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대 증원' 최종확정 임박…학원가 "반수의 시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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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던 상위권대 휴학하고, 대기업 그만두고 "반수반" 합류
지방 의대생도 "더 좋은 의대" 가려고 반수 대열 뛰어들어
"대법원 결정 나오고, 6월 기말고사 끝나면 더 늘어날 것"
의대증원에 격변 예상되는 올해 입시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의대 증원이 법원 판단의 관문을 넘어 최종 확정에 다가가면서 본격적으로 "의대 반수"에 합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SKY"(서울·고려·연세대) 등 상위권 대학에 다녔던 재학생은 물론이고, 일부 지방권 의대생도 상위권 의대 진학을 위해 반수 대렬에 합류하는 모습이다.
대학별로 의대의 구체적인 모집 정원이 발표되고, 다음 달 중순쯤 대학 1학기가 마무리되면 반수를 확정하는 이들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2024학년도 의대 정원은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를 제외한 전국 39개 의대 기준으로 3천18명인데, 2025학년도에는 이보다 1천469명 늘어난 4천487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는 전체 정원의 50% 정도가 늘어난 것으로, 입시 업계에서는 "역대급 변화"로 보고 있다.
앞서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는 의료계가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배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각하"와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의료계는 대법원에 재항고할 방침이지만,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사실상 내년도 의대 증원은 확정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상위권 학과인 의대 증원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내년도 의대 합격선은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덩달아 다른 상위권 대학 대부분의 학과 합격선 또한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학원가에서는 내년도 입시에서 의대 등 상위권 대학 및 학과 진학을 위한 반수 등록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곽용호 강남하이퍼학원 의대관 원장은 "예상되는 의대 정원이 1천500여명가량 늘어나는 것은 매우 큰 숫자다.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에 다니는 1학년 학생들도 (본인의 입시 때와) 같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면 내년엔 의약학 계열에 갈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 원장은 전년보다 상위권 대학 재학생들의 반수 문의가 30%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특히 "동맹휴학" 중인 의대생 중 지방 의대의 저학년생 일부가 최근 서울 학원에서 반수반에 등록하고 입시 공부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치동 의대 전문 재수학원의 A원장은 "지방 의대생들의 문의가 작년보다 많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의대 커트라인은 분명히 모두 하락할 텐데, 이들은 이미 좋은 내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2024학년도와 같은 수능 점수라면 더 좋은 학교에 갈 수 있어 준비가 수월한 편"이라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도 "2022학년도에 전국 의대에서 203명(지방권 149명)이 학교를 그만뒀다"며 "상위권 의대로 이동하는 흐름이 거세짐에 따라 의대 자퇴 규모가 200여명을 훌쩍 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의대증원에 올해 입시 격변 예상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대학 재학생뿐 아니라 고연봉 직장인이 의대에 도전하는 모습도 목격된다.
A 원장은 최근 일주일 새 대기업 30대 사원 2명이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학원에 등록했다고 전했다.
고액의 연봉을 포기하고 의대 반수에 도전하는 것은 의대 진학에 성공하기만 하면 고소득을 보장하는 "평생 자격증"이 생긴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여겨진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대기업을 다니는 사람도 1억 이상 벌 수 있고, 대학병원에 다니는 의사도 그만큼 벌 수 있다"며 "그러나 대기업에서 의대행을 택하는 것은 의사가 정년이 없다는 장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남 소장은 "미래 세대는 노년까지 일해야 할 사회 환경으로 바뀔지도 모른다"며 "정년이 없다는 것은 우리나라 직군 중 가장 혜택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반수생이 올해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치동의 한 학원 관계자는 "올해는 (의대 정원이) 2천명보다는 적은 수가 늘어나지만, 내년부터는 2천명이 될 수 있다"며 "재수는 보통 1년을 생각하므로, 올해는 시험 삼아 보고 내년을 본격적으로 노리는 학생이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대학들의 자율적인 조정으로 늘어나는 의대 모집인원이 1천500명 안팎이지만, 내년에는 의대 증원분이 2천명에 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수 대열 합류는 조만간 대학별 모집요강이 확정되고, 다음 달 각 대학의 1학기가 마무리되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치동의 한 입시컨설팅업체 대표는 "대치동 학원에서는 6월 기말고사가 끝난 대학생들을 타킷으로 재수생반을 다양하게 만들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의료계가 이번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할 방침인 가운데, 대법원 결정 시기가 오히려 반수생이 움직이는 "시발점"을 제공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남 소장은 "의료계에서 재항고한다고 하는데, 그 시기가 아이들이 반수를 고민하는 시기랑 오히려 맞아떨어진다"며 "결말이 나면 반수생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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