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살인죄가 사라진 미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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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셔스터먼의 소설 <수확자>. 이 세계의 인류는 회춘 및 부활 기술을 개발해내, 죽음을 극복했다. 그 외에도 기술이 여러모로 발전해서, 모든 사람들 신체에 고통 경감+자가 치유 기기가 장착되어서 어지간한 부상은 자체 회복되며, 사회 역시 완벽하고 자애로운 AI가 통치하며 모든 분쟁과 빈부격차가 사라졌다. 인구수 조절이 어렵다는 것만 빼면 유토피아 그 자체인데, (우주개척에 처참하게 실패함) 읽다 보면 중간중간 도덕 관념이 변화한 모습이 보여서 좀 기묘해진다. 이 세계에서 사람이 "죽는" 방법은 딱 두 가지 뿐이다. 1. 아예 수습할 유해가 남지 않을 수준으로 시체가 훼손된 경우. 2. 인구 조절을 위한 전문 살인자들에게 "수확" 당한 경우. 반대로 말하면, 그 외의 모든 상황에선 무조건 부활이 가능하다. 죽는다는 표현도 거의 안 쓴다. 일시 사망(deadish, 대충 "죽음 같은 거" 정도)이라고 부르지. 그래서 아예 추락의 스릴에 중독되어 투신 자살을 수십 번씩 시도하는 사람들도 있고, 회춘 기술 때문에 할머니가 엄마보다 젊은 상황이 오거나, 아무도 죽질 않으니 가족의 크기가 너무나도 커져서, 아끼는 자식들 몇을 제외하면 어떻게 살든 무신경해진 부모의 모습. 어차피 안 죽으니까 어린이가 기분 나쁘다고 급우를 차도로 밀어서 죽여버리는 등, 죽음이라는 개념이 거의 소멸해 버려서, 살인도 의미가 없어졌다. 어차피 살인이던 폭력이던 순식간에 고쳐지고 고통조차 꺼 버리는 게 가능하니까. 그래서 범죄자라는 개념도 없다. "불미자" 라고 부른다. 불쾌한 인간들. 처벌이라곤 인터넷 끊기, 감시나 범죄 예방 장치 착용 정도가 다다. 사실 범죄를 저지르려고 해도 어지간해선 시작도 전에 걸려서 막히고. 도덕 관념 역시 문명과 기술에 따라 변화한다는 게 잘 보여서 씁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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