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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친구가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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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128 회 작성일 24-10-05 09:4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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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말로 죽은건 아니고, 뇌사상태에 빠져서 곧 죽겠죠.
고작 25살의 제 또래가 자살시도로 죽는다니.. 마음이 참으로 착잡합니다.
이 친구는 제 인생에서 여러 의미로 특별했던 친구여서 그런지 이런 소식을 듣고 한 번 어떻게 만났는지 회상해봤습니다.

고등학교 때, 저와 가장 친했던 친구인 A의 소개로 일면식도 모르는, 심지어 같은 고등학교도 아닌 이 친구와 알게 되었습니다.
고작 게임, 그것도 메이플스토리나 씹덕게임을 한다는 공통분모가 은근히 친하게 만들어주는데 한몫했죠.  
그 뒤로 대학생이 되고 나서도 간간히 만나다가 재작년 9월 즈음에 집안이 힘들어서 휴학을 하고 일을 뛴다는 얘기를 A와 함께 들었습니다.
한 달 뒤인 10월 중순에 갑자기 빚 때문에 돈을 빌려달라고 하더군요. 가장 친했던 A군의 절친이라 뭐 아무 생각도 없이 140만원이라는 거금을 줬습니다.
그 후 2주 뒤인 재작년 11월, 사채업자한테 전화가 오고 난리가 나서 A에게 물어보니 이 친구가 돈을 여러 사람에게 빌려서 비트코인에 박아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실패했겠죠.
그러고 나선 연락이 끊기고 오늘에서야 자살시도를 해서 뇌사상태에 빠져 중환자실에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사실 친구가 죽었다는 이야기로 글을 쓰기는 했지만 이 친구가 자살시도를 하도록 내몬 것은 결국 돈이겠죠?
특히나 코로나 시절에 광풍이 불었던, 고작 100만원으로 몇억을 벌었다는 소위 미쳐버린 성공담이 들려오는 비트코인 마굴로 이 친구가 들어가서 죽어버렸다는 사실이, 그 마굴로 들어가게끔 했던 이 친구의 어려운 경제적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A군이랑 셋이서 만나면 항상 간다는 곳이 pc방인 주제에 하루 종일 웃으면서 게임할 수 있는 것도 이젠 할 수 없다는 것이 참 슬프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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