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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포) 에일리언 로물루스 관람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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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585 회 작성일 24-08-25 12:2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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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포라는 말은 되도록 내용을 스포하지는 않겠지만
읽다보면 대략 내용을 유추할 수 있거나 분위기를 미리 알고가는것 만으로도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약스포라는 명칭을 붙였습니다.

에일리언 로물루스 평이 좋아서 보고 왔는데요,
이미 pgr에 관람평 몇개가 올라왔는데 중복 느낌이 들지만 저는 또 약간 다른 느낌으로 봐서 몇자 적습니다.

이동진 평론가가 리뷰 하면서 전체적인 느낌에 대해 재미있는 코멘트를 남겼는데,
"장타 치려고 욕심 많이 부린 영화가 아니라, 배트를 짧게 잡고 안타를 치는데 집중한 영화" 대충 이런 말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온 제 감상과 가장 흡사한 평가였고, 영화를 아직 안보셨다면 이 말 들으면 영화가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실 것 같습니다.
분명 잘 만든 영화긴 하지만, 호평들로 인해서 우주대명작급의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갈 영화는 아닙니다.
배트를 짧게 잡았다는건 그만큼 한계도 가지고 있는 영화라는 의미니까요.

개인적인 한줄평을 남기자면 하이틴 슬래셔 호러 무비 에이리언 버전이었습니다. 다만, 기존 에이리언 시리즈의 설정 및 오마쥬에 무척이나 충실한.
이 영화는 한때 유행이었던 "스크림".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있다" 류의 젊은 배우들이 나와 살인범에 쫓기는 하이틴 슬래셔 공포영화가 가진 장점이 많이 보입니다.
일단 젊은이들이 많이 나와 신선하고, 활기넘치고, 호흡도 빠릅니다. 슬래셔 호러 무비 특유의 점프스케어 남발하는게 나중에는 좀 짜증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뭐 이 장르영화 특유의 가장 원초적인 재미요소이기도 하니 적재 적소에 잘 사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좋았던 점은 매우 알기쉽고 친절하다는 부분입니다. 기존 에이리언에 대한 내용 아무것도 몰라도 살인마(괴물)에게 쫓기는 그 특유의 공포만 이해해도 되는 호러무비처럼 영화를 즐기는 데 아무 문제 없고, 영화의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주요 장치는 매우 공들여 세심하게 설명해줍니다. 중력 발생기는 몇번이고 끄고 켜서 어떻게 작동되는 건지 설명해주고, 총은 처음 잡아보는 여주인공도 왜 잘 쏠수있는지 자동 조준기의 기능에 대해 세심하게 배려해 줍니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저게 대체 뭐지? 싶은 부분이 거의 없이 복잡하지 않고 매우 알기 쉽게 되어있다가 좋은 부분입니다.
다른 하나는 다른데에서도 여러번 언급되는 내용인데 시리즈 특유의 일명 "발암캐릭터" 가 딱히 없다는 부분입니다. 물론 나이 어린 젊은이들이고 여러 행동에 미숙한 면이 보이지만, 극한의 상황에서 보이는 인물들의 행동은 대부분 납득가고, 합리적입니다. 그래서 상황을 억지로 안좋게 몰아가고 공포상황을 유발한다는 듯한 짜증스러움이 적고, 애초에 인물 숫자 자체가 몇명 안되어서 기억하기도 쉽고 이해하기도 쉬워요.

위에서 나온 장점들에 더해서 이 영화가 칭찬받는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는 이렇게 라이트 관객 신경을 많이 썼으면서도, 에이리언 헤비팬들이 즐거워할 덕질요소들도 상당히 꼼꼼하게 챙겨 놓았다는 것입니다. 감독 자체가 에이리언 시리즈 광팬이었다고 해요. 기존 시리즈들을 떠올리게 하는 오마쥬 장면들과 대사, 기존 시리즈와 설정이 충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세심한 연출과 배려가 돋보이는 장면들이 많아서, 마치 픽사 애니메이션이 같은 영화를 보아도 아이와 어른이 즐거움과 감동을 느끼는 부분이 다르듯 다양한 관객층을 아우르는 연출은 감독의 뛰어난 역량이었다고 생각이 되네요.

마지막으로 다른 에이리언 시리즈에서 보기 힘들었던 로물루스만의 장점을 꼽자면 영상미, 그것도 아름다운 우주의 영상미였습니다. 다른 에이리언 어떤 시리즈보다 우주 묘사에 대해서는 훨씬 공들였고 아름답게 묘사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 배경이 아니라 영화의 주요 장치로도 등장하고요. 9천만달러면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그것도 이런 메이저한 프랜차이저 치고 상당히 저예산으로 제작되었는데(2~3억달려 영화들도 즐비하니) 요소 요소 필요한 곳에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입해서 똑똑하고 알차게 찍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개봉한지는 좀 되었지만 늦게라도 영화관에서 그 긴장감과 압박감을 즐길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되네요.
추천96 비추천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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