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간범이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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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지...?" 내가 두 눈을 크게 모아 뜨고 귀를 쫑긋거리며 목울대에 소리 까지 내가며 침을 삼키자, 조상병은 입을 귀밑까지 찢어 가지고 는 나를 놀리는 거였다. "...저...저도 훔쳐 본 적 있어요..." 나는 더 이상 바보가 되기가 싫어 반격을 가했다. "그래? 그게 뭔데...?" "중학교 때,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목욕탕 옆을 스치는데 여 탕의 탈의실 창문이 조금 열려 있더군요. 그래서 우산도 쓴 김에 거기다 코를 박고 실컷 봤지요." "으하하하!" "아니? 왜 웃어요?" "야- 그것도 본 거냐? 털 벗겨 논 암닭같은..." "......" "여체는 말이야. 물 속에 팅팅 불은 것은 재미가 없쓰. 그저 흥 분으로 물이 올라 꿈틀대며 때로는 파르르 떨어 대는 알몸이 최고지...거기다가 자지러지는 신음 소리까지 곁들여지면 금상첨 화지..." "그런데...요?" "그런데 라니...?" 나는 이미 그의 말에 반쯤 빠져들고 있어서 염치 불구하고 궁 금한 것을 묻기로 했다. "...그...어드벤처요..." "아하. X지 구멍 어드벤처?" "네." "알았어." 조상병은 내가 그의 얘기를 입맛을 다시며 보채듯이 강한 관심 을 보이자 신이 나서 말을 이었다. "아무튼 그때 그 화장실 위의 장독대에서 몸을 숨기고 굶주림 에 헉헉대던 그 왕성한 성욕을 죽이기 위해 신혼부부의 정사 장면을 훔쳐보고 내 꺼가 멍이 들도록 쳐 댔지..." 조상병은 하체에 손을 가져가 실제로 자위를 하는 시늉을 하는 거였다. "...그런데 그것도 점점 시들해지는 거야. 그도 그럴 것이 맨날 보이는 쪽은 남자 놈의 쌍판댁이만 보였고 여자의 얼굴은 항시 그 남자 얼굴에 가려 통 볼 수가 있어야지? 남자 혼자 식식대는 것만 봐 가지곤 어디 제 맛이 나겠어...?" 조상병은 두 눈을 더욱 동그랗게 치켜 뜨고는 내 얼굴 가까이 에 대었다. 동초를 서는 곳은 비좁은 곳이었으므로 그 안에서는 달리 피할 곳도 없었다. 조상병은 어쩌지 못하고 있는 나를 보며 재미있다라는 듯이 이죽였다. 그러나 군대라고 하는 곳에서 그것 도 긴긴 밤의 끄트머리를 잡기 위해 허우적거려야 했을 때 그의 얘기는 빨아들이는 힘이 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지 않 으면 무거운 눈꺼플이 대책 없이 스르르 잠기는 것을 도저히 막 아내지 못했을 터이므로. 그리고 그것이 원초적인 곳을 자극을 하는데는, 잠이 달아나는 것은 고사하고 어쩔 수 없이 그의 포 로가 되어 흔드는 대로 흔들릴 수밖에... "...그런데, 그날도 그 부부의 일과처럼 나도 으슥한 야밤에 그 들이 하는 것을 보고는 습관적으로 껄떡거리는 내 것을 꺼내 놓 고 슬슬 쓰다듬고 있는데 문득 그 여자의 섹쓰는 소리가 듣고 싶어 미칠 지경이 드는 거야. 그래서 나는 나를 유혹하는 얕은 담을 결국 넘고 말았지...으- 그때 처음 담을 넘을 때를 생각하 면... 박이병도 긴장되지?" "... ..."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괜히 내가 혀를 달면 긴박감이 도 는 그의 얘기가 끊어질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런 나의 배려와 조바심은 여지없이 상실되어 버렸다. "그래서 말이야...내가 도둑놈처럼 잽싸게 담을 넘는데 말이야... 아니지...? 뭘 훔치러 가는 것이 아니니까...첩보원처럼 이래야 맞 겠군...히히..." 군 생활은 곧 야간 경계 근무다라는 말이 있다. 생각해 보라. 낮에 육체적으로 고된 훈련을 받다가 그 덕에 달게 자는 것을 중간에 포기하고 두 시간 동안을 쓸데없이 눈떠 있기를 해야 하 니 말이다. 게다가 땅속으로 빨아들일 것 같이 무거운 군화와 머 리를 누르는 철모 그리고 걸을 때마다 등뒤에서 걸리적거리는 소총. 그러니 평상시엔 자다깨다하는 밤이 귀찮고 무섭기만 했 는데 조상병의 얘기로 인해서 야밤의 두 시간의 경계 근무는 시 간이 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흐름이 너무 빨랐다. 저벅 저벅! 어둠이 무겁게 내려앉은 산 속 깊은 막사의 정적을 깨고 군화 를 끄는 소리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야!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세벽 네시. 그의 얘기는 나의 매달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렇게 끝이 나고 말았다. 우리는 다음 교대자에게 의무를 넘겨주 고 내무반으로 돌아와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그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담을 넘다 주인에게 들켜 혼이 났을 까. 아니면...? 나는 마지막 남은 몇 시간의 단잠을 포기하고 그 가 남겨 논 이야기의 진행을 추리해 내는데 골몰했는데, 생각하 면 생각할수록 그것은 더욱 답답함만 가중시켰다. 그리고 밤을 하얗게 지새웠는지 말았는지 여전히 날이 밝고 피곤한 군 생활 이 시작됐다. 그리고 존재조차도 표시가 나지 않던 두 사람은 그날 밤의 대화를 시작으로 같은 배를 탄 사람처럼 자주 눈은 마주쳤다. 그러나 그는 내게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았 다. 평소 쫄병들에게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인 그의 성격으로 미루어 당연한 듯 보였으나 나는 그날 밤의 커다란 그의 비밀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었기 때 문에 계급의 상하를 떠나 어떤 동료의식같은 것을 기대했는지도 몰랐다. 그것이 심하게 무시당한 느낌이 들어 그후의 이야기에 관심을 두지 않으리라 다짐도 했었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도 하 찮은 비밀이었다라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그리 얼마 가지 않아서 였다. 나의 바람과는 달리 매번을 근무가 엇갈리더니 몇 주가 지 나자 똑같은 시간과 같은 장소에서 만나게 되었다. "...박이병!" "네. 이병 박일수!" "야! 풀어..." "네에..?" "편히 쉬란 말야. 짜샤..." "아...알겠습니다." 조상병은 나와의 만남이 뭐가 좋은지 연신 싱글벙글 이었다. 쳇, 평소에 좀 저렇게 대했으면 일병 세끼들이 군기 잡는다고 덜 설칠텐데... "나 이번주 토요일에 특박 나가는 것 알지?" 조상병은 얼굴에 홍조까지 만들고선 연신 싱글벙글 이었다. 토 요일날 그까짓 특박 한번 나가는걸 가지고 저렇듯 얘들처럼 좋 아하긴...아마 나를 약올리려고 의도적으로 그러는걸꺼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저번에 특박차례가 왔을 때 비상이 걸려 못나갔잖아?...이번에는 화끈하게 한번하고 와야지..." "뭘요...?" "이거..." 조상병은 나의 물음에 입맛을 다시고는 손가락 두개 사이에다 엄지손가락을 끼우며 대답을 하는 거였다. 그것은 섹스를 한다는 뜻인데...섹스라...나는 그것에 대한 말이 나온 김에 지난번에 끊 긴 이야기를 마저 들을 속셈으로 말을 보탰다. "...그러나저러나 조상병님...그래서 그후에 어떻게 됐어요? "자식...아직도 안 까먹고...그후가 그렇게 궁금하냐...?" "...히..." 내가 멋쩍은 표정으로 어리버리해 있자, 조상병의 말이 이어졌 다. "...그런데 어디까지 했더라...?" "담이요...담을 넘었잖아요..." "그렇지? 담을 넘는 장면까지 얘기 했을 꺼야." "네. 맞아요" "알았어. 알았어...담을 넘고나서 그 침실 창문께로 다가가 벽에 몸을 착 붙였지. 그리고 벌렁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는 머리를 삐쭉이 들어올리고 눈알을 재빠르게 휘둘러 침실 안을 탐색을 일단 했지. 훔쳐 본 침실 안은 가관이 아니더군...창문 가까이에 눈과 귀를 대고 남녀가 엉켜서 몸부림치는 것을 보자, 정신이 아 찔해지고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는거야. 눈앞에 펼쳐진 젊고 싱싱 한 여체가 긴장으로 몸을 떨어 대며 입을 반쯤 벌리고는 신음 소리를 토해 내는데, 내 가슴이 콩콩거려서 곧 심장이 터저버릴 것 같더라니까? 거기다가 남자 놈은 땀으로 덤벅이 되어 여자의 미끈한 다리 사이로 그의 하체를 집어넣고는 리드미컬하게 엉덩 이를 움직이고...퍽퍽! 하고 살과 살이 부닻혀 나는 소리가 날 때 마다 따라서 출렁거리는 탐스런 유방...나는 방안 전체에 시선을 꽂고 눈알은 중요 부분을 따라서 굴려 대느라고 나중에는 눈알 이 다 빠질 지경이 되더군...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자 불안하기 도 했지. 달도 뜨지 않아 주위가 칠흑같이 어둡긴 했지만 그렇게 그것들이 다 끝낼 때까지 있을 순 없잖아? 그래서 내가 어땠겄 어? 뻔하지 뭐. 나는 서둘러 그곳에서 껄떡대는 그것을 꺼내 손 으로 잡고 여자의 자지러지는 표정과 신음 소리를 들으며 자위 를 했지. 그것은 너무 흥분해 있어서 몇 번 손을 움직이지 않았 는데, 아- 성기 끝으로 쾌감이 한꺼번에 몰려와 정말 등골이 찌 르르할 정도로 사정을 했지. 정말 시원하더라구. 그리고 담을 되 넘어 와 잽싸게 내방으로 기어들었지. 그후론 그것이 한동안 나 의 일과가 됐는데, 그결과로 그 벽에다 번 번히 싸대서 낮에 지 나가며 슬쩍 보니 그곳에 얼룩이 많이 져 있더군." 조상병은 말을 끊고 나를 쳐다봤다. 여전히 동그랗게 몰려 있 는 두눈이 생글거리고 있었다. 나는 얘기가 시시하게 자위 한 것 으로 끝나 버리지는 않을 거란 기대를 갖고 더 말을 시키려고 머리를 굴려야 했다. "...그래서 끝입니까?" "끝이라니...? 천만에 말씀..." 조 상병은 내가 던진 미끼를 덥석 물고는 말을 이었다. "그런데, 나는...그들에게 들킬까 봐 그들이 끝내기 전에 항시 사정을 하고 담을 도로 넘어와야 했지...그러니 그것도 시들해지 더구만...정말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나 할까? 정작 봐야 할곳을 보지 못하고 있으니...그 다음부턴 자꾸 그 여자의 거기가 보고 싶어 미칠지경이 되더라구...그것이 점점 심해지더니 나중에는 그 여자의 그것을 속시원히 까뒤집어 보고 싶어 환장병이 들 지경 이 였지. 학교를 오갈 때는 물론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온통 그 생각밖에 안나더라구. 그런데... 지성이면 감천, 두드리면 열린다 고, 그 소원을 풀 기회가 오더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