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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전쟁은 대규모 AI 드론 군집 대결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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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933 회 작성일 24-07-30 23:4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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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드론의 유용함, 중요성이 군사 쪽에서 급격히 올라갔습니다. 우크라이나만 해도 한 달에 1만대에 달하는 드론이 소모된다고 하지요. 기존 무기체계 대비 매우 저렴해서 파괴되도 부담이 적으면서도 정찰에서부터 자폭공격까지 톡톡히 해내서 거의 러우전은 거의 드론전쟁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듯 합니다.

미래의 전쟁에서 드론이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그게 단순히 "많이 사용된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꿔버리지는 않을까요? 전쟁이 지금처럼 온갖 비싼 무기체계로 제해권, 제공권을 장악하고 지상에선 총기로 무장한 군대가 싸우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막대한 양의 드론 대 드론의 싸움이 되지는 않을까요?

사실 전 딱히 밀리터리 전문가는커녕 흔한(?) 밀덕조차 아닌 일반인입니다. 그래서 엄청난 군사적 함의를 가진 내용이나 결론은 못드리고, 제가 찾아본 흥미로운 내용들 소개하는 선에서 가볍게 써보려 합니다.


1. 미군의 리플리케이터 전략


작년 8월 국방부 부장관은 리플리케이터(replicator, 복제기) 전략을 소개했습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중국과 해양 대결에서 중국의 물량을 대규모 자율무기체계로 극복하겠다는 것입니다. 자율무기체계란 인간이 탑승하지 않고도 전투를 수행하는 드론, 무인함정 등입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의 조선 상태는 개판인 반면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군함을 찍어내고 있지요. 이러한 "양"을 "양"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인 것입니다.

중요한 건 "싸고, 빠르게"라는 점이죠. 기존 전투기, 항공모함 등은 그 자체로 매우 비쌀 뿐 아니라 생산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운용 비용 또한 높습니다. 반면 이러한 자율무기체계는 값싸고 빠르게 대량으로 만들어내어 투입할 수 있습니다. 인력손실도 없고요.

각각의 능력이 떨어져도 드론이나 무인함정 수백, 수천대가 한 번에 뚫고 들어가면 기존 방공망이나 방어체계가 모든 걸 다 요격해내기는 힘들겠지요. 상대는 비싼데다 회복하기도 힘들고 오래걸리는 숙련된 인력, 장비를 투입해야하는데 이쪽은 값싼 드론을 밀어넣어 소모전을 강요한다면 결국 유인 기반 전력이 더 불리할 수밖에 없겠지요.

관련해서 미국은 지난 5월 대만 방어와 관련하여 "지옥도(hellscape) 작전"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지옥도 작전이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려하면 수천대의 무인 잠수정, 선박, 드론으로 대만해협을 뒤덮어서 중국군을 저지하고 미국이 개입할 시간을 버는 작전입니다.

물론 관련해서 중국은 "드론 기술, 생산능력은 니들보다 우리가 나은데? 오히려 우리야말로 드론떼로 대만을 봉쇄할 수 있다"라고 응수했습니다.


뭐, 드론의 기술력이 어느 국가가 우위니 하는 얘기는 차치하더라도 결국 앞으로의 전쟁이 드론에 좌우될 것임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통적인 군대로는 드론과의 소모전을 버티지 못하니 드론에는 드론으로 맞서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또 제가 흥미로웠던 부분은 "무인 잠수정", "무인 함정" 부분이었습니다. 보통 드론 등 무인기를 생각하면 하늘을 나는 그것을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자율주행기술 등이 발전한 현재는 바다마저도 무인 무기체계가 도입되려 하고 있습니다. 현재 어디까지 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것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된다면 현재의 항공모함, 구축함 등의 해군 체계와는 또 판이하게 달라지겠지요. 어쩌면 하늘에서처럼 바다도 수천, 수만의 무인 함정과 잠수정이 누비는 물량전 싸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2. AI 무인기

지금까지는 사실 현재 시점에서도 상상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값싼 드론이 광범위하게 쓰이고 다투는 건 현재 우크라이나에서도 생생히 벌어지는 현실이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갈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AI"입니다.

AI야 온갖군데서 다 얘기돼서 중요성이 좀 퇴색되는 모양새입니다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 군사에서의 적용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드론의 가장 중요한 문제점이 뭘까요? 바로 사람이 조종한다는 것입니다. 값싼 드론이든 그거보다 좀 더 발달된 이란의 샤헤드 드론 같은 것이든 어쨌든 다 사람이 조종하거나 사전에 입력한 명령에 따라 움직입니다.

조종을 하려면 신호를 받아야하고 그래서 재밍에 취약하죠. 실제로도 우크라이나전에서도 드론이 많이 쓰이는만큼 걸핏하면 GPS 교란이나 전파방해가 난무한다고 들었습니다. 조종을 해야하는데 조종을 못하면 무용지물이 되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게 바로 자율주행, 판단 AI입니다. 좀 더 익숙한 용어로 표현해보자면 온디바이스 AI일까요. 각각이 자율주행, 판단 능력을 가진 수백, 수천대의 AI 드론 군집이 출격하면 단순한 재밍으로는 막을 수 없을 겁니다.

AI는 단순히 재밍 내성만 주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의미의 "군집"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파괴적입니다. 메뚜기 한 두 마리는 사실 별로 위협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메뚜기가 수백, 수천만마리씩 모인 (황충이라고도 불리는) 메뚜기떼는 아예 지역 전체를 초토화시키는 재앙 그 자체입니다. 개미 한 마리 한 마리는 그저 개미지만 개미집은 복잡한 체계를 이루듯, 군집은 단순히 양이 많은 것을 뛰어넘습니다.

스스로 판단, 주행하고 주변의 드론과 교신하며 자체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수천대의 드론 군집을 생각해봅시다. 아무리 드론이 대규모로 운용이 쉽다 한들 아예 군집이 한 몸처럼 움직이며 작전을 수행하는 상대를, 사람이 한 대 한 대 조종해가며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요? 인간이 조종하는 드론은 자율주행 드론만큼 동시에, 대량으로 굴리기엔 애로사항이 너무 많습니다. 자기네들끼리 안꼬이면 다행이죠.

자율주행, 판단 AI 탑재는 드론으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해상에서는 잠수함, 함정에, 육상에서는 로봇에 탑재되겠죠. 이런 것들이 무한정 쏟아져나온다고 상상해봅시다. AI를 탑재한 쪽과 탑재하지 못한 쪽의 차이는 절망적인 수준으로 날 것입니다. 게임 자체가 성립하긴 할까요?

그런 의미에서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AI를 발작적으로 제재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단순히 산업경쟁력을 넘어서 진짜로 온디바이스 AI야 말로 미래 군사 패권의 핵심이 될테니까요.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도 칼럼에서 "20세기에 핵무기 군비전쟁을 벌였던 것처럼, 21세기는 AI 군비전쟁의 시대로 정의될 것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군비경쟁에서 이기는 자가 군사패권을 지배할 것이라고요.


3.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완전 무인 AI 군집 드론은 나오려면 아직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비전문가 입장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면 재밌습니다.

당장은 인간이 조종하는 드론이 주류일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생산력이겠지요. 이 분야에서의 강자는 역시 중국일 것이고요. 드론에서만큼은 가격 면에서나 기술 면에서나 미국이 중국을 따라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어쨌든 중국에 밀릴지라도 드론 자체가 워낙 싸기 때문에 조금 비싸더라도 돈빨로 얼마든지 밀어붙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통신 면에서는 확실히 미국이 우위인 것 같습니다. 전지구를 관할하는 GPS 시스템, 전세계에서 무선통신이 가능한 스타링크, 그 외 인공위성 등은 미국이 압도적이니까요. 재밍이 걸리더라도 작전 수행 능력이나 행동 반경은 미국이 더 우위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에서 보듯 드론이 초강대국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오히려 저렴하다는 장점 덕에 소규모 반군(사실 후티는 말만 반군이지 예멘 정부군이라고 봐도 됩니다만)까지도 쓸 수 있는 비대칭전력이죠. 그 가난한 북한도 우리나라에 드론을 날려보낼 정도로요. 그런 점에서는 오히려 국제정세가 더 불안해지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난한 다수가 효과적인 무기를 손에 쥐게 된다면 산발적으로 계속 문제가 튀어나올테니.

그렇다면 우리는 뭘 할 수 있을까요? 우리도 드론 작전 사령부가 창설되어 의욕적으로 쓰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자율주행 드론까지는 무리더라도 수천, 수만대의 드론이 상시 떠다니며 휴전선을 감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처럼 휴전선 전역을 사람으로 감시하고 틀어막는 건 불가능해질테니까요. 그런 면에서 아예 우리나라 국방도 대격변이 올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이런 우왕좌왕의 끝은 AI 탑재 드론이겠지요. 성공하는 쪽이 막대한 패권을 가져갈 것입니다. 과연 전통의 강자인 미국이 역시 이쪽도 앞설 것인가, 아니면 물불 안가리고 AI굴기를 외치는 중국이 앞서나갈 것인가... 제3자 입장에서 흥미로운 구경거리네요. 개인적으론 미국이 이겼으면 싶습니다. 그리고 또 이런 AI드론이 아예 대중화돼버린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뀌게 될지 참 상상조차 안되네요.


4. 마무리

사실 뭐, 서두에서 말했듯 저는 군사 분야 문외한입니다. 단지 드론에 꽂혔을 뿐... 어쩌면 제가 말하는 것들도 죄다 쉰떡밥일 수도 있고, 긴 분량에 비해 알맹이도 딱히 없지요 흐흐. 사실 대부분은 제 상상의 나래(=뇌피셜)일 뿐인 거고.

그래도 관련 내용 같이 얘기 나눠보면 재밌을 것 같았습니다. 잘 아시는 분 계시면 지적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오히려 잘 아시는 분이 더 자세히 얘기해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관심있는데 저도 좀 더 찾아보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5. 참고자료(?)
https://www.wsj.com/tech/drone-swarms-are-about-to-change-the-balance-of-military-power-e091aa6f
https://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35291
https://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29615
https://www.newdaily.co.kr/svc/article_print.html?no=2024072300392
추천71 비추천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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