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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재즈속으로 (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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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721 회 작성일 24-05-25 02:4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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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속으로 (하편) 나는 무슨 딴 세상의 동화를 듣는 기분이었다. ‘그 사람의 철저함은 몸서리 치도록 징그러웠던 그 준비성이었죠. 열심히 나와 섹스를 하다가도 불현듯 콘돔을 끼우고, 친구들을 불러 다가 섹스를 할 때도 반드시 콘돔을 갖고 오라고 당부하던 그 철저함. 외국 사람들, 특히 흑인들은 그 크기가 대단해서 일반 콘돔은 맞지도 않거든요. 다 이유가 있었죠. 같이 살다가 언제 끝낼지 모르는데 혹시 임신이라도 되면 서로에게 괴로울 뿐이라는 게 이유라고 언젠가 말하더군요.’ 나는 그녀의 고백이 놀라왔다. 그런 일들을 스스럼 없이 얘기하는 것도 그러려니와 생면부지인 나에게 마음 속 저 깊은 곳의 감추어진 일들을 토해 놓는 것들을 그 당시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웠을 뿐더러 그녀도 그런 삷의 동조자가 아니었겠는가라는 의구심마저도 갖게 하였다. 그녀는 나를 지그시 쳐다 보면서, ‘시간이 갈수록 나도 나 자신이 이상하게 변해가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 사람의 섹스 감각에 맞추어 살다 보니 어느 사이엔가 내 자신이 하루라도 섹스 없이는 살 수 없는 여자로 변해 있는 것이었어요. 난 내가 겁이 나기 시작 했죠. 그래서 병원을 찾아간 것이고… 의사는 나에게 섹스 중독증이라는 판정을 내렸죠. 듣도 보도 못했던 병명이었어요. 겉으로도 표도 안나고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섹스에 한해서 만은 기준도, 도덕도 없고 무조건 수긍하게만 되는 일종의 중독 증세라는 거죠. 이렇게 밤이 되면 나는 불안감에 떨어요. 섹스를 할 상대가 없으면 초조와 긴장, 그리고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덮쳐오면서 아무나 붙잡고 섹스하고 싶은 생각에 안절 부절 못하게끔 변해버린 거에요. 그 인간 때문에….지금 제 앞에 앉아있는 진우씨 와도 섹스하고 싶다는 생각을 아마도 오늘, 수천 번은 했겠죠.’ 그녀의 말에 나는 순간,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나, 미친 여자 같죠?’ 나는 아니라고 고개를 저으면서도 그녀의 심경을 이해할 생각을 전혀 하질 않고 있었다. 이미 음식은 반 이상이 식어 버렸고, 두 사람은 적막하게 흐르는 로버타 플랙의 노래를 들으며, 독약을 삼키듯이 술을 마셔대고 있었다. ‘이렇게 변해 버린 나는 이제 한국에서 살 수 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도 들고…그렇다고 미국에서 불법으로 주저 않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이나 그렇고.. 그러다 보니 결론은 공부밖에 없었죠. 그 사람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새롭게 결심하고서 귀국한 것이 바로 그 날, 올댓재즈에서 만난 날이에요. 그렇지만 나라는 애는 이제 어쩔 수가 없더 라구요. 형석씨의 제의를 거절하기도 전에 내 앞에 있던 형석씨는 나의 중독증세를 달래줄 안 앰플의 진통제에 불과했고… 그래서…’ 나는 화장실에 잠시 다녀오겠다고 하고는 그녀의 말을 잘랐다. 자리를 잠시 피하기 위해서 였다. 그녀의 눈은 서서히 풀려가고 있었고, 나도 그녀를 위한 한 마리의 동물처럼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마음이 상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화장실을 나와보니 그녀는 의자에 목을 젖히고 눈을 감고 앉아 있었다. 나의 발걸음 소리가 나도 그녀는 미동도 하질 않았다. ‘진우씨, 오늘 제 애인이 되어 줄 수 있어요?’ 그녀는 눈도 뜨지 않은 채, 돌아서 의자에 앉는 나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챙피한 일이지만 저는 아직 여자 경험이 없어서…’ 그녀는 나의 승낙대신에 내 옆자리로 옮겨 앉았다. 바닥을 내려다 보고 있는 내 얼굴을 슬며시 자신 쪽으로 돌려 놓으면서 그 파괴력 넘치는 입술을 조금 벌렸다. 고개가 옆으로 조금 틀어지면서 눈을 감는 것으로 보아 나는 키스를 하려 한다고 짐작했다. 곧 이어 내 입술이 화들짝 놀랄 정도로 화끈한 그녀의 입술이 닿았을 때, 나는 얼결에 눈을 뜨고 말았다. 대개의 사랑하는 사람들은 키스할 때에 눈을 감는다고 들어왔는데 그녀는 그 반대였다. 나를 뚫어 질듯이 바라보면서 입을 맞추는 모습에 나는 황급히 입술을 뗴고 말았다. ‘미안해요. 제 버릇 이에요.’ 그녀는 다시 한번 나에게 키스를 부추 켰다. 이번 에는 실눈을 뜨고 보았는데 그녀는 키스에 취한 듯 두 눈을 감고 나의 혀를 찾고 있었다. 키스의 경험이 없었던 나로서는 입술만 닿는 것이 키스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혀를 이용해서 타액으로 흥건한 나의 입안을 자유로이 헤집고 다녔다. 나는 바보처럼 입가로 침이 흐르는 것도 모르고 그녀와의 키스에 열중했다. 나는 키스 도중에 그녀의 블라우스의 단추가 하나 둘 그녀의 손에 의해서 풀려지고 있는 것도 모르고 있었고…. 키스가 끝난 것과 동시에 나는 꿈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그녀와 거리를 두면서 눈을 살며시 떴다. 내 앞에는 블라우스가 열려 거의 드러난 어깨로 브래지어의 정면 후크를 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키스 도중에 발기된 내 물건은 가뜩이나 꽉 끼게 입은 청바지를 사정없이 쳐 받들고 있었기에 나는 앉아 있는 것 조차 어려웠다. 그녀는 웃으면서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밑으로 내려다보니 열려진 브레지어와 블라우스를 다 벗지도 않은 채, 내 앞에서 바지 앞을 쓰다듬는 그녀의 풍만한 두 젖무덤이 낭실낭실 좌우로 흔들거리고…나는 옷을 다 벗은 것 보다 그렇게 걸치듯이 입고 있는 그녀의 나신이 더 매력적이고 섹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어깨는 조금 마른 듯 했고, 어깨 위의 자그마한 우두자국이 앙증맞기까지 했다. 나는 그녀의 손 신호에 의해 허리를 들고 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벗어 버렸다. 시원한 냉방이라고는 해도 하루종일 일을 하느라 땀냄새와 지린내에 절어있을 좇 인데도 아랑곳하질 않고 그녀는 심호흡을 하듯이 내 좇 위에 얼굴을 드리우고 냄새를 들이키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그 냄새가 페로몬 과도 같은 위로효과를 주는 것 같았다. 나는 생전 처음 여자로부터 받아보는 사까시에 몸이 움찔 거렸다. 그녀의 몸에 손을 대어 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을 뿐더러 그녀가 리드 하는 대로 나의 몸은 그녀의 악기가 되어 연주되어 지고 있었다. 그녀는 내가 처음이라는 말을 감안했는지 오랄을 길게 하지는 않았다. 내가 멍하니 좇을 세운 채로, 헉헉대고 있자, 내 앞에서 나머지 치마를 벗어 내렸다. 그녀는 재빠른 동작으로 팬티를 벗어 내리면서 말을 타듯이 내 좇 위에 둘러 앉았다. 그녀는 걸그적 거리는 것도 괜찮은지, 아니면 자신만의 연출인지는 몰라도 온 몸의 옷을 벗었는데도 맨 몸에 블라우스와 브래지어는 벗지를 않았다. 내 목을 껴 안으면서 나는 그녀의 옷과 딱딱해진 유두, 그리고 그 살결을 동시에 느끼면서 묘한 요염함을 느꼈다. 마치 말을 타고 달리는 여자가 블라우스 한 장만 걸친 나신으로 바람을 휘가르면서 질주하는 듯한 모습으로 그녀는 나의 좇 위에서 몸부림 쳤다. 내 등을 돌려 안은 그녀의 손톱은 시시각각 나의 살을 파고 들어왔고, 아무런 준비 없이 섹스를 맞은 나는 도저히 사정을 조절할 여유를 갖질 못했다. 나는 어어어 하는 비명과 함께 어이없게도 그녀가 광란하는 상황도 감당하질 못하고 사정하고 말았다. 그녀는 나의 사정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시들어가는 내 좇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광란적으로 씹을 내두르며, 자기만의 환희에 빠져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보지에서 내 좇은 혼이 난 아이마냥 삐져 나와 버렸고 그녀는 안돼, 싸면 안돼라는 절규도 모자란지, 나의 등을 마구 때리면서 울부짖었다. 어이가 없었다. 그녀는 가쁜 숨을 몰아 쉬면서 나의 몸에서 떨어져 나와 소파로 엎어졌다. 그리고는 훌쩍이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잘 못했나 하는 생각에 그녀를 위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는 그녀의 어깨를 쓰다듬었다. ‘미안해요. 나란 여자 원래 이래요. …섹스에 미친 년. 흑흑…내 자신이 저주스럽지만 이렇게 살 수밖에 없게 된 저를 그나마 용서ㅎ---…….’ 나는 용서가 안되고 있었다. 그녀는 나의 동정을 가져가면서도 나에 대한 배려는 조금만치도 없었기 때문 이었다. 씁쓸한 후회와 공허감…그녀와의 섹스는 형석이의 말만큼이나 즐겁다거나 유쾌한 놀이가 아니었다. ‘이제 많이 늦었어요.’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나의 채근에 밀려 옷을 주섬주섬 입었다. 그리고는 가방을 집어 들었다. ‘진우씨, 다음 번에 만날 때는 이렇지는 않을 거에요. 약속해요. 저 내일, 어때요? 내가 이리로 올께요.’ 나는 괜찮다고 했지만 그녀는 극구 내일 오겠다고 하고는 황급히 가게를 빠져 나갔다. 나는 바래다 줄 기분이 도저히 아니었기에 실내를 좀더 치우고 나중에 가겠다고 했다. 목에 걸린 생선가시를 삼키려고 아무리 맨밥을 삼켜도 넘어가지 않고서 깔딱깔딱 목구멍을 성가시게 하는 것처럼 그녀와의 섹스는 나에게 거친 크로키의 느낌처럼 찜찜한 여운을 남겼다. 나는 다음 날 그녀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질 않은 채, 가게에 다시 나갔다. 가게 문을 열고 나서 맨 먼저 하는 일은 입구 옆에 걸어놓는 메모판을 실내로 갖고 들어오는 것인데, 나는 그 메모판에서 오늘 오겠다던 그녀의 메모를 발견 하게 된다. ‘진우씨, 우선 어제의 일을 사과하고 싶어서 이렇게 몇자 적어 봅니다. 황당한 년이라고 욕하셔도 되고, 아님 미친년이라고 하셔도 할 말은 없네요. 이렇게 글만을 남기고 돌아가는 제 심정은 그저 진우씨 에게 용서를 빌고 싶은 생각에서 입니다. 저는 저 같은 여자를 순수한 마음으로 대해 주는 남자를 이제껏 한번도 본 적이 없었거든요. 이 남자도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내 몸뚱아리와 섹스만이 탐이나서 허락하는 거겠지 라는 제 선입견은 왠만 해서는 없어지질 않는군요. 그런데 진우씨는 달랐어요. 아주 많이. 제가 갖고 있는 남자에 대한 편협한 생각들을 많이 바꿀 수 있도록 도와 준 셈이에요. 그래도 아직까지 바뀌어지지 않는 저라는 여자를 저는 잘 압니다. 그래서 도저히 진우씨를 다시 볼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부디 저에 대한 나쁜 기억은 모두 잊으시고 착하고 예쁜 인연을 만나시길 빌께요. 멀리서나마… 즐거웠습니다. 그럼.. -윤희-‘ 일을 하는 하루종일 난 기분이 우울했다. 그녀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은 그녀 보다도 솔직히 내가 더 했으니까. 그녀가 출국 한다던 이틀까지 나의 우울은 극에 달하고 두통은 왠만큼 진통제를 먹어도 낫지를 않았다. 젊디 젊은 놈이 두통 때문에 병원에 가기는 더욱 싫었고…그렇게 그 여름은 지나가고 나는 2학기 등록을 하지 않고 병사휴학을 하고서 군에 지원 입대를 위해 신검날짜 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더 늦기 전에 군대에 갔다 오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 였다. 그러던 중, 학교를 나가지 않음으로 인해서 나와 형석이와는 뜸하게 가끔 만나는 관계로 되고 있던 중에 집으로 오랜만에 그가 찾아왔다. ‘야 이놈아! 꼭 이 형님이 이렇게 왕림해야 쓰겄냐?’ ‘왕림은 무쉰, 군바리 될 날만 기다리는 놈에게 뭐 볼게 있다고 왕림씩이나?’ ‘진우야, 놀라지 마라. 나 유학 가기로 했다. 그것도 미국으로.’ 나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니 왠 뜬금 없이 유학?’ ‘나 윤희씨랑 연락 많이 하고 지냈어, 사실은…’ ‘너, 그 여자랑 사귀니?’ ‘사귄다기 보다 미국에 가면 만날 여자니까 그렇지!’ ‘미국가면 만나다니? 같은 학교에 간다는 말이야?’ ‘그건 아니고, 그 근처에 있는 유일한 재즈학과 있는 학교를 그녀가 소개해 줬거든. 일단 랭귀지 코스는 윤희씨 학교에서 다니면서 토플 점수를 좋게 받으면 그걸 갖고서 그 학교에 입학원서를 내고 오디션을 받는다 이거지. 그 학교는 오디션에 통과하지 못하면 다닐 수가 없대나봐, 그것도 재즈로…’ 나는 군대에 대한 부담감이 없이 미래를 설계해 나가는 형석이가 부러웠다. ‘좋겠네. 미국 물도 먹고, 거기서 아주 않오는 거 아냐?’ ‘음, 그렇게 될지도 모르고….아하! 그건 농담이고, 와야지 왜 않와?’ 내가 신검을 받는 날, 형석이는 미국으로 출국했다. 가장 가까운 친구의 출국 날인데 나는 신검으로 인해서 도저히 갈 수가 없었다. 나는 신검을 통해서 새로운 사실과도 접하게 되었다. 내가 신체검사 불합격 통지를 받은 것이었다. 항상 뇌리를 떠나질 않던 두통이 그 원인 이었다. 나도 모르게 나는 시력과는 상관없는 선천성 불교정성 난시라는 판정을 받은 것이었다. 방위조차도 될 수 없는 결과였다. 나는 홀가분 하기는 했지만 군대도 가지 않은 신분으로 사회생활이 제대로 될까 하는 의구심마저 앞섰다. 군대 문제가 사라지고 형석이도 떠나자, 나는 더욱 더 외톨이 생활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학교 생활도 활기를 잃고, 취미였던 섹스폰도 점차 멀리하는 시기 즈음에 형석이가 미국으로 간 1년쯤 지났을 때인가, 미국에서 한 통의 편지가 날아 들었다. 그 안에는 비행기 표와 외국 스타일의 청첩장 그리고 복사해서 보낸 듯한 그 재즈학과의 입학허가서 그리고 형석이의 편지가 있었다. ‘왔노라, 보았노라, 합격했노라! 진우야, 형님이 드디어 토플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 그 학교에 당당 입학하게 되었다. 어떠냐? 기쁘지? 이 모든 영광을 그러니까 네가 아니고 말씀이야…..나는 특별히 윤희씨 에게 돌리고 싶다. 내가 합격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사람이 바로 윤희씨야. 내가 유학생활을 시작하면서 아예 윤희씨의 아파트에서 둥지를 틀었었어. 생각보다 정말 괜찮은 여자 더라구. 그래서 이제는 합격도 되고, 뭐 합격으로 인생이 종친 것은 아니지만, 윤희씨와 한번 인생을 살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서 말이야. 편지에 비행기 표는 받았으리라고 믿는다. 날짜에 맞추어 케네디 공항에 도착하렴. 한국에서 부모님도 오시고 하지만 초청할 친구는 너 하나밖에 없더라구. 없는 돈 쪼개서 윤희씨가 보내는 비행기 표니 공수표 때리지 말고 꼭 와. 형수 될 사람 얼굴도 봐야 허질 않겄냐! 껄껄껄…알았지? -친구 형석으로부터- P.S.색스폰 꼭 가져와. 우리 한번 옛날 처럼 놀아 봐야지?’ 형석이와 윤희씨의 급작스런 결혼. 나는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었다. 형석이가 그녀와 결혼 한다는 사실에 나는 한동안 말도 못하고 그의 편지를 물끄러미 읽고 또 읽고 몇 번을 읽었는지 모른다. 날짜의 촉박함 보다도 나는 여권을 만들 일과 미국방문비자를 받는 일이 시급했다. 억지춘향 으로 나는 부랴부랴 미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고… 생전 처음 타 보는 비행기에 나는 내내 기내에서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공항에는 윤희씨와 형석이가 나와있었다. 형석이는 그 긴 머리를 레게파마로 디디 꼬와서 잘 못 했더라면 못 알아 볼 뻔 했다. 윤희씨는 서울에서 볼 때보다 조금 살이 올라 아주 보기가 좋았다. ‘힘들지는 않으셨어요?’ ‘우선 축하 드려요.’ 나는 불쑥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형석이가 가로막으면서, ‘악수는 무슨 악수, 형수에게 큰 절 해야지 임마!’ 세 사람은 오랜만에 낄낄대며, 공항이 떠나가라고 웃었다. 아파트로 가는 도중에 차에서도 윤희씬 말이 없었다. 예전처럼 형석이 혼자서 계속 주절 대면서 미국 사는 얘기며, 결혼 준비에 대한 얘기들을 했다. 나는 뒷 좌석에서 가져온 색스폰 가방을 꼭 쥐고 있었다. 아파트에 도착하자, 이미 지난 주에 도착하신 형석이네 부모님께서 와 계셨다. 분주한 방안이 꼭 서울에 온 기분이었다. 독자인 아들을 외국에서 조촐하게 장가를 보낸다는 것과 나이 많은 며느리를 본다는 것에 조금은 섭섭하신 눈치 였지만 누가 보더라도 참한 윤희씨의 모습과 남편 될 사람을 위해 유학 생활 도중에 정성을 다해 지원 했었던 심성에 점수를 후하게 주신 듯 했다. 방이 비좁아 나는 아파트와 가까운 곳에 있는 Motel 6라고 하는 작은 모텔에 묵기로 했다. 이틀 후로 다가온 결혼식으로 해서 두 사람은 아주 바빴고, 나는 시차 적응이 어려워 도착한 날 아침부터 그 다음날 점심때까지 내리 잠을 퍼질러 잤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깨어보니 오후 4시였다. 배도 고팠지만 방안에 들어서는 두 사람이 들고 들어온 KFC의 튀김닭 냄새와 어디서 테이크아웃 해왔는지 냄새가 기가 막힌 중국요리 때문에 잠이 확 달아나는 것이었다. 나는 먹고 조금 쉬겠다고 해서 둘은 금방 돌아갔다. 내일은 두 사람의 결혼식이었다. 나는 축하와 축복을 두 사람 에게 퍼부어 주어야 할 입장이었는데 실제 내 마음은 그렇질 않았다. 저녁때 샤워를 끝냈을 즈음에,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지? 나는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윤희씨가 서있었다. ‘어쩐 일로… 형석이는?’ ‘형석씨는 친구들이 배쳘러 파티에 데리고 갔어요. 총각 마지막 날이라고 이 나라에서는 결혼 전날, 신랑 될 사람을 데리고 야한 곳에 가서 하룻밤 지내고 오는 것이 풍습이에요. 진우씨는 시차 적응이 힘든 것 같다고 제가 말렸구요. 어차피 결혼식 이후에 회포를 풀어도 될 것 같아서…’ ‘아, 내가 깜빡 했네. 어서 들어 오세요.’ 나는 내가 샤워하고 타올만 두른 차림이란 이면서도 문 밖에 그녀를 세워 놓았던 것을 잊고 있었다. ‘앉으세요. 준비는 다 되었죠?’ ‘외국에서의 결혼은 마음만 먹으면 무척 간단하게 치룰 수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한국 못지 않게 돈이 들어가기도 하지만 유학생 신분이라 조촐한 편이 더 나아요. 눈총도 않 받고…’ 두 사람은 너무 말이 없었다. 무슨 말부터 해야 될지, 나는 윤희씨 네의 식구가 결혼식에 오느냐고 물었다. 시내의 일급 호텔에 벌써 식구들은 와 있단다. 나는 속으로 정말 대단한 집안 들이네라는 생각을 했다. ‘그 날은 정말 미안 했어요. 본의 아니게 괴롭혀 드린 것 같아서…’ ‘아니에요. 저는 그때 윤희씨를, 아니 이제 뭐라고 불러야 될지 모르겠네. 아무튼 그때 저는 다시 한 번 뵐 줄 알았어요. 너무 두서없이 헤어지는 바람에 잘 가시라는 인사도 못했고…또 저 나름대로 못다한 말들도 있었고… ‘무슨 얘기 인데요?’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오시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뭐, 그,런 거… 나는 말을 얼버 무렸다. 이제는 별 소용도 없는 옛날 얘기로 무얼 어쩌겠다는 것인지 하는 생각 때문 이었다. ‘이제는 뭐 별 소용없게 되 버렸지만요. 그때는 말없이 떠나가신 것이 조금 섭섭했었어요. ‘ 나는 그 말과 함께 가방 속에 여권과 함께 들어 있던 내 다이어리를 꺼냈다. 그리고 다이어리 사이에 곱게 접혀져 있던 종이를 꺼냈다. 그녀가 남긴 메모지 였다. 나는 그것을 그녀 앞에 내밀었다. 그녀는 천천히 그 메모지를 다시 살피고 있었다. 그리고 눈물을 그렁그렁 하다가는 이내 방울방울 메모지로 눈물을 떨구었다. 메모지의 잉크가 번져가면서도 그녀의 눈물은 멈출 기미가 없었다. ‘제가 괜한 걸 보여 드렸나 봐요. 그냥 재미있어 하실 것 같아서 갖고 왔는데…’ 그녀는 아니라며, 그 메모지를 나에게 돌려 주었다. 나는 다시 곱게 접어서 다이어리에 끼워 넣었다. ‘이렇게 온 건 다름이 아니고, 저도 할 말이 남아있다는 생각 때문 이에요.’ 나는 탁자만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녀는 또다시 백에서 눈에 익은 모아 담배를 꺼냈다. 방은 이미 흡연실로 체크인을 했기 때문에 염려는 없었다. ‘앞으로 언제 다시 진우씨를 볼 수 있겠어요? 5년, 10년, 아니 20년? 형석씨는 한국에 나갈 생각이 없다고 해요. 저도 그렇고…내일이면 결혼식이고 다시는 이렇게 둘이 마주 앉을 수 있는 자리는 허락되지 않을 거고…그러니 오늘 만큼은 그때의 내가 아닌, 보통의 여자 윤희로 진우씨 에게 마지막으로 좋은 기억을 남기고 싶어서…’ 그녀는 힘든 말을 떼어내고 있었다. 간간히 멈추는 호흡과 떨림이 그녀의 괴로운 심정을 다분히 전해주고 있었다. ‘정말 못 보게 될까요? 저는 기다릴 수 있어요. 언제까지고…’ 나는 그때 일어서서 창 밖을 바라보며 얘기하고 있었다. 내 등 뒤로 그녀가 나를 껴안고 있었다. ‘진우씨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언지 알아요? 저는 제 과거를 모르는 것이 아니고, 잊어줄 남자가 정말 그리워요. 형석씨는 모르고 있지만 진우씨는 아시잖아요?’ 그녀는 내 등에 얼굴을 부비면서 방금 샤워를 마치고 나온 내 등의 감촉을 뺨으로 느끼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돌아섰다. 그녀는 나를 올려다 보는 것 같더니만 이내 일어서서 천천히 서두름이 없는 손길로 옷을 벗어나갔다. 나는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창문의 커튼을 닫았고…그녀는 처음 섹스를 하는 여자처럼 젖과 보지를 손으로 가린 채, 내 앞에 섰다. 나는 가리고 있는 그녀의 두 팔을 좌우로 걷어냈다. 그녀의 나신은 나에게 아마죤의 원시림 같은 탐험의 존재, 그 자체였었다. 자다가 깰 때 마다 살갗에 진짜로 남아있는 것 같은 그녀의 팔랑거림 들이 모두 확실히 느껴져서 피가 뻗치도록 살을 긁어댄 적이 여러 밤이었다. 나는 그녀의 몸을 살풋이 껴 앉았다. 속으로는 절친한 친구의 신부될 사람에게 해서는 안되는 짓을 내가 하고 있다는 죄책감도 있었지만 두 사람 사이에의 묵시적인 이해는 서로의 몸을 통한 마무리만을 인정하는 분위기 였다. ‘후회 않해요?’ 나는 그녀의 시선을 맞추지 않은 채, 속삭였다. ‘저는 오래 전부터 진우씨가 나를 여자로 대해주면서 안아 주기만을 바라고 있었던 가봐요. 오늘 오지 않으려고 그렇게 참았는데 결국 할 수 없었어요. 내일이 결혼이지만 진우씨 에게 이렇게라도 내 몸을 주지 않고는 난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녀의 말은 나에게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뇌리에 와서 박히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의 이 느낌과 그녀의 온기, 호흡, 향기 등을 모두 머릿 속에 담고 돌아가리라고… ‘윤희!…’ 나는 처음으로 그녀의 이름을 토씨 없이 불러보았다. 그리고 바들바들 떨고 있는 깃털 같은 그녀를 번쩍 안아서 침대로 데리고 갔다. 그녀는 내가 자느라 흐트러진 침대 위에 누워 나를 올려다 보면서 웃고 있다. 나는 그녀의 옆에 누웠다. ‘진우씨, 우리,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이렇게는 아니라도 반드시 만나게 되겠죠.’ 나는 자신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정말 자신이 없었다. 아마도 젊은 날의 우리 세 사람의 얽혔던 실타래 들은 다시 만나지 않음으로 인해 조용히 세월의 앙금 속으로 사라지게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때처럼 그녀의 입술을 찾았다. 그녀의 입가에서 환한 아카시아 향내가 났다. 다시는 가질 수 없을 것 같은 그녀의 입술을 나는 눈을 감고 손 끝으로 더듬어 나갔다. 그녀는 이미 발기한 내 좇을 말아 쥐고는 천천히 주무르고 있었고…나는 그녀의 모든 것을 기억해야 되는 의무감을 가진 것처럼 그녀의 온몸에 키스로 도장을 찍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짙은 눈썹, 반듯한 이마, 부드러운 뺨, 입술, 고운 턱선, 목, 어깨, 팔, 손끝….나는 어느 하나 빼놓지 않고 기억하려고 눈을 바로 뜨고 그 모든 하나 하나들을 소중하게 머릿 속에 담아 나갔다. 그녀의 젖과 겨드랑이을 지날 때에 그녀는 나를 내려다 보면서 간지러운 웃음을 흘렸다. 그녀의 알맞은 아랫배와 둔덕에 다다라서는 이미 바르르 떨리다 못해 골반이 조금씩 들썩이기까지 했다. 나는 그녀를 천천히 돌려 뉘였다. 내 아래에는 베개에 머리를 묻고 엎드려 있는 사슴 한 마리가 있었다. 나는 그녀의 등을 사정없이 핥았다. 마치 살을 녹혀 먹을 것처럼, 그녀의 둔부는 나의 핥아 내려감에 보조를 맞추어 천천히 들려지고, 나는 열려지는 자동문처럼 그녀의 두 다리를 조금 벌렸다. 그녀는 어느새 엎드린 자세로 히프를 들고 있다. 나는 그녀에게 수치심을 주지않으려고 항문을 일부러 피하면서 그녀의 씹을 빨았다. 그녀의 아래 턱이 덜덜 떨리고 있음이 아래에서도 확연히 느껴 온다. 나는 또다시 천천히 그녀를 바로 뉘였다. ‘진우씨, 난 오늘 진우씨 에게 내 처음이자, 마지막 첫날밤을 선물하고 싶었어.’ 그것은 그녀와 나와의 첫날밤이자, 마지막 밤이었다. 내일이면 그녀는 형석이와 옛 일들을 뒤로 한 채, 살아나갈 것이고, 나도 세월 속에 그녀를 조용히 떠나 보낼 것이기 때문에… ‘윤희야. 언제까지고 기다릴게. 내가 보고 싶을 때면 언제든지 와. 우리가 만났던 그 카페로…’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어차피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을 아는 것처럼….윤희의 대답도 듣기 전에 나는 그녀의 보지에 내 좇을 심어 넣었다. 그녀는 마치 첫날밤, 처음 신랑에게 침범 당하는 보지처럼 비명에 가까운 탄성을 쏟았다. 나는 다시는 못 만질 것 같은 그녀의 유방을 손아귀에서 놓지 못하고 주무르고, 내 좇은 그녀의 둔덕을 까부셔 내릴 것처럼 격렬한 탄력으로 허리를 내려치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머리 옆으로 고개를 파묻은 채, 자세의 전환도 없이 그녀의 씹에 온 힘을 다하여 좇을 박아대기만 했다. 그녀는 그런 나의 심정을 이해하는지 입술을 물고서 온갖 신음들을 참아내고 있었다. 오늘 만큼은 섹스에 미친 여자가 아니라 사랑하는 이에게 바쳐지는 희생양처럼. 나의 후둘 거림을 알아차렸는지 그녀는 나의 머리를 감싸 안기까지 한다. 나는 어느 순간 엔가 그녀의 온몸이 나의 좇을 향해 달겨 드는 듯이 휘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귓볼과 앞가슴은 온통 붉은 꽃들이 피어나고, 그녀의 눈은 거의 흰자위만을 남기고 초점을 상실했으며, 나의 좇은 자제력을 잃어버린 자동차 엔진처럼 쉴 새 없이 그녀의 보지에 마지막으로 잔혹한 스퍼트를 계속했다. 두 사람은 동시에 막혔던 호흡이 뚫리는 것처럼 긴 한숨을 토해내면서 맥을 놓았다. 정신을 차리기 무섭게 나는 그녀의 보지에 아무런 보호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사정 한 것을 깨닫고 벌떡 일어났다. 그러자, 그녀는 지그시 웃으면서 내 팔을 잡아 끌어 다시 눕게 했다. ‘진우씨랑, 형석씨랑 혈액형이 같잖아요? 걱정마요.’ 그녀는 정신을 차린 것과 동시에 옷을 챙겨 입었다. 집에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아주 정중한 인사를 나에게 했다. 나도 그녀를 향해 정중한 답례를 하고… ‘진우씨, 그 동안 고마웠어요. 영원히 잊을 수 없겠지만 잊도록 노력해 볼께요.’ 결혼식 때의 그녀는 너무나 아름다워서 하객들은 모두 신부가 아깝다는 말만을 되풀이 했다. 나는 신랑측 친구 이었지만 그 탄식들이 결코 섭섭하게 들리지 않았다. 예식이 끝나고 사람들이 피로연의 장소로 이동하고 나도 형석이의 부탁대로 색스폰을 챙겨서 그 뒤를 따랐다. 피로연 장소에는 신랑, 신부가 턱시도와 칵테일 드레스 차림으로 하객들에게 샴페인을 따라주고 있었다. 서양식 순서에 따라 플로어에 맨 먼저 신랑과 신부가 춤을 추기 위해 들어섰다. 실내에는 그 유명한 All the way가 울려 퍼지고 신랑과 신부는 우아한 동작으로 블루스를 추기 시작했고, 피로연의 분위기는 무르익어 갔지만 나는 좀처럼 그 속에 껴묻혀 지질 않았다. 이어서 형석이가 마이크를 잡고서 나의 이름을 호명하면서 신랑 신부를 위한 축하곡을 연주해 달라고 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천천히, 준비한 색스폰을 목에 걸고 플로어로 나갔다. 나이트 클럽 같은 조명으로 바뀌고 실내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해 졌다. 나는 천천히 코드를 잡으면서 준비한 곡을 연주했다. 밝은 조명을 받으면서 단상 위에 앉아 있는 그녀가 보였지만 내가 연주하는 동안 그녀는 내내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로버타 플랙의 Closer I get to you가 장내에 은은한 재즈의 향기로 울려 퍼지면서 곳곳에서 뷰티풀 이라는 찬사가 터져 나왔다. 나는 그 폭우가 쏟아지던 올댓재즈 에서의 그 밤이 떠 올랐다. 곡이 끝나고 사람들의 박수소리가 쏟아져 나올 때 그녀는 화장실로 자리를 비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화장이 눈물 때문에 지워진 것 같았다. 그렇게 피로연이 끝나고 나는 얼마 있질 않아서 서울로 돌아 왔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흘렀을까? 두 사람에 대한 소식은 졸업을 하고 보스톤 으로 이주했다는 소식 이후로는 들을 수가 없었고... 나는 졸업을 하고 대기업의 입사시험에 붙어 놓고도 회사를 나가지 않았다. 부모님께 간곡히 부탁해서 결혼자금으로 마련해 놓으신 돈을 미리 융통해서 쓰자고 했다. 그래서 마련한 것이 바로 지금의 내 가게다. 비록 별 볼일 없는 라이브 재즈카페의 주인이지만 나의 가슴속에는 빛 바랜 채, 홀의 구섞에 숨죽이고 덩그러니 놓여있는 내 색스폰 만큼이나 많은 사연을 담고 있는 이 장소를 그대로 내버려 둘 순 없었다. 선배로부터 가게를 헐값에 인수해서 그 당시에는 보기 드문 라이브 재즈카페로 재단장하고 ‘재즈속으로’ 라는 이름으로 오픈을 했다. 다시는 만날 기약이 없고, 서울로 돌아 오지도 않을 그녀 였지만 나는 항상 가게 문을 열 때면 젊은 시절, 그 무더웠던 여름날을 아련하게 수 놓았던 세 사람의 추억 속에 잠겨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꽂혀져 있는 메모지를 하나하나 살펴 본다. 혹시라도 그녀의 메모지가 있을 수도 있기에…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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