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찰인 제 여친...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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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다들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겠죠?
오랫만에 또 글을 올려봅니다.
그냥 글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요즈음의 어떤 일과 거기에 얽힌 느낌들을요...
여러분들이 축복해 주신 덕분에 저와 제 여친은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갈수록 정이 더 깊어 가는 것 같아서 연인으로서 행복하기도 하고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다만 요즘 시국이 많이 어수선하다 보니 경찰이라는 직업을 가진 제 여친은
이런저런 심리적인 불안과 스트레스를 많이 갖게 되었죠.
어디 제 여친 뿐이겠습니까.
저도 마찬가지고 우리 네이버3가족님들도 마찬가지실테고,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공통으로 얽혀있는 하나의 커다란 숙제죠.
우선 제 얘기를 하자면 전 요즘 우리나라 정부에 대해서 무척 큰 실망과 분노를 갖고 있습니다.
제가 느끼는 실망감과 분노의 원인은 단순합니다.
제가 요즘 10년 동안 우리나라에 대해서 갖고있는 큰 자부심 중의 하나가
바로 스스로의 노력으로 아시아 제일의 민주화를 이룩해낸 우리 국민의 힘입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우리와 비교할 대상이 못되고,
흔히 비교하는 가까운 아시아의 민주국가 일본과 비교해 보는 것이 좋겠죠.
다들 아시다시피 일본은 미국에 의해 강제로 쇄국을 풀고 대외개방을 하게 되었고
근대화를 위한 메이지유신을 통해 사회개혁을 이루었죠.
그런데 일본의 개혁은 완전히 지도층과 리더그룹이 주도하고 이끌어 낸 상하수직구조였습니다.
일본의 민주주의는 국가의 주도층이 실시를 결정하고 명했고,
국민이 이 지시에 따르면서 이루어지게 된 매우 단순한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일본국민들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스스로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이룩해 낸 적은 없었다고 할 수 있죠.
다만 1960년대의 안보투쟁이 단 한차례 있었는데,
그것은 국민 스스로가 자신들의 권리와 요구를 정부로부터 끌어내오려는 대투쟁이었지만,
완고한 일본의 보수적인 정치그룹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히면서 실패로 끝납니다.
그 후 일본은 단 한번도 민주화를 위한 투쟁을 국민이 진행해 본 역사가 없습니다.
다들 아시는대로 안보투쟁의 처참한 실패이후 보수적인 집권당이 오랫동안 정치를 독점해 버렸었죠.
우리의 상황은 일본과는 매우 달랐죠.
우리나라의 민주화는 이승만 독재정부 때는 4.19로,
군사독재 정부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끊임없는 희생과 투쟁으로 얻어 낸 피와 땀이 서린 값진 것이었습니다.
경제라는 것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었지만,
적어도 대한민국 국민이 이루어 낸 민주화의 값진 열매는 자랑스럽게 여길만한 가치가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해외출장을 자주 다니는 편인데, 비즈니스 외 남는 시간엔 우리의 민주화 과정에 대해서
해외 파트너에게 자랑스럽게 들려주는 일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토록 어렵게 일궈 낸 우리의 소중한 민주주의가 이번 촛불집회(시위) 기간 동안
독선적이고 완고한 여당에 의해서 상당부분 훼손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실망과 분노를 감출 길이 없습니다.
서두가 너무 길었군요, 이런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끄집어 내는 데 대해서
불쾌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줄 압니다.
하지만 제 경우에는 그런 정부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느끼게 되었고,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평화적인 집회가 이루어지던 시기 초반부터 무리하게 진행된 경찰의 과잉진압에서
어떤 끔찍한 상황들이 벌어졌는지는 다들 아시죠.
이에 시위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 집권여당에 대해 강한 반발심을 가지게 되었고,
격한 감정이 일부 사람들에 의해 폭발되기도 했으나,
일부 언론과 여당은 계속해서 말도 안되는 궤변만 늘어놓으며 엉뚱하게 잘못을 국민에게 돌리고 있죠.
제가 요즘 걸핏하면 뉴스를 보면서, 혹은 인터넷을 마주 대하고서
격한 분노를 터뜨리자 난처해진 것은 경찰 직업을 가진 제 여친이었습니다.
제 여친도 많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보다 더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요즘 시위로 인해서 경찰 내부에서 이래저래 신경이 곤두선 데다가 여론마저도 악화되고 있어서
애꿎은 피해를 보고있는 경찰들이 많습니다.
물론 여친도 그 중의 한 사람이죠.
따로 설명 드리지 않아도 심신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라는 것은 잘 아실 겁니다.
사랑하는 사람이니 당연히 함께 있을 땐 일부러 얘기를 꺼내려 하지 않았고,
나름대로는 따뜻하게 돌봐주려고 했었습니다만,
어떤 때는 관련뉴스를 접하면서 여당과 경찰에 대해서 육두문자를 섞어가면서 분노를 터뜨리곤 했습니다.
그러면 여친은 그렇잖아도 예민해져 있는 신경에 더욱 더 불안한 빛을 띄면서 절 달래곤 합니다.
어느 날 밖에서 식사를 같이 하다가 뉴스를 보면서 격분한 제가 어느 순간 따지듯이 다그쳐 물었죠.
"너 힘들어 하는 것도 잘 알아. 네가 하는 일이 경찰이니까...그런데 솔직히 말해 봐.
넌 경찰의 대응방식이,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는 거니? 너희 조직이 저딴 식으로 나가는게 옳다고 생각해?"
여친이 잠시 절 가만히 바라보다가 나직하게 한 마디 대꾸하더군요.
"오빠....내가 바보야?"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 표정과 모습을 보는 순간, 괜한걸 물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힘들어하고 있는 아이에게, 남친으로서 할 도리가 아니었다는 후회감이 급격하게 밀려왔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여친은 많이 힘들어 하고 있었습니다.
비단 요즘 들어 부쩍 늘어난 업무로 인한 육체적인 피로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과 어쩔 수 없는 현실 사이에서 혼란도 적지 않게 느끼면서,
정신적으로도 적지않게 힘들어 하고 있었습니다.
요즘 들어 잠시 예전보다 만나는 시간이 많이 줄었는데,
저를 만날 때면 파김치가 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지친 빛이 가득하고 자꾸만 자신을 안아달라고 합니다.
스킨쉽이 부쩍 늘었습니다.
섹스도 굳이 피하려고 하질 않고요.
심신이 지치니 자꾸만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 기대어
잠시나마 모든 걸 다 잊어버리고 시름을 달래고 싶어하는 듯 합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따지듯이 들이대며 물어대는데 얼마나 찝찝하고...피곤했을까요....
잠시 후 밖으로 나갔습니다.
무작정 나가서 둘이 같이 바람을 쑀습니다.
기분이 뭔가 억눌리고 비틀어진 채로....자꾸만 한숨이 나오고 짜증만 밀려오더군요...
영화관이 멀리 보였는데, 영화라도 한 편 보자더군요.
같이 영화관에 들어가서 영화를 보긴 했는데, 잘못 고른거 같습니다.
별로 재미도 없고 지루하기만 하고 집중도 안되더군요....짜증은 더 밀려오고....
우리는 뒷쪽에 앉아있고 저 앞쪽에만 관객이 몇 사람 있을 뿐이고,
영화관 내부도 휑하기만 한 것이 별다른 관객들의 반응도 없으니 더욱 더 마음이 을씨년 했습니다.
어느 순간 문득 고개를 돌려보니 여친이 어느 새 고개를 저쪽으로 돌리고선
좌석에 파묻히듯이 기대어 앉아 잠이 들어 있었습니다.
예쁜 얼굴이 피곤에 지쳐 다소 초췌해진 모습을 보니 무척 안돼 보였습니다.
그래, 네가 무슨 죄가 있겠냐...시국 불안정하게 만든 원인 제공한 놈들이 죄지...
너도 애꿎게 맘고생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찡해 오더군요...
손을 뻗어서 여친의 손을 가만히 쥐고 나름대로 따뜻이 감싸줬습니다.
여친이 피곤한 눈을 살며시 뜨더군요...그리고 고개를 돌려서 저를 바라봅니다.
힘없는 그 동작과 모습이...
순간 뭐라고 말하기 힘든 감정이 솟구치면서 위로해주고 싶었습니다.
가만히 얼굴을 갖다대고선 뺨에 뽀뽀를 해줬습니다.
그리고 이마에도 뽀뽀를 해줬습니다.
입술에도 해줬습니다.
여친이 잠시 있더니 눈을 감고선 제 쪽으로 얼굴이 다가오더니 제 입술에 가볍게 뽀뽀를 합니다.
여친의 머리칼을 살며시 쓰다듬어 올리면서 제가 키스를 했습니다.
여친은 피하지 않더군요...
둘이서 영화관 뒷자리에 앉아서 그렇게 꽤 오랫동안 깊게 키스를 했습니다.
그 순간 단순한 욕정에 의한 행동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우리 둘 다 뭔가...뭔가...불쾌하고 찝찝한 기분을 훌훌 털어버리고 싶었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다 잊어버리고 훌훌 털어버릴 어떤 자극제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슬쩍 신경이 쓰여서 앞을 바라보니 저어기~~앞에 앉아있는
극소수의 관객들은 뒷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신경도 쓰지 않더군요.
그리고 제 여친은...그날 따라...평소 때의 침착한 모습이 결코 아니더군요...
여친은 눈을 감고 정신없이 저와의 깊은 입맞춤에 탐닉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한 순간 손을 뻗어서 제 것을 슬슬 어루만져 줍니다.
먼저 이러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정말 뜻밖의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저도 다소 흥분을 느끼면서 손을 뻗어 그녀의 옷 속으로 집어넣고선
브라를 제치고 그녀의 젖가슴을 살짝살짝 주물기도 하고 유두를 놀려대기도 했습니다.
그 다음에 이뤄진 여친의 행동이 저를 무척 놀라게 했습니다.
여친이 제 바지의 지퍼를 내리고선 제 것을 슬며시 꺼내더니
고개를 숙이고 살며시 살며시 빨아주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놀라서 자꾸만 저 앞에 앉아있는 관객들을 의식하게 되더군요.
다행히 아무도 눈치채지는 못하고 있었습니다.
여친은 오히려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 듯이...
잠시후에는 좌석에서 내려와 바닥에 무릎을 꿇고선 제 것을 빨아주더군요...
흥분이 되기도 했지만...오히려 잠시 후에는 여친이 너무나 안쓰러워졌습니다.
뭔가 정신적인 공황이라도 느낀 것이었을까요...
사실은 그토록 지쳐있었던 것일까요...
이런 식으로라도 뭔가 불안한 감정을 없애고 싶은 것일까요...
평상시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저도 나름대로 흥분되고 짜릿해지는 자극적인 상황이기도 하련만...
그렇게 되지가 않더군요...
그녀의 행동을 제지하고 일으켜 세우고선...
다시 옆자리에 가만히 앉히고선 깊이 입맞춤을 해줬습니다.
여친은 계속 눈을 감고 있더군요...
어느 날부터 저도 퇴근 후에 집회에 참가했습니다.
그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계속 참가했습니다.
그리고 비오던 어느 날...그러고 싶진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충돌이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주도했던 것은 아니었고요...그 상황에 휩쓸려 버렸습니다.
물대포...실제로 당해보니 굉장하더군요...
실제로 맞아보니 몸이 휘청거리는 것은 약과이고, 잘못하면 휙 날아가버릴 지경이었습니다.
저도 평소에 운동 좋아하고 꽤 건장한 편인데도...놀랬습니다.
상처도 좀 났습니다, 대수롭진 않았지만 좀 찢어졌습니다.
그렇게 경찰과 우리 참가자들 모두를 서글프게 만든 시간이 지나고...
늦은 시간이었지만 여친이 몹시 보고 싶어지더군요.
여친의 집으로 갔습니다.
퇴근하고 집에서 쉬고 있던 여친이 제 부름에 밖으로 나오더군요.
가까이 다가서서는 시야에 확연히 들어오는 제 모습을 뚜렷이 확인하게 된 그 순간....
그 자리에 멍하니...우두커니 서서 바라보더군요.
흠뻑 젖고 여기저기 상처가 난 모습을....제 몸 여기저기로 여친의 눈빛이 옮겨다니고 있었습니다.
말없이 그렇게 잠시 서있다가...제게로 다가오더니...두 팔로 제 목을 꼭 끌어안습니다.
옷이 젖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렇게 저를 꼭 껴안았습니다.
제 품에 얼굴을 묻은 그녀의 어깨가 흔들리면서 나지막하게 흐느끼더군요...
그리고 어느 순간 한 손을 주먹으로 바꿔 쥐고선 원망스럽다는 듯이 제 가슴을 막 쳐대면서 흐느낍니다.
그녀의 흐느낌에, 그녀의 떨리는 어깨에, 제 가슴을 내치는 그녀의 주먹에....
그녀의 여러가지 뒤섞인 아픈 감정이 느껴지면서
저도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서글픔과 안쓰러움을 느끼면서 그냥 그런 그녀를 꼭 껴안아줬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저녁에도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어느 순간 핸드폰의 진동이 느껴져서 꺼내들어보니 여친에게서 문자가 와 있더군요.
"오빠가 자랑스러워...몸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
고개를 들고선 그녀가 어디선가 저를 보고 있는 것인가 두리번거리면서 찾았지만...그렇진 않은 듯 했습니다.
다만...저의 다소 고집스런 성격을 알기에...헤아리고 있기에...
참석했을 거라고 생각했기에....그렇게 힘을 북돋워 준 것일까요...
어떤 결론은 없습니다, 다만 그냥 글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경우는 다소 다르지만...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도...
막아선 경찰들도...
다들 어떤 형태로든 상처받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겁니다.
문득 서글퍼져서 올린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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