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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선악과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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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722 회 작성일 24-07-13 05:4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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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과 - 3
 




“안녕하세요. 대화나눴던 신정민이라고합니다. ”

 

 

 

“네 안녕하세요! 처음뵙겠습니다.”

 

 

 

한적한 교외의 카페, 앞선 실패에 대하여 지금이라도 멈추고 일상으로

돌아가라는 신의 계시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며 고민하던 중

한 남자가 다가와 웃으며 인사를 건냈다.

 

 

 

“음.. 초면에 실례지만,사진보다...순하게생기셨네요??”

 

 

 

“하하하 그런 이야기 많이 듣습니다. 기분 나쁘진않으니 너무 괘념치마세요. 앉아도 될까요?”

 

 

 

“아이구, 자리부터 권했어야 하는데 마실건 어떤거로 드시겠어요 제가 사겠습니다 하하.”

 

 

 

“앗 감사합니다. 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부탁드리겠습니다.”

 

 

 

지금 내앞에 앉은 순박하다 못해 귀염상(?)인 남자가

 

21번째의 도전자이다.

 

 

 

지난 20번째의 도전이후, 나는 스스로 무엇이 문제였나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며 그 동안의 지원자들에 대하여

 

꼼꼼하게 분석했다. 키, 외모, 직업 등 당시에는 조건에

 

부합하다고 생각한 지원자들을 거부한건 왜일까 생각을

 

시작하고 머지않아 나는 그 동안 아내의 취향을 전혀고려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선명하게 갈라진 근육질의 몸매, 동양인이 맞나 싶은

 

대물, 선명한 이목구비 등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기준에 맞춘 나머지 정작 중요한 아내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지원자들을 모집한 것에 실패가 있었다는 걸 깨닫고, 언젠가 들었던 이상형에 맞춰 눈이 벌게질

 

정도로 여러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뒤에야 만난 이 남자.

 

 

 

27세의 체대출신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던 그는 체대졸업 후 마사지, 타투, 트레이너 등등 여러직업을 전전하다

 

현재 왁서로서 정착했다고 했으며 역시 체대출신답게

 

184정도의 큰키에 살짝 살집이 잡혀 덩치가 좋지만

 

순해보이는 인상 탓인지 그렇게 위압적인 느낌보다는

 

커다란 곰돌이 인형같은 느낌을 주는 사내였고, 시종일관매너있는 어조와 진실성있는 태도로 나의 마음을 휘어잡아 오늘의 만남이 성사되었다.

 

 

 

생글생글 웃으며 그는 거사(?)에 대한 이야기외에도 여러잡다한 일상이야기 등에 대하여 즐거운 대화를 나눴고

 

오랜만의 유쾌한 대화에 호감가는 이 사내와 술이라도

 

한잔 기울이고 싶었지만 축하주로 미루자는 제안에

 

그동안 실패했던 이야기와 주의사항, 아내에 대한 잡다한 정보 등에 대하여 간략한 대화로 마무리 한 뒤,

 

꼭 해내겠다며 눈을 반짝이는 그와 함께 카페를 나섰다.

 

 

 

-------------------------------------------------------------------------

 

일주일 뒤,

 

 

 

“오빠 나 다녀올게~ 잘 쉬고있어!”

 

 

 

“그래, 잘하고 와. 시킨거만 해놓고 있을게~”

 

 

 

그간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별다른 불만없이 내가알려준 약속장소로 향했다.

 

비록 왁싱상담 정도의 가벼운 만남이지만 일상속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도 아내에겐 이벤트였을까,

 

매번 화사하게 화장을 하고 짧지는 않지만 치마도

 

꺼내입는 아내 모습에 왠지 모를 기대감을 느끼며 아내를

 

배웅했다.

 

 

 

왜 같이가지 않느냐고? 함께만나 왁싱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비용관련된 이야기를 들은 뒤였다.

 

 

 

“이렇게 비싼거였어?!”

 

 

 

솔직히 부담되는 금액은 아니지만 단지 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치고 지나치게 비싸다는 아내의

 

성화에 어쩔수없이 자리를 파하고 쭈뼛거리며 나는 사실

 

아직 준비가 안됀거같다며 도박 아닌 도박을 한 결과,

 

생각보다 쿨하게 그럼 내가 먼저해보겠다며 가슴을 치는 아내를 보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었다. 사실 3명이서

 

만나는 것보다 단둘이 만나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결과에 좀 더 가까운 것이 아닌가, 그런 연유로 나는 오늘도

 

현관에서 아내를 배웅하고 있다.

 

 

 

소파에 몸을 묻고 야릇한 상상에 젖은채 연락을 기다린지

 

얼마나 되었을까, 나른한 기분에 꾸벅 졸고있던 그때.

 

 

 

ㅡ톡톡!

 

 

 

1분간격으로 핸드폰을 확인하며 맘 졸이는 것이 싫어 저멀리 던져둔 곳에서 익숙한 알림소리가 들리자마자 소파에서 튕겨나가듯 달려가 잠금화면을 해제했다.

 

 

 

-오빠 내가 말을 잘한건지 가격을 원하는 선으로 맞춰주신다네 ㅎㅎ 그래서 마음바뀌기전에 지금 시술까지 받아버리려고 연락했어~ 출장왁싱이다보니 장소는 모텔에서한다는데 별일이야있겠어? 요즘 세상에

 

그래도 혹시모르니까 xx모텔 204호니깐 알고있어

 

 

 

모텔로 들어갔다는말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으며 쿵하는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듯 하다.

 

 

 

아무리 출장왁싱이라 정해진 장소가 없다지만 그래도 유부녀가 겁도없이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 단둘이 모텔이라니..

 

입밖으로 소리가 튀어나올듯 심장은 쿵쾅대고, 정신은 아득해지는 동시에 뭐에 질린듯이 손발은 차가워지며 부들부들 떨렸지만 나도 모르게 솟구치는 분노아닌 감정속에서 아랫도리는 터질듯 부풀어올랐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애매한 감정속에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한채 우왕좌왕하던 그때 다시 한번 알림음이 들린다

 

 

 

-형님, 이제 시작합니다. 오늘 저녁 먼저 드시고계세요.

 

 

 

-------------------------------------------------------------------------

 

 

 

뚜르르르-뚜르르르- 전화를 받지않아..

 

 

 

“씨발! 받아라 좀 제발 아오!”

 

 

 

4시간 째, 응답없는 전화기만 붙들고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며 욕지기만 내뱉고있다.

 

 

 

내 아내가 다른 누군가에게 안긴다, 현실 속에서

 

그 행위가 주는 감정은 상상속에서의 그것과는 많은것이 달랐다. 나의 것을 빼앗겼다는 분노, 배신 당했다는

 

상실감.. 그와 동시에 그 공간에서 일어날, 일어나고 있을온갖 이미지가 머릿속에서 뒤엉키며,

 

그간 소설이나 사진쪼가리에 감정이입하며 느끼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흥분, 이런 이율배반적인 상황에서 극도의

 

혼란속에 갇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응답하지 않을 것이

 

뻔한 전화기를 붙잡고 있는 것 뿐이다.

 

 

 

몇번이나 걸었을까,

 

 

 

뚜르르르..

 

 

 

“여보세요?”

 

 

 

잠에서 막 깬 듯한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그동안

 

들끓던 피가 일순간에 식어버린듯한 느낌이 들며 말문이 턱하고 막힌다.

 

 

 

“여보세요? 오빠? 여보세요??”

 

 

 

심장소리가 전화기너머로 들릴것만 같이 쿵쿵거렸지만

 

애써 목소리를 가다듬고 입을 열었지만 전화를 받자마자 호통을 칠거라고 생각했던것과 달리 나도모르는새

 

담담하게 말이 튀어나온다.

 

 

 

“여보세요? 왜 이렇게 전화를 안받아. 왁싱이 이렇게 오래걸려? 걱정했잖아. 아직 모텔이야? 데리러갈까?”

 

“시간이 벌써 이렇게됐어?? 아니, 왁싱끝나고 긴장했었나 왁서분 나가자마자 잠깐 눈붙인다는게 잠들어버렸어 금방갈게 미안해.”

 

 

 

속사포처럼 쏟아낸 질문에 아내가 무덤덤하게 대답했고

 

일순간 나는 정말 아무일 없었나 하는 생각에 안도하며

 

하마터면 다행이다라고 내뱉을뻔한걸 참으며 반성한다.

 

 

 

그래. 판타지는 판타지일뿐이야 실제로 그런일은 일어나지않았고 일어나서도 안돼, 역시 아내는 나를 배신하지

 

않았어. 다행이다..정말

 

 

 

곧 데리러간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통화를 마치고 나는

 

헐레벌떡 차키를 꺼내들고 외식이라고 해야겠다 생각하며

 

주차장으로 나와 시동을 걸었다.

 

 

 

잠시뒤 아내가 말한 모텔앞에 차를 세우고 기다리는동안연락은 오지않았을까 생각하며 핸드폰을 열어봤지만

 

확인하지 못한 메시지는 없었고 남자에게도 아까 받은 메시지가 마지막이었음을 다시한번 확인하며 안도한다.

 

 

 

‘그래, 니가 마지막이었다 그래도 끝까지 아내는 날 배신하지 않았어 다행이야..’

 

 

 

21번째 시도도 실패였음을 확인하고 차에서 내려 담배에 불을 붙이며 깊게 한모금 들이쉬는 순간 아내가 모텔에서나온다. 약간은 부스스한 모습, 정말로 잠든것뿐이었음을

 

확신하며 오늘은 외식이라 외치며 아내를 맞이한다.

 

 

 

“왁싱해보니까 어때? 좋은거같아? 아프진않구?”

 

“이 아저씨 왜 이렇게 텐션이 올라갔어? 신나는일있었어?나몰래 야한거봤니?? ㅋㅋ 아직은 모르겠어 맨질거리는게 어색해.”

 

 

 

티가난걸까 묘하게 업되어있는 내 모습을 본 아내가 웃으며 대답한다.

 

 

 

“뭐먹고싶어 말만해 오늘 비상금푼다 내가!”

 

“얼씨구 신났네아주 소고기나 먹으러가자.”

 

 

 

나도 모르게 비자금(?)의 존재여부를 밝혔지만 이런들어떻고 저런들 어떨까, 오늘은 약간 무리하더라도 좋은곳에가야지. 신나는 내마음을 아는걸까 오늘따라 차가 가볍다

 

 

 

-------------------------------------------------------------------------

 

 

 

오랜만에 아내와 소주한잔 기울이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왜 나는 소중한걸 모르고 그런짓을 했을까.

 

 

 

웃는 아내모습과 함께 오붓한 저녁을 보낸뒤 대리운전으로 집에 돌아와 기분좋게 샤워를 하고 피곤하다며 먼저 들어간 아내를 재운뒤 소파에 몸을 묻는다.

 

 

 

기분좋은 나른함에 정신이 점점 멀어지고 있을 무렵.

 

 

 

-톡톡!

 

 

 

잠이 달아나버렸다.. 이시간에 예의없게 누구지라는

 

생각에 욕이라도 한바탕해야하나하며 들어올린 핸드폰엔

 

있어선 안될 이름이 올라와있었다.

 

 

 

-21왁서 신정민

 

 

 

다시 가슴이 터질듯 쿵쾅거린다.

 

부들부들 떨리며 온몸이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애써 걸음을 옮겨 쌕쌕거리며 자고있는 아내를 확인한뒤

 

떨리는 손으로 메시지를 확인한다.

 

 

 

무섭게 연속해서 울리는 톡톡소리에 심장이 멎을듯했고

 

그곳엔 20장가량의 사진과 링크주소가 올라오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줄의 메시지가 전송되며

 

핸드폰은 다시 잠잠해졌지만 나는 눈앞이 점점 흐려지는것만 같았다.

 

 

 

-성공했습니다 형님!! 맛있게 잘먹었습니다 ㅎㅎ 형수님이 아주 좋아하시던데요? 또 만나기로 했으니 그 때 추가로 또 보내드리겠습니다.

형님께 술한잔 대접하고 싶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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