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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점이 오면 부동산은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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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310 회 작성일 24-09-29 00:5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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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openai의 chat gpt 신버전인 o1 prieview를 보고 많은 놀라움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저는 최근 몇 달간 구글에서 서비스 중인 제미나이 1.5 pro의 번역 기능을 여러번 이용한 적이 있는데, 성능이 너무 대단해서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제가 직업 번역가가 아니라서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직업 번역가의 직업으로서의 수명이 앞으로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2029년 안에 인간처럼 사고하는(그리고 지식은 더 많고 지능은 더 똑똑한) agi가 등장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어떤 전문가들은 보수적으로 접근해 2040년을 얘기하기도 하고, 어떤 전문가들은 극단적으로 낙관해서 2025-2026년을 말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전제가 o1의 등장 이전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최근 출시된 o1의 퍼포먼스는 지금까지의 합리적이거나 보수적인 의견들을 너무 비관적인 게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들 게 할 정도로 놀랍습니다.


근래 많은 ai 옹호론자들을 낙관하게 만든 o1을 보면서, 저 역시도 agi의 등장이 실제로 ‘실현’가능하고 그것이 기존의 예측보다 더 빨리 나타날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놀랍게도 agi가 바꿔놓을 미래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하진 않습니다. 그저 몇몇 영화을 언급하거나(her 같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미래상을 그리는 데에서 그치고 맙니다.
예를 들어 모두가 몰입형 가상현실을 즐기게 된다거나 노동이 무의미해져 대규모 실업 사태를 겪게 된다거나, ai의 통제에 실패해서 인류가 멸종한다거나 하는 등 말이죠.
사실 이 모든 예측은 전부 상상의 영역에 있는 일이니 본인이 미래학자나, 그냥 떠들기 좋아하는 호사가, 또는 아마추어 sf 작가가 되었다는 일종의 역할 놀이에 몰입하지 않는 이상, 조금 바보 같은 ‘설레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약간의 유치함을 감수하고, 이 예측과 상상의 ‘중간 과정’에 대한 잠깐의 예견을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agi가 바꿔놓을 인류 생활상 전환의 과도기 또는 어떤 미시적 결과물에 대해 탐구해보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미시적 영역은, 바로 부동산입니다.


부동산은 인류의 안전과 계급, 그리고 이를 지탱하게 하는 재산의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때 한 번, 낙관주의자에게는 충분히 가시적인 가정을 한 번 시도해봅시다.
마침내 agi가 출시되었고, 전국가적이든 전지구적이든 어떠한 공간에 보편적으로 서비스 중이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이제 몰입형 가상현실에 dive해서 가상의 현실을 즐기고, 노동은 무의미하고, 노화는 멈춰 대부분의 인류가(본인이 원한다면) 20대의 젊고 아름다운 외모를 유지하고, 질병의 위협은 역사책 안으로 들어가고, 모든 물질은 ai의 대량생산과 배급으로 풍족합니다.
이러한 대전환 속에서 범죄의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일부의 일탈을 제외하면 범죄가 발생하지 않아 사회 전반의 치안이 극적으로 좋아졌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소유한) 부동산은 이제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꼭, 우리에게 도파민을 제공해야 할 가상현실 서비스를 집 한켠에서 체험해야 할까요?
세상이 이토록 안전한데, 완전하게 안전하고 편안한 자율주행 자동차 안에서, 시트를 접고 침대에 누운 것 같은 안락함을 즐기며, 가상현실을 체험할 순 없을까요?
개인과 디바이스의 (wi-fi와 같은) 연결이 모든 도시와 도시, 자연과 자연 사이에 만연하다면, 차 안에서 즐기는 것과 집 안에서 즐기는 것에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본질적으로 누군가의 신체가 어딘가로 이동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개인의 안전과 프라이버시, (본인이 차 안에 있는 걸 개의치 않아할 때) 정서적 안락함에는 아무런 차이도 없습니다.
즉, 삶의 대부분을 차 안에서 생활하는, ‘현대의 유목민’이 되는 데에 아무런 리스크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미래에, 그것이 가능한 시점에,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 사람이 영원히 어딘가에서 머무는 것과 영원히 어딘가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구별도 느끼지 않게 됩니다. 개인은 원한다면, 차 한대만 있다 해도 집 안에서의 편안함을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오프라인 속에서 넓은 공간을 느끼고 싶다고요? 차 밖으로 나가세요. 집보다 넓습니다. 그곳이 사막이든, 정글이든, 혹은 극단적으로 가정해 황량한 우주 공간이든지 간에, 만약 당신이 agi가 이룩한 특이점 내에서 충분히 인간을 전능하게 하는 광활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면(아마 22세기의 일이겠지만), 당신은 충분히 안전하고 자유롭습니다.


그러면 이제 이러한 낙관적 예측 속에서, 다소 위험해보이는 과도기를 가정해봅시다.
Ai가 가져올 영원한 풍요와, 언제고 경험할 수밖에 없는 대량의 끔찍한 실업 사이에 있는, 그 과도기를 말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노동이 ai로 대체되어 인간의 노동활동이 무의미해져 우리가 막막함 속에 대책없이 던져졌을 그 시공간 속으로 말이지요.
그리고 이 시공간 속에서, 우리는 어쩌면 거대한 경제적 위기를 맞게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이때 안전할 수 있을까요?


특이점의 순서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인간 삶의 대전환이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전환될지 agi가 나타나지도 않은 지금 예측하는 것은 일견 어리석어 보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기왕 글을 시작했으니 끝은 봐야하겠죠.


Agi가 왔습니다. 사무직과 서비스직이 대량으로 해고됩니다. Agi를 들고 있는 조직과 정부는 아마도 이 거대한 특이점 속에서 식량과 각종 공산품의 대량생산을 시도하게 될 것입니다. 돈일지 쿠폰일지 알 수는 없습니다만, 기초적 배급제가 시도됩니다.
전부에 가까운 기업들이 파산하거나 스스로를 해체합니다. 인간의 공간은 이때 집 안이라는 좁은 오프라인과 디바이스
속 온라인이라는 두 개의 공간으로 축소됩니다. 집 밖은 대량 실업의 고통 속에서 더 이상 안전하지 않습니다. 배급이 안정될 때까지, 누구도 미래를 낙관하기 힘들어합니다.

이 시점에서, 부동산은 당신에게 모든 것입니다.

당신은 이때 (상대적으로) 부자가 된 것 같습니다. 현금이란 재화가 허상처럼 녹아내리는 과정을 지켜보며, 당신은 저 무주택자들이 언제 쫓겨날지 몰라 겪는 불안을 보고 있자면 스스로가 천국에 있다고 느끼는 중입니다. 월세를 낼 재화가 사라졌는데, 이제 그들은 어디로 가야할까요?
주식? 채권? 기업이 대다수 파산한 시점에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좁은 콘크리트 속 공간 외에는 아무도 당신을 보호해주지 않습니다.


역으로 거래가 활발해집니다. 돈이 없다고 거래가 사라지진 않습니다. 배급권이든 (이제는 하찮은) 노동력이든, 또는 예상하기 힘든 어떠한 무언가이든, 집을 가진 자가 진정한 자유와 계급을 가졌다는 허상 속에서, 더 많은 공간의 보유를 향해 거래가 이뤄집니다. 적어도 지금은 공간이 곧 권력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어떤 이들은 인터넷의 무한한 광활함이 이윽고 실물의 거주지가 점차 무의미미해짐을 엄청난 속도로 가속화하리라고 대담하게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마치 루저 같아 보입니다. 가진 자들을 어떻게든 깎아내리기 위해 온라인의 가능성을 지나치게 찬양하는 것이 아닐까요.


배급과 치안이 안정화됩니다. 스스로가 진보를 촉발하는 특이점 속에서 혼란은 마침내 잔잔해지고, 미래를 향한 발걸음은 처음에는 기어가는 것처럼 느껴지다가, 단 몇 년 사이에 뛰는 것 같이 느껴지고, 마침내 인류는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날고 있다!


배급이 풍족해지고,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이 오프라인을 아득하게 초과합니다. 당신은 현재 잠을 잘 때를 제외하고는 현실의 세상 속에서 소통하지 않습니다.
세상 밖은 정적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Agi를 넘은 초지능, asi가 보편 서비스화되기 시작하고, 인류는 이제 그 개개인 모두가 (asi의 도움으로) 무언가를 창조하는 엔지니어로 변모했습니다.
말하는 것이 곧 세상이 됩니다.
완전한 풍요가 왔습니다.


이때, 누군가가 집밖으로 나갔습니다.


그(그녀)는 ai의 도움으로 차를 (어쩌면 우주선을) 만들고, 그것을 안전하게 꾸미고, 안에 들어가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좁은 공간을 버렸습니다.


도대체 몇 년일까요?
공간이 곧 권력이던 그때와 삶이 곧 권력인 저 너머의 시간 차 속에서 지구는 태양을 몇 번이나 돌까요?


지금도, 집과 건물이라는 공간은 권력을 나타내는 도구 중 하나입니다.

2029년, 전문가들은 agi가 등장할 것이리라고 말합니다.
(아마도 그것이 사실이라면) 2030년, 공간은 이때 권력일 것입니다.
그러면 20xx년, 인간이 마치 신과 같아져서(Homo deus) 살아있음이 곧 권력인 시대에는, 공간은 대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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