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대 증원 '속행 vs 좌초' 갈림길…법원 판단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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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의대 증원 집행정지 놓고 16∼17일 판단 전망
기각되면 27년만의 증원 "초읽기"…인용되면 내년도 증원 "무산"
의대증원 이번주 분수령
1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석 달째 이어지는 의정(醫政) 갈등의 주된 원인이 된 의대 증원을 놓고 법원 판단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법원이 의료계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면 정부의 증원 작업에 속도가 붙겠지만, 받아들일 경우 내년도 증원 계획은 무산된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의정 갈등이 당장 봉합될 가능성은 작아 의료 현장의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5일 정부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의대생과 교수, 전공의 등이 의대 정원 2천명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에 대해 16일이나 17일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서울고법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의 절차와 논의 내용 등을 담은 근거 자료를 이달 10일 정부로부터 제출받았다.
법원은 의대 증원 효력을 정지할지(인용), 소송 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지(각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지(기각)를 결정한다.
정부와 의사단체는 증원 근거 자료를 놓고 한 차례 강하게 맞붙었다.
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각종 자료를 대중에 공개한 의사단체 소송대리인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증원 규모) 2천명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누군가가 결정한 숫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부는 "과학적인 추계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향후 의사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2천명 증원은 "정책적 결정"이라고 맞섰다.
의학도서관에 놓인 전공의 선발·의사국가고시 교재
1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도서관에 전공의 선발·의사국가고시 교재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법원이 각하 혹은 기각을 결정하면 27년 만의 의대 증원이 이뤄지지만, 인용하면 내년 증원은 없던 일이 된다.
각 대학은 이달 말까지 대입 수시모집 요강에 의대 모집인원을 반영해 증원을 확정해야 하는데,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양측 모두 재항고를 통해 결정을 뒤집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
각하 혹은 기각에 따라 대학들이 의대 증원을 반영해 학칙을 개정하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전형심의위원회가 기존에 대학들이 제출한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승인해 각 대학에 통보하면 이달 말 혹은 다음 달 초 각 대학의 "수시모집요강" 발표와 함께 정원이 확정된다.
인용된다면 당장 내년도 입시에서 증원은 이뤄지지 않는다.
정부는 내후년 입시에 증원분이 반영되도록 법적 절차를 밟으면서 증원 논의를 이어가겠지만, 그 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법원 판단에 따라 당장 내년도 의대 증원이 무산된다고 하더라도 전공의들이 당장 복귀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전공의 중 고연차는 수련 기간 중 석 달 넘게 이탈하면 전문의 시험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달 안에 일부 복귀할 수 있겠으나, 전체 전공의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들은 내년뿐만 아니라 향후 증원 계획을 모두 백지화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들은 강경한 목소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유급 위기에도 휴학을 강행하고 있는 의대생들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전날 연세대 원주의대, 부산대 의대, 제주대 의대, 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인하대 의대 등의 학생 비상대책위원회는 "사법부의 가처분 인용과 관계 없이 의대 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백지화를 이뤄낼 때까지 학업 중단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되는 의정갈등
12일 오전 서울 한 대형병원 인근에 휠체어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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