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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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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04 회 작성일 24-07-14 22:0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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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묻어둔 이야기
 




오후 세 시경, 사무실에서 설계건 하나를 마무리 짓고 인스턴트 커피를 타서

마시며 한숨 돌린다.

지금 내 직업이 프리랜서로 기계설계 일을 하고 있다.

휴대폰이 울린다.

“예, 김 정수 입니다.”

-응, 정수냐? 나 종규다. 너 이번 달에 자동차 보험 만기 되는 것 알고 있지?

“안 그래도 생각하고 있었어. 날짜 되거든 연락해라.”

-그래,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 참, 며칠 전에 이 곳에서 미영이 봤다.

네 안부 묻던데?

“걔, J시에서 살고 있다던 데, 거기엔 뭐 하러 왔대?”

-뭐.. 볼 일이 있었겠지. 걔 J시에서 사는 건 어떻게 알았어?

“오래 전에 걔 언니를 우연히 만나서 이야기 들었어.”

-그래?

종규라고 고향 친구인데, 지금은 고향인 J읍에서 보험 대리점을 하고 있다.

이 친구로부터 정말 오랜만에 미영이란 이름을 들어본다.

내 기억 속에 까마득히 잊혀져 있던 미영이란 여자..

그 애로 인해 처음으로 여자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알았고,

또 처음으로 실연의 아픔을 느꼈고, 여자에 대한 배신감을 느꼈다.

중학교 삼 학년 때, 나는 고향인 J읍에서 M시에 있는 중학교로 열차통학을 하고

있었다.

그 해 여름방학 때, 공부 때문에 B시에 있는 이모 집에서 숙식을 하며 중학교에

다니고 있던 그 애, 미영이가 방학을 보내기 위해 집으로 왔었다.

그 애의 집이 우리 집과 바로 담장을 마주하고 있었지만, 우리 집이 그 곳에

이사 온지 얼마되지 않아 그 집에 그 애가 사는 지 모르고 있었다.

나를 친 동생처럼 유난히 아꼈던 그 애의 언니가 중간에 다리를 서서 서로 교제를

하게 되었다.

그 애의 언니는 형이랑 같은 학년의 친구였다.

그 애의 얼굴은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미인은 아니었지만,

말투나 옷 차림새가 세련된.. 도회지 적인 분위기를 풍기는데다가

성격이 발랄하고 하는 행동이 거침이 없었다.

나는 그냥 그 애를 바라보기만 해도 좋았다.

그때만 해도 성격이 내성적이었고, 숙맥이었던 나는 그 애를 만나면서도 말 한마디

제대로 할 수 없었고 가슴만 두근거리고 어색하기만 했었다.

주로 그 애가 말을 하고 어딜 놀러 가더라도 항상 그 애가 주도를 했다.

나는 그냥 그 애가 하자는 대로 이끌려 다니기만 했다.

그 애가 나를 이끌고 다니던.. 대화를 그 애가 주도를 하던 나는 무조건 좋았지만,

재미없기만 한 나에게 그 애가 싫증을 느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늘 마음 속에

있었다.

당장은 촌스러운 내가 그 애에겐 재미있을지 몰라도 시간이 흐르면 따분해질 수도

있으니까..

내가 사는 동네에 M시에 있는 중학교에 같이 열차통학을 하는 재수란 친구가

있었다.

국민학교도 같이 다녔고, 말 그래도 고추친구인데 나하고는 아주 친하게 지내는

사이이다.

성격이 나와는 판이하게 달라 외향적인데다 말도 잘해서 친구끼리 만나면 항상

주도를 하는 성격이다.

같은 동네에 살며 방학이라 자주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영이와도 같이

어울리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말도 잘못하고 주춤거리는 나보다는 재식이랑 미영이가 서로 말을

많이 하고 서로 스스럼 없이 장난도 많이 쳤다.

나는 그냥 그런 그들을 보며 맞장구를 치며 재미있어 했었다.

어쨌든 그 해 여름방학은 셋이서 자주 어울려 지냈고, 재식이는 나와 미영이의

사이를 인정하고 제 삼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미영이가 교회에 다니다 보니 재식이랑 나도 미영이를 따라 교회에 다니고

있었다.

그러던 중 차츰 미영이랑 재식이를 마주치는 횟수가 줄어들게 되었다.

어쩌다 만나도 그냥 헤어지는 경우가 잦았고..

걔들한테 바쁜 일들이 있나 하고 생각하고 혼자서만 따분하게 지내게 되었다.

그 날도 영 심심해서 혼자서 교회로 놀러 갔다.

교회에는 마당도 넓었고, 잘 가꾸어진 꽃밭이랑 벤치들이 있어 혼자서 시간을

보내기엔 적당한 장소였다.

벤치에 앉아서 이런 저런 상상을 하거나 꽃 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

탁구대가 있는 교회 뒷 뜰로 가게 되었는데..

세상에.. 이럴 수가..

재식이랑 미영이 둘이서 깔깔거리고 웃으며 탁구를 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 나만 달랑 빼놓고 둘이서 그럴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그 자리에 서서 화석처럼 얼어 붙고 말았다.

재식이와 미영이도 탁구를 치다 말고 그런 나를 보고 멍하니 서 있었다.

나는 아무 말없이 그냥 뒤 돌아섰다.

집으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은 허공을 딛는 듯 아무런 감각이 없었고

그냥 호흡만 가빠졌다.

그리고는 며칠동안 집에서 두문불출하고 있었다.

머리 속에 들어오지도 않는 책을 붙들고 씨름을 하다 지치면 잠을 자다가..

또, 몇 번을 읽었던 소설 책을 무의미하게 처음부터 다시 보거나 그러면서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도대체 세상 사는 재미가 없었고 관심 가질 일이 없었다.

그렇게 여름방학이 끝나 갈 무렵, 하루는 재식이가 날 찾아왔다.

재식이가 무겁게 입을 연다.

“우리 어디 가서 이야기 좀 하자.”

“무슨 이야기 인데?”

내가 재식이의 얼굴은 보지도 않고 퉁명스럽게 말을 받는다.

“일단 나가서 이야기 하자.”

“그러지 뭐..”

둘이서 집을 나와 마을의 공터에 있는 느티나무 아래 자리를 잡고 앉는다.

재식이가 먼저 말을 한다.

“정수야.. 미안하다.”

“…………..”

“일부러 너한테 그러려고 한 건 아닌데..

셋이서 같이 만나다 보니 우리하고는 판이하게 다른 미영이에게 나도 모르게

이끌렸는가 보다.

며칠동안 곰곰히 생각해보니 미영이 걔가 좀 못된 것 같더라..

앞으로 미영이하고는 만나지 않기로 했다.

이번 일로 너하고의 우정이 안 깨졌으면 좋겠다.”

나는 재식이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집으로 왔다.

그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재식이와 나 사이는 예전처럼 회복이 되었지만,

미영이는 여름방학이 끝나고 B시로 돌아가면서 우리 사이는 끝이 났다.

재식이에게 사과의 말을 듣고 난 후, 나를 통해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형이

하는 말이

“정수야. 안 그래도 너한테 이런 말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하고 망서렸는데,

걔 언니가 하는 말이 얼마 전에 아무도 없는 미영이 집에서 재식이하고 미영이하고

안방에 앉아 있다가 마침 외출에서 돌아오신 미영이 엄마한데 둘이 혼쭐이 났다더라.

쪼끄만 것들이 대낮에 아무도 없는 안방에 앉아 무슨 짓을 하고 있었냐고..

미영이 걔가 보통 애가 아니다.”

도대체 안방에서 무슨 짓을 했단 말인가????

그 이후, 내가 고등학교를 B시로 진학하면서 고향인 J읍에서 B시로 열차통학을

하게 되었는데, 마침 J읍에서 B시로 열차통학을 하게 된 미영이를 만나게 되었는데

서로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치는 사이가 되었다.

불과 몇 년 전에 우연히 B시에서 살고 있는 그 애의 언니를 만나게 되었다.

이런 저런 안부의 말 끝에 내가 미영이의 안부를 묻게 되었는데

그 애의 언니가 하는 말이

“아이구, 정수야. 말도 마라. 걔 결혼하기 전까지 남자때문에 속썩은 걸 생각하면

말도 못한다.

그래도 결혼하고 나서는 잘 살더라만..”

지금 미영이를 만나면 어떨까?

나도 여자라면 이력이 붙을 만큼 붙었는데..

왜 미영이가 지금 새삼스럽게 내 안부를 물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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