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의 어떤 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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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의 어떤 일탈>
쌀 뜨물에도 아이 선다는 옛날 말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부터 제가 올리려는 이 글을 그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확률은 아마,
로또에 1 등으로 당첨될 그 것과 같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 일이란 건 모르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글에서 거론되는 친구나 그 여자분들에게 눈꼽만치도 누가 되지않도록,
때와 장소, 이름(필수) 등은 실제 행해진 곳에서 거리가 있고, 시차가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가방을 메고 집 현관을 나선 시간이, 아침 6시 경으로 기억한다.
겨울 끝자락의 이른 아침은 아직도 춥고 어두침침한 시각이었다.
불빛이 밝혀진 창들은 몇 군데 되지 않았지만...
환경 미화원의 바쁜 손길, 그리고 그 시간에 벌써 출근을 하는지, 바지런한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저만치서 들려오고 있었다.
정 무영의 승용차로 짐작되는 검은색 차, 한 대가 전조등을 꺼면서 주차장으로
마악 들어서고 있었다.
그 무렵 나는, 하던 일을 잠시 접어두고 휴식을 가지는 그런 시간중이었지만,
정 무영은 졸지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무위도식하는 처지였다.
밥 술이나 뜨는 형편에, 아직은 실업급여도 수령할텐데 무얼 그렇게 죽는 소리를 하는지,
그것은 아마도 나를 동행시키기 위한 지레 엄살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바깥으로 나돌아 봐야 돈 쓸 일만 생길테고,
돈 천 원이라도 아낄 요량으로 집에만 처박혀 있으니,
갑갑증에 홧병이 생겨, 제대로 명대로 살지 못할 것 같다며 너스레를 늘어놓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초조감으로 불면증까지 생겼는지, 밤마다 술을 마시지 않고는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했다.
나 역시 한 때는 정무영과 비슷한 그런 증상들을 겪은 경험이 있는터라,
그 와중에도 고개를 끄덕이긴 했다.
목적지인 호수 상류에 도착하자 날이 환하게 밝아진 가운데,
족히 수 십명은 될 듯싶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쪼그려앉아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정무영이 어깨를 으스스 떨며, 파카 주머니에서 납작한 양주병을 꺼내 두어 모금 넘기고는,
나한테도 건네며 추위를 이기라고 했다.
빈속으로 화끈한 열기가 들어가자 조금은 추위가 누그러지는 듯 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
어떤 이들은 버너에다 팬을 올려놓고 잡은 고기들을 튀겨가며,
낚시를 즐기고 있었지만, 고기라는 놈들이 우리에겐 제대로 물려주지를 않았다.
정무영 계획으로는 물고기 몇 십마리쯤 거뜬히 잡아, 그것을 안주로 저녁에 소주나 한 잔
하는 것이었는데...결국은 호수를 떠나야했다.
둘이 잡은 고기는 합쳐봐야 고작 몇 마리도 되지않아, 차라리 남이나 주자고 했더니
정무영은 낚시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굳이 챙기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오늘 낚시는 실패했으니, **리쪽으로 가자고 했다.
"아니 거기 가서 뭘 잡겠다고...?"
"걱정 말어...물이 오른 고기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얼굴도 돌리지 않고 싱글싱글 웃는 정무영의 속셈은,
애초부터 낚시가 주목적이 아니었던 듯 했다.
나는 그의 속내를 알 길이 없어 연신 고개만 갸웃거리며 이런저런 추측만 해 볼 뿐이었다.
이윽고 **리 초입에 들어서자, 정무영은 도로변 좌우를 이리저리 살피더니,
우선 빈 속부터 채우자며 한 음식점 앞에 차를 세우는 것이다.
"뭐야? 이런 곳에 무슨 좋은 낚시터가 있다고 그래? "
"어?....후후! 여기는 온통....."
"무슨 말이야? 사람 궁금하게시리...?
"아무튼 그런 게 있어, 나 형도 곧 알게 될거야..."
정무영은 이렇다 할 아무런 사족도 없이, 뜻 모를 소리만 중얼거리고는,
음식점으로 쑥 들어갔다.
분위기있게 잘 인테리어 된 식당이었다.
의외로 손님들이 많았고 그들 대부분이 여자들이었다.
"왠 여자들이 이렇게 많은거야...?"
내가 여자들쪽을 흘끔거리며 중얼거리자 정무영이 서슴없이 내뱉는 것이다.
"뭐, 보나마나, 낚시하려고 온 여자들이겠지..."
"아니, 아까부터 이상한 소리만 하는데....대체, 그게 무슨 뜻이야?
저런 차림으로 와서 무슨...더군다나 여자들이 낚시를 하다니..."
"소문이 떠 돌고 있으니, 나도 그렇게 알 수밖에...나 형은 요즘같은 정보화 시대에
못 들었어? 주위를 둘러 봐 바..."
"도무지, 원...오는 길에 까페랑 러브 호텔들이 많다는 건 봤지만..."
"그래, 잘 봤네...이런 한적한 변두리에, 왜 그렇게 많은 위락시설들이 생겼겠어?
사람들이 그만큼 많이 이용한다는 거 아냐? "
"...............?! "
"후후, 나도 그렇지만, 나 형도 주구장창 일만 할 줄 알았지 뭐..."
정무영의 말에 나는 잠시, 내 삶의 궤적을 돌아보았다.
가정이나 사회에 나름 충실했음은 물론이고,
가족들 먹성(먹이고), 입성(입히고) 걱정없이, 애들 공부도 지가 원하는 만큼,
시키고 있는 중이니, 가장으로서 할 도리는 다 한다고 자부했다.
뜻밖의 딴지에 걸린 것이라면 요즘들어 경제 사정이 나빠지고 침체되어 있다는 건데,
그 문제는 여기서 거론할 게 아니므로 생략한다.
나와 정무영은 매운탕에다 반주까지 곁들여 늦은 아침겸, 점심을 먹었다.
정무영의 허우대 멀쩡한 외형으로 봐서는, 그가 실직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생각할,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만의 위장일지는 몰라도, 매사를 거침 없이 실천하는 행동에서는 그랬다.
얼마후 식당에서 나온 나는 차에 올라타,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잠시 눈길을 주고있었다.
근데 정무영은 무슨 약속이라도 있는 모양인지 시계를 자주보는 것이다.
"언제 출발할거야?"
"뭐,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없을텐데 서둘러 갈 필요 있어?
잠시만 기다려 봐...조급증 내지말구..."
그러면서 길 건너를 유심히 쳐다보길래 나는 누구 만나기로 한 사람이
있느냐고 넌지시 물어보았다.
"그냥, 커피 생각이 나서 그래."
"이런 사람하고는...그럼 커피숍으로 가면 되지, 여기서 이럴 게 뭐야? "
"그게......"
정무영은 말을 잇지 못하고, 입술만을 달싹거렸다.
자연히 궁금증이 더해진 나는 도대체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으음, 나 형. 오늘 스케줄...나한테 모두 맡기면 안될까?"
"이 사람, 새삼스럽기는...여기까지 함께 오고...지금 그렇게 하고 있잖아."
"그런게 아니고...실은, 어떤 여자와 만나기로 돼 있거든, 근데,
그 여자 혼자가 아니고...자기 친구와 같이 온다고 했어."
"뭐라구...그래서? "
"음....그 친구라는 여자를...나 형이 좀 맡아줬음 해서 말이야..."
"아니, 여자를 맡으라니....? 도대체, 무슨 말이야?"
"아무튼 이유는 차차 알테니...응? 오늘은 그냥, 나 하자는 대로 해줘...나 형"
마치 무엇에 홀린 듯, 멍 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사이 차가 출발했다.
나는 마음 한 구석에 호기심이 생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불안했다.
정무영이 앞장 서 들어간 곳은 규모가 제법 그럴 듯한 호텔 커피숍이었다.
우리가 앉은 자리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어깨를 한 번 으쓱한 정무영은 씩씩하게 걸어갔다.
그 곳에는 얼굴이 낯선 여자 둘이 앉아있는 게 보였다.
두 여자 중 한 여자가 나를 흘끔 훔쳐보는 것 같았다.
정무영은 5 분쯤 후에 돌아왔다.
그러는 사이, 그 여자들이 후문인 듯한 또 다른 출구로 재빨리 빠져나가는 것이다.
"어때? 나...따라 갈거지? "
"글쎄, 어디 가는데?"
"으음, 뭐랄까? 환상의 요지경속이라고나 할까...아무튼, 가 보면 알어."
"이거 왠지, 찝찝한데....대충 돌아가는 상황은 알아야지...."
"....가 보면 알어...그 대신, 나 형이 꼭 지켜줘야 할 단서가 있어."
"뭔데....?"
"하나는, 그 여자의 신상에 대해서 묻지 말라는거야, 연락처나 나이는 물론이고,
이름까지도...그리고 또 하나는, 절대 나 형이 먼저,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지 말란거야
그쪽에서 제의하지 않는 이상은...어때? 지킬 수 있지? "
"이거야, 원...스파이들 접선도 아니구...."
"그냥, 이 세계에서만 통하는 불문율이라고 생각하면 마음 편할거야..."
붉은 카피트가 깔린 호텔 복도는 조용하고, 잘못하면 발을 헛디딜만큼 어두침침했다.
307호 객실앞에 서자 정무영이 낮으막이 속삭이는 말로,
노크를 두 번씩 두 번 두드리라며 눈 시늉으로 알려주었다.
내가 차마 실행을 못하고 머뭇거리며 서 있자, 정무영이 눈을 부릅떠며 재촉을 했다.
그래도 망설이자, 정무영이 대신 노크를 해주었다.
그리고 그는, 재빨리 306호실 앞으로 걸음을 옮겨갔다.
은은한 감색 조명 아래, 여자는 가운 차림으로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나는 창가로 다가가, 두텁게 드리운 커튼을 살짝 젖히고 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쪼르르.." 다시금 술잔이 채워지는 소리가 들려올 동안 내내 그러고 있었다.
그때, 다분히 따지는 어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자기가 내 아내라도 되는 양...
"언제까지 그러고만...계실 거예요? "
그 순간 나는 마음 속의 찌꺼기를 버리기로 결심했다.
부도덕, 의구심, 아내, 아이들...
일부러 그녀가 보는 앞에서 옷도 거칠게 벗어버리고, 욕실을 향해 벌거벗고 걸어갔다.
조금은 시끄럽게 샤워를 하는 동안, 내 자신이 생각해도 의아할 만큼
남성의 상징이 당당하게 솟구쳐 올랐다.
불끈거리는 자신감이 욕실 천장을 꿰뚫고도 남을 정도로 말이다.
나는 물기도 제대로 닦지 않은 알몸으로 여자 뒤로 다가갔다.
이미 누군가가 한 번쯤은 걸쳤을지도 모르는 여자의 가운을 사정없이 까 제꼈다.
"어머...!! "
여자는 본능적으로 두 팔을 올려 자신의 가슴을 싸 안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숨결이 거칠어진 나는 여자의 귓불과 목덜미로 혀를 내밀어갔다.
머릿결에서 풍겨오는 향긋한 샴푸냄새가 코속을 간지럽히며 욕정을 자극해왔다.
"아아...!!"
살 떨리는 애무에 젖무덤을 감싸고 있던 여자 팔이 스르르 풀어졌다.
나는 뱀이 덤불속으로 파고들 듯 두 손을 겨드랑이 사이로 미끄러뜨리며
뭉클한 감촉을 던져주는 유방을 우악스럽게 움켰다.
"아...으응~아파요 "
한 때, 야전의 거친 생활도 감수했던 내 손은 결코 작은 편이 아닌데,
여자의 가슴은 손아귀를 차고 넘치는 풍만함을 자랑했다.
세월의 살비듬이 조금은 흔적진 복부와 둔부, 그리고 허리...결코 묻지말라고 정무영이
당부했지만, 내 아내의 연령대라는 걸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하아...나, 좀...아아~ 어떻게...해 줘요 "
젖무덤에서 흘러내린 나의 손길이 구릉지로 근접해 내려가자, 여자는 자꾸만 주저앉으며
두영이처럼 코맹맹이 소리로 속삭여왔다.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고 있었던 가운이 매미 허물 벗어지 듯 흘러내리고,
나는 여자를 번쩍 안아들고는 침대로 다가갔다.
마지막 보루인 양 여자는 두 다리를 꼬고 있었으나, 구릉지의 무성한 수풀은
조금도 부끄럼없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어린아이가 맛 난 과자를 조금씩 베어먹 듯이, 나의 입술과 이는 야금야금 그녀를
먹어가기 시작했다.
유실을 잘근잘근 깨물고, 어딘가를 "짜라락" 소리가 나게 부벼주자,
여자의 몸이 미꾸라지같이 배배 비틀렸다.
"흐으응....아으, 몰라...요, 몰...라, 아아..."
도대체 뭘 모른다는 걸까?
슬그머니 그녀의 손 하나가 나의 아랫도리쪽으로 미끄러져 내려왔다.
이내, 단단하고 뜨겁게 팽창한 내 물건을 그녀는 힘껏 거머쥐었다.
" 더 세밀한 묘사는 생략합니다."
세찬 파도가 넘실거리는 폭풍우속에서 나는 끊임없이 방향타를 휘둘러야 했다.
방심은 금물, 오래도록 이어지는 격랑을 헤치고 무사히 항구로 안착하려면,
절대 침몰되어서는 안된다는 사명감이 나를 잊게 만들었다.
그녀도 거대한 해일을 타 넘으며 죽을 둥 살둥 안간힘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만치 항구가 보일 때,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기진맥진하여,
사지를 축 늘어뜨렸다.
여자는 오랫동안 죽은 듯이 움직이지를 않았다.
순간 겁이 덜컥 나 그녀의 뺨을 가볍게 흔들었다.
그러자 비로소 현실속의 낯선 공간으로 돌아온 듯한 표정으로 눈을 열었다.
"....괜챦아요? "
"후우~ 하아...아이, 몰라...몰라요 "
뭘 모르는지 또 모른다고 애교를 부렸다.
"정말...괜챦아요?"
"아이~ 선생님은...어쩜...넘, 너무...멋있어요."
"멋 있다뇨?
"아유...이 능청하고....는...으응, 선생님 와이프가 부러워요."
정무영이 차에 시동을 걸며 "어땠어?" 하고 물었다.
나는 일부러 그 물음을 듣지 못한 사람처럼 멀건히 앞만 바라보았고,
그러자 그는 "넋이 완전히 나가버렸군 " 하고는 한참을 낄낄거렸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소금에 절인 배추꼴이 된거야?"
"..............?! "
"그건 그렇고 내가 시킨대로 했지? "
"그래, 근데 그 여자 정체가 뭐지? 이혼녀? 과부? 유부녀? "
"나 역시 파트너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게 없어...오늘로 세 번째 만났지만...
어떻게? 그 여자가 또 만나자고 그래? "
"어? 어...다음 주에...얼결에 대답은 했는데...."
"....나 형도 알다시피 난 실직자야, 해서 말인데...그런다고 자신감이 결여되어...
...주제에 마누라한테 밤 일도 제대로 못해주면...
내 마누라도 이런 곳에 오지 않는다는 보장없쟎아? "
운전대를 잡은 정무영이 뭐라고 계속해서 주절거리고 있었지만,
내 귀에는 한마디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 여자를 다시 만나더라도...나 형 부인을 즐겁게 해 줄 힘은 남겨놔야지..."
나는 아내의 얼굴과 그 여자의 모습을 번갈아 떠올리며, 죄의식과 자신감 사이에서
한참을 서성거려야 했다
비록 길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이 개월 정도, 정무영과 비슷한 그런 시간을 가진적이
내게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는 일이 잘 안되니 식욕이 떨어지면서 소화도 잘 안되고, 덩달아 성적 욕구마져
일어나지 않아 아내와의 잠자리를 회피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 아내는, 어쩐 일인지 나와의 관계를 보채지는 않았었는데....
혹여 내 아내도 그 여자처럼 어떤 놈씨를 만나 비밀스런 관계를 맺은 것은
아닐까 하는 막연한 의구심이 스물스물 피어올랐다.
애써 그 의구심을 털어내기는 했지만,
등줄기로 식은 땀이 주욱 흘러내리는 전율은 어쩔 수가 없었다.
허접한 경험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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