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의 노예 -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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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부터 여기까지 오는 동안 지나치게 조용했던 영아였다.
그랬던 그녀가 사이판 별장에 도착하자마자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몸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빙글빙글 돌았다.
옷 정리를 하다 말고 창밖의 전망에 감탄했다.
태욱은 산만한 그녀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 두 손을 잡아당겨 품에 끌어당겼다.
민소매 하얀 원피스를 입은 그녀는 소녀 같았다. 그가 처음 그녀를 가졌던 그때보다 더 소녀 같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뭐, 신기하기로 따지면 그녀의 모든 것이 그에게는 신기했다. 후, 하고 불면 사라질 것 같이 말이다.
그녀를 가져도 가져도 갈망은 깊어만 갔다. 아니, 너무 좋아서 여기서 끝나면 어쩌나 싶은 불안감이 그를 고문하듯 괴롭혔다.
가지면 안 되는 여동생을 가지면서 그는 죄책감과 쾌락을 같이 느꼈다.
어느 것이 더 강한지 알 수가 없을 만큼 오락가락하면서 그는 미쳐만 가는 기분이었다.
단지 육욕이라고 생각하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그 설득력은 같이 지내는 동안은 그에게 통했다. 하지만 그녀가 곁에 없으니 그가 기억하는 것은 섹스보다 그녀의 웃음소리였다.
그 웃음소리를 다시는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그의 숨통을 조여들었다.
차라리 욕심내지 말걸, 보기만 할걸, 하고 후회하다가도 또 한편으로는 그런 자신을 비웃었다.
너무 오랫동안 원해서 뿌리 깊이 박힌 그녀를 향한 욕망은 차라리 본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숨만 쉬어도 그녀를 원했다. 가지고 나면 또 넣고 싶었다. 마치 한 번도 가진 적이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노예로 만들었다지만 실은 그 반대였다. 그가 그녀의 노예였다.
그녀가 미소만 지어도 심장이 달려갔고, 예쁜 종아리만 보여도 무릎 꿇고 매달리고 싶었다.
“왜 이렇게 긴장해?”
태욱이 그녀의 앞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귓불을 만지작거렸다.
그는 그녀의 귀 안까지 얼마나 예쁜지 어떤 느낌인지 다 기억했다.
그가 사람의 귀를 세심하게 살피기는 그녀가 처음이었다.
그녀에 관한 한 배꼽 옆에 작은 점까지 정확하게 짚을 수 있었다.
이제 육체적일 뿐만 아니라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그가 살피고 싶었다.
그녀가 까치발을 하더니 그에게 입술을 눌렀다.
그녀의 손이 그의 엉덩이를 움켜쥐자 그가 훅, 하고 숨을 삼켰다.
한 번도 먼저 시작한 적이 없었던 그녀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오니 그는 온몸에 피가 한곳에 모여서 팔팔 끓어올랐다.
성이 난 분신의 맥박이 파닥파닥 핏줄을 뚫고 튀어 오를 기세였다.
그녀가 원피스를 벗어 던지고 그의 바지 지퍼를 내려 순식간에 콘돔을 꺼내 씌웠다.
그녀가 창틀을 잡고 엉덩이를 내밀자 그는 팬티 라인을 젖혀서 질 속에서 안착했다.
“하아아, 바다 보고 할 때 얼마나 하아, 짜릿한지 몰라요. 하아아아하악, 오빠. 오빠 하아아!”
그가 영아의 골반을 잡고 맹렬히 뜀박질을 하자 고개를 뒤로 젖힌 채 그녀가 비명을 질렀다.
촉촉하고 뜨겁고 좁디좁은 골짜기가 페니스와 마찰하며 쪽, 쪽 빨아대며 열꽃을 피었다.
펌프질이 잦아질수록 질퍽한 속살이 페니스를 매끈하게 핥으며 탐욕스럽게 삼켰다.
“흐윽, 돌려. 더, 더. 으윽! 더 크게. 더 빨리.”
그가 찰싹, 찰싹 그녀의 사과 같은 엉덩이를 때려 줄 때마다 영아는 미친 듯이 골반을 돌렸다. 점점, 크게 더 빨리.
그의 하체도 가속도를 높이며 치고 빠지고 또 깊숙이 박아 넣고 자궁을 들어 올릴 기세로 맹렬히 달렸다.
“하아, 오빠. 오빠. 다 왔어. 아, 아, 거기 아, 아 아…….”
“흐윽!”
동시에 천국에 도달한 두 사람은 진저리를 치며 꼭 끌어안은 채 쓰러졌다.
“좀 살 것 같네요. 훗.”
그의 위로 타고 올라온 그녀가 장난꾸러기 요정처럼 웃었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에 성찬처럼 그의 입술 위로 쏟아졌다.
그는 기꺼이 성찬을 마셨다. 쭉쭉! 소리 나게 게걸스럽게 빨아댔다.
“하앗아아. 너무 좋아요. 오빠, 너무 좋아.”
그는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다리 사이를 살살 긁었다. 그녀가 또다시 부르르 떨며 몸을 비볐다.
“하아아, 미치겠어.”
“너 때문에 나도 미치겠다. 어쩌면 이미 미쳤는지 모르지.”
“난 미쳤어. 이미. 오빠, 오빠. 사랑해요. 더 이상 어쩔 수가 없을 만큼 사랑해. 너무 사랑해서 아파. 이렇게 좋은데 가슴이 아파. 오빠. 흐흑.”
꾹꾹 눌러 놓았던 감정이 봇물처럼 터져 버린 그녀였다.
그는 떨리는 손길로 그녀의 얼굴을 들어서 죽을 듯이 키스를 퍼부었다.
그녀를 사랑했다. 사랑한다. 앞으로도 사랑할 것이다.
사랑이 그 진한 감정이 비수처럼 심장 깊숙한 곳에 박혀 버렸다.
그녀를 향한 사랑은 너무 오래되어 너무 커져 버려서 더 이상 모를 수도 없을 만큼 혈관에 흐르는 피처럼 퍼져 버렸다.
“울지 마. 아프지 마. 널 사랑해. 내가 널 지켜 줄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널 이 지옥불에서 꺼내 줄 거야. 날, 믿어. 그러니까, 뚝, 뚝. 영아야, 응?”
“방금 뭐라고 그랬어?”
그녀가 훌쩍거리며 물었다.
“지옥불에서 꺼내 준다고. 오빠를 믿어 달라고.”
그가 그녀의 눈물을 정신없이 엄지로 훔치며 달랬다.
“아니, 그 전에. 그 전에 날 사랑한다고 그랬지? 그랬지? 오빠, 날 사랑해요?”
그제야 그는 정신없이 쏟아낸 사랑을 고백했다는 것을 기억했다.
그런데 막상 또 이렇게 물으니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가슴속 너무 깊이 박혀버려서 꼭꼭 숨겨 두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영아가 저렇게 눈을 빛내며 간절하게 듣고 싶어 한다. 그러니, 더 이상 숨겨 둘 수 없었다.
그는 용기를 내서 입 밖에 꺼내기 어려운 그 소중한 감정을 탁하게 뱉어냈다.
“사랑해. 널 사랑해. 영아야.”
“얼마만큼?”
그녀가 묻자 그는 숨죽인 채 가만히 바라봤다.
“평생. 널 신부로 내 신부로 맞이하고 싶어.”
이 역시 사랑과 함께 감히 꺼내 놓지 못했던 그의 간절한 소망이었다. 그녀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더니 미소가 번졌다.
“정말? 정말 나 오빠 신부 될 수 있어요? 그래도 될까요?”
그녀의 목소리가 펑펑 울 것처럼 갈라졌다. 그녀의 눈동자 가득 깊은 갈망에 그는 울컥, 했다.
“넌 이미 내 신부야. 내 마음속 깊이 아주 오래전부터 그랬어.”
“오빠!”
그녀가 그의 품속에 깊이 들어오자 그는 꽉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
얼마 동안 그렇게 숨 막히게 서로의 심장 고동 소리만 듣고 있었는지 모른다.
감정이 소진해서 거의 기진맥진해 있었던 것 같다.
그녀가 고개를 들어 그를 보며 어린아이처럼 웃었다.
“듣기 좋은데.”
그랬다. 어떤 선율보다 아름다웠다. 그녀가 이렇게 기분 좋게 웃는 소리는 처음 들었다. 그의 가슴이 다 시원했다.
“영혼이 충만한 기분이 이런 걸까 싶네요.”
실은 그도 그랬다. 이렇게 꽉 찬 기분은 난생처음이었다.
“우리는 영혼의 짝이야.”
“처음부터 끝까지. 영원히?”
“영원히.”
그녀가 눈동자를 굴리며 또다시 웃었다.
“훌륭해요. 우수한 학생이에요. 오빠는.”
“선생님을 잘 만났거든.”
“운이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