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자사주 매입 꼭 호재일까?…"신탁계약은 유심히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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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硏 보고서 "계약 연장시 불확실성↑…공시 의무 강화해야"
올 1분기 자사주 매입 공시 상장사 161곳 중 직접취득은 47곳 불과
자사주 매입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생성 AI 챗GPT 제작]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자사주 매입(취득)은 보통 "호재"로 통한다. 상장사가 자사주를 사들이면 유통 주식의 양이 줄어 주가 상승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조처엔 꼼꼼히 봐야 할 대목이 있다. 회사가 직접 자사주를 사지 않고 은행이나 증권사 등과 신탁 계약을 맺고 간접 매입을 할 때 얘기다.
이런 "신탁 계약" 방식은 해당 계약이 연장되면 "시계 제로" 구간에 들어설 공산이 있다. 해당 금융사가 계약 도중 매입 주식을 도로 팔아 주가가 내려갈지 제대로 알 수 없게 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연구원 강소현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된 보고서에서 "신탁 계약 연장과 관련해 불확실성 문제가 존재해 공시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이처럼 지적했다.
강 연구위원의 집계를 보면 올해 1분기에 자사주 매입과 관련한 공시를 한 상장사는 161곳이지만, 이중 직접 취득을 택한 경우는 47곳에 불과했다.
반면 신탁 계약을 체결한 곳은 76곳에 달했고 다른 38곳은 신탁 계약을 연장한 사례였다.
자사주를 직접 취득하면 약 3개월 뒤 결과 보고서를 공시해 이중 얼마를 팔았는지(처분) 등을 의무적으로 밝혀야 한다.
신탁 계약은 제약이 훨씬 덜하다.
신탁 계약을 맺은 지 3개월 뒤 취득·처분 여부를 공개하면, 계약 종료 때까지 주식 보유 상황과 관련해 공시할 의무가 없다.
특히 신탁 계약은 연장이 가능하다. 통상 6개월∼1년의 계약 기간이 끝나도 마음대로 연장할 수 있고 횟수 등 제한이 없다.
이 때문에 거듭 연장이 이뤄져 계약이 길어지면 매입 자사주가 어떻게 됐는지 확인하기가 몹시 어려워진다. 거래소 장내 공시로 매매 여부를 간접적으로 살필 수 있지만 난관이 많다.
또 신탁 계약은 여러 금융사와 맺을 수 있다. 복수의 신탁 계약에 자사주가 "오리무중" 형국으로 흩어져 있으면 투자자의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강 연구위원은 "신탁 계약은 최초 3개월 공시 뒤 정기적으로 자사주 변동 상황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며 "신탁 계약을 연장할 때도 연장 사유와 자사주 보유현황·취득률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애초 신탁업자(금융사)는 정해진 자사주를 다 취득하지 않아도 제재 등으로 매입을 강제할 방법이 없다. 이런 점을 볼 때 공시 의무 규정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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