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의 행방 -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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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의 행방 - 1화
2007년 12월 18일 18:00
장소 :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부근 커피숍
그분 (김영철-가명)이 본사에서 회의가 있어 잠시 서울에 왔다가 내려가는길에
잠시 만나자고 요청을 해서 그분을 만났다.
그분을 만나게 된건 혹시 무슨일이 일어 날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비를하고
하도 의심이 많은 세상인지라 서로에게 미심쩍은 부분이 없어야 하기에
그분이 먼저 제안을 한 만남이었다.
현장기사의 평소생각했던 모습과는 다른 아주 핸섬하고 지적인 분위기가 넘치는
아름다운 청년이었다.
말하는 내내 표정에 나타난 그의 호기심과 집요함을 읽을 수 있었지만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한 아내에 대한 의구심들을 들을 수 있었다.
대학2학년때 만난 아내는 매우 정숙하고 지혜로왔다고 한다.
무남독녀이고 아버지, 즉 장인어른은 어릴 때 돌아가셨고 홀로 어머니(장모)님이 뒷바라지를
했다고 한다. 그가 아내(권 지혜-가명)와 아이의 사진을 보여주었는데 정말 아름다운 미모를
지닌 여인이었다.
아내에게 의심을 품게된 건 아주 오래전의 일이라고 했다.
어느날 목욕을 간 아내가 핸드폰을 두고 갔는데 이상한 문자가 온걸 보게되었고
아내에게 뭐냐고 물어보자 "스팸이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 넘기는데 표정이
당황스러워 보였다고 했다.
그 뒤에도 몇번 전화통화가 되지 않는일도 꽤 있었고 그때마가 변명이 선생님들의 모임 또는
학부형을 만나서 이야기 중이라 전화를 받지 못했다는 그분이 생각하기에 궁색한 변명만
했다고 한다.
자신의 성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는 앙케이트 조사를 우연히 인터넷 싸이트서 보게되었는데
올려져 있는 글이 자신의 아내와 너무 흡사해 보였고 답변내용에 현재 1명의 애인을 두고
있단 내용을 접하고 꼭 그 사람이 자신의 아내일 거라는 의심을 품고 살아간다고 했다.
스스로 의처증이 아닌가도 생각해 보았지만 아내의 행동에서 의심이 자꾸만 꼬리를 물었으며
급기야는 이런방법까지 택하게 되었노라고 설명을 해주었다.
나는 아닐거라고 그럴리가 없을거라고 안심을 시켜 주었지만 이미 그분은 뭔가 아무일이 없단 걸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믿을 수 있겠노라고 이야기를 해왔다.
돈 봉투를 주는데 나는 받지를 않았다. 받지 않은 이유는 그렇게 돈을 받고 일을 해줄만큼 내게 많은
시간이 없었고 자칫 변호사법 위반도 되는 거 같아 그냥 순수하게 친구로서 알아볼 수 있는 범위까지만
알아 보겠노라고 말을 하면서 속으론 적당히 "아무일도 없다." 라고 얼버무릴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분이 떠나면서 자신의 아내 사진과 차량번호를 적어 주었다.
2007년 12월 20일 17:00
장소 : 서울 00초등학교
회사에 거래처 간다고 이야기를 해두고 그녀가 근무하는 00초등학교를 찾아갔다.
인터넷에서 확인한 결과, 12월 21일 겨울방학을 한다고 해서 미리 찾아가 보았다.
건물 뒷편에 선생님들의 차가 세워져 있었고 적어준 자동차번호판이 보인다.
다시 밖에 나와 길가에 주차를 하고 30여분 있으니 퇴근을 하는 선생님의 차들이
하나, 둘 학교를 빠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탄차도 나온다.
네비게이션에 이미 그녀의 집을 입력해 두었고 그녀의 차는 그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그녀의 아파트에 도착을 하자 할머니가 손녀를 데리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아파트로 들어갔고 할머니는 인근의 집으로 돌아가는 걸 보았다.
어린 애기를 데리고 어디 나갈 것 같지 않단 생각에 1시간여를 주차장에서 기다리다가
회사로 돌아왔다.
김영철씨의 말에 의하면 틀림없이 무슨일이 있을거고 그건 밤에 일어날 수 있다라는
충고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허락치 않아 그냥 오고야 말았다.
그리고 퇴근길에 집과는 반대방향이지만 다시 아파트를 가보았다.
자동차가 아까 세워둔 그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생각을 했다.
남자들은 누구나 조그마한 의처증을 가지고 있나 보다라고...
12월 22일 19:30
장소 : 그녀의 아파트
토요일 이지만 바쁜일이 있어 출근을 하고 늦게
퇴근후 친구와 약속이 있었으나 약속이 깨져 아파트를 가보았다.
아파트에는 불도 켜지지 않았고 그녀의 차도 보이지 않았다.
토요일이라 친정에 갔을 수도 있겠다 생각을 하고 좀 더 기다려 보았다.
차에 음악을 듣다가 졸음이 밀려와 한잠을 자고난 후 아파트 창문을 보니
불이 켜져 있었다.
아뿔사, 깜빡 잠이 든 사이에 들어왔나보다 라고 생각을 하고 그녀의 차가 있는지
둘어 보았다. 내가 파킹을 한 건너편에 주차가 되어 있었다.
밖에 나와 담배한대를 피워 물었다.
겨울밤의 차가운 공기를 타고 담배 연기가 흘러간다.
잠시 후 베란다의 불이 꺼진다.
일찍도 잘려나 보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잠시 후 아파트 1층의 엘리베이트홀 불이 켜진다.
그녀가 가벼운 차림으로 뭔가를 들고 아파트를 나선다.
혼자인 채..
쓰레기를 비우러 가나보다 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녀가 차에 올라탄다.
혼자 생각을 해보았다. 불이 꺼지고 아기도 없이 혼자 어디를 갈까 라고..
아이는 친정에 맡겨 둘 수도 있다라고 생각을 하고 그녀가 아파트 밖에 빠져 나가길래
무작정 따라 나섰다.
차는 인근의 건물 지하로 들어갔고 나도 따라서 들어갔다.
2007년 12월 22일 22: 40
장소 : 대형 목욕탕
혹시나 그 건물에 숙박업소가 있지 않나를 생각 했으나 일반 상가 건물이며 그곳엔
대형찜질방이 있었다.
속으로 "그래, 그럼 그렇지. 그 친구가 괜한 의심을 하고 있는거야." 라고 생각을 했다.
나도 찜질방 표를 끊어 목욕을 하러 들어 갔다.
아무 주말이라 찜질방에서 잘려나 보다라고 생각을 했고 나 또한 별로 갈 곳이 마땅치 않아서 였다.
대형찜질방이라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붐볐다.
욕조에 앉아 반신욕을 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 엄청난 몸매를 자랑하는 깍두기 가 용 문신을 자랑하듯
두리번 거린다.
사람들이 슬슬 주눅이 들어 슬금슬금 곁눈질만 하고 나 또한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태연한 척 하며
몸을 달구었다.
깍두기가 일어서자 내 시선이 가운데로 옮아간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을 했다.
"자지를 왜 저리 못살게 구는건지.."라고
엄청나게 큰 물건은 실리콘과 다마로 치장을 해서 남자의 물건으로 보이지 않고 마치 어린아이가
주먹을 쥔 것처럼 보였다.
대충 샤워를 하고 찜질복을 갈아입고 시원한 식혜를 한잔 마셨다.
그리고 찜질방이 있는 곳으로 나오자 이미 찜질방은 가족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저마다 모여서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주말이라 그런지 앉을 틈도 없이 복잡했다.
여기서 그녀를 찾는다는게 무리일 듯 싶었으나 여탕으로 연결된 길목을 지켜보았다.
거의 30분이 지난 후 그녀가 들어 오는데 처음엔 몰라 보았다.
여자가 화장을 지우면 저렇게 달라 보이나를 생각 했다.
찜질복을 입은 그녀가 너무도 어려 보였다.
그녀가 누구를 찾는 듯이 여기저기를 두리번 거린다.
분명 혼자 왔는데 여기서 누굴 만나기로 했나라고 생각을 했고 아마 친정어머니가 애기를 데리고
미리왔을 수도 있다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내 눈앞에 너무도 놀라운 광경이 보인다.
아까 목욕탕에서 본 용 문신을 한 그 깍두기를 바라보며 "오빠!!" 라고 부르는 그녀의 앳띤 음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