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원양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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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보실 내용은 중국 어선에서 발생한 인도네시아 선원들의 끔찍한 죽음과 인권 침해 실태입니다.
이 사안을 MBC가 보도하게 된 건 이 배가 부산항으로 입항한 사이에 선원들이 한국 정부, 그리고 MBC에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그들이 제공한 영상과 증거를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었고, 그 실태를 파악하기도 전에 중국 배는 공해상으로 나갔습니다.
즉각, 국제적인 공조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지난 3월 30일, 서태평양 해상.
한 중국어선 갑판 위에 붉은 천으로 감싼 관 하나가 놓였습니다.
입관된 사람은 인도네시아 선원인 24살 아리씨.
1년 넘게 중국 어선에서 조업하다가 배위에서 숨졌습니다.
관 주변에 둘러선 중국인 선원들은 불 붙인 향을 흔들고 술을 뿌리는 것으로 간이 장례를 치릅니다.
아리씨가 숨지기 전에도 19살 알파타, 24살 세프리씨가 숨졌고 숨진 그 날, 모두 수장됐습니다.
사망한 일부 선원의 서약서에는 사망할 경우 화장한 뒤 본국으로 보내주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동료들은 시신이 바다에 버려지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중국 선원 대다수는 육지에서 가져온 생수를 마셨지만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바닷물을 정수한 물을 마시며 생활했는데 이 물을 마시고 몸 상태가 나빠졌다는 겁니다.
명백한 불법 조업을 들킬까봐 사망자가 생겨도 육지로 돌아가지 않고 조업을 계속했을 것으로 환경단체는 보고 있습니다.
참다 못한 선원들이 다른 배로 갈아타고 지난 4월 14일 부산항에 도착했지만 10일간 부산항 앞바다에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대기하는 동안 한 선원이 가슴통증을 호소해 급히 부산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난달 27일 숨졌습니다.
배위에서의 4명이 숨진 사건을 조사한 공익인권법인은 지난 4월 27일 해경에 알리고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지난 2015년 강제노역과 성착취 등의 인신매매를 막기 위한 국제 의정서를 비준했기 때문에 즉시 수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틀 뒤 중국 선박이 공해상으로 나가버렸고 해경은 더 이상 수사할 수 없다고 통보를 해왔습니다.
부산에 격리된 나머지 선원들은 자신들이 겪은 인권침해를 세상에 알리고 싶다며 한국 정부의 조사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desk/article/5757997_3252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