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를 읽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몇가지 팁 > 멤버뉴스

본문 바로가기

멤버뉴스

영어 원서를 읽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몇가지 팁

페이지 정보

조회 5,485 회 작성일 24-07-23 20:25 댓글 0

본문

공유하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영어 원서를 읽어보고 싶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분들, 혹은 겁이 나서 미루기만 했던 분들 계신가요? 다년간 원서를 읽으며 시행 착오를 거친 제가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원서를 읽기 위해 어떤 사전 준비 작업이나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하지만 원서 독해를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영어 원서를 읽는 겁니다. 다른 준비는 필요없어요. 아주 기초적인 문법 이해도 없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바로 원서 독해로 뛰어드시면 됩니다. 다만 무슨 책으로 시작할지가 중요해요. 너무 어려운 책은 학습 의욕을 떨어뜨리고, 그렇다고 쉽지만 재미는 없는 책이라면 계속 읽고 싶은 기분이 안 들겠죠. 제 경우엔 얼음과 불의 노래가 첫 원서였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좋은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제 실력에 비해 너무나도 어려웠거든요. 고통스러운 걸 넘어 고행에 가까울 정도의 경험을 마치고 한 3권까지 꾸역꾸역 읽은 뒤에는 훨씬 편해졌습니다만, 보통은 그 전에 포기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관심 있는 책"과 "쉬운 책" 중에 저라면 "쉬운 책" 쪽에 좀 더 비중을 두길 권합니다. 물론 둘 다 만족시키는 책이라면 더욱 좋겠지만요. 그래서 어떤 책을 볼 것인가 하면, "내 영어 실력에 비해서는 좀 쉬운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만한 책이 딱 좋습니다. 그래야 큰 스트레스 없이 꾸준히 읽을 수 있어요. 한 문장을 읽을 때마다 모르는 단어가 세 개씩 튀어나오는 책이라면 중간에 포기하기 십상입니다. 원서 독해는 꾸준함이 생명이에요. 꾸준히 읽다보면 어느순간 머릿속에서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게 아닌 영어를 영어 자체로 이해하는 직독직해 능력이 자연스럽게 배양됩니다. 거기서부터 책의 난이도를 조금씩 올려나가면 만사형통입니다.

그럼 내 실력에 맞는 책은 정확히 뭘까요? 어려운 질문이지만 어설프게라도 답해보자면, 본인이 "지금 당장 아무 준비 없이 토익을 보러 가도 700점 정도는 나온다" 하면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로 시작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막상 읽어봤더니 해리 포터도 어렵게 느껴진다? 동화책 레벨로 내려갑시다. https://k-12readinglist.com/reading-lists-for-elementary-school-children/ 여기 보면 나이대별 추천 도서가 있는데 한 계단씩 더 내려가면서 본인에게 맞는 책을 찾아보면 됩니다. 꼭 저 사이트가 아니더라도 구글링하면 나이대별 추천 도서 목록을 쉽게 찾을 수 있어요.(참고로 초등학생, 중학생 자녀에게 읽히겠다 하면 해리포터도 과하게 어려운 책입니다)

그래픽 노블로 시작하는 건 어떨까요? 저는 살짝 비추합니다. 왜냐면 그래픽 노블은 좁디좁은 말풍선에 대화문을 구겨넣기 위해 다른 곳에서는 안 쓰는 그래픽 노블 전용 축약어가 난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축약어에 익숙하지 않으면 상당히 괴로울 수 있어요. 그래도 꼭 그래픽 노블을 읽어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추천하자면, Invincible과 Bone이 괜찮습니다. Invincible은 반전 매력이 있는 슈퍼 히어로 만화고, 다른 하나는 코믹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소동극으로 시작했다가 점점 반지의 제왕 느낌이 물씬 풍기는, 선과 악의 장대한 대결로 변해가는 멋진 만화입니다. 아니면 웹툰의 영어 번역본도 있습니다. www.webtoons.com 은 네이버 웹툰의 공식 해외 연재 사이트인데요, 한국 웹툰 번역본도 있고 외국 작가의 오리지널 작품도 있습니다. 저는 문장의 흐름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책이 만화보다는 영어 실력을 늘리는 데 훨씬 낫다고 보긴 하지만 정 어렵다면 웹툰 번역본으로 원문과 비교하며 보는 것도 시도해볼만 합니다.

자, 본인 수준에 맞는, 너무 어렵지 않은 ebook을 amazon에서 구입해 읽기 시작했다고 칩시다. 그런데 모르는 표현이 나오네요? 이제 본인만의 단어장을 만들 차례입니다. 단어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랜 기간 원서를 읽으며 습득한 저만의 노하우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영어 단어와 한국어 뜻을 매치시키는 "단어 암기" 방식이 아니라, 예문 중심의 "맥락적 단어 이해" 방식으로 공부하는 겁니다.



플래시카드 프로그램에 제가 저장해놓은 단어장 예시를 가져와봤습니다. 보시면 처음 보이는 앞면이 예문으로 구성되어 있고, 뜻은 뒷면에 달아놨습니다. 여기엔 "해당 단어가 들어간 문장을 해석하는 데 문제가 없다면 굳이 단어 자체의 뜻을 외울 필요는 없다"라는 원칙이 담겨 있습니다. 사실 얼마나 효율적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예문 중심으로 공부하면 스트레스가 훨씬 덜합니다. "ply, 직업이나 활동 등의 일을 하다, 정기적으로 다니다 왕복하다..." 이런 식으로 30분, 1시간 넘게 단어를 암기하고 있으면 정신이 혼미해지지 않습니까? "문장이 제대로 해석되기만 하면 오케이"라는 방식으로 공부하면 심적으로 훨씬 편해요. 원서를 보면서 모르는 단어, 표현이 나올 때마다 체크해놓고 나중에 정리해서 본인만의 예문 단어장으로 만들어놓으면 됩니다.

제가 읽은 원서에서 ply라는 단어가 "일을 하다"라는 의미로 쓰였다고 칩시다. 그런데 영어 사전을 보면 다른 뜻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 다른 뜻도 같이 정리해두는 게 편합니다. 안 그러면 똑같은 단어로 공부를 두세 번씩 해야 되거든요. 이때 너무 어렵지 않고 적당한 예문을 찾는 게 중요한데, 네이버 영어 사전, britannica dictionary나 Cambridge Dictionary 등의 인터넷 영영사전 등에서 예문을 구할 수 있습니다.(참고로 britannica dictionary는 레이아웃이 보기 편해서 제가 애용하는 사전 사이트입니다) 예문 전용 검색 사이트 sentencedict.com라는 곳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의 친구 chatgpt, claude 등도 있죠. "ply에 ~~라는 뜻이 있는데 각 뜻을 이용해  쉬운 예문 3개 정도 만들어줘!"라고 부탁하면 아주 잘 들어줍니다. 이 맥락적 단어 이해 방법을 확장시키면 문장 역시 대화라는 맥락 안에서 구현될 수 있으니 "대화문형 단어 습득법"도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제가 직접 시도해본 적은 없어서 뭐라 말하기 그렇군요.

책을 읽다 보면 단어를 알아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 문장도 자주 마주치곤 합니다. 그래서 예전엔 한국어 번역본이 있는 책부터 시작하는 걸 추천했었는데... 지금은 번역기 성능도 많이 좋아졌고 심지어 챗봇은 번역기보다 해석을 더 잘해주잖아요? 도저히 모르겠으면 챗지피티와 상담합시다. 본인의 문법 이해에 갭이 있어서 해석이 안 되는 경우도 챗지피티의 친절한 설명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예전엔 원서와 사전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한참을 끙끙거리곤 했는데 세상 참 좋아졌어요.

리스닝도 같이 하고 싶다고요? 어렵지 않습니다. 영어 원서의 경우 웬만하면 오디오북이 달려 있거든요. 우리나라랑 영어권 출판 시장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일 겁니다. 대신 이북과 달리 오디오북은 가격적으로 조금 부담이 될 수 있어요. 들으면서 동시에 읽어도 안 될 건 없지만 리스닝에 초점을 맞추려면 듣기만 따로 하는 게 좋습니다. 눈으로 읽은 부분을 나중에 오디오북으로 다시 듣는다던가 하는 식으로요. 익숙해지고 나면 오디오북으로만 한 권을 다 읽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그 단계에 도달하려면 시간이 꽤 걸리죠.

원서를 몇 권 읽고 나면 자신감이 조금 쌓였을 겁니다. 이제 관심 있는 분야의 책으로 뛰어들면 됩니다. 읽고 싶은 책이 있는데 번역본이 없어서 발만 동동 구르던 책을 읽는 것, 보통은 그게 원서 읽기의 최종 목표입니다.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같은 분야의, 같은 작가의 책을 읽을 계속 읽는 게 좋습니다. 작가마다 자주 쓰는 표현이 다 다르거든요. 동일한 작가의 책을 연속해서 읽으면 익숙한 표현을 계속 만나게 되니 편합니다. 반면 영어 실력 자체를 더욱 향상시키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다양한 분야의, 다른 작가의 책을 번갈아가면서 읽는 게 좋습니다. 저는 판타지 소설을 주로 읽는데요, 말이 달리는 속도에 따라 trot, canter, gallop으로 구분된다든지 중세 시대 성벽과 관련된 표현이라든지 하는 건 익숙하지만 주방용품이나 화장품과 관련된 단어는 잘 모릅니다. 그래서 어휘력을 전반적으로 늘리고 싶다면 여러 분야의 책이나 잡지 등을 두루두루 읽는 게 좋아요.

마지막으로 앞서 한 얘기를 반복하자면, 원서 읽기는 단거리 경주처럼 접근하면 금방 퍼집니다. 천천히, 오랜 기간 즐기려면 공부가 아니라 원서 읽는 걸 취미로 받아들어야 하고, 그러려면 난이도를 낮춰서 시작한 다음 조금씩 올리는 걸 권장드립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원서를 읽으며 깨달은 간단한 팁이었습니다. 한 분에게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추천90 비추천 18
관련글
  • [열람중]영어 원서를 읽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몇가지 팁
  • 실시간 핫 잇슈
  • 뮤직뱅크 컴백무대 / 이영지의 레인보우 무대 모음
  • 아시아쿼터 조건은 NPB 선수들에게도 어필이 된다고 봅니다.
  • 학창 시절 남자 애들이 자기 때문에 줄 섰다는 한혜진
  • 김계란의 제로콜라 정리
  • 남자들이 타짜의 곽철용에게 환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
  • 유민상 컵라멱 먹는법
  • 이시각 진짜로 기자회견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 걸그룹..
  • 골목식당, 공릉동 찌개백반집에 감동 받은 정인선
  • 우리나라 진짜 무인도 등대지기 생활
  • 키움 구단 팬 사찰 의혹
  • Copyright © www.hambora.com All rights reserved.