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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램프의 요정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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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782 회 작성일 24-05-14 16:0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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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프의 요정 3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배달 왔어요.”

 

“예, 3층 교무실로 오시면 돼요.”

 

2학년 교무실의 다른 선생님들과 점심으로 주문한 중국 음식이 도착한 모양이다. 나는 교무실 문 앞에서 배달부를 맞이했다. 그는 안으로 들어와서 교무실 안쪽의 회의용 책상에 철가방 안에 들어있던 포장된 음식들을 차례로 내려놓기 시작했다. 다 내려놓은 것을 확인하고 나는 좀 전에 다른 선생님들이 내게 모아준 돈을 꺼내며 다시 음식값을 확인했다.

 

 

“얼마죠?”

 

“예, 다 해서 37,000원입니다.”

 

“네? 44,000원이 아니라요?”

 

“삼선짜장면 2개, 볶음밥 하나, 굴짬뽕 2개 합해서 37,000원입니다.”

 

“어? 하나가 빠졌는데요? 간짜장 하나요.”

 

“어, 그래요?? 주문이 빠졌나 보네..... 이를 어쩌죠? 거 제 다시 가서 확인하고 다시 올게요.”

 

“아니에요. 그냥 주세요. 괜찮아요.”

 

 그때 생물 선생이 끼어든다.

 

“오 선생, 무슨 일이여?”

 

“아무래도 제가 주문한 것이 빠진 것 같네요. 하하.”

 

“에고, 그럼 어떡해?”

 

“그냥, 매점 내려가서 먹겠습니다. 괜찮아요. 아저씨, 그냥 먹을게요.”

 

배달부가 답한다.

 

“예, 알겠습니다. 이거 죄송합니다. 다음 번에 서비스 드릴게요.”

 

7,000원을 빼고 배달부를 돌려보낸다.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에게 괜찮다고 두어 번 더 말하고 교무실을 나왔다. 배고픔이 사라지고 공허함이 찾아왔다. 간짜장 하나의 부재로 순식간에 단절을 겪게 되고 스스로 떨어져 나오게 되니 격리된 것 같은 공허함과 외로움이 섞여서 혈관을 타고 올라왔다.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더 그런 것일까? 당장에 무엇을 먹을 생각이 사라져서 바람이나 쐬고 오기로 했다. 주머니를 뒤져 홀스 사탕을 하나 꺼내어 입 안에 넣고 복도를 지나 A 건물과 B 건물을 이어주는 구름다리 입구를 지나 건물 밖을 나온다. 몇몇 학생들이 인사를 하며 지나치고 나 역시 인사를 받으며 구름다리 난간에 팔을 걸치고 숨을 들이켠다.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안녕하세요.”

 

“오, 안녕하세요. 밥 먹었어요?”

 

 아침에 부딪혔던 서아란이었다. 그녀가 밝게 말했다.

 

“그럼요! 아까 먹었죠. 특별 활동실에 있다가 이제 들어가려고요.”

 

“오, C.A가 뭐에요?”

 

그녀는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저 오토바이 연구회에 있어요.”

 

“오 그래요? 정말 오토바이 좋아하나 보네요?”

 

“네 맞아요.”

 

“뭐 타요?”

 

“아직 오토바이는 없고요, 원동기 면허만 땄어요.”

 

“아아 그렇구나. 그럼 나중에 기회 되면 이런저런 얘기 하면 재미있겠네요.”

 

“그러게요. 헤헤. 그럼 저 수업 때문에 먼저 가볼게요.”

 

“알겠어요. 이따 수업 때 봐요.”

 

“예, 수업 때 뵙겠습니다!”

 

그녀는 긴 생머리를 살랑거리며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녀가 지나간 자리에 향긋한 냄새가 옅게 흘러갔다. 알고 있는 냄새였다. 영국의 비누, 입욕제 회사에서 만드는 제품의 냄새. 노간주나무 열매와 제비꽃, 블루베리 그리고 사향 냄새와 몇 가지 더 설명하기 힘든 향들이 섞인 기분 좋은 냄새. 내가 아는 학생 중에서 이 제품을 쓰는 학생은 처음이었다.

 

처음 맡아보는 향이었다. 그녀의 항문에 삽입할 때마다 살랑거리는 긴 생머리와 온몸의 피부에서 나는 처음 맡아보는 냄새는 몽환적으로 다가왔다. 내가 물었다.

 

“신제품이야?”

 

“흐아앙......흐엉......뭐가요? 아흥......”

 

“흐읍......샴푸랑 바디 워시.”

 

“응, 새로 나왔어요. 하응......돌리면서 박아줘.”

 

그녀가 굵게 신음하며 내게 주문했다. 나는 천천히 골반을 돌리며 그녀의 항문에 연속된 삽입 운동을 이어나갔다. 앞부분만을 걸친 채 얕은 삽입을 하며 돌려주다가 감질날 때쯤 깊고 길게 뿌리 끝까지 삽입했다. 그녀의 낮고 굵은 신음을 귓바퀴로 잡은 순간 다시 거의 귀두 끝까지 빼면 그녀는 자지러졌다.

 

얇은 콘돔을 통과해서 전해오는 괄약근의 조임과 직장 안쪽의 따뜻함 그리고 그녀가 만들어내는 다른 종류의 신음은 내 머릿속에서 다른 종류의 쾌감으로 퍼져나가 온몸으로 번지고 있었다. 삽입한 상태에서 그녀의 직장과 질을 분리하는 격벽 너머로 그녀의 질 속에 깊이 박은 전동 딜도의 꿈틀거림이 느껴졌다.

 

그녀는 상당히 많은 종류의 섹스를 즐겼고 또 내게 가르쳐주었다. 섹스와 쾌감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몸을 던졌고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용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다. 그렇게 온몸이 열려있는 그녀를 뒤에서 삽입하며 지켜보는 것은 대단히 관능적이고 원초적인 시간이었다. 그 기운에 나 역시 항상 도취되어서 몸과 마음을 내던지게 된다. 그렇게 잡념을 비우며 오로지 그녀만을 가슴속에 담은 채 그녀의 항문 속을 비비고 눌러주고 있을 때 그녀가 또 말했다.

 

“선생님, 나 또 보이려고 해요. 흐앙. 눈앞이 또 하얘져요. 날아갈 것 같아요. 하으윽...... 흐허어어엉......”

 

 그녀는 또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하는 것 같다. 엉덩이 위에 아로새긴 날개 한 쌍이 점점 더 빨리 움직인다.

 

“빨리요. 빨리. 흐아앙. 더 빨리 박아줘. 빨리! 나랑 같이 가. 응?”

 

그녀의 요구에 속도를 더 높인다. 빠르게 출렁거리고 흔들리는 엉덩이 위로 앙증맞은 한 쌍의 날개가 펄럭거린다. 더. 더. 나와 그녀가 가와사키의 오토바이가 된 양 폭발하듯 삽입을 계속하였다. 그리고 곧 그녀가 울부짖기 시작한다.

 

“나 가요. 나 가! 좋아! 으어어억!”

 

 울부짖으며 또 흐느끼며 그녀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커다란 엔진의 폭발 후 멀리 날아가 버린 로켓처럼. 이미 그녀의 항문에서 내 자지는 밀려 나와 있다. 질 속 깊이 박혀 있던 전동 딜도도 저 뒤로 튕겨 나가서 꿈틀거리며 회전하고 있고 그녀 역시 극도의 쾌감에 몸을 꿈틀거리며 몸을 뒤집고 있다. 나는 그녀의 한쪽 가슴을 베어 물고 속 안에서 부드럽게 혀를 굴리며 차분히 한 손으로 그녀의 보지 전체를 덮어주었다. 한참을 쾌감 속에 떨던 그녀가 잦아들더니 숨을 고르며 내게 매달려 꼭 안겨 온다. 나 역시 그녀를 보듬어 안아준다. 그녀가 살짝 숨을 헐떡거리며 내게 말한다.

 

“나랑 같이 못 갔죠?”

 

“괜찮아. 내가 좀 느려.”

 

“치. 같이 가면 좋은데.......”

 

“너 또 갈 거잖아. 그때 같이 가면 되지. 뭐.”

 

“알았어요.”

 

그녀를 안고 공기가 진정되니 다시 그녀 피부의 사이사이 틈새에서 스미어 올라오는 몽환적인 냄새는 다시 내 코를 지나 뇌를 직접 만지기 시작했다. 분명 처음 맡는 냄새지만 모르는 냄새가 아닌 것 같았다. 항상 쓰는 그 회사 제품.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내가 다시 물었다.

 

“새로 나온 거야?”

 

“맞아요. 샴푸는 정글이고 샤워 크림은 디스코디스코에요.”

 

“학생 때부터 항상 얘네 제품 쓰더라.”

 

“언제 알았어요?”

 

“음... 한 2년 전? 자기가 고2였을 때?”

 

“그때부터 나한테 빠졌구나?”

 

“그랬나?”

 

그녀는 때리는 시늉을 했고 나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녀가 말했다.

 

“다 알아요. 옛날에 우리 반 수업 들어 올 때마다 계속 나 의식한 거요.”

 

“정말?”

 

“그럼요. 내가 얼마나 눈치가 빠른데.”

 

나는 멋쩍게 웃었다. 그리고선 그녀의 눈꺼풀에 입을 맞추고 코, 뺨, 입술을 지나 턱과 목, 어깨, 쇄골 그리고 가슴까지 내려왔다. 그녀는 눈을 감은 채 얕은 신음을 흘렸다. 이미 다시 딱딱해져 있는 그녀의 유두를 혀로 몇 번 핥은 뒤 입 속에 넣고 빨면서 혀로 안에서 핥았다.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좀 더 커졌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 손을 뻗어 반쯤 일어선 내 자지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훑으며 완전히 일어서게끔 하였다. 나 역시 그녀의 보지 전체를 손으로 덮은 뒤 조용한 파동을 전달하며 꿈틀거렸다. 그녀는 지지 않으려는 듯 손놀림에 기교를 가했고 내 자지는 완전히 일어섰다.

 

“23번.”

 

“네.”

 

그녀가 일어선다. 사실 그녀가 23번인 줄은 몰랐다. 평소에 하듯 오늘이 23일이니 23번을 지명해서 교과서의 영어 지문을 해석해보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그녀가 일어섰다. 그녀의 눈을 보았다가 1, 2초 뒤늦게 지시를 내렸다.

 

“그 다음 문단 읽고 독해하세요.”

 

그녀가 또박또박 교과서에 있는 지문을 읽기 시작한다. 나는 교과서를 같이 보는척하면서 그녀를 훔쳐본다. 오후 세시의 태양은 적당히 기울어진 빛으로 교실 창문을 통해 그녀를 비추었고 그에 의해 생긴 음영은 그녀의 얼굴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더 자세히 보니 이상하게도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 아련함. 그래서 자꾸 훔쳐보게 되는 것일까. 그녀가 낭독과 독해를 마치는 순간 눈이 마주쳤다. 분명 당황한 내 표정을 숨기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재빨리 그녀의 독해가 끝남과 동시에 잘했다고 말하고 나서 교실의 시계를 힐끗 보았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시치미를 뚝 떼면서. 다행스럽게도 수업을 마칠 시간이다. 자연스럽게 이번 시간에 강의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요약정리하고 수업을 마치고 교실을 나왔다.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이 느껴졌다. 심장이 빨리 뛰는 만큼 서둘러 외국어 교사실로 돌아갔다. 내 자리에 앉아서야 진정이 되는 것 같았다. 끌림과 그리움이 혼재된 그 강렬한 느낌은 너무나 깊이 대뇌피질에 각인이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학생들이 하교하고 난 뒤 나 역시 퇴근 준비를 하였다. 담임이 아닌 나는 잡무가 많은 편도 아니었고 오늘은 정말 처리해야 하는 일이 없는 날이었다.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근처 마트에 들려서 장을 보고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정류장에서 다시 아침에 탔던 버스를 타고 돌아간다. 나를 알아보는 학생 몇 명이 인사를 했지만, 그녀는 없었다.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나는 집 가기 한 정류장 전에서 내려서 대형 할인마트로 향했다. 눈이 부신 조명의 마트는 정말 대량의 상품들을 전시해놓고 있었다. 나는 찬거리 몇 개와 국거리, 주전부리 감, 맥주 일주일 치를 카트에 담아 계산대로 갔다. 카트에서 물건을 계산대의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으면서 누군가 계속 나를 쳐다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뒤통수에 느껴지는 무게감. 난 물건을 다 올려놓으면서 주위를 살폈다. 내 뒤에는 아무도 없었고 나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계산원밖에 없었기에 그 계산원에게 물었다.

 

“저, 혹시...”

 

“네?”

 

“아, 아닙니다.”

 

무슨 말이냐는 표정을 지으며 물건들의 바코드 찍기를 계속했다. 난 다시 주위를 둘러봤지만, 어디에도 나를 향한 눈빛은 없었다.

 

“72,380원입니다.”

 

“아, 네.”

 

“적립카드 있으세요?”

 

“네. 번호 부를게요.”

 

“봉투 드려요?”

 

“네.”

 

“종량제 봉투랑 종이봉투 있어요.”

 

“종량제로 주세요.”

 

“네.”

 

나는 신용카드로 돈을 지불하고 마일리지를 적립한 다음 물건들을 봉지에 담았다. 봉지에 담은 물건들을 다시 카트에 넣고 카트를 밀며 계산대를 빠져나왔다.

 

“진석아.”

 

 홱. 내 머리는 반사적으로 돌아갔다. 계산원은 다른 손님의 물건을 계산하고 있었으며 그 손님도 계산하느라 자기 물건에만 신경 쓰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봐도 그 누구도 나를 부른 흔적을 지니고 있는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난 분명히 들었다. 내 이름을 부른 목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들을 수밖에 없다. 그 목소리는 내 가슴속에 깊이 박혀있는 목소리. 그것을 착각할 리 없다. 다시 한 번 주위를 둘러봤지만 끝내 내 시야에는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분명 그럴 리가 없는데. 그럴 리가 없는데. 하지만 시야에 들어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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