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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려주고 싶은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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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804 회 작성일 24-07-18 17:3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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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려주고 싶은 이야기-2
 




인간이 악랄해 질 수 있는데는 한계가 없나 봅니다. 흔히들 인면수심, 즉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짐승이라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짐승보다 더 못한 짓 을 하는 인간은 무어라 말을 할까요. 구제 받을 수 없는 인간은 영혼이 슬픕니다. 그러나 그것은 타인이 본 입장이고, 본인들이 자신의 영혼을 돌보지 않는다면 그것 도 별로 두려운 용어가 아니지요. 겨우 열 여덟, 스무 살, 이 나이에 사형을 선고받은 아이들이 어떤 아이들일까요. 그리고도 반성하지 않는 것을 보면 인간의 타락에는 한계가 없나 봅니다. 다음에 이야기 할 아이들은 참으로 인상에 깊이 남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아마 악마가 있다 면 바로 이런 아이들을 두고 한 말일 것입니다. 죄목이 살인, 강도, 강간, 가정 파괴 등등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범죄 중, 안 해 본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형량은 사형이고, 미성년자가 있어서 성년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었습니다. 그들은 교도소 내에서도 같은 수감자들을 폭행하여서, 독방 에 수감될 정도였습니다. 찾아오는 부모도 없고, 가족도 면회오지 않는 수형자였습 니다. 한 마디로 막가파였지요. 그래서 더욱 면담을 하고 싶었습니다. "뭐요. 아씨. 죽이려면 빨리 죽이지. 뭐 이 사람, 저 사람 찾아와서 티껍게 말 시 켜" "미안하다. 사실 너희들을 살리려고 온 것은 아니다. 그러나 너희들도 나름대로 이 유는 있지 않겠니. 그냥 죽으면 그냥 너희들은 나쁜 사람으로만 남게 되. 다 이유가 있고, 그것을 말하고 간다면 그래도 덜 억울하지 않겠니?" "억울할 것도 없고, 좃도 섭한 것도 없어. 빨리 죽여나 주슈" 참으로 말이 통하지 않는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끈기를 가지고 찾아갔습니다.

 

 

 

병든 영혼도 나름대로는 구제 받을 명목이야 있다는 신념 하나로. "좋수다. 대신 내가 하는 말을 한 자도 바꾸지 말고 그대로 써 주슈" "약속하지" 그래서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나도 처음에는 이렇게 나쁜 짓만 한 것은 아닙니다. 국민학교 때는 반장도 하고 범생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순간에 모든 것이 작살났어요. 그러니까 내가 중학교 입학하고 얼마 안되어서 아버지가 하는 사업이 부도가 났 습니다. 건축업을 하셨는데, 동업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동업하던 친구가 아버지 앞 으로 어음을 발행하고는 거액을 챙겨서 도망을 가 버렸어요. 하루아침에 우린 빈털 터리가 되고 아버지는 경찰서 끌려가시고, 어머니는 돈벌러 가신다면서 집을 나가 버렸어요. 나는 낙동강 오리알같이 갑자기 고아아닌 고아가 되었습니다. 점심은 물 론이고 아침도 먹을 데가 없었습니다.

 

 

 

낮이면 수돗물로 배를 채우고, 혼자서 울기도 했습니다. 친구들이나 선생님에게는 쪽팔려서 이야기도 안 했지요. 잠 잘 곳이 없어서 역이나 독서실에서 자기도 했습 니다. 성적은 떨어지고 공부할 마음도 안 납디다. 육 개월 뒤에 아버지가 출감해서 학교로 찾아 왔습니다. 둘이서 붙잡고 한참 울었습니다. 아버지는 재기하시려고 많 은 노력을 하셨지만, 날마다 찾아오는 빚쟁이 등살에 못 이겨서 결국 자살하시고 말았습니다. 돌아가실 때까지 어머니를 많이 찾았지요. 나는 졸지에 고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 보기 쪽팔려서 결국 학교를 그만 두었습니다. 학교를 안가니 갈 데가 있어야지요. 낮에는 가방 들고 독서실이나 비디 오방 기웃거리다가 밤에는, 지나가는 학생들 주머니 털어서 술도 마시고 게임방도 가고 그랬지요. 그러다가 친구들끼리 모여서 싸움도 하고, 결국은 비슷한 몇 명이 모여서 육교파를 만들었지요. 육교 밑에서 주로 모인다고 육교파로 했습니다.

 

 

 

밤 늦 게 지나가는 어른들 퍽치기를 해서 돈도 빼앗고, 가끔은 여자들 잡아서 그것도 했 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무언가 모자란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 중간에 짭새 에게 걸려서 감별소도 많이 들어갔습니다. 그렇다고 기죽을 우리가 아니었습니다. 나오면 또 뭉쳐서 한 탕씩 했습니다. 처음엔 지나가는 사람들을 주로 털다가, 너무 액수가 적어서 집을 털기로 했습니 다. 그때까진 사람을 죽이진 않았습니다. 그저 손 좀 봐주는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초창기에는 털고 나올 때, 주로 그 집의 여자들을 맛보고 나왔지요. 그래야 신고를 안 하거든요. 그 사이 우리는 별을 많이 달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자랑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서울로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은 지방과는 달리 너무 놀기 좋았습 니다. 그러나 놀기에는 돈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지방에서 같이 푼돈 털어서는 게임 이 안되었습니다. 그래서 크게 한 탕 하기로 하고 물색했습니다. 부자 동네라는 곳을 살폈습니다.

 

 

 

그 가운데 한 집을 찍었습니다. 식구도 별로 없 고, 남자도 중년 남자 하나 뿐이었습니다. 모두들 그 집이 좋다고 하였습니다. 날짜 를 정하고 무기를 만들고 준비를 갖춘 다음 담을 넘었지요. 살림이 정말 으리으리 합디다. 전부 외제 가구로 잔뜩 채워 놓았더군요. 무언가 많이 나오겠다 싶어서 먼저 서랍을 뒤지는 것보다는 직접 받아내는 것이 더 좋겠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안 방으로 들어가고, 나와 짱구는 아이들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자는 놈들을 깨우고 칼을 들이미니 전부 깜박 넘어가더군요. 아들 하나, 딸 하나인데 딸은 고 이였고, 아들은 대학생이었습니다. 나와 비슷한 나이였습니다. 그런데 얼굴을 보니 내가 아는 놈이었습니다. 물론 우리는 마스크를 쓰고 모자를 쓰고 있어서 알아보지 못했지만, 난 알 수 있었습니다. 기억을 되살리 니 바로 우리 아버지를 속이고 부도를 내고, 그것 때문에 아버지가 자살하게 한 바 로 그 동업자 아들놈이었습니다.

 

 

 

갑자기 열이 확 받더군요. 처음에 몇 푼 가지고 나 오려던 계획을 바꾸었습니다. 그 집안을 사그리 털어 버리기로 했지요. 아들, 딸년 을 데리고 안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미 내 마음속에선 그 집을 쓸어버리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물론 돈을 빼앗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안 방에 들어가자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먼저 들어간 친구들이 안방의 침대 위에 잠옷만 걸친 부부를 묶어 놓았는데, 물론 남자는 원수같은 놈인줄 알았 으니까 쉽게 얼굴을 알 수 있었지만 여자는 낯설 것이다는 생각을 먼저 하였습니 다. 그 남자의 마누라는 본 적이 없었거던요. 하지만 팬티만 입고 배가 불룩 나온, 원수 같은 놈 옆에 벌벌 떨며 앉아 있는 여 자를 보는 순간 저는 기절할 뻔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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