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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OFF LINE - 4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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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98 회 작성일 24-05-07 02:3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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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 LINE - 4 (마지막)   

 

내 턱을 잡고 지그시 감은 눈과 내밀어지다 끝내 포개어지는 그녀의 입술이 나비의 날갯짓처럼 자유롭고 부드럽게 내 마음에 내려앉았다.

 

 

“대답은 여기까지.”

 

본인의 행동임에도 얼떨떨한 표정의 그녀와, 물이든 양동이를 뒤집은 듯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비가 쏟아졌다.

 

비구름에 더욱 어두운 밤거리, 커다랗고 하얀 빛을 뿜은 편의점 앞에서 그녀와 나 그리고 작은 물방울을 머금는 푸른 장미 한 송이가 가족처럼 서있었다.

 

“편의점 우산 정말 필요 없어?”

 

“너무 비싸.”

 

“그래도.......”

 

“밥도 얻어먹었는데 한 번 쓰고 잃어 버릴 지도 모르는 우산까지 어떻게. 그리고 나 비 맞으면 한층 더 예뻐.”

 

“푸흐흡, 그런 것 같네.”

 

그녀의 농담 때문인지, 욕조에 몸을 담근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우산을 쓰기엔 너무 늦어 버린 너와 내 꼴이 우스워서인지, 아니면 빗방울이 흐르는 작고 선명한 손이 놓아지지 않는 게 행복해서 인지 웃음이 터져 나왔다.

 

흠뻑 젖은 그녀를 택시에 태우고 손을 흔들었다.

 

장마가 계속되고. 괴로운 미세먼지도, 구름 한 점도 없는 눈부시게 멋진 날. 신호처럼 그녀를 다시 만나기로 했다. 비처럼 마르지 않는 의지로 그녀와 뭘 해야 할까 고민하는 막연함도 내겐, 설렘이었다.

 

그녀의 여유가 내게 허락될 때마다 전화를 걸었다. 장마가 멈추는 날만 고대하며.

“향아.”

 

“응?”

 

나는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향아.”

 

“아 왜!”

 

“듣기 좋다.”

 

“뭐가.”

 

“빗소리랑 내 입에서 나오는 네 이름.”

 

“싱겁긴,”

 

“마음은 정리됐어?”

 

“응. 걔 친구들 만났는데. 나를 친구라고 소개하더라. 그래서 정이 뚝 떨어져 버렸어.”

 

“으응~........”

 

그녀에게 그에 대한 기대라도 남겨진 것이 싫다. 투정하고 조바심을 내고 싶지만 내 욕심이 그녀에게 짐을 더 지어주는 것이 옳지 않다고 믿었다.

 

“그럼 잘 자고. 날 좋은 날에.”

 

“날 좋은 날에.”

 

인내 후에 날이 찾아왔다. 마침 주말, 오전에 내리는 이슬비 후에 맑은 날이 도래했다.

 

난 준비를 서두르고 어느 때보다 자신 있는 발걸음으로 꽃다발과 함께 빗속을 걸었다. 이 비가 그치면 하늘처럼 환한 그녀의 이례적인 미소를 감상할 수 있기에.

 

나는 그녀의 집 앞에 서서 전화를 걸었다. 잠이 많은 그녀의 휴대폰은 꺼져있었다. 정오가 되어도 그치지 않는 비와 닿지 않는 네가 불안해서 다시 전화를 걸었다. 꺼져 있었다. 일어나는 걱정으로 빗속에서 그녀의 집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오후 3시가 되어서나 그친 비에 바지와 어깨가 너무 젖어 소용없던 우산을 접고 그녀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긴 신호가 갔으나 받지 않았다.

 

엄습했다 불안함이. 뒤덮었고, 몰려오며, 고조되다, 계속되었다.

 

눈에 그녀의 집 하나를 담던 눈에 다른 것이 들어왔다. 오피스텔의 유리문을 열고 갈색 펌 머리의 작은 키의 남자가 건물 밖으로 손을 내밀며 비가 멈춘 것을 확인했다. 그 후 편한 차림의 그녀가 그를 뒤따라 나왔다. 라이스는 귀찮다는 표정과 달리 행복한 시간인지 꽤 먼 거리를 배웅하는 듯했다.

 

나는 웃는 표정과 달리 끔찍한 시간을 눈물과 함께 흘려보내며 그녀를 기다렸다. 그녀는 1시간 후 돌아와 건물의 현관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갔다. 나는 그 유리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렸다.

 

“어?.......”

 

그녀는 대책 없는 표정으로 얼어있었다. 그녀는 두려움이 서린 고민 끝에 문 밖으로 나왔다.

 

“어떻게 왔어. 연락도 없이.......”

 

“날 좋은 날에.”

 

나는 한 마디와 그녀의 품에 파란 장미 꽃다발을 밀어 넣었다.

 

그대로 돌아서 낯선 시장과 골목을 되돌아왔다. 어디론가 숨고 싶을 만큼 무섭고, 도망치고 싶을 만큼 서러운, 처음 걷는 거리였다. 공허함을 견디려 모든 것을 끌어안는 것을 욕심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 마음을 주던 몸을 주던, 우린 그저 또 빵 부스러기만을 내려다보아야 하나보다. 너와 내겐 풍성한 파란 장미처럼, 먹음직스러운 크기의 버터 향의 빵 같은 사랑은 허락되지 않는가 보다.

 

그래도 악착같이 주워 먹을 것이다. 그저 향이라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이따금씩 꺼내 볼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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