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비오는 텁텁한 날의 시원한 얘기 드릴께요(야한 얘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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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철원 3사단(백골부대)에 근무했었는데 밑에 댓글로 잠깐 이야기 드렸듯이 철책에서는
믿지 못할 얘기들이 자주 벌어집니다.
그리고 군대 특성상 최소 2인 1조, 철책에서는 3인 1조 생활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혼자서 본 이야기는
거의 없습니다.
이 이야기를 드리는 것은 밑에 글들에 자주 시원한 얘기가 올라오지만 귀신 즉 영적인 존재는 있다는 전제하에
드리는 말씀이고 적어도 2인 이상 체험했던 얘기를 올립니다.
참고로 저는 1980년 초에 근무를 하였기 때문에 지금은 어떻게 변한지 모릅니다.
예를들면 GOP 내의 통일촌에 방문하자면 예전엔 일주일전에 사단에 접수를 해야되지만 3년전 아버지가 15사단 다목리에 근무하셨기 때문에 모시고 동송 올가미 초소로해서 도창리 학포리 와수리 신수리로해서 철책을 신분증 제시만으로 자가용으로 다닌다는 것은 꿈도 못 꿈만큼 변해 있었습니다...
에피소드 1#
군대 만큼 미신 요소가 강한 곳도 드믈다고 봅니다.
제가 초급으로 먼저 GOP 철책 경계를 했는데 아주 음지에 소초가 하나 있습니다.
그 소초는 음지지만 시야가 넓어서 사방이 사각도 없이 감시하기에 아주 좋은 곳 입니다.
하지만 야간 경계에는 그 초소가 배제가 됩니다.
대신 한 곳으로 되는 그 초소 위에 사각을 대치하기 위한 가초소가 두 군데 있는데 야간에는
한곳으로 운용되어도 될 경계 지점을 오히려 두 군데로 늘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철책근무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소초 하나가 병력 운용에 소대급에는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하나를 줄이면 우리 동료는 그 만큼 편하니까요.
제가 몇주는 상황을 몰라서 적응을 하다가 아무래도 하나를 줄이면 동료들이 편할까 싶어서 먼저 선임하사(나이가 많으신 분이셨습니다)에게 의논을 하니 그 초소는 이상하게 사고도 많이 나고 자살도 많아서 비공식적으로 상급부대 묵인하에
편법 운영한다고 하더군요.
대대 상황 장교에게 이튿날 보충설명과 함께 준비태세에는 야간이라도 그 초소에 병력을 투입해야 된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초소 지형은 산골짜기에서 밑으로 내려오는 Y자형의 넓은 개활지인데 뒷편 골짜기는 아주 어두운 곳입니다.
제가 겪은 것은 1986년 여름 엄청난 집중 호우와 함께 GOP 철책이 거의 쓸려 내려가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철책은 보통 3중 철책이라 침투는 꿈도 못 꾸지만 철책이 쓸려간 뒤라 방어에 엄청 문제가 생긴 시점입니다.
모든 길은 급류로 막혀있고 FEBA에서 헬기로 간부들을 동원하여 철책 쓸려난걸 양팔 간격으로 몸으로 경계를 섰는데
연대장님이 문제의 그 초소를 지적하면서 저기에 제논(써치라이트, 찝차에 한대씩 싣고 다니고 엄청난 전류 소모로 단독부대로 운영됨) 비쳐봐.. 하시더군요.
내가 방어가 쉬운 자리는 적이 공격하기 좋은 위치, 아니나 다를까 저기에 소대장 선임하사가 위치하라는 말씀과 함께
진흙탕길을 타 내려가면서 선임하사님과 같이 지켰습니다.
그 뒤 3일 밤낮을 그 위치에 했는데 여름이 겨울보다 더 추울수도 있다고 느꼈었고 3일 동안 굶어도(바로 위쪽 절개지가 무너져서 사망사고가 있을 정도로 고립되어 있었슴) 배가 고프지 않았고 평생 비를 3일 동안 다 맞았습니다.
철책 위는 비행 제한 구역이라 적십자 헬기 외에는 뜰수 없었는데(상당한 인명 피해로 부족했슴) 위에서 쳐다봐도
어쩔수 없는 상황에 칠흑같고 악몽의 밤이 어김없이 왔습니다. 위에서는 하루만 더 참으라고 하고....
다행히 그 날 저녁부터 비는 그치고 서서히 개이더군요.
둘다 오들 오들 떨면사 옷 다 벗어서 서로 쥐틀어 짜내고 움직였죠.
젖어있는 옷만 말려도 얼마나 따뜻한 지 군생활하시는 분은 아실겁니다.
서로 몸을 문대면서 조금 여유를 갖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꾸루룽하면서 흙이 밀려오더군요.
아시다시피 초소밑은 벙커죠.
선임하사님이 그냥 저를 밑으로 끌어내리면서 벙커 입구를 판쵸우의와 깔고 앉아있던 짚더미
모두로 다 막았죠.
모든게 다 막히고 둘다 너무 피곤하여 조는지 죽음으로 가는지 모르는 시점이지만
벙커 안에 사람이 많더군요.
나와 같이 앉아 있는 사람, 천장에 붙어 있는 사람, 벽에 붙어 있는 사람... 말은 안하고 미소도 없이
쳐다보고 있더군요.
벙커는 지름 1.2미터입니다. 3사람 정도 있으면 딱 맞는 공간입니다.
선임하사와 저도 서로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냥 까만 사람들입니다.
형체는 있는데 이상한 부유물 비슷한....
그런데 너무 탈진이 되다보니 공포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 사람들도 그냥 멍하니 쳐다보더군요.
그 좁은데서....
깨어나니 사단의무대더군요.
선임하사랑.....
회복되고 선임하사님은 전역신청을 하고 나는 다시 복귀를 하였습니다...
그 위치에서 작년에 유골 수습을 엄청나게하고 결국은 초소를 부셔버리고 뒷쪽으로 옮겼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초소에서만 엄청난 안전사고와 자살사고가 많았었는데 뒤 쪽 골짜기 유골 수습하고
위령제 지낸 뒤에는 평온하다는 뒷 얘기를 들었습니다..
에피소드 2 #
그 뒤 교대를 하고 사단에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사단 철책순찰을 하는데
가면 옛생각이 납니다.
GP근무는 GP내 근무와 야간 매복도 같이 합니다.
GP 매복은 정말 내키지 않습니다.
GOP에서는 철책이라도 막아주지만 GP 매복은 비무장지대 특히 6사단과 3사단의 비무장지대는
짧은 곳은 직선거리 200미터 부터 시작합니다.
심리적이라도 막아주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항상 긴장되고 짧은 거리이기 때문에
얼굴도 식별 가능합니다.
서로 수색을 할 때는 양쪽 다 OP에서 부딪히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50 년 이상 서로 해왔던 일이라도 장마철 비온 뒤에 갈대가 훌쩍 커버리면
위에서 판단을 못합니다.
갑지기 조우하는 일도 더러 있습니다.
서로 겁이나 뒷걸음하지만 절대 쏘지 않습니다.
대신 OP 상황실은 작살납니다.
한겨울 갑작스런 모 GP장의 집안 부고로 제가 대신 경험이 있다고 투입됩니다.
그 추운 겨울에 번개탄 2장 태우고 화약 냄새 완전히 뺀뒤 가슴에 안고
17:00에 가매복 진지 투입, 18;50분에 진매복 투입..
길 잘못들면 큰일 납니다.
항시 긴장됩니다.
얼마전 인접부대 매복조간 오인 사격도 있었습니다.
진매복 독수리 안착.. 키 두번 누르고 나서 내일 새벽 04:00 까지 지키고 있습니다.
서로의 통신수단은 위급시는 무전이지만 서로 손목에 매달은 견인줄로 신호합니다.
춥습니다.
멍하니 앞만 쳐다봅니다.
10미터 앞은 정규 지뢰밭입니다.
공식대로 심었습니다.
그런데 노루가 껑충껑충 뛰어 다닙니다.
달빛이라도 도약을 보니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그 뒤 우르르 멧돼지떼 옵니다.
저렇게 큰 놈들이 지뢰밭을 헤치고 다녀도 절대 지뢰 안터집니다.
예편하신 선임하사님 말이 생각납니다.
재들은요 화약냄새를 잘 맡고 비무장지대 특이종이라
절대 지뢰 안밟아요.
다른 지역 종이면 여기서 다 죽을겁니다....
우르르르.. 헤집고 난 뒤에 어김없이 옵니다.
손목에 신호가 옵니다. 보라고..
하얀 얇은 소복에 얼굴 형태도 뚜렷지 않는 소복 여인네가
달빛 아래 너울너울 춤을 추듯이 달려갑니다.
약 10미터 앞에 달려갑니다.. 달빛 아래에서..
모든 소대원들이 같이 지켜봅니다..
놀라지도 않습니다..
상급부대도 알고 있습니다.
눌릴까요. 말까요(크레모아) 비무장지대안에서 수십년동안 숱한 질문을 안했겠어요?
소대원 모두 지금까지 만남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약 20명 정도...
만날때 마다 이야기하죠..
착하게 열심히 살자.. 사후 세계는 몰라도 령은 직접 봤으니...
우리 지금 건배 구호도 "베풀고"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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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글 써 보네요.
령은 있다고 보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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