음.........." "종필이 오빠.... 여자라는거... 알잖아...." "하여간.. 너도 기대해라.. 곧 니가 그렇게 좋아하는 [종필]이형에게 가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야.......하하하......" "오빠... 종필이오빠 여자데리고 일부러 장난치려 그러는거야??...." "맘대로 생각해... 지난번 엠티일로.. 너도 너겠지만 나도 충격이 컸어... 종필이형은 좀 당해보고 정신좀 차려야 돼....." "오빠가.. 종필이오빠를 이해 못해서 그런거야....." "뭐??........." "종필 오빠는 정상적인 사랑을 못해본 사람이야.... 옛날 어떤 여자때문에..." 다음날... 전산설계실... 강의가 시작하기도 전에 다들 각자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 다들.. 네트워크로 열라게 스타를 하고 있다. 점심먹고.. 일찌감치.. 창쪽 맨뒤의 내자리를 차지한 나역시 컴퓨터를 부팅시키고 있다. 오토캐드... 설계작업의 혁명을 가져온 컴퓨터 프로그램.. 이미 실무에서는 캐드로만 도면작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그러니 건축공학과 학생들에게는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들의 총과 총알과도 같은 존재 가 오토캐드 프로그램이다. 복잡하고 난해한 영문의 명령어들.. 우리과의 캐드도사는 [한종필]이다... 이 사이비도사 [종필]이 개새가.. 앞문으로 들어온다. 나를 한번 스윽 쳐다보더니.. 내쪽으로 온다. 무표정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주시한다. [종필]이 개새가 내 우측 1시방향.. 두칸 자리 앞에 앉는다. 앉자마자.. 누군가의 전화를 받는다. "어........리포트해야해.. 끊어.....이따 끝나고 연락할께.." [딸깍...] 누구의 전화일까??? [은영]이?? 혹시..........[은미]?? 어제.. [은영]이와의 데이트 이후.. 잠깐 만났던 [은미]와의 대화.. [한종필]이...... 정상적인 사랑을 해본적이 없는... 아픔을 가진 남자라니... 그래서 닥치는대로 이여자 저여자를 재미삼아 건드린다니... 이유야 어찌됐건간에... 개새끼가 맞는거다....... 저런 새끼는... 자기가 상처를 준만큼.. 당해봐야 정신을 차리는 거다... [종필]이가 컴퓨터를 켠다. 그러더니 베틀넷을 접속한다. 훗........간만에.. 또 죽여줄까??.... 서둘러 베틀넷에 접속한다. 나의 비밀 계정으로 접속이다. [종필]이형의 뒷통수가 보인다. [종필]이형의 모니터 화면도 보인다.. 서둘러 방을 하나 만들었다. [무한맵...1대1 매너없으면 강퇴!!] [종필]이형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이다. [tLQKFSHA] : 야.. 하수.. 오랜만?? [marine767] : 너... 그 얍실이???? [tLQKFSHA] : 오늘 한껨하자.. 이 하수야.. [marine767] : 이색기.. 넌 뒈졌어.. [tLQKFSHA] : 빨랑들어와라 비번 1111이다. [marine767] : 오냐.. 이 얍실아.. [종필]이형이 방에 들어왔다. 서둘러 시작이다. [5] [4] [3] [2] [1] [종필]이형의 모니터를 보니 5시 방향이다. 바로 6시.. 내 옆이다..!!! 프로브들을 죄다 끌고 이동이다. 이윽고.. 프로브들로 [종필]이형의 SCV들을 공격한다. [종필]이형이 서둘러 SCV들을 모아서 프로브들을 지지려 하나.. 역부족이다. 넥서스에서 생산된 프로브가 열라게 자원을 캐기시작이고 [종필]이형의 커맨드센터앞에서는 지금 프로브들과 SCV들이 혈전을 벌이고 있다. 의외의 컨트롤로 쳐들어간 프로브들의 공격을 막아내며 역공에 성공하는 [종필]이형..!!!... SCV들이 프로브들을 지져대며.. 가엾은 프로브들을 죽이고 있다. 서둘러 후퇴이다. 의외의 반전!!... [종필]이 개새가 나를 이기고 있는 상황이다. 살아남은 두마리의 프로브... ?아오는 두마리의 SCV... 이런..씨바...... 끝까지 ?아오려는듯... 멀리 11시 방향으로 이동시켜버렸다. 큰일이다..!! 요새 한동안 스타를 안했더니.. [종필]이 개새가 졸라게 열심히 연습했었나 보다.. 서둘러.. 프로브들을 뽑는다. 서둘러 자원을 모으고.. 프로브의 개수를 늘린다. 11시까지 도망갔던 프로브 두마리중 한마리는 복귀시키고 한마리는 [종필]이 형네 기지 앞으로 정찰이다. 이미 입구를 막고 있는 베럭.... 번쩍임을 보니.. 마린이 튀어나올 듯 하다..!! 씨바...좃됐네.. 아니나 다를까... 내기지로 미친 마린 한마리가 기어들어와.. 딱총을 갈겨대고 있다..!! 자원을 채취하던 프로브를 동시에 보내 마린을 공격하려 한다.. 이 미친 마린 한새끼가... 도망가면서도 계속해서 프로브를 한마리씩 잡고 있다..!!! 이.. 종필이 마린.. 좃같은거..!!.... 졌다... 프로브가 죽어나가고 자원은 모자르고.. 초반.. 무리한 러시를 가한게 패배 요인이다..!!.... [tLQKFSHA] : 씨바..... 좃같은거... [marine767] : 얍실아.... 얍실대다가 뒈졌네?? 우리 얍실이.. [tLQKFSHA] : 너이 개새끼야.. 다시 해... [marine767] : 싫다 얍실아.. 니같은 새끼랑은 더이상 안한다.. [tLQKFSHA] : 씨발놈아.. 두고봐라... [marine767] : 두고볼일도 없다.. 얍실아.. "킥킥킥.........." [종필]이형의 뒷통수... 자판을 두둘겨 대며.. 승리의 기분을 만끽해가고 있다. [tLQKFSHA] : 한종필!!!! 조만간에.. 너한테 안좋은일 있을꺼다.. [marine767] : ...허걱!!!!!!.... [tLQKFSHA] : 두고봐라...... [marine767] :................... [tLQKFSHA] : 너같은놈은 좀 당해봐야 알꺼다. [marine767] : 너....... 누구야????... [tLQKFSHA] : 병신새끼..... [marine767] : 내앞에 나타나.. 이새끼야!!... 너 누구야???.. [tLQKFSHA] : 그럼 싱겁잖아!!... 이 병신아... [marine767] : .............. [tLQKFSHA] : 하여간 니꺼 잘 챙겨라.. 곧 뭐하나 없어질꺼다.. [marine767] : 너.... 창식이냐???.... [tLQKFSHA] : 병신.. 알꺼없다.. [marine767] : .............. 베틀넷에서 빠져 나왔다. 내가 나갔는데도... 모니터를 한참동안 바라보고만 있는 [종필]이형의 뒷통수.. "에혀... 담배나 하나 펴야 겠다........" 오늘 게임에 저런 개하수에게 패배를 해서인지.. 기분이 너무 좆같은 나머지.. [종필]이형의 이름을 불러대고 협박을 한건.. 아무래도 내가 실수한거다.. 강의실을 빠져나와 복도에서 자판기 커피를 하나 뽑아들고 발코니로 나간다. 담배를 하나 입에 문다. [종필]이 개새가 내 옆으로 온다. "너구나??? 얍실이가....." "풋........." "뭐야?? 말해봐.... 뭘 빼앗고 싶은거야??...." "뭔 개소리야????....." "너라는거 다 알고 있었어... 이새끼야..그전부터...." "훗.......그래??..." "뭘 빼앗고 싶냐?? 나한테??? 필요한게 있음 말해!!... 줄테니까..!!...." "그럴필요는 없고.. 곧 있음 알게 될꺼야....." 담배를 털어내고 커피를 바닥에 확 부어 버렸다.. 그리고는 뒤돌아 섰다. "야!!!.... 희준!!..... 너 도대체 나한테 왜그래????????....이새끼야!!.." "나????? 그냥.... 형은 쉽게쉽게 하는데... 난 해도해도 안돼는게 많잖아..??? 그래서 그래..........." "...................." "이번에는 기대해도 좋아......." 나를 내리깔아보는 [종필]이형.. 하지만 왠지.. 오늘따라.. 슬픈 눈빛이다. 다음날.... 오후... 졸린 강의시간.. [드르륵......] [희준오빠.. 오늘 시간내 줄테니 다음진도 나가봐..] 씨바!!!!!!!....... 다음 진도라...!!!!...... 갑자기 흥분이다.. 잠이 싹 달아났다.. 머리위가 간질간질.. 열기가 솟아 올라가는게 느껴질 정도이다.. 진도 따위는 없다..!!... 최종 목적지까지.. 고속으로 주행할테니까..!!!...... 난 그렇게... [종필]이형에 대한 나의 지나친 열등감을... [종필]이형의 부도덕한 바람기를 핑계로 극복해 나가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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