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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R야설) 아내 스토리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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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03 회 작성일 23-12-09 08:09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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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화 〉



"미안해 연두야…조만간에 술 한 잔 하자…. 나 먼저 끊는다..."


나는 연두의 말을 자르면서…. 내 할 말만 하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연두가 서두르고…연두가 너무 황급하게 진행을 한다고 해도…내가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다.

내가 연두에게 브레이크를 걸어주거나 조금 다른 방향으로 조향장치 역할을 해 주었어야 했는데…오히려 연두가 질주할 수 있게…. 

오버로드를…걸어준 역할 자체를…. 내가 한 것 같았다.


나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아내의 얼굴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정말 눈 앞이 캄캄했다.


그렇게 많이 사랑하고…그렇게 많이 보고 싶어서 수 많은 밤들 동안 하늘의 별을 바라보면서 그녀를 생각했었는데…어떻게 그 정도로 사랑했었던 여자를 의심할 수가 있는 건지…

나는…. 내 자신이 너무나도 미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 * *


오후 다섯 시 정도에 문자가 도착을 했다.


[여보 나 집이에요. 일찍 퇴근했어요. 우리 나가서 저녁먹어요, 술도 한 잔 해요.]


아내한테 미안한 것보다…고마움이 더 컸다.

다른 여자들이…다른 부인들이 이런 상황을 당했더라면…. 

아마도 남편을 아주 반 죽여놓고 고래고래 소리를 치고 난리가 났어도…생난리가 났어야 하는 상황인데, 아내는…. 

차분하게…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하는 것 같았다.


바로 집에 간다고 아내에게 답장을 보낸 후에…. 집으로 차를 몰았다. 집에 들어가니까 아내는 편해 보이는 후드 티에 청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아내는 바로 외출을 하려고 아예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멀리 가는 옷차림이 아니라…동네 마실 나갈 때 입는 옷차림이었다.

나도 편한 트레이닝복으로 갈아 입고 아내와 같이 아파트에서 나왔다.

아내가 내 팔짱을 끼었다.

아내는 굽이 낮은 운동화를 신고 있었고, 나 역시 마찬가지로 운동화를 신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내와 내 키 차이는 딱 오 센티였다.


아내가 힐을 신으면 나보다 더 키가 커 보이는 것이 사실이었다. 아니…커 보이는 게 아니라…더 컸다.

아내의 하이힐은 굽이 십 센티가 넘는 것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아내가 힐을 신으면, 남자들도 웬만한 평균 키의 남자들은 아내보다 작은 것이 사실이었다.

백팔십이 넘는 장신이어야…아내와 겨우 키가 비슷할 지경이었다.

아내는 백육십칠이었지만…. 비율이 워낙에 좋았다.

상체는 길지 않고…하체가 유난히 긴 스타일에…목이 길고 머리가 아주 작은…. 

그런 서구형의 체형이 바로 아내였다.

둘 다 운동화를 신고 팔짱을 끼고 걸으니까…키가 비슷비슷했다. 오 센티 정도는 같이 걸으면 비슷하게 보이는 키였다.

나는 머리가 큰 편인데…아내는 머리가 작고 목이 길어서 그런지…. 

조금 언발란스하고 잘 안 어울리는 것을…. 나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뭐 먹을까요?"


아내가 물었다.


"미안해…. "


나는 작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아니요…. 미안하긴 뭐가 미안해…. 우리 뭐 먹을지부터 결정해요…"


아내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을 하고 있었다.


"아…. 저거 먹을까?"


삼겹살쭈꾸미 볶음집을 아내가 손으로 가리키면서 말을 하고 있었다.


"마음대로 해…. "


나는 잔뜩 풀이 죽은 목소리로 아내에게 대답을 했다.

우리는 소맥을 말아서 마시면서 삼겹살쭈꾸미 볶음을 먹었다. 소맥을 글라스로 두 잔 정도 마신 후에…아내가 입을 열었다.


"얼굴 좀 펴요…. 


내가…. 양해 잘 구했어요…. 

한 명은 외국인이고…나머지 두 분도 미국에서 생활을 오래 하시던 분들이라서…한국사람들하고는 사고방식이 달라요…다들 그냥 헤프닝으로 웃어넘기고 말았어요.

심각하게 생각한 사람은…아무도 없어요…. 

다들…. 남편이 아내를…너무 지나치게 사랑하는구나 하는 정도로 웃어넘긴 상황이에요…. "


아내는 삼겹살쭈구미를 맛있게 집어먹으면서 말을 하고 있었다.


"어머…여기 너무 맛있다…집 앞에 이렇게 맛집이 있었는데…. 

2층에 있어서…. 감히 올라올 생각을 못 했었네…. "


아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부끄럽고 창피하다…당신을 의심했다는 게…. .너무 미안해…. "


나는…. 작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아니요…내 잘못이죠…

우리 회사분들하고만 일을 하는 게 아니라서…외부 공간이 필요했어요…

디렉터 모시고 호텔에 단 둘이 들어가는데…의심 안 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하죠…. 뭐…. 

내 잘못도 커요…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 고쳐 쓰지 말라는 옛말이 괜히 나온 거 아니잖아요…. "


나는 속상했다.

이렇게 좋은 아내를…이렇게 배려심이 넘치고…착한 아내를 의심한…내 스스로에게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아내가 결혼하자고 조른 것도 아니고…그렇게 안 된다고 한 것을…내가 정말 끈덕지게 조르고 졸라서 한 결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내가 아내에게 도대체 뭔 짓을 한 것인지…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내는 입에 잔뜩 넣고 씹던 것을 삼킨 후에 나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조금 불안하기는 했었어요…

전연두가…. 

카메라 들고 나를 뒤쫓는 것 같아서…뭔가 사단이 나도…한 번은 나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던 게 사실이에요…

내 잘못이에요…

미리 당신한테 귀띔이라도 했었어야 했는데…

요새 너무 바빠서 그냥 흘려 넘긴 내 책임이에요…. "


나는 아내의 말을 듣고 손에 들고 있는 젓가락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아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귀를 의심하고 있는 나였다.


"너무 놀라지 말아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날 며칠을 그렇게 쫓아다니는데 내가 무슨 유명 스타도 아니고…

그런 파파라치가 붙는다는 것도 사실 너무 우습잖아요.

그런데 결국에는 이런 사단이 벌어져서…당신과 나 사이를 어색하게 만드네요…

당신 잘못 아니에요. 전연두가…. 잘못한 거죠…"

나는 침을 크게 한 번 꿀꺽 삼켰다.

전연두가 지금 나 대신에 죄의 멍울을 짊어지게 되어버린 애매한 상황이었다.

굳이…전연두가 아내에게 그런 대접을 받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아내는…. 

전연두라는 존재를…전혀 의식하지 않는 줄로만 알았었는데…그게 아니었던 것 같았다.

내가 가끔 전연두의 이야기…. 

그러니까 이혼 이야기 같은 것을 하면 아내는 그냥 듣기만 하는 편이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나는 아내에게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이야기를 다 하는 편이었다. 아내에게 비밀을 만든 적이 별로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번에 필립 장의 그런 사진 말고는…정말 그 이전에 비밀을 만든 기억이 별로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아내는…내 이야기를 그냥 흘려 들은 것이 아니었던 것 같았다.


"당신…. 너무 어색해요…. 

나한테 미안해서 그런 거에요?

아니면 전연두가 나를 쫓고 있던 걸…. 

내가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놀라워서 그런 거에요."


나는 소맥이 아니라…소주를 글라스에 반쯤…. 따랐다.

그리고…. 그걸 단숨에 들이켰다. 그런 후에 아내에게 입을 열었다.


"미안해…연두에게 부탁한 건…. 나야…내가 그랬어… 정말 미안해…"


아내는 이마에 땀방울까지 송글송글 맺혀있는 채로 나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난…별로…. 그다지 놀라지 않았어요.

내가 만약에 그 호텔방에서 디렉터와 옷을 벗고 뒹굴고 있었다고 해도…. 

당신은 나와 헤어질 남자가 아니잖아요.

나에게 뭐라고 하지도 않았을 거고…그냥 앞으로 그러지 말아달라고…부부 사이에 그러면 안 된다고…. 

그렇게 점잖게…나를 타일렀을 것 같아요. 그냥 보지 않아도…눈 앞에 선한 것 같아요…

난…. 당신 원망하지도 않고…아무렇지도 않아요…

하지만…. 전연두 그 애가…당신하고 너무 친하게 지내는 건…. 그냥…. 

아 물론 둘 사이를 의심하고 그러는 건 아니에요.

그냥…. 좀 그래서…. "


나는 펄쩍 뛰면서 말을 했다.


"연두는 가까운 동아리 후배야…. 

여태 이십 년 가까이 보아왔지만…단 한 번도 여자로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난…. 당신 한 명에게 집착하기에도…너무 시간이 모자란 남자라는 거 당신이 더 잘 알잖아…"


아내가 웃었다.

쭈꾸미 대가리 하나를 비계가 많은 삼겹살과 같이 집어서 젓가락을 내 입 앞으로 내밀었다.

나는 그걸 입으로 받아서 먹었다.


"고백할 게 하나 있어요…이왕 이렇게 된 것 말이에요…. 

당신하고 내가 결혼준비를 할 때…내가 당신 청혼을 받아들이고…. 

그랬었던 그때…전연두가 나를 찾아왔었어요…. 

착한 호인이 오빠…. 

그만 좀 가지고 놀라고…대학 때 더럽고 지저분하게 놀던 거…. 

다 안다고…과 애들이 뒤에서 다들 걸레년이라고 불렀었다고…학교 다닐 때 그렇게 호인이 오빠 가지고 놀았으면 그걸로 끝을 내지…다 늙어서…. 

이놈 저놈한테 버림받고…찬밥 신세 되니까…. 

왜 오빠 옆에서 알짱 대냐고…. ."


아내는 잠시 말을 멈추고 소맥잔을 들어서 한 입에 털어 넣더니…. 

계속 말을 이었다.


"뜬금없이 회사 앞으로 찾아와서…. 

그렇게 말을 했었어요…. 

사실…. 친하지 않았었지만…. 

같은 학과였고…연두는 항상 장학금을 타고 과사무실에서 알바를 하면서 교수님들 사랑을 독차지하던 애인데…내가 걔를 왜 모르겠어요…

그냥 잘 모르는 척 할 뿐이었죠…"


"난…. 연두한테 미안하다고 그랬어요.

결혼하기 싫다고…몇 번이나 거부를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일부러 천사표인척을 했어요…. 

대화를 길게 하고 싶지 않아서…그렇게 얼버무리고 먼저 자리를 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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