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조커: 폴리 아 되>가 아쉬웠는가.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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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조커: 폴리 아 되>가 뜨겁습니다. 전작의 해체라는 키워드로 인해, 누군가는 호평을, 누군가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를 소환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화면, 음악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 못 만든 영화라고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세계관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느낌이 강하진 않았던 영화였고, 그래서 전에 노스포로 남겼던 후기도 조금 아쉬움을 표했었습니다. 며칠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보고, 또 제 생각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풀스포 글을 한 번 써보려고 합니다.
1. 회귀해버린 캐릭터, "아서 플렉"/"조커"는 분리되는 성격의 것인가
첫 번째 아쉬움은 "아서 플렉"이라는 인물입니다. <조커> 1편을 되짚어 본다면, 1편은 달콤한 타락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사회, 가족, 연인, 친구. 그 어디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인물이 "계단을 춤추며 내려오는" 이야기였거든요. 그런데, <폴리 아 되>의 주인공 "아서 플렉"은 다시금 본인과 조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물이 됩니다.
저는 이 고민이 지난 1편 중후반부에 끝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코미디는 주관적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던 인물과 "내 삶은 빌어먹을 코미디였다"라고 말하던 인물은 정체성적 고민을 품는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대신, 본인의 존재에 대한 일종의 확신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겠죠. 그러니까, 2편의 고민은 1편에서 끝난 이야기를 다시금 되짚어 이야기하는 성격의 것이라는 거죠. 결국 1편 후반부의 이야기를 동어반복하거나, 혹은 방향성이 달라졌다고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2.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 대신, 힘을 받지 못하는 법정극.
1번과 연결되는 성격의 것인데, 아서 플렉에게는 과대망상이 있습니다.(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연인에 대한 환상, 코미디에 대한 환상 같은거요. 1편의 이러한 상상들은 몇 가지 효과를 냈는데요. 먼저, 아서 플렉을 철저히 외부인으로 그렸습니다. 받아들여지길 원하지만,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인물이 되는 점 같은거요. 또, 이 모든 걸 마지막 대사로, "이해하지 못할 농담"으로 모호하게 그려내기도 했습니다. 2편의 접근법은 "법정극"입니다. 근데, 이 법정극이 딱히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이미 끝나버린 고민을 가지고 사실을 다투고, 또 고뇌하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버렸는데, "아서 플렉"도, "조커"도 어차피 동전의 양면 같은 인물인데 거기에 설득력이나 깊이를 부여하는데 실패해버렸다는 점이겠죠. "조커"가 실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또 그 타락을 지켜본 관객들에게 "조커"가 실재하냐, 또, "조커는 다른 인격이다"를 받아들이게 하는 건 애초에 난이도 높은 미션이었고, 거기에 사실에 대한 법정극은 방향성도 애매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라리, 가상의 법정을 세웠으면 모르겠으나...
3. 작동하지 않는 고담과 세상.
1편에서의 이야기에서의 배경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동합니다. 공공 서비스가 마비된 타락한 도시, 그리고 거기에 버려진 한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는데, 이번 영화는 1편의 여파가 분명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만, 어떤 사회적 파장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보입니다. 그러니까, 더 정확하게는, 이 고담이, 혹은 세계관이 아서 플렉과 호응하는 점이 부족합니다. 어찌보면 <폴리 아 되>라는 제목이 조커의 추종자와 관객이 공유하는 정신병이라는 지적은 분명 설득력 있으나, 그 부분이 영화 내에서 작동하느냐는 별개의 이야기 같아요. 그에 대한 묘사는 단편적이고 연결되지 않습니다.
4. "배트맨"의 부재.
농반진반이긴 한데, 저는 이 영화에서 웨인 가 사람들이 지워진 것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1편에서 토머스 웨인이 지나치게 트럼프스럽게 그려지긴 했는데, 결국 그 토머스 웨인의 대립항으로서의 아서 플렉과 조커가 설득력을 지닌 지점이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조커가 인기 캐릭터가 될 수 있던 점도 배트맨이라는 인물과의 유사성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그래서 아치에너미겠지만요.) 어찌보면, "조커"의 추종자는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아서 플렉"의 추종자가 있는 건 아니라는게 문제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아서 플렉이 끝끝내 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지도 않기도 하구요. 결국 애초에 심리극을 그리기엔, 추가 상당히 기울어져 버린 건 아닐까 싶습니다. 아서 플렉-조커의 서사는 한 쪽이 그림자라고 표현하기에 너무 멀리와버렸다는 느낌입니다.
5. 모호한 조커-할리 퀸. 폴리 아 되?
또 다른 하나는 할리 퀸과의 관계입니다. 그러니까, 할리퀸이 원했던 건 결국 "조커"의 존재였고, 마지막 엔딩에서 아서 플렉을 살해하는 동료 수감자도 "조커"를 원했기에 이렇다고 볼 수 있을 텐데, 아서 플렉이 반대로 이 영화에서 제대로 "조커"였던 시기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법정에서 조커 분장을 하고 동료 코미디언을 조롱하는 건 철저하게 위악적이고 일종의 연기 같습니다. 그러니까, 상당부분 "조커"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면, 이번 작품의 초반부는 "아서 플렉" 쪽으로 당겨와야 하는데, 모든 뮤지컬씬과, 법정 장면이 아서 플렉을 밀어내고 있는 게 아쉬움이 많이 따르는 느낌이에요. "폴리 아 되"라고 하기에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딱히 그 환상(?)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적으로 "아주 나쁘진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왜 아쉬웠는지에 대한 생각이고, 저도 1편이 더 좋았다고는 생각하는데.... 그래서 저도 솔직히 말하자면, 미묘한 느낌이 들긴 해요. 내가 기대했던 <조커>가 아니었기에 이러는 건지, 혹은 그냥 진짜 영화를 보면서 아쉬워서 이런 생각이 드는건지. 좀 헷갈리고 혼란스러운데, 적어도, 제가 아쉬웠던 지점은 이런 게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을 해봅니다.
1. 회귀해버린 캐릭터, "아서 플렉"/"조커"는 분리되는 성격의 것인가
첫 번째 아쉬움은 "아서 플렉"이라는 인물입니다. <조커> 1편을 되짚어 본다면, 1편은 달콤한 타락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사회, 가족, 연인, 친구. 그 어디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인물이 "계단을 춤추며 내려오는" 이야기였거든요. 그런데, <폴리 아 되>의 주인공 "아서 플렉"은 다시금 본인과 조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물이 됩니다.
저는 이 고민이 지난 1편 중후반부에 끝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코미디는 주관적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던 인물과 "내 삶은 빌어먹을 코미디였다"라고 말하던 인물은 정체성적 고민을 품는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대신, 본인의 존재에 대한 일종의 확신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겠죠. 그러니까, 2편의 고민은 1편에서 끝난 이야기를 다시금 되짚어 이야기하는 성격의 것이라는 거죠. 결국 1편 후반부의 이야기를 동어반복하거나, 혹은 방향성이 달라졌다고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2.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 대신, 힘을 받지 못하는 법정극.
1번과 연결되는 성격의 것인데, 아서 플렉에게는 과대망상이 있습니다.(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연인에 대한 환상, 코미디에 대한 환상 같은거요. 1편의 이러한 상상들은 몇 가지 효과를 냈는데요. 먼저, 아서 플렉을 철저히 외부인으로 그렸습니다. 받아들여지길 원하지만,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인물이 되는 점 같은거요. 또, 이 모든 걸 마지막 대사로, "이해하지 못할 농담"으로 모호하게 그려내기도 했습니다. 2편의 접근법은 "법정극"입니다. 근데, 이 법정극이 딱히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이미 끝나버린 고민을 가지고 사실을 다투고, 또 고뇌하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버렸는데, "아서 플렉"도, "조커"도 어차피 동전의 양면 같은 인물인데 거기에 설득력이나 깊이를 부여하는데 실패해버렸다는 점이겠죠. "조커"가 실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또 그 타락을 지켜본 관객들에게 "조커"가 실재하냐, 또, "조커는 다른 인격이다"를 받아들이게 하는 건 애초에 난이도 높은 미션이었고, 거기에 사실에 대한 법정극은 방향성도 애매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라리, 가상의 법정을 세웠으면 모르겠으나...
3. 작동하지 않는 고담과 세상.
1편에서의 이야기에서의 배경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동합니다. 공공 서비스가 마비된 타락한 도시, 그리고 거기에 버려진 한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는데, 이번 영화는 1편의 여파가 분명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만, 어떤 사회적 파장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보입니다. 그러니까, 더 정확하게는, 이 고담이, 혹은 세계관이 아서 플렉과 호응하는 점이 부족합니다. 어찌보면 <폴리 아 되>라는 제목이 조커의 추종자와 관객이 공유하는 정신병이라는 지적은 분명 설득력 있으나, 그 부분이 영화 내에서 작동하느냐는 별개의 이야기 같아요. 그에 대한 묘사는 단편적이고 연결되지 않습니다.
4. "배트맨"의 부재.
농반진반이긴 한데, 저는 이 영화에서 웨인 가 사람들이 지워진 것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1편에서 토머스 웨인이 지나치게 트럼프스럽게 그려지긴 했는데, 결국 그 토머스 웨인의 대립항으로서의 아서 플렉과 조커가 설득력을 지닌 지점이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조커가 인기 캐릭터가 될 수 있던 점도 배트맨이라는 인물과의 유사성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그래서 아치에너미겠지만요.) 어찌보면, "조커"의 추종자는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아서 플렉"의 추종자가 있는 건 아니라는게 문제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아서 플렉이 끝끝내 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지도 않기도 하구요. 결국 애초에 심리극을 그리기엔, 추가 상당히 기울어져 버린 건 아닐까 싶습니다. 아서 플렉-조커의 서사는 한 쪽이 그림자라고 표현하기에 너무 멀리와버렸다는 느낌입니다.
5. 모호한 조커-할리 퀸. 폴리 아 되?
또 다른 하나는 할리 퀸과의 관계입니다. 그러니까, 할리퀸이 원했던 건 결국 "조커"의 존재였고, 마지막 엔딩에서 아서 플렉을 살해하는 동료 수감자도 "조커"를 원했기에 이렇다고 볼 수 있을 텐데, 아서 플렉이 반대로 이 영화에서 제대로 "조커"였던 시기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법정에서 조커 분장을 하고 동료 코미디언을 조롱하는 건 철저하게 위악적이고 일종의 연기 같습니다. 그러니까, 상당부분 "조커"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면, 이번 작품의 초반부는 "아서 플렉" 쪽으로 당겨와야 하는데, 모든 뮤지컬씬과, 법정 장면이 아서 플렉을 밀어내고 있는 게 아쉬움이 많이 따르는 느낌이에요. "폴리 아 되"라고 하기에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딱히 그 환상(?)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적으로 "아주 나쁘진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왜 아쉬웠는지에 대한 생각이고, 저도 1편이 더 좋았다고는 생각하는데.... 그래서 저도 솔직히 말하자면, 미묘한 느낌이 들긴 해요. 내가 기대했던 <조커>가 아니었기에 이러는 건지, 혹은 그냥 진짜 영화를 보면서 아쉬워서 이런 생각이 드는건지. 좀 헷갈리고 혼란스러운데, 적어도, 제가 아쉬웠던 지점은 이런 게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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