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bye K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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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농구를 참 드럽게 못하면서도 픽 운도 드럽게 없던 팀이었습니다.
케빈 가넷이 떠난 이후 리그 최하단의 단골팀이었으면서도 단 한번도 로터리 순위에서 확률 순위보다 높은 순위를 못 얻었던 그런 팀이었죠.
대신 반대의 일은 뭐 수도 없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예를 드면 케빈 러브를 노린 픽다운이 대박 조짐을 보이자 맘 먹고 탱킹하면서 이듬해 1픽을 향해 달렸죠.
그리고 무난히 꼴찌를 차지합니다. 당시 리그 꼴찌팀이 1픽을 걸릴 확률은 25%였습니다.
확률적으로는 당연히 무조건 1픽이다 할건 아니지만 현재 리그 꼴찌팀이 14%의 확률을 받는걸 생각하면 왠만하면...이 통하는 확률이였죠.
마침 그 해 1픽은 러브와 짝을 이룰 백코트 자원, 미네소타가 프랜차이즈 내내 그리도 갖고 싶어하던 1번의 선수였죠.
예 카이리 어빙이었습니다.
결과는? 1픽 안 된 것도 모자라 2픽이었고, 마침 2픽은 러브와 포지션이 겹치는 데릭 윌리엄스였고...
선수에게도 팀에게도 불행한 결과가 나왔죠.
이 뿐만 아닙니다. 똑같이 7등 확률 갖고 있었는데 그 똑같은 확률 가진 팀은 1픽이 된 적도 있고, 여튼 로터리에서는 별의 별 꼴 다 본 팀이죠.
거기다 가끔가다 터지는 환상적인 유망주 안목까지 곁들이면...
예 그렇습니다. 미네소타의 드래프트는 실력도 별로였는데 운도 참 별로였어요.
그러다 드디어 드디어 2015 드래프트에서 그렇게 갖고싶어하던 1픽이 걸렸습니다.
구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고, 그리고 이 픽을 들고 한달 동안 열심히 분석해서 선수를 뽑았죠.
예 그게 바로 칼-앤써니 타운스였습니다.
타운스의 커리어 초반은 화려했죠.
만장일치로 신인왕에 올랐고, 매년 여름 단장들 상대로 하는 설문 조사에서 프랜차이즈의 초석으로 삼고 싶은 선수 부문에서 1등을 한 적도 있었고, 당연히 올스타와 올느바까지 착착 밟아나갑니다.
그리고 이 모든 걸 3명의 감독 밑에서 했죠.
자신을 뽑아준 플립 선더스는 타운스가 리그에 데뷔하기도 전에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첫번째 감독은 대행이었던 샘 미첼을 만나게 되죠.
돌이켜보면 이 루키 시즌이 타운스에게 기대했던 것과 가장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 시즌이 아니었나 싶어요.
수비 좋은 20-10 머신 말이죠.
두번째 감독은 플립의 아들이 정식 감독으로 취임했습니다만 결과는 뭐...
그리고 세번째 감독으로 만난게 고향팀에서 다시 만나게 된 팁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타운스와 미네소타에게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냥 플레이오프 탈락한 흔한 미네소타잖아?라고 할수도 있을테지만 적어도 미네소타 선수단과 팬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매번 다른 이야기가 있던 시즌들이었어요.
누군가가 자신의 욕심을 숨기기 위해서 타운스를 이용한 적도 있었고, 이때 생긴 잘못된 이미지는 여전히 그를 지긋지긋하게 따라 붙고 있죠.
갑자기 전 지구를 덮은 역병은 그에게서 어머니와 친지들을 뺏어갔습니다.
본인도 두번이나 걸리며 강제로 감량을 당했었죠.
그럼에도 그는 이겨내고 코트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이 연고도 없고 좋은 기억도 별로 없는 도시의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이유만으로 묵묵히 책임감을 이어갔죠.
그리고 자신만이 외롭게 지키던 미네소타의 1픽의 두번째 주인공이 나타났을 때, 그는 그 재능을 알아보고 그를 묵묵히 서포트하기로 했습니다.
농구를 시작한 이래 항상 최상위에 속해있던 선수가 내리기에는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었죠.
그만큼 이 도시를, 이 팀을 그가 사랑했다는 이야기겠죠. 그리고 후배의 재능을 인정할 용기도 있던 사람이라는 이야기도 되고요.
그 결과가 20년만에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이었습니다.
오로지 플립과 케빈이 농구에 한해서만큼은 저주 받은 것만 같던 도시에 선사해줬던 그 곳으로 비록 타운스가 가장 앞장서지는 않았더라도 앞뒤로 끌고 밀어가며 드디어 도착을 했었죠.
그래서 이 이별이 아쉽습니다. 타운스에게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랄 뿐입니다.
저를 포함한 미네소타의 팬들에게 타운스는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선수라는 이야기를 길게 해보았습니다.
그 수많았던 이야기들과 소소한 기쁨을 나눴던 제 첫번째 1픽이 이제 팀을 떠났습니다.
고베어를 데려온 순간, 타운스가 슈퍼맥스를 받은 순간, 언젠가는 이 날이 다가올거라는 건 알고는 있었는데 참 타이밍이 아쉽습니다.
지난 시즌 내내 경영권 다툼하면서 사치세 낼거다라고 수도 없이 말했던 글렌 테일러의 말들...
전 단 한번도 믿지 않았습니다.
케빈 가넷이 떠난 이후 단 한 번도 돈을 쓰려는 무브를 보여준 적 없는 양반이었으니깐요.
그래서 이 트레이드가 오늘이 아니라 3개월전, 그러니깐 드랩 데이 전에만 터졌어도 이렇게까지 허무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오히려 더 가벼운 마음으로 우리 붕어...아 이제 우리 붕어도 아니구나 여튼 타운스와 미네소타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랄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드랩 데이에 진짜 오늘만 본다는 무브를 보여줘서 아 적어도 올 여름은 타운스와 헤어지지 않는구나. 진짜 우승 꼭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던 타이밍에 갑자기 이게 무슨...
뭐 이것밖에 못 받아왔냐?라고 코넬리 탓하는 글도 봤었는데 전 코넬리는 하나도 원망 안 합니다.
오히려 글렌 테일러의 이 변덕 아래서도 팀에게 가장 최선의 수를 찾아왔다고 생각해요.
쩐주가 갑자기 돈줄 막겠다는데 월급 사장이 그걸 거스를 수도 없는 일이고요.
그래서 진짜 글렌 테일러가 싫습니다.
제가 케빈 가넷의 간지에 반해 연고도 없고 아마 평생 한번 가볼 일 없을 도시의 팀을 응원하기 시작한 이래로 글렌 테일러는 단 한번도 저한테 자기를 좋게 볼 이유를 주지 않습니다.
케빈 가넷 말년에 다시 데려올 때 은퇴 후 경영 참가 시켜주겠다고 해서 트레이드 거부권 풀어놓게 해놓고 플립의 급작스러운 병사와 함께 이 약속 쌩까버렸고, 늑대 대장이 타겟 센터 천장에 아직도 자기 등번호 못 걸고 있죠.
오죽하면 구단주 바뀐다고 할 때 미네소타 팬들이 가장 먼저 한 말이 야 이제 가넷 영결 할 수 있겠다.였겠습니까?
심지어 타운스에게 나쁜 이미지를 심어준 버틀러의 깽판도 따지고 보면 이 양반 탓이 커요.
그 당시에 사장 겸 감독이었던 팁이 위긴스 팔고 타운스-버틀러 투맥스로 가자고 몇번을 말했는데 자기가 다 쌩까놓고...
다시 돌고 돌아 겨우 팀다운 팀 타운스에게 만들어줬는데 1년도 내주기 싫다고 해버리면...그것도 이 타이밍에요.
아니 진작에 내기 싫다고 했으면 슬로모도 킵해놓고 준비했을 거 아니냐고요. 진심 너무 싫습니다 이 미친 구단주 세컨 에이프런 넘긴다는 코스프레나 하지 말지 하아...
진짜 뭐 긴 말이 필요하겠습니까...코넬리 욕 봤고, 테일러 할배는 진짜 유병장수하라는 말 말고는 할 말이 없네요.
제게 타운스는 미네소타에게 첫 우승이 찾아온다면 주역이 아니더라도 그 자리에 꼭 있었으면 했던 케빈 가넷 이후 첫번째 선수였습니다.
적어도 올해는 안 헤어질 줄 알았는데 헤어져서 더 헛헛하네요.
타운스가 동부로 떠난 미네소타의 선배 빅들의 좋은 선례를 따라가길 바라며 만약 올시즌 미네소타가 우승 못하면 닉스가 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는 타운스에게 항상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Goodbye K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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