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Secret)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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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야동 폴더는 안보이도록 숨김으로 해둔 거 맞지?
압축 파일로 다 전환했던가?
본 동영상 목록은 언제나 컴 끄기 전에 삭제하니까 됐고.......
잠깐...... 어제 컴 끌때 삭제하고 껐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해........
아씨...... 그냥 암호 걸어 두면 더 좋을텐데........
집에 한대 밖에 없던 컴퓨터는 처음엔 거실에 있었다.
아빠는 업무용으로 가지고 다니시는 노트북이 있어서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엄마는 가끔 고스톱 게임 하신다고 만지시는게 전부였던 터라 기회를 노려서 나는 공부해야된다는 이유로 내 방으로 컴퓨터를 옮겨달라고 말했다.
실제 학원 갔다오고 늦은 시간에 거실에서 똑닥거리는 것도 불편했고 숙제 해야되는데 부모님 티비보는 가운데 공부한다는 것이 방해되는 것도 사실이었기 때문에 쉽게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마침내 내 방에서 마음껏 컴을 쓸 수 있게 된 뒤 아주~ 자유스러운 사용이 가능했지만 혹시나 모를 부모님의 습격을 대비해서 컴퓨터에 암호를 걸어 두었다.
하지만 엄마가 급하게 컴을 써야되는 상황에서 내가 암호를 걸어둔 것이 화근이 되서 그 뒤는 절대 암호를 걸지 못하게 되었다.
한번 더 걸면 거실로 다시 옮길 분위기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항복하고 암호를 풀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대신 그 뒤로 물론 컴퓨터 관리는 더욱 세세하게.... 엄밀하게..... 깨끗이(?) 하게 된 건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순간 뒤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딸~ 왔어? 지훈이가 급하게 컴을 써야된다고 해서 쓰라고 했다. 어여 씻고 주방으로 와라~ 작은 아버지가 맛있는 케익 사오셨단다. 지훈이도 끝났음 어서 오렴~?
그제서야 지훈이가 의자에서 일어나 인사를 했다.
누나, 오랜만이야. 학교에 급하게 제출할 게 있어서 컴 좀 썼어. 미안해.
난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아..... 아니......야...... 괜찮아...... 그래 학교에 낼 건 다 했어?
괜찮기는..... 개뿔......
엄마는 무슨 생각으로 내 방에 남자애를 들여보낸 거야!
머 들어와서 안될 건 없지만 그래도 나만의 공간에 누가 들어왔다는 것이 기분 나빴다.
그리고 내 컴퓨터를 누가 만지고 있다는 것도 전혀~~~~ 괜찮지 않은 일이었다.
그것도 나와 비슷한 또래의 남자애가 들어와 있다니......
비록 동생뻘이라곤 해도 나보다 키도 크고 덩치도 좋은 남자애 아닌가~!!!
길거리에서 보면 나하고 동급생이라고 해도 믿을 판이었다.
그래도 명색이 친척누나인데 기분나쁜 티를 낼 수 없어서 웃으며 답했다만 억지로 웃느라 얼굴에 쥐가 날 거 같은 기분이었다.
지훈이가 머뭇거리는 기색으로 말했다.
저기...아니 아직 조금 더 봐야 되는데.......
흐음, 그럼 나 옷 갈아입게 잠깐만 나가있어줄래? 나 옷만 갈아입고 너 다시 컴터 하면 안되겠니?
응, 알았어. 컴 저장만 하고 바로 나갈께.
지훈이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곤 마우스 클릭 몇번하곤 방에서 나갔다.
녀석이 나가자마자 바로 방문을 닫고는 컴퓨터부터 달려가 화면부터 살폈다.
웹브라우저는 지훈이가 다니는 학교 메뉴가 열려 있었다.
우선 들어간 홈페이지 목록이나 문서목록, 동영상 목록등 지훈이가 내 컴에서 본게 머 있는지 살펴보았다.
최근 항목들을 후다닥 살펴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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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휴우우.......
난 그제서야 한숨을 나지막히 쉬며 어깨에서 힘을 뺄 수 있었다.
역시 평소 관리가 중요해.
흔적을 남기지 않는 모범적인 습관이 이런 돌발 상황에서도 나를 지켜주는거 아니겠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땀에 쩔은 교복을 벗어서 옥걸이에 잘 걸고는 간편한 티와 반바지로 갈아입었다.
방문을 열고 나오자 거실에서 티비 채널을 돌리던 지훈이가 벌떡 일어선다.
난 아까보단 훨씬~ 자연스러워진 미소를 날리며 말했다.
미안~ 급한가 보구나? 어어 컴터 써~~ 대신 책상 어지럽히면 안된다~
응, 알았어. 이제 금새 끝나. 미안해~ 누나.
**************
작은 아버지와 숙모님 내외분도 나중에 오시고 간만에 외식자리가 열렸다.
즐겨가는 중국요리집에서 코스요리를 먹으며 오가는 얘기를 대충 정리하자면 지훈이 수험준비를 위해 이곳으로 전학시킬 모양이었다.
학년 초반에 전학해서 준비시키는게 아무래도 낫겠다 여기는 모양 같았다.
학교도 알아보고 전학을 위한 사전답사차 상경해서는 엄마아빠와 같이 시내를 다니실 모양이었다.
하~~~ 요 꼬맹이도 이제 대학입시 준비를 한다 이거지? 체..... 웃기네..... 훗
옆에서 앞접시에 요리 한점 꺼내서 먹고 있는 지훈이의 옆얼굴을 보고 있자니 꽤 말끔하게 자란 모습이 나도 모르게 흐뭇한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옛날 명절때 가족 모임에서 가끔 보았던 어린애가 어느새 이렇게 컸다니 후후후.
하긴 아까 걸을때보니 키도 나보다 훨씬 커져있었고 어깨도 딱 벌어진게 같이 다니면 오히려 내가 동생으로 보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약간 짧게 자른 머리칼에 무스를 바른 듯한 머리는 왠지 해품달의 김수현을 생각나게 했다.
짜식....... 이건 분명 숙모님의 유전자 승리일꺼야. 저 턱선 갸름한 거 봐....... 남자애가 피부도 참 좋네.......
난자완스를 하나 집어서 앞접시로 옮겼다.
윤기 흐르는 소스에 촉촉히 젖어있는 고기가 맛있어 보였다.
슬쩍 시선을 아래로 내려보니 지훈이의 긴 다리가 눈에 띄었다.
호리호리한 녀석의 몸매가 생각나며 앞서 걸을때 실컷 봐두었던 뒷모습을 떠올렸다.
후릅.......
입에 넣은 난자완스의 육즙이 터져나오며 입 안의 침과 섞였다.
절대 녀석의 뒷모습을 보면서 침을 흘린 건 아니다.
잠깐 야동에서 나왔던 남자들의 몸들과 오러랩은 솔직히 시켜보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남자에 환장한 년은 아니라는거다. 헤.
요녀석도 혼자서 자위..... 같은 것도 하고 그럴까?
생긴 것도 반반하니까....... 설마 여친도 있는거 아냐?
저 긴 속눈썹 좀 봐......
여자애도 아닌게 살살 눈웃음도 치고........
완전 끼 있게 생겼잖아?
종업원이 다가와 원형 탁상 위에 새로운 접시를 올려 놓았다.
중앙에 있는 원형 탁상은 돌아가면서 음식을 집을 수 있게 되어 원하는 만큼 메뉴를 집어 먹을 수 있게 되어있는 구조였다.
가끔 부모님과 같이 먹는 중국요리집인데 일반적인 짱개집과는 달리 요리를 주로 하는 집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짜장면이나 짬뽕을 안하는 건 아니지만 여기서 먹어본 요리는 대개 꽤 맛이 있었다.
특히 좋아하는 건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통메뉴 탕수육~!!!
약간 찹쌀이 들어가 있고 그 안에 고기가 적당히 튀겨져 있는데 딱딱하지도 않고 튀김옷도 적당히 고소한 맛을 유지하는 것이 환상의 맛이었다.
소스도 일반적인 케찹이 섞인 신맛이 아닌 달짝지근한 맛에다가 과일로 만들어진 소스가 탕수육을 찍어서 간장소스에 콕 찍어먹으면 다른 집 탕수육은 비할 바가 아니었다.
지금 나온 메뉴는 5품냉채라는 것이었는데 해파리가 면처럼 중앙에 놓여있고 주변에 관자, **, 새우, 돼지고기 편육, 송화단이 놓여있었다.
송화단은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잘 삶아진 돼지고기를 살짝 고추기름에 볶아나온 편육도 맛있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새우가 큼지막한 아이로 나와있는 것이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를 앞접시에 옮겨 담았다.
은주는 아주머니 닮아서 그런지 점점 예뻐지네요. 정말 우리집안 혈통치곤 정말 예쁘게 자라네요. 하하.
쿨럭~!
갑자기 왠 이게 무슨 소리야?!
왜 얘기가 내 쪽으로 오는 거야~~~~
저리가~ 쉭쉭~~
엄마의 호들갑스런 목소리가 들렸다.
에휴~ 서방님도 별말씀을 다하시네요. 지훈이를 보세요. 무슨 연애인이라고 해도 믿겠는 걸요? 호호호~
아~~ 나왔다~~~
어른들의 상대방 띄어주기.
서로 서로를 띄우주며 은근히 자신들도 같이 레벨업하는 신공이다.
가끔 마음도 없는 소리를 하고는 집에 와선 이러쿵저러쿵 뒷다마도 수반하기도 하는데 특히 여자들 사이..... 엄마가 모임 갔다온뒤 자주 들을 수 있다.
생김새야 형님이 더 고우시죠. 그러니까 은주가 저렇게 예쁘죠. 형님 젊은시절 사진 그대로인걸요? 저야 이제 아줌마가 되어버렸어요. 형님은 무슨 화장품을 쓰시길래 그렇게 피부가 고우세요?
숙모님도 가세하였다.
호호호..... 화장품은 무슨....... 요새 영양크림하나 제대로 발라본 적 없는걸........
그러면서 아빠를 살짝 홀기는 엄마.
오오오호~~~ 엄마 연기력 짱이에요~!
일주일에 두번 피부관리실 출근도장 찍는 개근 회원이신 엄마가 아빠가 마치 관리도 안시켜주는 것처럼 원망의 눈빛마저 날리는 연기까지 작렬하시고 있었다 ㅡ_ㅡ;
나도 여자지만 정말 무서워..... 하하.......
그나저나 지훈이 전학하면 집은 어떻게 하려고? 공부도 뒷바라지를 해야될텐데 제수씨가 올라와 있으려고?
아빠가 화제를 은근히 돌리고 있다.
아빠...... 입이 간지러워서 어떻게 참으세요.
하긴...... 그간 엄마와 살아온 세월이 있으시니 나름 노하우를 가지고 계신거죠?
제가 좀 고생해야죠. 지훈이엄마도 직장이 잠시 여유가 생겨서 가능한거니까. 대학입시까지는 온가족이 다 고생하는 거 아닙니까. 하하....... 형님께도 좀 수고스럽지만 부탁 좀 드리려고요.
지방하고 서울하고는 격차가 너무 심해서...... 고민 많이 했어요. 미리미리 옮겼어야 되는데 너무 어릴때 전학시키면 안좋다는 얘기도 많아서 조금 자라서 올라오는건데 후회되기도 하네요. 은주 공부 잘한다면서요. 은주 공부시킬때 지훈이도 소개 좀 시켜주세요.
아...... 내외모에서 얘기가 멀어지는 건 대환영이지만 따분한 얘기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지금 정황봐서는 술잔도 오가고 있으니 이렇게 이삼십분은 충분히 계속 따분한 소재로 대화가 계속 될 것이 분명했다.
난 식사로 나온 그릇을 잽싸게 비우고 자리를 피하기로 했다.
이 곳이 또 좋은 점은 공중정원이 식당에 붙어있는 점이었다.
강이 내려다 보이는 커다란 창을 지나서 테라스로 나오면 조그맣게 정원이 형성되어있는데 직접 바람도 쐬면서 도심의 야경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엄마 나 너무 많이 먹었나봐. 나 잠시 바람 좀 쐴께?
엄마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너무 멀리는 가지말고 있어. 곧 갈꺼니까. 알았지?
응. 저 앞에서 바람 좀 쐬고 있을께.
금새 간다고 말은 했지만 절대 그런 일은 있을 리 없다는게 나의 경험이다.
슬쩍 지훈이를 보니 어른들 사이에 끼어서 묵묵히 음식을 먹고 있었다.
녀석..... 아직 요령이 없구나? 후후
바깥 테라스로 나오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건물 꼭대기 층이라 - 완전 옥상은 아니었지만 - 바람도 꽤 많이 불어와서 제법 시원했다.
멀리 보이는 도시의 야경이 제법 아름답게 보이고 있었다.
도시에서 야경을 빼면 도시의 미관이라는 것은 형편 없는 풍경일 거다.
예전 인공위성에서 찍은 한반도의 야경이라는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온통 불빛으로 가득한 것이 마치 온 땅덩어리가 불타오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에 비해서 북쪽 땅은 완전 어둠 암흑 그자체라 약간의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났다.
내가 북한에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머라고 하더라.....
영애하는 지도자 동지..... 머 이런거 하고 그랬을까?
푸헤헤..... 왠지 웃기는데?
누나, 머해?
갑자기 들려오는 남자애 목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보니 지훈이였다.
언제 왔는지 옆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따..... 녀석 키도 크네.......
혼자만 웃지말고 나도 좀 알려주라......
지훈이가 약간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말하는 게 꼬맹이 시절을 보는 거 같아서 괜히 웃음이 났다.
너 지금 그 코맹맹이 소리...... 설마 나한테 애교피기 위해 낸 것은 아니지?
별거 아니야. 혼자 갑자기 생각나는게 있어서........ 근데 엄마들은 머하셔?
지훈이는 어깨를 한번 들썩하더니 말했다.
그냥..... 아까와 같은 얘기. 지겨워서 도망쳤어.
아쭈. 너무 진솔한 거 아니야? 요녀석?
지훈이와 내가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길거리에서 마주쳤음 서로 어색해서 말도 제대로 못했을지도 모를 나이대인데 친척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자연스럽게 얘기한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신기한 일이었다.
이래서 피의 힘이 무서운가 보다.
전학온다니 너도 좀 마음이 그렇겠다. 살아왔던 동네에서 전혀 다른 동네로 오는거니까........
지훈이는 멀리 강 쪽을 보면서 말했다.
어쩔 수 없지 머....... 학원도 그렇고 학교수준도 그렇고 서울애들하고는 너무 차이가 나는걸. 용을 써도 안되는건 안되는거니까.......
녀석의 표정이 씁쓸하게 보인다.
짜식....... 너도 실은 오기 싫은 거지?
순간 다시 바람이 세차게 불어왔다.
흐트러지는 머리칼을 손으로 누르며 옆을 보니 지훈이녀석은 눈을 감고 바람을 즐기고 있었다.
앞머리카락이 휘날리며 긴손눈썹이 파르르 떨리는 것이 보였다.
바람에 셔츠와 면바지가 바짝 붙어서 몸매가 들어나는데 매끈한 복근이 흰티사이로 살짝 옅보였다.
그리고 그 아래 녀석의 물건이 도드라지게 튀어나온 것이 보였다.
와우~!!!!!
난 빨리 시선을 돌려 강 쪽을 바라보았다.
점점이 늘어나는 불빛이 줄지어 서있는 광경이 멀어지며 가슴이 쿵쾅거리고 있었다.
녀석...... 완전 크....크잖아~~~
키만 큰게 아냐........
귓가가 화끈거리고 있었다.
**************
작은 아버지 내외와 지훈이는 우리집 빈방에서 하룻밤 자고 울 엄마아빠와 함께 다음날 외출했다.
집에 와선 어른들끼리 술한잔 더하면서 이런저런 얘기 나누는 동안 내방에서 지훈이와 잠시 같이 얘기하고 했는데 별다른 얘기는 없었던 거 같다.
중국요리점 테라스 정원에서 그녀석의 거기를 본 충격(?)에 빠져서 건성으로 얘기하기도 했지만 지훈이의 얼굴을 왠지 볼수가 없었다.
아~~ 그렇게 야동을 많이 보고 섭렵했었는데 고작...... 옷에 가려져 있는 그부분의 형태만으로 이러면........
술판이 끝날 새를 보이지 않자 녀석도 피곤한지 먼저 자겠다고 나가고 빈방에 먼저 들어가는 통에 겨우 한시름 돌릴 수 있었다.
매일밤 한편은 보고 잠들었던 야동은 그날밤 꾸욱 참은채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안고 간신히 잠들고 나니 아침부터 일찍 부산을 떨며 엄마가 잠을 깨웠다.
잠도 채 깨지 않은 상태에서 밥을 먹었고 그뒤 모두 나가버린 집안에 홀로 버려졌다.
왠지 거실에 앉아 있었는데 휭 하니 찬바람이 부는 거 같았다.
대충 정신을 수습하고 집 안을 정리했다.
사람들이 없는 사이 내 방 정리도 대충 시작했다.
속옷 빨래는 보이지 않게 개서 정리하고 방 안에 보이면 창피할 것 같은 물건들은 잽싸게 구석에 처박았다.
어제 지훈이 녀석이 들어왔을때 얼마나 조마조마했었나.
컴퓨터에 신경쓰느라 녀석이 방 안에 다른 물건들에 손을 댔는지는 확인해보지 못한 게 생각나 잠자리에 들고도 몇번을 베개에 머리를 처박았는지 모른다.
으....... 컴 관리하듯 방 안 관리도 했어야 되는건데.........
한참 부산을 떨고 거실로 나와보니 어느새 오후가 되어버렸다.
적막한 집 안이 왠지 낯설었다.
어제의 시끌벅적함이 오히려 낯설어야 되는건데.......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었나....... 집 안 되게 썰렁하네........
나는 혼자 중얼거리며 에어컨 온도를 높이고 소파에 누웠다.
이곳은 내가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였다.
소파에 발의자를 다리에 받치고 길게 누워서 티비를 켰다.
커다란 창으로 햇살이 노곤하게 비치는 것이 절로 졸음이 쏟아졌다.
어제 지훈이 때문에 잠을 못자서 그런걸꺼야....... 녀석...... 완전 귀엽게 생겨서....... 근데 완전 커........ 하아.......
지훈이의 샤프한 옆얼굴이 떠올랐다.
바람에 날려 폴락거리는 앞머리가 이마에서 춤을 추고 남자애 답지 않는 깨끗한 피부가 눈 앞에 아른거렸다.
손을 뻗어서 만지니 만져진다.
매끄러워........
턱선을 따라 아래로 자연스레 내려갔다.
긴 목선을 따라 내려가니 금새 가슴이다.
흰티 아래 단단해보이는 가슴.
남자들의 가슴.
너무 툭 불거져 나온 가슴보다........ 난 마른 체형의 가슴이 좋더라.......
그리고 살짝 파인 선이 옅보이는 복근........
나는 아랫 부분이 촉촉해져 오는 것이 느껴졌다.
아......
꽃잎 위 구슬이 손길에 뜨거움을 토해냈다.
가슴 위 꼭지도 봉긋 솟아올라 간질간질거리는 느낌에 숨이 거칠어졌다.
찌릿찌릿한 전기가 허리를 타고 목 위로 올라왔다.
꽃잎에 느껴지는 손길이 좀더 강하게 나를 눌러왔다.
아아.....
가슴 위로 뜨거운 손이 느껴지고 순간 촉촉하고 뜨거운 감촉이 꼭지를 덮어왔다.
간질거리는 느낌을 넘어 보드랍고 몰캉거리는 것이 민감한 젖꼭지를 살살 더듬어오고 순간 이상한 위화감을 줬다.
꿈이..... 오늘은 이상하네.........
어제 너무 충격을 받았나?
그때 젖꼭지를 딱딱한 것이 무는 느낌이 들었다.
아......
이상해.......
찌릿한 느낌으로 오줌이 나올 거 같은 기분이 꽃잎을 스쳐 지나갔다.
움찔하며 몸을 일으키는데 내 위에 무엇과 부딪친 느낌이 들며 순간 눈이 번쩍 떠졌다.
헉~!!!!! 너 여기서 머해?!
눈 앞에 있는 지훈이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나의 나시티는 어느새 가슴 위로 말려 올라가 있었고 브래지어도 같이 밀려 올라와 젖가슴 전부가 다 들어나 있었다.
젖꼭지에는 번들거리는 윤기가 흐르는 것이 분명 타액이 잔뜩 묻어있는 게 확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