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R야설) 아내 스토리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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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화 〉
"사혜연이가 학교 다니다가 미국에 유학을 갔다고 뭐 소문이 났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해외 학위 같은 게 하나도 없는 거, 혹시 오빠는 알고 있어요? 그리고 휴학 여러 번 하다가 결국은 우리 학교도 정식으로 졸업 못한 거, 혹시 오빠 알고 있어요? 사혜연, 지금 우리 학교를 공식적으로 졸업하고 학위를 받은 게 아니에요. 휴학 계속하다가 자퇴 처리가 되었다구요 "
" ."
나는 잠시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건 정말 모르던 이야기였다.
나는 전연두를 쳐다보았다.
저 맹랑한 것이 도대체 그런 건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전혀 예상도 못 했었던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냥 잠시 다시 생각을 해보면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건 그녀의 학위나, 어떤 그녀의 표면적인 것 때문이 절대로 아니었다.
나는 사혜연이라는 여자, 그 자체가 정말 좋았다. 물론 그게 그녀의 미모 때문이라고 해도 할 말은 없겠지만 말이다.
"내가 영문과 선후배들 다 탈탈 털어서 다 쑤셔 봐도 사혜연이랑 친한 선후배나 동기가 진짜 아무도 없어요.
도대체 사혜연이는 대학을 어떻게 다녔던 거야? 아무리 휴학을 밥 먹듯이 했다고 해도 말이에요.
그리고 이건, 이건 내가 말을 할까 말까 많이 망설였는데 "
전연두는 말을 하려다가 잠시 머뭇거리면서 소줏잔을 비웠다.
나는 일부러 가만히 있었다.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일 때, 말을 하라고 하면 오히려 더 하기 싫어진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서두를 꺼낸 것은 말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가만히 내버려두면 입이 근지러워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 인간의 기본 심리였다.
"저기 오빠. 내가 이건 이야기 하기 참 조심스러운데, 사혜연이 걔 말이에요 ."
전연두는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사실은 얼마 전에, 학교 다닐 때 응원단 생활을 했었던 두 학번 위의 선배를 만난 적이 있어요. 사혜연이가 1학년때 3학년이었던 응원단 선배 말이에요 "
나는 전연두의 말을 끊지 않았다. 흐름을 끊지 않기 위해서였다.
연두가 그녀의 뒷조사를 하는 것은, 원하지 않았지만 나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정말로 뒷조사를 한 내용을 듣기 원하지 않는다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든가, 연두에게 소리를 쳐서라도 그 입을 막으면 되는 것인데, 나는 솔직히 연두가 무슨 말을 하는지에 대해서 관심이 아주 많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게 그녀에 관한 것이라면 말이다.
나는 취재를 하는 기자의 입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런 자세를 취하면서 연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었다.
"응원단 남자 선배들끼리 주먹다짐까지 있었대요. 사혜연이 걔 때문에 말이에요.
술자리에서 아주 크게 싸움이 벌어졌는데, 그 위의 선배 기수들이 전부 입막음 시켜서 소문이 퍼지지 않았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응원단 내부에서 벌어졌었다고 그러더라구요.
솔직히 여자 선배들이나 사혜연이 동기들도 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고 하더라구요.
여자 선배들이 갈구고 그런 것도 참 많았는데, 사혜연이는 그런 거 신경도 안 쓰는 스타일이었대요
엎드려 뻗치라고 하면 뻗치고 무릎 꿇으라고 하면 꿇고 혼내면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여자선배들한테는 그렇게 갈굼을 당해도 그냥 묵묵하게 당하면서 항상 죄송하다고 말대꾸 한 번 안 하고 그랬었대요.
그래서 선배들이 더 싫어했다고 하더라구요.그렇게 혼자서 천사표인척을 하면서도 남자선배들한테는 또 뒷구멍으로 하도 여우짓을 해대서 여자선배들이 나중에는 그냥 두손두발 다 들었다고 그 선배가 이야기 하더라구요.
십몇 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대요 그 선배도 다른 건 몰라도 사혜연이는 확실하게 기억이 난다고 하더라구요."
나는 전연두의 이야기를 듣고 조금 실망을 했다.
무슨 대단히 거창한 이야기나 나올 것으로 예상을 했건만 그게 아니었다.
그냥 그 당시 학교를 다녔었던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녀가 무대에서 응원공연을 하던 것을 단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강은 예상할 수 있는 그런 수준의 가십거리 정보일 뿐이었다.
연두는 눈치가 빠른 여자였다.
그러니까 메이져 신문의 사회부 기자 자리를 차고 앉아서 인정을 받고 있겠지만 말이다.
내가 조금 실망하는 눈치를 보이자 연두는 바로 이어서 말을 하고 있었다.
"메인 스토리는 지금부터에요. 사혜연이가 휴학을 하고 미국에 간 게 사실은 공부하러 간 게 아니라 남자 문제로 간 거라는 이야기가 있대요.
한국에서도 심각한 남자 문제가 있어서, 뭐 유학이나 어학연수 핑계를 대고 미국으로 날랐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리고 미국에서도 또 다른 남자와 스캔들을 일으키고, 한국이 잠잠해지면 다시 한국으로 오고, 뭐 이런 패턴을 몇 번 반복하다가, 결국에는 졸업도 못하고 그렇게 되었다고 ."
"연두야 . 너한테 이야기 했던 그 응원단 여자 선배도 자신이 팩트 체크를 한 게 아니라,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라고 하면서 너에게 당연히 이야기를 했겠지?
기자가 어디선가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먼저 선행해야 하는 게 뭐지?"
나는 전연두의 이야기를 더 이상 듣고 있기가 뭐해서 중간에 끼어들어서 한 마디를 던졌다.
"내가 지금 무슨 기사를 취재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그랬다구요 ."
"과거잖아. 나랑 사귀었던 것도 아니잖아. 혜연씨가 과거에 어떤 남자를 만나서 어떤 삶을 살았던 모두 과거잖아.
아닌 말로 과거에. 다른 남자랑 결혼을 했다가 지금 싱글이 된 거라고 해도 그게 과거라면, 뭐 당사자들만 괜찮다면 큰 문제가 될까?"
"미 미친 새끼 "
내 말에 연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 표정으로 혼잣말을 했다가 손으로 자기 입을 치고 있었다.
연두는 내 말에 너무 많이 놀라서 마음속으로 욕을 했었던 것이,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온 것 같았다.
나는 웃으면서 한마디를 했다.
"마음속으로 해야 할 이야기가 입 밖으로 튀어나왔네. 전연두 특기잖아 "
나는 연두가 뻘쭘하지 않도록 더 크게 웃어주었다. 이미 여러 번 했었던 실수였다.
사회부 기자라서 조금 거친 면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가끔씩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는 연두의 습관이었다.
"오빠 미안 "
"아니야 괜찮아 . 미친 새끼한테 미친 새끼라고 했는데 뭐가 문제겠냐?
연두야. 내가 부탁 하나만 하자. 나 있잖아. 서른네 살이야.
이 나이 먹도록 연애 한 번 제대로 못 해봤다. 아니 그래 솔직히 안 했던 거야.
그 상대가 혜연씨가 아니라서 말이야.
나 지금 혜연씨를 미친 듯이 사랑하지 않으면 아니 내가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지 않으면 나중에 몇십 년 후에 내가 마지막 순간에 눈을 감을 때 가장 큰 후회를 하는 일이 바로 그게 될 것 같아.
연애에 실패하고 결과가 좋지 않아도, 나 혜연씨 .정말 미친 듯이 사랑 좀 해보고 싶다.
그래서 아니면 그래서 정 안 되면 어쩔 수 없고, 그래도 안 되면 나도 만세 부르겠지 뭐 "
"나 정말 생각 없이 들이대는 거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남녀 관계는 모르는 거니까, 한 번 끝까지 가보려고 하는 거야.
여기서 최선을 다 해보지도 않고 그냥 어정쩡하게 끝낼 수는 없어. 이미 십 년 전에 그런 일을 한 번 겪었었고, 그 십 년 전의 우유부단한 내 과거 모습 때문에 지난 십 년 동안 정말 지옥처럼 괴로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야.
최선을 다 해보고 싶어. 앞으로 십 년이 더 지난 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야 "
* * *
아침에 잠이 깼는데, 아내가 출근 준비를 하는 소리에 잠이 깼는데, 나는 눈도 뜨지 않고 여전히 침대에 머물고 있었다.
몇 년 전에 내가 아내를 다시 만났었던 그 해에, 내가 아내를 다시 뜨겁게 사랑하려는 것을 방해하려는 연두에게 했었던, 그 말들이 다시금 생각나는 아침이었다.
나는 그 당시 정말 최선을 다해서 아내를 사랑했었고, 결국은 아내의 머리에 면사포를 씌우는 것에 성공을 했었다.
그리고 벌써 결혼 4년차가 된 상황이었다.
나는 그 당시의 내 말과, 내 행동과 내가 했었던 모든 행위들을 하나도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사혜연이라는 여자를 결국에는 내 것으로 만들었으니까 말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몸을 일으켰다.
안방과 욕실 사이에 있는 작은 드레스룸에서 아내는 화장을 하고 있었다.
"좀 더 자지 왜 벌써 일어났어요 "
아내의 출근시간보다 훨씬 더 늦게 출근을 해도 되는 나는, 어제 밤에 늦게까지 글을 쓰다가 잠이 들었기 때문에, 당연히 늦게 일어날 것으로 생각을 했었던 아내였었던 것 같았다.
"뭐 좀 먹었어? 후라이 해 줄까?"
"씨리얼 벌써 먹었어요 양치 다 했어 "
아내가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내가 늦게까지 글을 쓰다가 잠이 든 날에는 아내가 혼자서 저렇게 아침을 챙겨먹기도 했다.
란제리 차림으로 화장을 하고 있는 아내를 쳐다보다가 욕실로 들어가서 소변을 보고 나왔다.
그런 후에 뒤에서 아내를 살포시 껴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