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벼랑 끝 중환자실…전공의 이탈 석달에 교수들 주130시간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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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 전공의 의존도 높아 박탈감 커…2∼3일마다 당직"
"전문 장비·고위험 약물 다뤄 인력 대체 불가능"
중환자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3월에 일주일에 130시간을 일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교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의료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중증외상 환자를 보는 홍석경 교수는 전공의들이 떠난 중환자실을 이대로 유지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당직 근무가 많은 중환자실에는 원래 전공의가 많이 배치됐는데, 전공의가 병원을 떠난 지 석 달이 되면서 이들의 공백을 메워온 교수들도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중환자실은 자력으로 생존할 수 없어 인공호흡기와 투석기, 에크모 등의 장비와 혈압상승제와 진정제, 수면제 등 고위험 약물을 꾸준히 투여해야 하는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다.
일반 병실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고위험군 환자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중환자실 의료진은 24시간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중환자실에서 외과계 환자를 담당하는 홍 교수는 중증외상 환자와 수술 부위 감염, 출혈 등으로 쇼크 증상이 있는 환자, 장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장기부전 환자를 주로 담당한다.
홍 교수는 "중환자실에서는 전문 장비와 고위험 약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는 일을 할 수 없다"며 "원래 중환자실에 전공의들이 집중적으로 배치됐는데 이들이 빠지면서 박탈감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중환자 외상외과 홍석경 교수
[서울아산병원 웹사이트 발췌. 재판매 및 DB 금지]
홍 교수는 이어 "대체인력을 투입한다고 하지만, 온전히 의사들이 해야 할 업무가 있기 때문에 더는 업무를 나눌 수 없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계속 버티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했다.
중환자실 교수들은 다른 진료과보다 당직도 훨씬 자주 선다. 중환자를 돌볼 수 있는 교수가 얼마 없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전공의가 떠난 후에 병원에서 교수들이 같은 과 내에서 돌아가면서 당직을 서는 통합당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중환자실은 그럴 수 없다"며 "중환자실 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교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중환자실 당직은 중환자실 담당 교수들이 온전히 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과 4월까지 3일에 한 번 꼬박 당직을 섰고, 중환자실에서도 우리(외과)보다 상황이 열악한 과는 지금까지도 이틀에 한 번씩 당직을 서고 있다"고 말했다.
중환자실 교수들은 잦은 당직 후에 온전히 쉬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홍 교수는 "교수들이 진료만 보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연구도 해야 한다"며 "당직을 서고 나서도 오후 2∼3시까지 업무를 마친 뒤에야 쉴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중환자실은 임의로 환자를 줄일 수도 없다. 이미 병원에 들어온 환자가 중증 상태가 되면 중환자실에서는 환자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응급실은 의료 인력 상황에 따라 환자를 주체적으로 줄일 수 있지만, 중환자실은 응급실을 통해서 들어온 환자나, 이미 병실에 입원한 상태에서 상황이 악화한 환자를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환자실 교수들 상황은 한계치까지 올라온 게 맞다"며 "이 상황이 유지되길 바라는 의사는 아무도 없을 거다. 정부가 정책을 전문가들과 상의해서 정상적인 궤도를 회복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환자실 들어서는 의료인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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