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 시카고대·유펜서도 반전시위대 건물 점거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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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대 정치연구소 진입…머물던 前상원의원에 "나가달라" 요구
유펜에선 점거 시위 진압 과정서 19명 연행
경찰과 대치 중인 유펜 반전 시위대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가자전쟁 반대 시위대가 캠퍼스 건물을 한때 점거했다가 캠퍼스 경찰의 진입에 퇴거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위대는 점거 과정에서 해당 건물에 머무르고 있던 하이디 하이트캠프 전 상원의원에게 건물 밖으로 나가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이트캠프 전 의원은 지난 17일 시카고대 정치연구소 건물 2층 자신의 연구실에서 방송뉴스 출연 준비를 하던 중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쓴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대 3명과 마주쳤다. 시위대는 방에 진입해 그녀에게 건물 밖으로 나갈 것을 요구했다.
하이트캠프 전 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 2019년까지 노스다코타주 연방 상원의원을 지냈다.
하이트캠프 전 의원은 "시위 참가자들은 내게 나가달라고 사정했지만 "여기는 우리 건물이다"라며 나가지 않겠다고 버텼다"라고 NYT에 말했다.
다만, 시위대는 그녀가 전 상원의원임을 알고 있었고, 위협을 가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후 캠퍼스 경찰이 건물에 진입했고, 시위대가 창문을 통해 피신하면서 점거 사태는 일단락됐다.
제레미 마니어 시카고대 대변인은 "시위대가 건물 입구를 봉쇄했고, 대학 기물을 파손했으며 경찰의 해산 명령을 무시했다"라고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낸 데이비드 액설로드 시카고대 정치연구소장과 하이트캠프 전 의원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시위가 민주적 절차의 유서 깊은 일부라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건물점거와 기물 파손, 타인의 권리 침해는 민주적 절차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점거 사태는 시카고대 경찰이 지난 7일 새벽 캠퍼스에 설치된 반전 시위대의 농성 텐트를 강제해산한 지 열흘 만에 이뤄졌다.
폴 알리비사토스 시카고대 총장은 지난 3일 학내 친팔레스타인 농성 텐트촌이 지속될 수 없다며 자진 해산을 촉구하고 불응 시 강제 해산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미 시카고대 반전 시위대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같은 날인 17일 밤 필라델피아의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캠퍼스에서도 시위대가 캠퍼스 건물인 피셔-베넷 홀을 한때 점거했다.
이후 경찰이 진입해 점거는 종료됐으며 이 과정에서 점거시위대 19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이 가운데 6명은 유펜 학생이었지만, 나머지 인원은 학생이 아니었다.
앞서 유펜에서는 지난 10일 경찰이 투입돼 반전 시위대의 농성 텐트를 강제 해산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해산을 거부한 시위대 33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미 대학들은 졸업식을 앞두고 캠퍼스 텐트 농성장 해산을 위해 강경한 대응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유펜에서도 20일 졸업식이 예정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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