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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스튜어디스..그녀에 대한 추억 4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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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002 회 작성일 24-03-29 23:1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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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기에 마음이 심란해서 가끔씩 밤에 모 사이트에 들러서 채팅을 즐기곤 했습니다.
 
그 시기의 채팅 때 무슨 번개 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구여,
그냥 단순히 채팅을 통해서 상대와 이런저런 대화나 나누는 정도였죠.
 
어느 날 밤 어떤 여자와 채팅으로 대화를 나누게 됐습니다.
 
그냥 나이와 지역 정도만 소개하고 이런저런 한담을 나누는데,
상대도 그런 정도의 의도만 갖고 있었기에 서로 별 부담이 없었죠.
 

대화를 통해 상대방이 꽤 착하고 조용조용한 젊은 여성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자기는 키가 작아서 콤플렉스를 갖고 있답니다.

소개팅을 몇 번 했는데, 잘 되지 않더라며, 그리고 짝사랑하는 남자가 있는데
어떻게 잘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잘됐으면 좋겠다고 그러더군요.
 

잘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뭐 그렇게 격려를 해줬죠.

대화글에서 느끼는 것일 뿐이었지만, 상당히 여성적인 성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것저것 물어보게 됐죠.
 
그러다 출신학교가 나왔는데, 저와는 출신학교가 다르더군요.
어느 학교를 나왔다라고 대답하자, 상대방이 그럽니다.
 
“아, 어릴 때부터 제일 친했던 친구가 다니는 곳인데…”
 
그래서 제가 물었죠.
 
“누군데요?”
 
“말하면 아세요?^^”
 
“모를 가능성이 크죠 ㅋ”
 
“ㅎㅎㅎㅎㅎ”
 
“그래도 말해봐요, 님 친구라면 틀림없이 괜찮은 사람일 거 같은데…함 꼬셔볼려구 ㅎㅎ”
 
“ㅎㅎㅎ…힘들텐데…OOO이라는 앤데, 졸업한지 꽤 됐거든여??^^”
 
순간 제 마음 속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누구?”
 
“ㅎㅎㅎ 글 안보이세여? OOO라구…”
 
그녀의 이름이었습니다.
그 당시 해외에 거주하면서 외항사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던…제가 오매불망 그리워하던 그녀…
 

생각해보면 참 신기한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정말 어떤 인연의 끈이 엮여있나 봅니다.

그 당시 외항사 승무원으로 일하던 그녀와는 아직 연인사이로 발전한 단계는 아니었습니다만…

정말 신기한 것이 꼭 어떤 시점이 되면 그 어디선가,  혹은 그 누군가를 통해서라도
반드시 생각지도 않게 그녀의 이름이, 혹은 그녀의 소식이 들려오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새벽 또 그렇게…
전혀 모르는 낯선 이와의 채팅에서 또 다시 그녀의 이름을 듣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일본사람들의 말에 인연이 있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빨간 색의 끈으로 서로 묶여있다고 하던데...
정말 제가 그녀와 그런 빨간 끈에 묶여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죠.
 
순간 마음이 어지러워지더군요.
그 순간 마음이 매우 어지러워 졌습니다.
 
시침 뚝 떼고 그리워하던 그녀의 친구와 채팅대화를 좀 더 이어 나갔습니다.
 
친구의 이름이 예쁘네…그 친구는 당신과 어린 시절에 어떻게 알게 된 친구냐…
어떤 사람이냐 등등…시침 뚝 떼고 이것저것 물어봤죠…
 
착한 아이다, 좋은 친구다, 졸업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만났고 못 만난지 꽤 됐다 등등…
이런저런 대답이 돌아왔고, 그 대답의 글귀 하나하나가 제 가슴에 새겨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좀 더 진행된 채팅대화…
 

제가 그랬습니다…나도 당신처럼 마음에 그리는 어떤 여자가 있다고…
함께 있고 싶다고…잘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잘 됐으면 좋겠다고…

그리고선 어느 순간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 나오던 전 지현의 대사를 흉내냈죠.
 
“XX야~~!!! (채팅상대의 이름) 미안해~~!!! 나도 어쩔 수가 없나 봐….!!!”
 
순간 저와 채팅 중이던 그녀의 친구가 잠시동안 글을 쓰지 않습니다.

잠시 후에 이렇게 쓰더군요.
 
“오빠…”
 
그리고 글을 이어 나가더군요.
 
“그 분이 너무 보고 싶으신가 봐요…그렇게 그리우세요..?”
 
제가 잠시 당황하며 대답했죠.
 
“하하하…그냥 장난치는거죠 뭐…”
 
“거짓말…다 보이는걸요…여자들 눈엔 다 보여요…”
 
그리고 또 그럽니다.
 
“힘내세요, 꼭 잘 될 거에요…얼굴도 모르는 분에게 이런 말 이상하겠지만…
마음씨 착한 오빠이니만치 꼭 이루어 질거에요.”
 
채팅을 마치고…마음이 심란했습니다.
 
해외의 그녀가 예전에 보내왔던 메일이 문득 다시 보고 싶어져서 메일함을 열었더니…
오랜만에 그녀의 새로운 메일이 와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요즘 서로 연락도 뜸하고…서로 반성합시다^^”
 
인간의 언어는 섬세하고 세밀한 표현이 물론 가능하지만,
그 섬세하고 세밀한 표현이 가능한 인간의 언어로도 인간의 모든 심정을 그대로 다 전달할 순 없습니다.
 
제가 지금 단순히 글로 표현하는 것 만으로는 그 때의 제 복잡했던 심정을 충분히 표현해 낼 수 없음은
여러분들도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날 밤 이리저리 뒤척이면서 생각해 봤습니다.
 
그렇구나…내 마음은…내 마음 속엔 역시 해외의 그녀가 가장 크게 자리잡고 있구나.
아직까지는 내가 원하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서로 지구의 반대 편에 살고 있어도…
언젠가는 서로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되고 싶다는 제 의지가 살아있음을 분명히 느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아끼는 친동생 같은 그 아이는…
요즘 나에게 자신의 나에 대한 정을 드러내고 있는 그 아이는…어쩌면 좋을까.
나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하고…점차 연인으로 발전해 가고 있는 우리 사이는…
 
결심했습니다.
지금 입장을 분명히 정리하지 않으면 안된다고요.
 
저도 그 아이를 좋아하고는 있었지만…아끼고 있었지만…소중하게 여기고 있었지만…
여기서 더 나가버리면 그만큼 더 위험해 질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더 나가버리면…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그 아이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길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좋아한다면, 아낀다면, 소중하게 여긴다면…
나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 그 아이에게 해가 되는 짓을 해선 안되겠죠.
 
내 마음 속에 다른 이를 그리워 하면서 어떻게 또 같은 마음으로 그 아이를 대할 수 있을까요…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식의 태도로 마주 대할 순 없습니다…
 
여기서 더 머뭇거리다간 오누이 같은 우리의 정마저도 잃어버리게 될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어느 날 다시 그 아이와 만났죠.
 
승무원 생활에 점차 적응해 가고 있었고, 즐거워 하고 있었고…비행 중에 다친 상처도 있었습니다.
속 상하더군요…바보 같은 계집애…칠칠맞게…안쓰럽기도 하고…대견하기도 하고…
 
비행을 마치고 데이오프 때, 쉬는 날 저와 만나면 매우 즐거워 합니다.
이런저런 겪었던 일을 들려주며…해맑게 웃음 짓는 그녀…탐스럽습니다.
 
식사를 하다가 문득 제가 그 아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OO야…!”
 
“응, 오빠^^”
 
“너 왜 이렇게 예뻐?”
 
“원래 예뻐…^^”
 
“으응..??”
 
“흠헤헤헷…!^^”
 
밝게 농담을 하는 그 아이가 사랑스럽습니다.
 
“그래, 맞아. OO는 원래 예뻐…아주 예뻤어…처음 봤을 때부터…
그리고 그 후로는 볼 때마다 조금씩 더 그렇게…조금씩 더 예쁘게 보였어…”
 
그 아이가 쑥스럽게 웃으면서도…뭔가 예전과 다른 어떤 분위기를 느끼는 듯 했습니다.
제가 문득 물었죠.
 
“OO야…남녀 사이에 우정이 존재한다고 믿니?”
 
잠시 말이 없더군요…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대답합니다.
 
“응...”
 
제가 화답했습니다.
 
“나도 믿어…
남녀 사이에 우정은 존재해.
남녀 사이에 우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지 않아.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해.
어떤 남녀 사이엔 존재할거라고 믿어.”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죠.

그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싶어서 제가 어떤 영화에서 감명깊게 봤던 대사를 외쳤습니다.
 
“우정만세!”
 
그 아이도 장난스럽게 웃으며 “우정만세!”하고 따라 외치더군요.
 

그 후…예전보다 서로 연락이 뜸해 졌습니다.
문자나 통화를 갖고 있었지만…웬지 분위기가 예전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두어 번 더 만났지만…짧게 짧게 만남을 가진 후 헤어졌습니다.
 

며칠이 더 지난 후…어느 날 밤에 그 애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고 나서 저를 부른 것이었습니다.
좀 데리러 와 달라고요.
 
데리러 갔더니 그 애가 다른 친구랑 같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캐주얼에 운동화를 신고선…뭐가 그리도 좋은지…
술기운 때문에 그러는지 방긋방긋 웃고 있습니다.
 

제가 친구를 돌려 보내고 그 애를 집까지 바래다 주려고 했습니다.

그 애가 저더러 “오빠, 우리 어디 가서 한잔 더 할까?” 라고 합니다.
 
술을 좀 마셔서 기분이 좋아진 것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일찍 쉬라고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노래방에 들러서 기분좋게 노래 몇 곡 부르고 들어가자고 졸라 댑니다.
 
가까운 노래방으로 들어갔죠.
 
맥주랑 음료 좀 시키고, 그 애가 뭐가 그리도 기분이 좋았던지 템버린을 흔들어대면서
깡총깡총 춤을 추며 신나고 즐거운 노래들만 연달아 선곡하고선 열창을 합니다.
제 손을 잡고선 끌어 일으키고선 같이 율동을 맞춰달라고 주문합니다.
 
그런데 그런 그 애의 모습이 그날따라 왜 그렇게도 안쓰럽게 보이던지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뭔가 근심이 뭉게뭉게 일어났습니다.
 
그다지 내키진 않았지만…저도 선곡을 위해 책자를 집어들고 살펴보고 있었죠.
 
그런데 그 애가 갑자기 그럽니다.
 
“오늘은 <좋은 사람>부르지 말기!!! 신나는 곡으로 해야 해!!!”
 
전 토이의 <좋은 사람>을 즐겨부르곤 했죠.
그 누구랑 노래방엘 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습관처럼 그러고 있었습니다…
왜 그런지 아실 분들은 아실 겁니다...그 아이도 그 사실을 알고는 있었습니다...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선 신나는 곡으로 골랐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신나게 열창했죠.

앉아서 맥주를 한 모금씩 마셔대던 그 애도 일어나서 깡총깡총 큰 키로 뛰면서 응원해 줍니다.
 
“오예~~!!! 우리오빠 짱~!!!^^”
 
뭐가 그리도 신이 나는지…들썩들썩 춤을 추며 응원하던 그녀가 제 목을 끌어안더니
제 볼에, 제 입술에 입을 맞춰댑니다.
 
좀 당혹스럽더군요, 쑥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슬쩍슬쩍 피했습니다.
 

그리고 또 그 애가 노래를 부르고, 다시 제가 연이어서 발라드 곡을 부르고…

어느 순간 갑자기 조용해진 분위기가 낯설게 느껴져서
화면의 가사를 보며 노래를 부르던 제가 자리에 앉아있는 그 애를 돌아보는 순간…
 
그 아이가 자리에 앉아서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그렇게 앉아서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선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그렇게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선 흐느껴 울고 있었습니다.
 
놀라고 당황해서 제가 마이크를 내던지고 그 애 곁으로 다가갔습니다.
 
그 애가 흐느끼고 있더군요…
감싸쥔 두 손 사이로 눈물이 가득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어안이 벙벙해서 그 애의 어깨를 감싸안고 왜 그러냐면서 토닥여 주며 위로했습니다.

그 애가 여전히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안은 채로 마치 토해내듯 소리칩니다.
 
“왜…왜 안봐요? 왜 내 얼굴 안보는거에요? 왜 날 보지 않는거야??!!!”
 
원망스럽다는 듯이 내뱉는 외침 속에 흐느낌이 같이 섞여 있습니다…
 
잠시 후…그 애가 두 손을 얼굴에서 떼어냈고…얼굴은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왜 날 보지 않는건데? 왜? 왜? 왜?!!”
 
어느 날 부터인가…어느 순간 부터인가…
제 눈빛이 자신의 얼굴을 향하지 않더라는군요.
피하더라는군요…
그 낯선 서먹서먹함에 숨이 막힐 것 같았답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 아이가 측은했습니다.
 
“오빠…오빠…나 싫어해요? 내가 싫어졌어요? 내가 오빠한테…뭐 잘못한거에요?”
 
아니야…아니야…네가 싫어서 그런게 아니야…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또 흐느끼며 그럽니다.
 
“혹시…혹시 그날…그 일 때문에 그런거에요…? 내가…그날 오빠가 그러는데 거부했다고…
혹시 그것 때문에 그러는 거에요? 그렇다면 미안해요, 제가 잘못했어요…그래도 괜찮아…
나 오빠가 하자는대로 할께요…시키는 대로 다 할께요…나…나도 오빠랑 하고싶었어…
나도 원해…그러니까…그러니까…나한테…이러지 마요…냉정하게 대하지 마요…”
 
맙소사! 실의에 빠져있는 그 아이의 마음이…컨트롤이 되지않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자기자신의 이성을 상실해가고 있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마음 속에 가득하던 서러운 감정이…나름대로의 어떤 갈등하던 마음이…
그 날의 취기와 함께 섞이며 밖으로 폭발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 아이가 그런 모습을 보여 줄 줄은 생각해 본적 없었습니다.
그 상태에서는 그 어떤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그 아이를 품 속으로 부드럽게 껴안았습니다.
말없이 머리를 쓰다듬어 줬습니다.
등을 토닥거려 줬습니다.
“울지마라…울지마라…”라고 마음 속으로도 진심으로 위로하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흐느끼며 제 품속에 안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났습니다.
 
점차 진정해 가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점점 진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제 얘기를 들어줄 수 있을 겁니다.

제 품에서 그 아이를 살며시 떼어내고선 자리에 앉혔습니다.
 

그 아이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봤습니다.
눈물을 손가락으로 살며시 닦아줬죠.

그리고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오빠 때문에 많이 힘들었구나…오빠가 널 아프게 했구나…미안해…”
 
그 애가 고개를 숙이고 잠자코 있었습니다.
 
그 애의 그런 모습을 보고 있는데…어찌나 미안하던지요…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제가 말없이 자리에 앉아있는 그 아이 앞에서…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습니다.
그리고 오른 손바닥을 들어 힘껏 제 뺨을 내려쳤습니다.
 
철썩~!!! 하는 소리가 크게 들리자 그 애가 깜짝 놀라면서 절 바라봅니다.
놀라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오른 손바닥으로 제 뺨을 연달아서 사정없이 철썩철썩!!! 몇 차례고 계속해서 내려쳤습니다.

그 애가 너무 놀라며 황급히 바닥에 무릎을 꿇고 내려오며 제 손을 꽉 잡았습니다.
 
“하지마요!!! 왜 이래요!!!”
 
제 행동을 말리는 그녀의 다급한 외침 속에 울음소리가 섞여 나왔습니다.
 
제 뺨은 벌개졌고, 퉁퉁 부어있었습니다
 

“왜 이러는거에요, 바보같이…”

제 부어오른 뺨을 손바닥으로 매만지던 그녀가 그 다음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낍니다.
 
다시 그 애를 좌석에 살며시 앉히고선 전 그 애 앞에서 바닥에 무릎을 꿇고선
두 손으로 그 애의 손을 감싸 잡았죠.

그리고선 말했습니다.
 
“미안…놀라게 해서…
하지만 이런 식으로라도 하지 않으면 네 마음을 아프게 만든 오빠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어서…
네 마음을 아프게 만든 오빠 자신이 너무 미워서…정말 미워서 그랬어…
놀라게 한거 미안해…”
 
그 애가 마른 눈물을 머금은 얼굴로 잠자코 고개 숙이고 제 얘길 듣고 있었습니다.
 
“오빠가 지금부터 하는 얘기 잘 들어주길 바래.

지금 네 심정이 많이 복잡해서 여러가지로 많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잠시 한발짝 뒤로 물러나서 오빠 얘기 들어주길 바래.
 
얘기 듣고서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네가 알아서 해.
네 생각이 바로 옳은 생각일거야.
 
하지만 오빠는 솔직하게, 정말 솔직하게 다 말할께.
 
오빠가 너 참 아끼는 거 알고 있지?
오빠 너 좋아해.
 
널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아했고, 너와 알게 되면서 더 좋아했고,
네가 힘든 얘기 오빠를 믿고 솔직하게 들려줬을 때 깊이 감동받았어.
그리고 그 때부터 네가 그 전보다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고, 아껴주고 싶었고, 보듬어 주고 싶었어.

그리고 너도 오빠한테 정말 잘해줬잖아.
오빠 너랑 같이 있을 땐 너 때문에 많이 즐거웠고, 많이 행복했어.
너랑 같이 있으면 언제나 기분 좋고…너 덕분에 감동도 많이 받았어.
 
네가 착하니까…상냥하고 다정해서 언제나 사람들에게 잘 대해주잖아.
너 때문에 감동받아서 오빠가 잘못했던 일 뉘우치고 혼자 눈물 흘린 적도 있어, 정말이야.
 
그럴 때마다 오빠 마음 속에서 너라는 아이는 그 만큼 더 소중하게 느껴졌어.
우리 사이에 정이 흐른다고 느꼈어.
 
널 단순히 남녀의 감정을 넘어선, 친구의 우정을 넘어선,
마치 내 가족 같은 느낌으로 그렇게 소중히…내 친동생처럼 소중하게 여기게 됐어.
 
네가 즐거워 지기를, 행복해 지기를, 꼭 잘되는 모습을 보고 싶었어.
그런 네 모습을 보면 나도 무척 행복해질 테니까.
진심으로 그러길 바랬어.
 
그리고 너도 그런 모습 보여줬고…다른 사람들도 모두 너 무척 좋아하잖아.
 
넌 내 동생이야. 소중한 사람이야, 아끼는 사람이야.
그렇게 아끼는, 소중한 너이기 때문에 너한테 내가 어떤 상처를 줄 순 없어, 그러기 싫어.
 

오빠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너도 알고 있지?
나 너한테 고민상담 한 적도 있었잖아…사랑에 대한 얘기도 너랑 곧잘 나누곤 했잖아.

너도 예전에 같이 만나봤던 그 언니…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어.

사람의 감정을 배반하는 일…오빠는 못해. 감히 그러질 못해.
마음 속에 어떤 다른 사람을 두고 또 다른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고…
그래서 결국 그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일…감히 할 수가 없어.
 
더욱이 그 상대가 너이기 때문에…더 그렇게 못해…할 수가 없어.”
 
제 눈을 바라보면서 제 얘기를 듣고 있던 그 아이의 눈에서
새로운 두 줄기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모습을 봤습니다.
 
제가 말을 이어나갔죠.
 
“그 날…유니폼을 입은 네 예쁜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던 일…
말하기 전에 몹시 겁이 났었어.
 

너무나 예쁜 네 그 때의 모습…
순수한 감정을 담은 부탁이었지만, 두려웠어.

네가 혹시라도 오해할까 봐…

하지만 네가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힘든 부탁 들어줬었지.
기뻤어. 정말정말 기쁘고 고마웠어.

그리고 그 때…내가 너한테…그런 짓을 했었지...
 
하지만 그날 밤 곰곰히 생각해 봤어.
일시적인 충동이었냐고 내 자신에게 진지하게 물어봤어.
 
하지만 절대로 일시적인 충동이 아니었어…
네가 어느 순간부터 내 마음 속에 그토록 깊이 자리잡고 있었던 거야.
솔직히 네가 무척 탐났던 거야…
 
그래서 그런 잘못된 행동을 했지만…
그래, 오빠가 잘못한거야.
하지만 결코 일시적인 충동에 의한…너에 대한 가벼운 장난은 아니었어.
 
그 일이 있고나서 혹시 서먹서먹해질까 봐…너와의 그 동안 쌓아올린 소중한 우정이 깨어질까봐,
거기서 그냥 그렇게 사라져버릴까 봐 몹시 두려웠어.
 
하지만 다행히도 네 덕분에…정이 사라지지 않았지.
넌 여전히 오빠에게 변함없이 잘 대해줬고…넌 그렇게 다정하고 상냥한 아이야.
 
그런 너이기에…난 더 더욱 너한테 상처를 줄 수 없다고 생각해.
절대로 너한테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해.
 
그렇다면 너한테 더욱 솔직하게 대해야 하겠지.
그러기에 너한테 더욱 진심으로 대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너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싶다고도 깊이 생각해봤지만,
너한테 거짓된 감정으로 계속 대할 순 없다고 결심했어.
 
솔직히 너라는 소중한 동생을 잃고 싶지않아, 너라는 착한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아.
 
항상 가까이에서 편안하게 그렇게 네가 잘되는 모습, 더욱 성장해 나가는 모습,
행복해 지는 모습,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그보다 더 큰 행복을 받는 네 모습을 지켜보고 싶어.
 
우리 둘이 같이 자라가면서, 성장해 가면서, 나중에 둘 다 늙어서 주름이 지고,  이빨이 다 빠져서도…
언제나 편안하게 마주 대하고 서로를 격려해 주면서,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그런 좋은 사이로 남고 싶어.
 
오빠를 나쁜 놈이라고 생각해도 좋고 욕해도 좋아, 때려도 되고…
하지만 오빠가 지금 너에게 한 말은 모두 한치의 거짓도 없는 진심에서 나오는 말이야.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착해지게 되고, 진심어린 말이 비로소 나온다고들 하지.

하지만 지금 오빠가 너에게 한 말도 그런 말이야, 그런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그 아이 앞에 무릎을 꿇고, 제 두 손으로 그 아이의 한 손을 마주 잡고선 그렇게 말했습니다.
진심으로 그렇게 말했습니다.
유치하게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그렇게 말했습니다.
 
그 아이는 눈물을 그치고, 잠자코 그렇게 제 눈을 바라보면서 조용히 얘기를 끝까지 듣고 있었습니다.
 
한참 후에야…혼자서 시선을 옆으로 향하고선 한마디 중얼거렸습니다.
 
“정말 바보다...”
 
맞습니다,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전 바보입니다. 정말 바보죠...
 
그리고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노래방에서 나와서 둘이 손을 잡고 그 아이의 집으로 향했죠.
 
집 앞에서 저더러 조심해서 돌아가라고 나직이 중얼거립니다.
한마디를 더 덧붙이더군요.
 
“오빠...나 오빠 한번만...더 느껴봐도 돼?”
 
제가 그 아이를 소중하게 품 속으로 끌어안았습니다.
 

우리 둘이서 그렇게 다정하고 껴안고 서 있었습니다.

서로를 소중히 느끼며 그렇게 껴안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잠시 후 포옹을 끝내고 그 아이가 고개를 들어 제 얼굴을 바라봤습니다.
은은한 눈빛으로 아주 조용히…말없이 그렇게요.
 
“오빠 키가 이렇게 큰 줄 몰랐어…발돋움하지 않으면 도저히 안되겠네…”
 

어느 순간 그 애가 그러면서 고개를 들어 저에게 입을 맞춰왔습니다.

전 피하지 않았죠,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그 순간엔요…
 
그리고 우리 둘은 깊은 키스를 나눴습니다.
그것으로 우리의 관계는 예전의 정겨운 오누이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애를 올려보내고, 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전 쉽게 눈물을 보이질 않습니다.
감수성이 풍부하긴 하지만, 전 강한 남자거든요.
세상에 저보다 훨씬 강한 분들이 많은 건 잘 알지만, 저도 강한 남자입니다.
 
하지만 그날 밤 돌아오는 길에...
그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교차하면서 그렇게 저도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그 아이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비행을 마치고 유니폼을 입은 그 아이와 잠깐 만나서 음료를 들었죠.

무척 피곤해 보였지만, 표정은 밝았습니다.
명랑한 어조로 이런저런 얘기를 들려주더군요.
 
“그 동안 너무 내 생각만 한 것 같아요.
이번 비행에서 내가 아직도 한참 멀었다는 걸 다시한번 느꼈삼.”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에피소드를 하나 들려주더군요.
 
“마닐라 퀵턴인데 원래 좀 힘들어요.
그 날 따라 웬지 피곤하고 짜증도 나고 그래서 무뚝뚝하니 시큰둥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필리핀 아주머니 한 분이 다가오셔서는 필리핀 억양이 잔뜩 들어간 영어로 그러시는 거에요.
혹시 빵 같은 거 있으면 좀 줄 수 없냐고…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가는데 아이들한테 가져다 주고 싶으시다고…
 
솔직히 행색이 무척 초라하시고 고생 많이 한 듯한 모습인데…
불법체류 하신 분 같기도 하고…
 
아무튼 나도 모르게 급한 마음에 갤리에 가서 빵이며 과일이며…
이것저것 나름대로 봉지에 가득 넣어서 갖다드렸는데, 너무 기뻐 하시더라고요.
눈빛이 벌써 고향의 아이들에게 돌아가있는 듯한 그런 눈빛…
 
그 모습 보고 뭉클해져서, 스스로 잘했다고 뿌듯한 마음으로 있는데,
어느 순간 그 아주머니가 또 다가와서는 혼자서 먹으라며 비닐봉지에 싸여진 과자를 내 손에 쥐어주시는데…
 
솔직히 그런거 있잖아요, 왜 거리에서 파는…
평소 때 같으면 내 돈 내고는 먹지 않을 그런 과자…
 
하지만 그 순간 내 손에 쥐어주시는 과자랑 그 아주머니 웃는 얼굴 보는데 어찌나 가슴이 뭉클한지…
눈물이 핑 돌아서 실수할까 봐 얼른 고개 숙이고 고맙다고 그러고선 갤리로 들어오니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그리고 끝나고…손님들 내리시면서 수고했다면서 웃어 주시면서 내리시고…
그 아주머니 몇 번이고 나를 향해 웃으면서 돌아보시는데…
보딩 인사 하면서 눈물 나 죽을 뻔 했어요.
 
그 날 따라 비행도 지겹고…기분도 쳐져있고…그래서 좀 못됐게 굴었는데…무뚝뚝하게…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잘했어야 했는데…
세상에 감동적인 일이 얼마나 많고…돌봐야 할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어느 샌가부터 초심을 잃고 변해가는 내 이기적인 모습에 너무 놀랐어요…
 
나 너무 부끄러워…꼭 사람들한테 다정하게 잘해줄래요.”
 
얘기를 하면서 생각이 나는지...그 아이 눈에서 또 눈물이 흘러내리려고 합니다.
 
그 얘길 듣고 깊이 감동했습니다.
그 아이 손을 잡고서 잘했다고, 참 잘했다고 칭찬해 줬습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착하니까…
이렇게 다정하고 상냥한 너니깐…내가 널 좋아했던 거라고…
그래서 지금도 널 좋아하는 거라고요.
 
문득 오래 전 서울역에서의 일이 생각났습니다.
 
예전에 네가 이렇게 착한 마음으로 오빠를 깊이 감동시켰다고…
오빠의 성격이 냉정하게, 나쁘게 변해가던 그 때 네가 오빠의 영혼을 구해줬었다고요…
 
착한 아이입니다.
 
세상에 예쁜 여자들은 많지만 예쁘기만 하면 매력이 아니죠.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이 더한 아름다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제 좀 빨리 얘기를 진행해야겠네요....
 
우리 둘의 사이는 예전의 편안한 오누이 시절로 돌아갔고, 분위기도 다시 좋아졌죠.
둘이서 걸핏하면 "우정만세!!!"를 외치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얼마 되지 않아서 남자친구를 한 사람 사겼습니다.
 

어릴 때부터의 친구인데, 그 친구는 어려서부터 이 아이를 몹시 좋아했던 모양이더군요.
사귀자고 몹시도 졸랐던 모양입니다.

그 순애보가 갸륵했던지 마음을 열었던 것 같은데…

전 그 친구를 만나봤을 때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남자가 같은 남자를 여자보다 더 정확히 판단하기도 하잖아요?

그 친구의 그 아이에 대한 열정은 열정이고 성격이 그 열정과 반드시 조화를 이루는 건 아닌 듯 합니다.
 
어쩌면…저에 대한 어떤 감정을 빨리 정리하고자…서둘렀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불행히도…제 판단이 들어맞았습니다.
 

그 아이의 남자친구는 의처증 비스무리한 성격이 있었습니다 ㅡㅡ^

그 아이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간섭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아이에게 거짓말도 밥먹듯이 하고…

그 아이가 얼레도 보고 타일러 보기도 했지만…제 멋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고…
 
그래도 그 아이는 자신의 남자친구를 어떻게든 감싸 주려고 애썼지만,
심지어 그 녀석은 결국 그 아이에게 손찌검마저 해 버리고…
 
그 사실을 알고선 미쳐버리겠더군요…
 
커플인 두 사람의 일이니만치 자신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니 제가 어쩔 순 없지만…
곁에서 지켜보기가 안타깝고…
그 아이에게 죄를 짓는듯한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다행히도…
얘기는 다시 이 글의 맨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작년 오랜만에 다시 만나서 바에서 같이 술을 나눌 때…
글의 서두에서도 밝혔지만…남자친구를 정리했다고 하더군요.
 

몹시 잘했다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바에서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그 애가 어느 순간 저한테 그럽니다.
 
“기회가 있으면…오빠랑 같이 유럽으로 배낭여행 가는게 소원이야.”
 
“글쎄…결혼도 안한 다 큰 처녀가 어디서 외간남자랑…부모님이 좋아하시겠니?^^”
 
“왜요? 우리 엄마는 나 믿으셔.”
 
“문제는 우리 부모님이 날 못 믿으신다는 거다 ㅋㅋㅋ”
 
제 얘기를 듣고 그 애가 쿡쿡쿡 즐겁게 웃더군요…
 
제가 그랬습니다.
 
“다음에 우리 넷이 같이 가자.
너한테 곧 좋은 애인이 생긴다면…
그 때 나랑 내 여친이랑, 너랑 네 남친이랑…”
 
다행히도 전 해외에서 외항사 승무원으로 근무했던 그리워하던 그녀랑 그 때 이미 커플이 되어 있었고,
저를 통해 이 아이도 그녀와 친한 사이가 되었죠.
 
제 제안을 듣고 그 아이가 웃으면서 좋다고 승낙합니다.

나중에 결혼을 해서도 얼마든지 기회를 봐서 넷이 즐거운 여행을 갈 수 있잖겠습니까?
 
 
그 아이 자신이 결코 서두른 것은 아닌데…
남들의 권유로 나중에 그 아이는 소개팅도 하고, 어머니의 권유로 선도 몇 번 봤다네요.
 
어느 날 밤 저한테 전화를 걸어서 그러더군요.
 
“어휴…!! 오빠, 오빠 같은 남자 좀 소개시켜 주세요!!! 왜 오빠 같은 남자가 없담 ㅜㅜ”
 
헉쓰, 이게 무슨 소리여???
나보다 잘나고 좋은 남자 수두룩하다고…잘 찾아보라고 핀잔 줬습니다 ㅡㅡ^
 
여러분, 결코 제가 잘나서 그런게 아닙니다, 오해는 하지 말아 주십시오.
어디까지나 그 아이의 립서비스였을 뿐입니다 ㅜㅜ
 

나중에 또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결국 좋은 짝이 그 아이에게 찾아왔습니다.
둘이 잘 어울리고, 정겹고…남자가 참 좋더군요.
 
진심으로 기뻤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둘에게서 청첩장을 받았습니다.

새로운 한 쌍이 이 세상에 곧 새로 태어나겠죠.

저와 여친은 함께 가서 축하해 줄 겁니다.
진심으로 진심으로 상냥하고 다정한 그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축복해 주고자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정말로 우리 넷이 함께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갈 수도 있겠죠.
 
그런 행복한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그 아이의 다정함과 상냥함과 친절함과, 착한 마음씨와,
저를 사랑해 주었던, 아껴 주었던, 감동을 주었던 그 소중한 기억을 잊지 않을 겁니다.
 
저 또한 그 아이의 행복과 즐거움을 바라보고 격려해 주겠다던  그 희망을 안고 갈겁니다.
 
그런 행복한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 팀 로빈스가 했던 감명깊은 대사가 생각납니다.
 
“희망은 좋은 거에요. 가장 소중한 거죠. 그리고 좋은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여러분.
아무쪼로 오늘 하루 잘 마무리 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주말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 아참, 그리고 그 아이가 유니폼을 입고 찍었던 예쁜 사진들은 제가 오래 전에 그 아이를 위해서
테마가 있는 동영상으로 제작해서 선물로 줬습니다. 무척 기뻐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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