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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기념 웹소설 추천 "망겜에 갇힌 고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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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123 회 작성일 24-10-02 14:5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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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만이라는 뷰수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 대충 제 선작들 몇 개 찾아보니깐, 시한부 천재가 살아남는 법이 2,208만, 게임 속 바바리안으로 살아남기가 8,771만인 거 보면, 초대박 작품은 택도 없고 그럭저럭 입에 풀칠만 한 정도? 아닐까 싶네요. 그러니깐 대중적으로 흥한 작품은 아니고 보는 사람만 열심히 보는 소설이였을것 같습니다.

아무튼 광마회귀 완결 이후 제가 제일 좋아하던 웹소설이 완결된 기념으로 소개글 한번 적어봅니다.


기본적으로는 게임빙의, 탑등반 류인데다가 제목도 대충 뽑은 느낌이라서 양판 느낌이 상당히 납니다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가 작가 댓글을 다 안 가져왔는데, 원래 기획 자체는 2,000화 정도 되었다고 하네요. 1화에 던져진 떡밥들이 후반부 가서 회수될 정도로 기본적인 틀은 다 짜여져 있었다고 봐야합니다. 당연한 거 아니냐고요? 웹소설 좀 읽어보신 분들은 다 아실 텐데, 그 당연한걸 못하는 작품이 절반은 가뿐히 넘어가는 게 현실이거든요. 그리고 단순히 게임(미궁)의 클리어 자체, 그 과정의 즐거움 같은 1차원적 재미에만 집중한 작품도 아닙니다. 작가가 웹소설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게임빙의물이라는 장르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작가의 철학이 있다는 게 이 작품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약간 설정 덕후 느낌이 있습니다. 가끔 어디서 올라오는 거 보면 작가가 현재 등장인물들 스펙을 게임적으로 풀어주기도 하는 것처럼, 설정에 꽤나 공을 들였고 신경 쓴다는 게 글 전반적으로 보이는 편입니다. 그리고 그 설정이 제법 방대합니다. 예를 들어 서버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는 판타지 소설 정도의 배경이지만, 성단간 여행, 우주전 함대전 막 이딴 게 튀어나오기도 하고, 크게 보자면 미궁, 바벨, 왕국, 서버, 리프트, 고정NPC, 마인드맵, 메인던전 등등 복잡하고 다양한 설정이 존재합니다.

마지막으로 캐릭터들이 매력적입니다. 사실 이 소설을 읽는 재미를 유도하는 건 이게 대부분인 거 같아요. 특히 주인공 뽕이 상당합니다. 사실 주인공이 미궁의 원본 게임을 35,000시간 플레이한 고인물 of 고인물이 미궁에 끌려와선 97년간 전심전력으로 꼬라박은 설정이라, 거의 먼치킨입니다. 게다가 미궁을 게임적으로 보기 때문에 가능한 버그와 꼼수까지 활용하기 때문에 실제 역량이나 전력 이상으로 강력하기도 하고, 본인 스스로 미궁에 와서 가장 열심히 익힌 건 허세와 기만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심리전의 달인이기도 하고요. 그러니깐 재능 있는 인간이 뭐 하나를 100년 동안 죽어라 파면 어떤 괴물이 나오느냐에 대한 아주 매력적인 답이 바로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그 강함이 먼치킨적으로 활용되진 않습니다. 애초에 상대해야 하는 적들의 스펙이 너무 높아요. 그러니깐 제가 세상에서 싸움을 제일 잘한다 하더라도 탱크랑은 싸움이라는 단어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것처럼, 작품에는 극복이 불가능한 불합리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그 먼치킨 같은 주인공이 주로 하는 건, 대부분 온몸비틀기이고 목숨까지 탄환으로 삼아야 겨우 가능성이 생기는 극한의 외줄타기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심리전의 달인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스스로 만든 설정으로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인간이고 클리어에 대한 압박, 불안, 초조에 시달려 망가지고 있는 인간에 불과합니다.

전 이런 부분이 좋더라고요. 주변 인물 대부분이 주인공을 전지전능한 존재로 인지할 만큼 완벽한 먼치킨 같아 보이고, 서브 주인공 역시 또 다른 종류의 먼치킨이거든요. 그런데 인과율 등 여러가지 이유로 난이도가 더더욱 미쳐 날뛰면서 주인공 일행을 미친 듯이 억까하는데 그걸 어떻게든 눈물의 똥꼬쇼의 연속으로 꾸역꾸역 뚫고 나가는 주인공 일행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 소설을 다 읽은 이후에 돌이켜 생각해 봐도, 이 소설을 그대로 다시 반복 시행한다면 이게 성공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싶을 정도로 미궁이 말도 안 되게 어려워요. 그 고난이 있어서, 가끔 주인공에게 보스 레벨의 스펙을 주면 그 뽕맛이 장난이 아니기도 하고요.


단점도 있습니다. 사실 글쟁이라기보다는 덕후 느낌이 좀 더 쎈 거 같습니다. 전 이 글을 참 좋아했었지만, 객관적으로 글을 잘 쓰시는 분이라기보다는 큰 그림과 설정 잡는데 좀 더 강점이 있는 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막 안 읽힐 정도로 글을 못 쓰시는 건 아닌데, 이게 단점이라고 느껴지는게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고 느껴졌습니다. 작가는 등장인물과 사건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해야 하는데, 자기 설정 풀어내는 게 우선이라는 느낌이 들 때가 꽤 있고, 이건 소설가로서 꽤나 큰 단점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아마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꽤나 쎄게 갈릴 겁니다. 저는 매우 재미있게 본 소설이지만, 그렇다고 이 글이 겜바바나 광마회귀처럼 모두에게 추천할 만하나? 라고 물으면 그건 좀 애매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무료 연재분이 있지 않습니까? 25화까지 보시고 재미없음 접으면 그만이지요. 웹소설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상적으로 연재되는) 겜바바와 동급으로 재미있게 봤습니다.

추천70 비추천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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