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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증을 가진 한 방화범의 사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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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461 회 작성일 24-05-11 06:3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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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증을 가진 한 방화범의 사연 4   

 

아들을 떠나 보낸 후, 그의 관음증은 더욱 심해졌다. 심지어 옆 집과의 벽 사이에 조그만 구멍을 뚫어 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녹화된 그들의 섹스장면을 보면서 자위를 했다.

 

 

유영진의 뇌리안에서 세 명이 섹스를 나누는 그림이 자주 등장했다. 그의 행동은 점점 더 대담해졌다. 남들이 섹스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담을 넘기도 하고 몰래 침입하여 관전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가정에서는 그가 침입하는 시간대에 섹스를 할 확률이 낮다는 걸 깨달았고, 확률이 큰 모텔에 침입하기 시작했다. 모텔은 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침입하거나 주차장 계단으로 올라가서 침입해도 될 정도로 객실 복도까지 가기엔 매우 용이했다.

 

모텔에 들어오면 복도 끝에 대기하고 있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 온 커플의 인기척이 나면, 숨을 죽이고 그 방 앞에 가서 귀를 기울였다. 비록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문 앞에 귀를 기울이고 엿듣는 재미 또한 솔솔했다고 한다. 그렇게 매일 밤 모텔로 출근하다시피한 유영진.

 

모텔 손님들은 남녀가 들어오는 쌍이 대부분이었고 들어오면 미친듯이 섹스부터 나누는 커플, 아니면 샤워후에 시간차를 두고 섹스를 나누는 커플. 남녀모두 소리가 요란한 커플, 그렇지 않고 비교적 얌전하게 섹스를 나누는 커플. 이상한 위잉위잉 진동 소리가 나는 커플, 여자가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지르는 커플. 모텔 침대에 쿵쿵 머리를 찧는 듯한 소리가 나는 커플. 찰싹찰싹 때리는 듯 하는 떡방아 찧는 소리가 나는 커플 등....

 

그는 커플마다 섹스스타일이 다양했다고 하면서 문 밖으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하며 자위를 했다.

 

그러나 매일 듣기만 하는 것도 지겨워지고, 자위하던 중 누군가의 인기척에 바지춤을 급하게 올려 복도계단으로 숨는 것도 실증이 날 때쯤 그에게 빛의 광명 통로만큼 반가운 통로가 하나 보였다.

 

비상구 계단에 위치한 314호. 그 옆에는 린넨룸이 있었다. 교포 아줌마들이 린넨실을 나와 청소하는 오전 무렵, 린넨룸으로 들어와 314호의 작은 베란다쪽으로 통하는 문을 발견했다. 314호는 린넨룸 옆에 자리한 룸이라 그 모텔에서 유일하게 베란다가 있는 방이었다.

 

그는 마침, 아줌마들이 청소하러 나간 시간을 틈타 가뿐하게 314호 베란다로 진입했다. 여름이라 청소후 환기를 위하여 창문까지 살짝 열어둔 상태다.

 

이제 직접 관전도 할 수 있겠구나...하는 마음에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낮에 대실을 하는 손님들도 꽤 있는 모텔이었고, 아침에도 손님이 그럭저럭 오는, 장사가 잘 되는 곳이었기에 그는 어서 커플들이 314호로 입실하기만을 기다렸다.

 

‘조금만 기다리면 대실 손님이 올 시간이다.’

 

그는 흥분감에 도취되어 떨리는 가슴을 억지로 진정시키며 담배를 한 대 피웠다. 말도 못할 정도의 행복감과 기대감이 온 심장을 휩쓸고 지나갔다.

 

드디어... 또각또각 구두소리와 함께 들어온 남녀. 그러나 방이 마음에 안 드는지 여자가 프론트로 전화를 하더니 방을 바꿔달라고 했다. 유영진은 매우 실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한 두 시간 잠복해 있던 것이 마치 하루처럼 길게 느껴졌다.

 

그는 검은 비닐에서 플라스틱 소주잔과 소주, 새우깡을 꺼냈다. 세 잔을 연거푸 들이킨 후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고 담배를 피웠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잠깐 앉아서 졸던 유영진의 귓가에 또 한 번 314호로 다가오는 인기척이 들렸다.

 

그는 술이 확 깸과 동시에 묘한 긴장감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창문을 통해 막 룸으로 들어온 남녀의 실루엣이 보였다. 40대 중 후반의 커플로 보였고, 대화끝에 혀가 꼬인 듯해 반주로 낮술을 좀 걸친 듯 했다.

 

남자는 모텔방에 들어오자마자 씻으러 간다고 하면서 샤워실로 들어갔고 여자는 남자가 샤워를 하고 있는 동안 에어컨을 틀고 TV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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