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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치다가 낙향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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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788 회 작성일 24-04-01 08:2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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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월말 경에 1차가 있고 지금 한창 버닝중이다.
 
 모든 시험은 마지막 2달에 얼만큼 돌리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진리와 같은 말도 있고
 
 또 이즈음 되면 사람이 피가 말라서 잠도 안오고 오직 계속 틀려재끼는 문제에 대한
 
 스트레스만 가득한 법이다.
 
 그런 나에게 새로운 고통이 하나 추가되었고 나는 오늘 눈물을 머금고 그 사연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낙방에 쓸라다가 그냥..)
 
 야하지도 않고 짧으니 양해 바란다.
 
 
 ---------------------------------------------
 
 내가 벌어 하는 시험 준비라 공부전에 몇백만원 1년반동안 소요될 예산을 딱 짜가지고 시작했다.
 
 그러나 책값, 학원비가 예상을 넘고 넘어 돈이 너무 빨리 소진되었다.
 
 어쩔 수 없이 지난 12월에 500만원 보증금을 찾아 쓰기 위해서 아주 만족했던 원룸을 나와서
 
 이사를 했다. 새로 구한 집은 낡은 3층집이고 원래 하숙집이었는데 내외분이 노령이라 이제는
 
 잠만자는방으로 월세를 받으셨다. 나는 2층에 자리를 잡았고 2층에는 방 3개에 화장실 하나의 구조였다.
 
 
 한 보름 정도 다른 방은 다 비어 있어서 자유롭게 잘 살았다. 1월 초에 빈방에 사람들이 이사를 왔다.
 
 딱 보기에도 10학번 신입생 같았다. 아마도 수시합격생들을 위한 예비대학과정이나 미리 영어공부를 위해서
 
 상경한 케이스인듯 했다. (요즘에는 이렇게 미친애들이 많다. 고3겨울방학에 대학공부 선행학습한다)
 
 
 남자는 충청도 말이 간간히 나오고 여자는 경상도 말씨가 간간히 나왔다. 둘다 서울 말이 어색했다.
 
 이사올때 지나가면서 가볍게 목례만 나눴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말 한마디 안 나눴지만 사투리 쓰는지 어떻게 아냐면
 
 낡은 집이라 방음이 안되기 때문이다. 암튼 내 방이 가운뎃방이고 양쪽으로 남녀가 들어섰다.
 
 
 자세한 사연은 모른다. 다만, 추측하기에 둘은 수시합격생 만남에서 안면을 트고 친해진 것 같다.
 
 이사 온 초기에 둘이 인사하는 걸 들었는데 그런 느낌이었다.
 
 
 나는 요즘 잠자고 밥먹고 잠시잠시 인터넷하고 산책하는 시간을 빼고 14시간 정도 공부한다.
 
 원래 그렇게 독한 놈은 아닌데 그냥 요즘은 피가 말라서 그렇게 한다.
 
 학원이나 학교가는 시간이 아깝고 중간 중간 10분정도 누워 쉴 수 없기에 집에서 하루 종일 쳐박혀 있다.
 
 근데.. 나는 어릴때 워낙 아랫집 억센 아줌마의 꾸중에 단련이 되어 있어서 집에서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일이
 
 거의 없다. 발걸음도 아주 조용하고 문도 진짜 살살 닫는다. 그래서 둔하면 내가 집에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암튼.. 애네들이 결국 안면있는 사이끼리 같은 집에 살다 보니 눈이 맞았나 보다.
 
 중순부터 .. 떡을 치기 시작한다.
 
 여러분도 알것이다. 20대 초반의 뜨거운 애정행각과 그 엄청난 호기심을 ..
 
 
 새벽 5시 쯤에 내가 샤워를 할때도 끙끙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똑똑.. 후배님.. 어디 아프세요??"하고 싶을 만큼 끙끙거린다.
 
 동영상 강의를 듣고 있으면 또 창문 넘어로 끈적끈적한 신음소리가 들린다.
 
 또 문제를 풀고 있는데 난데없이 여자애쪽 벽에 뭔가 탁탁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
 
(아마 플라스틱 정리함이나 뭔가를 붙잡고 뒷치기를 하는 듯 했다. )
 
이렇게 내가 숙면을 취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리얼서라운드와 둔탁한 부딪히는 소리가
 
내 방으로 타고 들어왔다. 이 중요한 시기에 나는 어쩔 수 없이.. 도저히 참을 수 없이 ..
 
하드 깊숙히 저장되어 있는 "헤어진여자친구" "진주희1,2" "강남까페6" 등등 한국명작들을
 
꺼내서 스스로를 위로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시기에 꽤나 큰 타격일 수 도 있었지만 이렇게라고 안하면
 
이 어린 꼬마쉑끼들의 떡싸운드를 받아 낼 수가 없었다.
 
 
 
일주일전이었다.
 
점심을 먹고 집에와서 공부를 2시간 정도 했을까 싶다.
 
(대략 꼬맹이들은 밤을 새고 오전에 자고 오후부터 활동을 한다. 떡을 치기 시작한 뒤로는
 
학교, 학원도 안간다 ;;;;; 밥은 대부분 시켜먹는 듯 하다. "식사왔습니다"라는 짱개배달맨의 소리가
 
계속 들리는거 보면 .. 결론적으로 애네들은 지금 떡을 치기 위해 합숙을 하는 것이다.)
 
배가 슬슬 아프다. 화장실을 갈려고 보니 이미 안에 샤워하는 소리가 들린다.
 
3층은 사람이 없어 문이 잠겨있기에 내가 쓸 수 있는 화장실은 2층밖에 없다.
 
내 방문을 열어 놓고 사람이 나오면 바로 뛰어 들어갈 준비를 했다.
 
그.. 러.. 나..
 
꼬맹이 들이 잠에서 깨어나 같이 들어가 샤워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웃는 소리, 지랄하는 소리.. 들리다가 .. 또 떡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아.. 이 놈들은 분명 처음이 아닌게다.
 
 
나는 똥을 누고 싶다 ;;; 이놈들아.. 제발!!
 
샤워기의 물이 방해가 되었는데 물도 끄고 떡방아를 찧기 시작한다. 여자애가 엉덩이가 튼실하고
 
하체가 넉넉한 편이었던걸로 기억된다. 그래서 그런지 "탁. 탁. 탁" 살과 살이 맞물려 부딪히는 소리가
 
화장실에 울려퍼진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똑똑똑.. 도 아닌 쾅쾅쾅 두드렸고 한 5분쯤 뒤에 이것뜰이 나왔다. 이제 참을 성도 한계에 다다라
 
포스트 잇으로 "공부중이라 하루종일 집에 있으니 미안하지만 조금만 조용히 해 달라"고 붙였다.
 
그러나 똑 같았다.
 
 
불 붙은 애들이 옆에서 찬물 조금 뿌린다고 칠 떡을 안치겠는가..
 
 
나라도 한번 끼워주면 이해하겠지만 ;;;;;;;;;;;;;;;;
 
 
 
 
 
 
 어제 였다. 정확히 이야기 하면 새벽 3시였다.
 
 집주인 할매의 노발대발하는 소리에 잠을 깻고 난 도둑 든줄 알고 핸드폰을 쥐고 방문을 열었다.
 
 
 눈 앞에 펼쳐 지는 건 ..  아랫도리 휑하게 벗겨지고 위에는 스웨터를 입은 채로
 
 뛰어 들오는 여자애였다. 순간 눈이 아랫도리에 고정되고 자기 방으로 뛰어 들어가는 뒷모습.. 엉덩이까지
 
 꿋꿋하게 주시했다. (1초상간에 일어난 ...)
 
 뒤따라 고추 덜렁덜렁 거리며 남자가 뛰어 들어왔다. 할매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당장 나가라고 닥달을 했다. 집에다가 전화할테니 나가라고 ..
 
 
 아마도 방에서 신나게 떡을 치다가 3층 계단에서 한번 해 보자는 아이디어가 떠 올랐나 보다.
 
 그래서 둘다 윗옷만 입고 3층 계단에서 떡을치다가 주인 할매한테 걸린 듯 했다.
 
 여자애 우는 소리 들리고 .. 그 난리통에 나는 다시 잤다.
 
 
 오늘 아침 밥 먹고 현관을 보니 나갈때 있었던 꼬맹이들 신발이 안 보였다.
 
 아마도 집에 내려 간 듯 하다. .. 녀석들.. 그러게 적당히 하지. 너무 심했다.
 
 아무리 힘이 좋을 때라도 그렇지 매일 3~5번씩 하면 빨리 죽는다. ㅎㅎㅎ
 
 
 
 
 
 암튼. 내 공부의 방해 요소는 사라졌다.
 
 내가 합격하기를 하늘이 도와 주는 것일까 ??
 
 이런 기쁨이 10분 정도 찾아 왔다.
 
 
 그러나 ..
 
 뭘까.. 그 10분이 지나고 나니
 
 이젠 허전함과 공허함이 남는다.
 
 옆방에서 떡치는 소리가 안들리니 웬지 허전하고 씁쓸하다.
 
 
 
 얼굴은 별로 였지만 큰 키에 큰 엉덩이에 강수정 같은 다리를 가진 후배의
 
 스웨터 아래로 비친 거뭇거뭇한 아랫도리와 육덕으로 점철된 엉덩이가 벌써 그립니다.
 
 그 찰지던 신음소리는 누가 20살의 그것이라 믿겠는가 ....
 
 
 
 
 
 
 뻘소리 끄읏!!
 
 다 잊고 공부 하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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