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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벗어나는 건 깊은 늪에서 빠져 나오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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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70 회 작성일 24-08-05 01: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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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가 재화를 원하고 있으며,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무한한 수요와 한정된 공급.’

따라서 돈을 버는 일은 경쟁이 심한 일이며, 또한 어려운 일이다. 이는 꼭 복잡한 경제학 교과서를 보지 않아서 쉽게 알수 있는 사실이다.

돈을 버는 데 있어 또 다른 중요한 사실은 돈을 버는데도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장사를 하기 위해서도 물건을 떼어오는 값과 자릿세, 비용, 인건비 등이 들어가고, 그를 충당하기 위해 빌려오는 돈에도 이자가 붙는다.

나는 태어났을 때부터 가난하였다.
할아버지는 잠깐이나마 부를 이루었다고 하나
부족한 자식대에서는 모두 잃어버렸으며,
나는 한 번도 가난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가난을 버텨내게 해준 것은 확실한 목표 설정과 미래계획이 아니라 막연한 낙관주의였다.
‘나는 언젠가 잘 될거야.’
내가 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 할 때도 가진 것이라고는 가득찬 마이너스 통장 뿐이었지만 5년 뒤에는 벤츠를 태워주고, 10년 뒤에는 좋은 집에서 살거라 약속했다.
(다행히도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내가 얼마간 돈을 벌기 시작하자 친척들간 모임에서는 나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돈을 내지 않았다.
일가 친척들 중 괜찮은 직업을 가진 사람은 나와 동생 뿐이었다.
사촌네 가족과 함께 바닷가에 놀러가도 숙소, 식음료, 교통비등 거의 대부분을 나와 동생이 냈고, 성묘를 가도 사과 하나 챙겨오는 친척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충고는 열심히도 해댄다.

내가 부모님께 생애 처음으로 오래된 아파트를 사드렸을 때도 친척 중 누군가는 좀더 괜찮은 동네로 사지 그랬냐고 했고, 본인 아들이 도박에 빠져 직장을 잃게 생겼으니 좋은 자리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했다.

작은 아버지는 대출 문제로 얼마간의 돈을 빌려달라고 했고, 거절하고 싶었으나 아버지와의 우애와 아주 오래전 아버지를 도와주었다는 사실을 들먹였다. 그렇게 내가 빌려준 돈은 보이스피싱으로 사라져버렸고, 당연히 그 돈은 못 받는 돈이 되었다. 내가 경찰인 친구에게 상담하자 원래 경제범죄는 당하는 놈 따로, 돈 잃는 놈 따로라고 했다.

거기에 가난한 자들은 잘 아프다. 나이가 드셔버린 부모님은 자주 아프시다. 나름 이제라도 돈을 벌겠다고 하시는데 오히려 빚만 늘어온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120%의 힘으로 열심히 나아가려는데 자꾸만 뒤에서 나를 잡아 당긴다.
돈을 버는 일은 힘든 일지만 나는 넘어지면 안된다.
넘어진 나를 기다리는 건 깊은 늪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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