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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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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321 회 작성일 24-11-02 13:2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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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게임 때리기가 많아진 느낌입니다.
게임은 질병이라고 하기도 하고, 도박, 승부조작과 엮이기도 하죠.
무조건적인 게임 때리기는 당연히 말도 안 되죠.

그러나 솔직히 이런 말을 하면 비난을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저 역시 많은 PGR 회원들과 마찬가지로 30년 넘게 게임을 즐겨온 게이머이자, 이제는 학부모가 된 입장에서 현재 게임 산업을 바라보며 우려가 큽니다.

게임은 단순한 취미로 넘기기엔 이제 그 규모나 다양성, 사회적 영향력이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이를 단순히 ‘게임 비판’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사회적 폐해도 그만큼 커져버린 상태입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한 접근성 증가
가챠와 같은 도박성 비즈니스 모델(BM)의 확산

과거에도 게임의 중독성과 해악에 대한 우려는 존재했지만, 현재 모바일 게임의 문제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는 스마트폰 자체의 폐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SNS나 쇼츠 같은 콘텐츠도 큰 문제이지만, 모바일 게임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과거 콘솔이나 PC 게임, 오락실 게임은 본질적으로 하루 종일 붙잡고 있기가 어려웠습니다. 시간과 비용, 기기 점유 등 자연스러운 제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현재 모바일 게임은 언제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에게 새로운 자극을 제공합니다.

더 나아가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은 도박성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유료 뽑기나 강화와 같이 확률이 적용된 BM을 찾기란 매우 쉽고, 오히려 확률이 없는 모델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게임에 매달 수십만 원, 심지어 몇억 원을 지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한 달에 몇십만 원 정도면 저렴한 취미다. 다른 취미도 그 정도는 쓴다." 운동 등 다른 취미가 더 낫다고 주장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러닝이 취미인 사람이 매달 러닝화를 사고 대회에 참가하는데 30만 원을 쓴다면 이상하지 않지만, 30만 원을 러닝화 랜덤박스에 쓴다면 이상하겠죠. 비슷하게, 골프가 취미인 사람이 필드에 나가고 장비를 사는 데 몇십만 원을 쓰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내기 골프에 그만큼 쓴다면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제 게임에서는 도박성 BM이 너무나 당연하게 자리잡아 버려서, 몇십~몇억을 확률에 쏟아붓는게 이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대마초의 해악이 적다는 연구가 있음에도 여러 나라에서 규제하는 이유는, 대마초가 더 큰 마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현재 게임도 더 큰 도박으로 이어질 위험한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미 이러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머 게시판에 "[기타] 유명 BJ, 청소년 보는 게임 방송서 "내기 도박"…하루 판돈 "수억""(https://pgr21.com/humor/507766) 이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저는 스트리밍을 자주 보지는 않지만, 댓글에서 이 사건을 뒷북이나 게임 비판이라고 치부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현재 게임은 예전처럼 단순히 집에서 혼자 몇십 시간 몰입하고 끝나는 취미가 아닙니다. 대부분 인터넷 연결이 필수이며, 자연스럽게 타인과의 소통이 이루어지고, 스트리밍과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스트리머들은 시청자 및 다른 스트리머와 게임을 매개로 소통하며, 일부는 도박성 콘텐츠를 내세우기도 합니다. 특정 스트리머가 도박을 벌이면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볼 수 있겠지만, 문제는 게임 자체가 도박을 하기에 매우 쉬운 매체이며, 청소년의 접근성도 높다는 점입니다. 이제 많은 게임 유저들이 확률형 BM에 익숙해져 있어 도박에 무뎌져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소년이나 성인들이 더 큰 자극을 찾아 음지로 빠져들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유명 게임 스트리머들이 코인/도박과 연류되어 물의를 일으키는 게 과연 우연일까요?

게임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의 확률형 BM이 지배적인 게임 환경은 분명히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확률 공개 등 규제할 부분은 확실하게 규제하고, 중독성과 도박성을 인정하며 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우리보다 더 자유를 중시하는 외국에서도 랜덤박스에 대한 반성과 규제의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SNS나 틱톡의 중독성과 폐해를 인지하여 청소년이 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게임의 사회적 폐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사회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제 아이와 함께 게임을 즐기는 상상을 해왔습니다. 게임의 엔딩을 함께 보며 등산하며 정상에 오른 것과 같은 만족감을 느껴보고 싶기도 하고, 협력하거나 서로 싸워가며 이야기거리를 쌓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보니, 기약없는 엔딩(혹은 서비스종료)를 향해 매일 몇시간씩 몇년을 즐기게 만드는, 매몰비용을 쌓게 하기 위해 자극적인 요소들과 BM으로 범벅이 된 게임들이 대세가 되어버렸네요.
닌텐도 게임이나 일부 패키지게임을 제외하면, 내 아이에게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게임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게임 라이프는 어떠십니까?
추천95 비추천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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