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시아 디트로이트' 태국, 전기차 분야서 중국 대안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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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인프라·노동력·정책 모두서 잠재력 갖춰
지난해 7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모터쇼 모습[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때때로 "아시아의 디트로이트"로 불리는 태국이 전기차 부문에서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태국은 성장세를 구가하는 동남아시아 자동차 시장의 최대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서, 글로벌 전기차 제조업체들과 자국 소비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업체 유치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태국은 이미 오랜 기간 숙련된 인력을 보유하고 많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를 유치하면서 "아시아의 디트로이트"로 평가받고 있다.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업체는 물론, 포드와 GM, 메르세데스 벤츠도 이미 태국에 지역본부를 두고 있다.
혼다와 토요타를 포함한 주요 제조업체들은 태국 내 전기차 생산을 위해 41억 달러(5조6천억 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포드 임원 출신으로 상하이 컨설팅회사 앨릭스파트너스의 임원이기도 한 스티브 다이어는 태국의 기존 자동차 인프라, 노동력, 정책 모두가 전기차 제조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할 잠재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최근 태국 정부도 전기차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고, 테슬라는 2022년 12월 태국 시장에 진출해 모델3와 모델Y를 출시했다.
태국 정부는 자국 내 소비자들의 전기차 채택을 촉진하고 외국 제조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자체 보조금과 함께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태국 총리 세타 타위신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방문 중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자국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의 문제를 논의했다.
타위신 총리는 이후 테슬라가 태국에 전기차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으나, 투자 규모와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태국 정부 관리들도 머스크 CEO가 제조공장 후보지를 물색할 때는 자국이 인도와 마찬가지로 수년 동안 후보지 중 하나라고 홍보하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시급한 사안을 이유로 취소하면서 중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테슬라로서는 경쟁 심화, 공급망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과제를 해결하면서 새 성장처를 발굴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가운데 중국 밖 아시아의 잠재력에 주목하면서 태국을 주시하고 있다.
로스 캐피털의 테슬라 담당 애널리스트인 크레이그 어윈은 CNBC에 "태국은 중국과 같은 자동차 부품 가격으로, 저비용 생산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또 태국은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들을 지원하지만 중국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아, 공급망에 대한 연속적인 접근을 제공하기 때문에 하나의 옵션이라고 덧붙였다.
모닝스타에서 테슬라를 맡고 있는 주식 전략가 세스 골드스타인은 "태국은 미국이나 유럽연합 같은 시장으로 차량을 수출하는데 중국에 비해 정치적인 함축이 적다"고 밝혔다.
태국에서 제조된 차량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는 없지만, 미국이 중국 차량에 부과하는 것과 같은 높은 관세에 직면할 가능성은 작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0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르면 오는 14일 중국산 전기차의 관세를 25%에서 100%로 대폭 상향하기로 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제조업체들은 더 저렴한 보급형 모델이 없으면 훨씬 더 넓은 가격대에 걸친 모델들을 제공하고 생산량도 크게 늘릴 수 있는 중국 경쟁업체들에 밀려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는 이미 전 세계 판매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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